소설리스트

필드의 괴물 러닝백-128화 (128/258)

< 128. 잘생긴 놈은 매가 약 (1) >

[첼시, 바르셀로나를 4대 1로 꺾고 유로파 슈퍼컵의 승리자가 되다.]

[제퍼슨의 2골 1어시스트, PK까지!]

[첼시, 카이 하베르츠의 영입으로 팀에 창조성을 불어넣다. 그리고 제퍼슨의 폭발적인 득점력, 바르셀로나마저 격침!]

[제퍼슨 리, 별들의 무대 '챔피언스리그'도 폭격 가능성!]

[제퍼슨의 고공폭격에 무너진 바르셀로나, '아직 영입 포기하지 않았다' 영입 의지 잃지 않아.]

[레알 마드리드 회장, 바르셀로나 격침한 제퍼슨 리를 두고 엘클라시코를 위한 최고의 무기라 극찬!]

[제퍼슨 리, '첼시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겠다.' 이적설 일축!]

***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은 여러 관심사를 가진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성적부터 좋아하는 선수의 플레이까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의 팬들, 그리고 여타 수많은 축구 전문가들의 관심사는 딱 세 가지로 꼽힌다.

"이번 시즌 우승도 누가 가져갈지 쉽게 예측할 수 없어."

"맨시티는 여전히 막강해. 리버풀도 강하지만, 감독이 바뀌었으니 어떻게 될지 몰라. 다크호스는 첼시야."

"제퍼슨 리라는 무시무시한 득점포에 카이 하베르츠를 끼얹었어. 유일한 문제점은 다소 헐거워진 중원인데, 이거야 뭐 유소년 선수 한두 명만 끌어 써도 충분하지."

이번 시즌 우승팀의 향방이 초유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저번 시즌 리버풀의 극적인 역전 우승처럼, 이번 시즌도 리버풀의 우승이 가능한가.

또는 맨시티가 다시 왕좌를 차지할 것이냐.

아니면 첼시가 그 양강 체제를 깨뜨릴 수 있느냐.

하면 두 번째 관심사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다.

"이거는 별로 어렵지 않아."

"맨시티, 리버풀, 첼시 세 팀은 거의 확실하지."

"토트넘이 문제인데······."

"나간 선수도 있고, 감독도 바뀌었고, 팀 분위기도 안 좋으니까."

"오히려 아스날이 선전할 수도 있지."

"맨유는?"

"맨유?"

"맨-유?"

"흠. 개막전 보니까, 유로파 출전권을 노리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여러 의견이 나오지만, 거의 공통으로 일치하는 내용이 많았다.

맨시티, 리버풀, 첼시는 확정.

4위권은 과연 어떤 팀이 가져가느냐가 갈렸다.

세 번째는 바로, 제퍼슨 리의 득점 페이스였다.

"저번 시즌 43골 기록을 깰 수 있을까?"

"솔직히, 한 시즌 반짝이는 선수가 얼마나 많아?"

"처음엔 그에 대한 데이터도 부족하지."

"방심한 것도 있을 테고 말이야."

"하지만, 제퍼슨은 늘 우리 예상을 모조리 깨뜨렸지."

"맞아."

"그를 의심하는 건 멍청한 짓이야."

"이 자식들아! 생각해 보라고. 무조건 신뢰하는 것도 멍청한 거라고! 마샬을 봐! 그 녀석 첫 시즌 보고, 킹 앙리의 재림이라고 여겼던 놈들, 한 시즌 만에 다 쏙 들어가지 않았어?"

제퍼슨은 말 그대로 센세이셔널했다.

데뷔 시즌부터 온갖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직전 리그 6위였던 첼시를 리그 3위로 이끌었다.

리그컵, FA컵, 유로파리그 3관왕에 제퍼슨이 차지한 비중이 7할 이상이라는 건 아무리 회의적인 사람이라도 부정하지 못한다.

문제는 과연 그 엄청난 페이스가 이번 시즌에서도 기세를 잃지 않을 수 있겠냐였다.

사실 제퍼슨의 실력을 의심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미 보여 줬으니까.

그런데도 이러쿵저러쿵 말이 나오는 건, 라이벌 팀 팬들의 시기와 질투 가까웠다.

수많은 배팅 사이트들의 배터들과 도박사들은 확신했다.

"이번 시즌 득점왕은 제퍼슨이다!"

그리고 제퍼슨은, 시즌 시작과 동시에 도박사들의 예측을 오히려 뛰어넘었다.

커뮤니티 실드 리버풀전 해트트릭.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노리치 전 2득점.

유로파 슈퍼컵 바르셀로나전, 2득점.

3경기 7득점이었다.

'제퍼슨이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한다. 내년 발롱도르에 가장 위협적인 선수가 나타났다.'

바르셀로나와 첼시의 경기가 끝나고, 스페인의 유력 스포츠 일간지에 올라온 딱 한 문구였다.

누군가는 '발롱도르'를 운운하기에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애당초 그런 의심이 나오는 게 같잖다는 듯이.

제퍼슨은 연이은 득점행진을 보여줬다.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첼시 뉴캐슬을 2대 0으로 박살 내며 순항하다!]

[제퍼슨 리, 리그 2경기 연속 2득점!]

[제퍼슨의 환상적인 발리 슈팅. 금주의 골 선정!]

[제퍼슨 리, 2경기 연속 MOM선정!]

[8월, 이달의 선수 제퍼슨 리. '왈가왈부는 그만. 그럴 동안 공을 한 번이라도 더 차라.']

직전 시즌의 득점 페이스는,

그저 운이 아닌 '실력'이었음을 똑똑히 보여주는 경기력이었다.

다른 클럽들은 뒤늦게 깨달았다.

적응기도 없이 첼시에 입단하자마자 리그 43골을 집어넣은 괴물이다.

하물며 그 괴물이 리그를 한 시즌 치렀다.

제퍼슨을 막는 데, 낯설어서 그를 막지 못했다는 의견이 있다면.

제퍼슨이 느끼는 타팀들의 수비진도 그러하지 않겠나.

이제는 제퍼슨이 한 시즌을 치르면서, 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그 말은 무엇이겠는가.

"그 괴물이 1년 동안 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해서 돌아왔다면? 적응기도 없이 43골을 때려 박은 괴물이, 이젠 리그의 모든 팀을 완벽하게 파악했다면? 그럼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건데?"

***

2020-21시즌은 노팅엄 포레스트에게 감격스러운 시즌이었다.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을 확정 지은 시즌이었으니까.

98-99시즌 때 1부리그에서 강등당한 이후, 처음 맛보는 최상위 리그의 시작.

그리고 노팅엄은 그런 기대에 힘입어, 1라운드 뉴캐슬전에서는 1대 1 무승부를 거뒀고, 2라운드 아스날전은 비록 지긴 했지만 2대 1로 상당히 선전했다.

어느새 팬들과 선수단은 한마음이 되어 자신감을 가졌다.

"이번 시즌, 강등권에서 살아남을 만하다!"

가능성이 보였다.

하지만 인생은 잔혹한 법이다.

"제발! 누가! 저 개자식 좀 막아 봐!"

더 시티 그라운드의 노팅엄 팬이 비명을 내질렀다.

아니, 그건 흡사 절규였다.

공포영화에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대상을 만났을 때 지르는 그런 절규 말이다.

노팅엄의 터프한 수비수, 챔피언십에서도 거친 수비로 유명했던 피게이레두가 숄더차징을 시도하다가 너무 허무하게 밀려났다.

"허."

"빌어먹을!"

그야말로 압도적인 차이였다.

피게이레두가 어디서 몸싸움에서 밀리는 선수가 아니다. 뉴캐슬전과 아스날전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보였던 선수다.

그런 선수가 너무 볼썽사납게 넘어져 버린다.

"빌어먹을! 정신 좀 차려!"

노팅엄의 주장, 벤 왓슨이 돌진하는 제퍼슨의 뒤로 달려들었다.

손을 쭉 뻗었다.

아예 어깨를 잡아서라도, 어떻게든 넘어뜨려서 저 드리블을 막을 속셈. 파울을 줄 수밖에 없겠지만, 그들은 직감하고 있었다.

'이 미친놈을 막으려면 반칙밖에 없다!'

벤 왓슨은 노련하다. 36세. 자신의 마지막 커리어를 불태우는 시점이다. 따라서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노련했다.

하나, 나이는 속일 수 없다.

20대의 건장한 수비수들도 나가떨어지는 상황에.

하물며 30대 후반의 선수쯤이야.

"What the F······!"

두 눈이 부릅떠졌다. 몸의 중심이 앞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꽤 신기한 경험이다.

어깨를 잡고 뒤로 당기는 건 자신인데.

정작 뒤로 넘어지는 게 아니라, 앞으로 끌려가는 이 기묘한 경험이란.

악몽이다.

"제발, 제발!"

관중석에선 연신 간절한 외침이 쏟아져나왔다.

관중의 눈에 비친 제퍼슨은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암담한 존재였다.

수비가 아무리 많아봤자 무얼하는가.

긴 로빙 패스를 그저 몸으로 찍어누른 뒤에 따내 버리는데!

"누가 저 자식한테 총이라도 갈겨봐!"

제퍼슨은 지금 이 시점에서, 악몽과도 다름없었다.

혈혈단신으로 선수 두세 명 사이를 몸으로 버티며 비집고 들어갔다.

"Wuuuuuuuuuuuuuuu!"

쏟아지는 온갖 야유와 폭언, 욕설 속에서.

"이게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이다!"

괜히 옆에서 더 좋아하는 마크 우트의 찬양과도 같은 외침과 함께.

뻐어어어엉!

[제퍼슨 리! 리그 3라운드에서 첫 해트트릭을 달성합니다! 제-퍼슨 리가 프리미어리그에 올라온 승격팀, 노팅엄을 무자비하게 무너뜨립니다!]

승격팀의 기대감과 희망을 무자비하게 짓밟는, 제퍼슨의 해트트릭이 터져 나왔다.

***

첼시와 노팅엄의 경기는 5대 0으로 끝났다.

3라운드에는 토트넘과 맨시티가 붙는 빅매치가 있었지만, 언론들은 첼시의 경기를 메인으로 삼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제퍼슨의 압도적인 득점 페이스.

리그 3경기 연속 득점, 3경기 7득점이다.

거기에 커뮤니티 실드와 슈퍼컵을 포함한다면 5경기 12득점이다.

물오르다 못해 절정에 달한 이 득점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초유의 관심사였다.

"엄청나죠. 제퍼슨의 파괴력은 어마어마합니다. 맨시티나 리버풀의 수비진도 감히 그를 제어하지 못해요. 바르셀로나의 수비도 마찬가지였죠. 승격팀인 노팅엄이 처참하게 패배할 수밖에 없었죠."

자연히 사람들은 제퍼슨을 막는 방법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제퍼슨은 피지컬적으로 너무 우월합니다. 그리고 그 피지컬을 완벽하게 쓸 줄 알아요. 힘과 무게 중심에서 환상적이죠. 많은 약팀이 그를 막기 위해 라인을 내리고 수비를 늘리죠. 어림도 없습니다. 제퍼슨은 그것마저 부수고 넣거든요. 차라리 라인을 올리세요. 득점이라도 하면, 혹시 압니까. 운이 좋으면 비길지도."

뼈아프지만 그게 사실이었다.

제퍼슨을 상대로 무작정 라인을 내리고 수비를 늘린다는 건 이젠 통하지 않는다.

밀집수비를 뚫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

"첼시는 제퍼슨 리라는 창을 만나 가장 위협적인 롱볼 축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격진에 냅다 볼을 올리는 것.

일명 뻥 축구는 때때로 위협적이나, 때때로는 단조롭기에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하나, 그걸 최전방에서 받아 내는 스트라이커의 실력에 따라 플레이의 퀄리티가 확 바뀐다.

"조르지뉴, 카이 하베르츠, 풀리시치, 오도이, 아스필리쿠에타는 모두 로빙 패스에 일가견이 있죠. 이들의 발끝에서 터진 패스가 제퍼슨 리라는 압도적인 무기를 만나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제퍼슨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죠!"

한 시즌을 치르면서 만들어진 팀 내 유기적인 호흡.

눈빛만 마주쳐도 서로 생각이 통하고 패스가 통하는 수준까지 이르자,

첼시 특유의 다이렉트한 축구는 리그 내에서 막을 만한 클럽이 없을 정도였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첼시는 리그 3연승을 달렸다.

"Pride of London!"

"우리는 챔피언스리그로 간다!"

리그에서 제퍼슨을 막을 수 있는 팀은 기껏해야 리버풀이나 맨시티.

나머지는 그를 막기 어렵다는 게 증명됐다.

하면 의문은 다른 데로 향한다.

수많은 유럽의 강팀들은 과연 그를 막을 비책이 있는가?

그리고 그런 기대에 힘입어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이 진행됐다.

***

[LIVE!]

<2021-22 챔피언스리그 조추첨>

ㄴ왜 챔스 조추첨인데 맨유가 없죠?

ㄴ아스날은 어딨죠?

ㄴ유로파리그 조추첨으로 가시면 됩니다. 고갱님들.

ㄴ맹구와 개집은 유로파로 가십쇼. 여긴 황족 첼시와 짭시티 콥등이만 올 수 있습니다.

ㄴ첼애우덜 올만에 챔스 진출했다고 신났누ㅋㅋㅋㅋ

ㄴ?????????????

ㄴ리ㅋㅋㅋ밥ㅋㅋㅋㅋㅋ풀ㅋㅋ

ㄴ사퇴하고 집에서 보고 있던 클롭 감독 박장대소ㅋㅋㅋㅋㅋ

ㄴ펩 박장대솤ㅋㅋㅋㅋㅋㅋㅋ

ㄴ개꿀조ㄷㄷㄷㄷ

ㄴ나머지 3팀 심정:맨시티 빼고 다 해볼 만한데?

ㄴ????: 해 볼 만한데?

ㄴ4팀 모두 해 볼 만하다고 생각 중ㅋㅋㅋㅋ

ㄴ엌ㅋㅋㅋㅋ한국인 2명ㅋㅋㅋㅋㅋ

ㄴ코리안더비 확정욬ㅋㅋㅋ

ㄴ뭔 솔? 저기 한국인 캉진리밖에 없지 않음?

ㄴ제퍼슨 리 VS 캉진 리 ㄷㄷㄷ;;;

ㄴ응, 걔 그냥 미국인임

ㄴ짭코리안 VS 찐코리안 ㄷㄷㄷ;;;

< 128. 잘생긴 놈은 매가 약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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