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 우승 청부사 (2) >
[LIVE! FA컵 결승전]
<첼시 0 VS 0 리버풀>
ㄴ첼시우승가즈아아아아ㅏㅏㅏ
ㄴ제프가 한 세 골 넣을 듯
ㄴ제프 따위가 어딜
ㄴ와 리버풀 팬들 인성보소
ㄴ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리그 우승 시켜줬다고 제프 찬양하더만ㅋㅋㅋ
ㄴ와ㄷㄷㄷㄷㄷ제프 슈팅
ㄴ오졌다
ㄴ반다이크 저걸 태클로 막네
ㄴ둘다 미쳤다 엌ㅋㅋㅋㅋ
ㄴ리버풀 역습ㄱㄱ
ㄴ살라 선제골 엌ㅋㅋㅋㅋㅋ
ㄴ첼ㅋ시ㅋ멸ㅋ망
ㄴEPL최고팀은 누구? 엌ㅋㅋㅋ
***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
이 쓰리톱은 유기적이고 끈끈했다. 거기에 파괴력까지 지녔다. 리버풀은 속도다. 빠른 속도와 템포, 상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골문을 폭격하는 공격력까지.
필마르크 감독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빠르군. 거침없어.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군.'
리버풀은 많은 준비를 해왔다.
첼시 수비의 약점을 하나같이 파고들었으며, 그것이 곧장 효과를 봤다.
피르미누가 조금은 시야가 좁은 시셀도의 시선을 끈 사이.
거기에 침투한 살라가 슈팅 페이크를 준 후에 왼쪽의 마네에게 아웃사이드 패스.
그리고 마네의 침착한 슈팅까지.
"Yeaaaaaaaaaaaa!"
[리버풀! 벼락같은 골입니다! 2대 0입니다! 초반부터 리버풀의 페이스가 엄청납니다!]
[첼시 선수들, 초반이지만 벌써 분위기에서 말려 들어가고 있어요!]
순식간에 스코어는 2대 0까지 벌어졌다.
'어렵군.'
4-4-1-1의 비교적 수비적인 전술이다.
다이렉트한 롱볼 축구를 의도했다.
그러나 리버풀은 특유의 압박과 빠른 템포, 그리고 전방에서 압박 이후 곧장 공격하는 쇼트카운터 전술로 첼시를 마구잡이로 난도질했다.
이러면 소용이 없다.
필마르크의 시선이 최전방에 머무른 제퍼슨에게 향했다.
'득점을 위해선 제프에게 공이 가야 한다.'
우선 문제는 그거다.
제퍼슨에게 공이 쉬이 가지 않는다.
설령 가더라도, 몇 번 안 되는 기회가 반다이크를 주축으로 한 수비진에게 막히고 있다.
"물론 대단해. 벌써 드리블을 두 번이나 성공시켰어."
반 다이크는 한 시즌 동안 한 번도 드리블을 허용하지 않았던 적도 있다.
기껏해야 한 시즌에 두 번 정도.
그를 상대로 드리블 돌파에 성공한 선수는 손에 꼽는다.
한데 제퍼슨은 그 몇 번 없는 기회를, 두 번이나 반 다이크를 제친 뒤에 슈팅을 때렸다.
문제는 반 다이크뿐만 아니라 리버풀 수비진 전체가 단단하다는 것이다.
반 다이크에 가려졌을 뿐, 리버풀의 다른 수비들도 대단했다. 거기에 골키퍼 알리송의 선방 능력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1위가 아닌가.
만일 제퍼슨에게 기회가 더 많이 간다면, 득점은 터질 게 분명했다.
하나, 리버풀은 그런 첼시의 의도를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최전방에서 압박해 버리니, 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이 안 된다.
그렇다고 제퍼슨이 활동량을 많게 가져가서 내려온다고 한다면, 후반 6~70분쯤에 그의 체력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오늘 같은 경기에서 제퍼슨은 풀타임을 뛰어야만 하니까.
심지어 오늘은 운도 없었다.
첼시에게 불리한 오심이 두어 번 터진 것이다.
누군가 속된 말로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이거 안 되는 경기다.
그런 날이 있다.
아무리 대단한 팀이어도, 운이 안 따르는 날. 뭘 해도 안 되는 날이 있다.
하필 필마르크는 결승전에서 그걸 체감하고 있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 채 전반전이 끝났다.
드레싱룸에 들어가는 필마르크는 고민했다.
과연 여기서 어떤 말을 해 줘야 할까.
또 어떤 플레이를 요구해야 할까.
이 흐름을 어떻게 역전시킬까.
수많은 고민이 오갔지만, 답은 쉬이 나오지 않았다.
'어렵군.'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영향력이 필드에 미치기 힘들 때가 있다.
어쩌면 운명처럼 그 흐름이 이어지는 때가 있다.
지금처럼, 몇 번 없는 기회가 반칙이나 오심으로 끊기는 경우엔 당연한 흐름.
"감독님."
"어?"
하나, 드레싱 룸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자신도 주장도 아니었다.
제퍼슨이었다.
"이제 좀 알겠어요. 몇 번 부딪쳐 보니까 말이죠."
제퍼슨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45분이 남았지만, 충분할 것 같아요."
"······."
그 순간에 필마르크는 강렬한 기시감을 느꼈다.
리그에서 맨시티를 처음 만났던 그 경기.
자신조차 패배를 예감했던 압도적으로 밀리던 경기에서.
제퍼슨이 보여 줬던 엄청난 활약이.
그의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두근.
심장이 뛰었다.
그는 부끄럽게도,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제퍼슨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다.
"영웅이 되어라, 제프."
"후반전이 끝나고 드레싱 룸에 들어올 때, 우리 손에는 트로피가 있을 겁니다."
2대 0으로 지고 있다고 믿기지 않는 대화.
하나, 그 순간에 둘은 이 말이 절대 농담이 아님을 느끼고 있었다.
***
2대 0이란 스코어는 얼핏 격차가 벌어져 보이지만, 오히려 가장 불안한 스코어다.
한 골이 들어가서 2대 1이 되면 분위기는 바뀐다.
이기고 있는 건 상대지만, 흐름은 오히려 지고 있는 팀에게 넘어간다.
그리고 만일 동점골까지 들어간다면?
그 경기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아무도 모른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우리는 승리해야 하고, 필요한 건 딱 세 골이다.
간단하다.
축구는 때론 간단하게 접근해야 한다.
"우선 한 골부터."
리버풀의 협력 수비.
그들이 날 막을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전반전 동안 충분히 느꼈다.
몰랐으면 모를까.
안다면, 뚫을 수 있다. 빈틈은 분명 있다.
난 그 빈틈을 노릴 것이다.
나에게 딱 한 번만 기회가 오면 충분하다.
어디서 오는 자신감인지 물을 수 있다.
그러나 방금 느꼈다.
반 다이크.
쟤 지금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다.
속도와 힘이 조금 부족하다. 물론 현재 상태만으로도 충분히 괴물 같지만, 아킬레스건이 노출된 아켈리우스가 영원히 무적일 수가 없지 않나.
"막아!"
우리 수비진 사이로 피르미누의 스루패스가 매섭게 파고든다.
그리고 시셀도가 겨우 몸을 넘어지다시피 발끝으로 공을 툭 건드렸다. 패스의 속도를 죽였으니, 골키퍼 케파가 튀어나와 볼을 그대로 뻥 걷어찼다.
왔다.
이거다.
투욱!
"침착해! 저 자식의 개인기에 속지마!"
뚝 떨어지는 공, 발바닥으로 공을 부드럽게 세운 후, 달려 들어오는 미드필더 파비뉴의 압박을 상체를 흔들어 제쳤다.
그리고 왼쪽에서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풀리시치에게 패스를 주고, 몸을 돌려 전방으로 무작정 달렸다.
투욱!
훈련장에서 풀리치와 호흡을 많이 맞췄다.
이럴 땐, 이렇게 달라고.
그리고 풀리시치는 놀랍게도 아름다운 스루패스를 단번에 보냈다.
"헙!"
경계하던 수비수 마티프가 몸을 던져 차단하려 했지만, 볼의 속도가 더 빨랐다.
빈공간으로 향해 쏘아지는 패스는,
그리고 마침 그 공간으로 파고들던 나에게 도착했다.
이것이 기회인가?
아는 방법은 간단하다.
"막아!"
반 다이크의 표정이 핼쑥해졌거든.
그의 외침과 함께 수비들이 달려든다.
그들이 자리 잡는 위치.
전반전과 똑같다. 완벽한 커버다. 절묘한 위치에서 압박이 들어온다. 하지만 이젠 알겠다. 이 틈을.
인정한다. 이 수비, 뚫을 수 없다.
'혼자서는' 말이다.
고개를 살짝 돌려 오른쪽으로 달려드는 오도이를 봤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돌려 정면.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길게 뺀다. 완전한 슈팅 모션.
수비들의 입가에 순간 의기양양한 기색이 떠오른다.
흠.
일그러뜨려 주고 싶은데?
좋아.
그대로 오른발을 강하게 때렸다. 온 체중을 실어서.
맞아 죽으라는 심정으로.
투욱!
"······!"
하나 그 순간에, 난 왼발 역시 놀렸다.
디딤발이었던 왼발을 오른발이 뻗어 나가는 것에 이어 뻗으며 공을 오른쪽으로 툭 밀어뜨렸다.
중심이 무너진다.
몸이 휘청거린다. 양발이 거의 동시에 필드에서 떨어졌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패스는 성공했다.
스위치 패스였다.
슈팅 페이크와는 다른, 페이크를 줌과 동시에 패스를 보낸다. 슈팅과 패스를 순식간에 스위치 시키는 동작.
"Yeaaaaaaaaaaaa!"
"막아! 막으라고!"
순식간에 오도이에게 닿은 패스.
단단했던 수비진이 허물어지고.
나는 쓰러지던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왜냐하면.
투욱!
오도이는 패스를 잘 주거든, 나한테.
수비진을 속이는 오도이의 깔끔한 컷백.
반 다이크가 황급히 어깨를 들이밀지만.
이미 공은 내 발끝을 떠났다.
뻐어어엉!
"Yeaaaaaaaaaaa!"
"제퍼슨! 제퍼슨!"
"이게 제퍼슨이지! 믿고 있었어! 진짜 멋진 골이야!"
"제-프! 제-프!"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추격골.
난 넋을 놓은 수비진 사이를 뚫고 들어가 굴러다니는 공을 들고 소리쳤다.
"바로 복귀해! 이 자식들아!"
세레모니는 이기고 난 후에 해도 충분하다.
***
반 다이크는 입술을 깨물었다.
"차라리 저 친구 몸에 호나우지뉴가 있다고 해도 믿겠어."
그만큼 예상치 못한 스킬이었다.
슈팅 페이크도 아닌, 요상한 기술.
슈팅과 동시에 패스라니. 슈팅으로 수비의 시선을 빼앗고, 반댓발로 패스를 동시에 하다니.
양발이 떨어져 넘어지는 건 당연했다.
반 다이크는 제퍼슨이 넘어지고 나서 시선을 오도이에게 돌렸다. 몸의 방향도 마찬가지.
한데 제퍼슨은 넘어지자마자 벌떡 일어섰다.
그 반응속도에 모골이 송연했다.
'흐름이······ 바뀌었다.'
특히 이런 실점이라면.
예상하지 못한, 자신들이 구축한 수비 방식이 괴상한 방법으로 무너진 이후라면 말이다.
'거친 반칙으로라도 끊어야 해.'
파울 또한 수비의 하나.
반 다이크는 다시 한번 중앙에서 공을 몰고 오는 제퍼슨을 바라봤다.
서서히 몰고 오다가, 순간적으로 스퍼트를 올리는 특유의 가속 능력.
반 다이크 역시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그 역시 뛰쳐나갔다.
'앞에서 막는다!'
다른 수비수라면 제퍼슨을 상대로 시도하지 않았을, 적극적인 수비.
하나, 그는 반 다이크다. 피지컬이나 머리나, 모두 밀리지 않는다.
그렇게 다가선 순간.
"어?"
순간, 그의 입에서 얼빠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퍼슨이 순간적으로 왼쪽으로 틀었다.
거기까진 이해가 됐다.
'어디 갔어?'
한데 왜 시야에서 사라지는가?
그리고 공은 왜 오른쪽으로 혼자 굴러가는가?
대체 제퍼슨은 어디로 갔는가.
라는 의문이 빠르게 스쳐가던 무렵.
심판의 뒤에서 제퍼슨이 오른쪽으로 튀어 나갔다.
"헉!"
반 다이크는 헛숨을 들이키면서 순간적으로 몸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왼쪽으로 틀었기에 그도 왼쪽으로 틀었다.
한데 공은 오른쪽으로 빠졌고, 왼쪽으로 틀면서 심판의 뒤에 숨었던 제퍼슨이, 다시 방향을 틀어 오른쪽으로 튀어나간 것이다.
"심판을 이용해?"
흔히 심판을 이용한다는 말이 있다.
하나 그것은.
"파울 성향을 이용한다는 거지. 이건 아니잖아!"
심판의 성향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데 이건 아니지 않나.
심판의 등 뒤에 몸을 숨겼다가 빠져나가?
"이 무슨 개 같은······!"
하나 반 다이크는 더 이상 욕을 내뱉을 수 없었다.
단숨에 반 다이크를 '숨바꼭질'로 제쳐버린 제퍼슨이, 그대로 먼거리에서 중거리슛을 꽂아 넣었기 때문이다.
"Gooooooaaaaallll!!!"
"제-----퍼---슨!"
"오, 세상에! 미친 골이야! 우와!"
"Wuaaaaaaaaaaaa!"
경기장이 터져나갈 것 같았다.
리버풀 팬의 야유와 첼시 팬들의 환호.
그 순간.
흐름은 역전됐다.
도저히 가망 없어 보였던 그 흐름이.
단 한 명의 선수.
어떤 전술도, 전략도 통하지 않던 운명과도 같던 그 흐름이 단 한 명이 바꾸었다.
그러니까 그런 경우다.
혼자서 경기를 바꿔버리는.
게임 체인저.
"아직 안 끝났어!"
제퍼슨 리.
공을 들고 다시 중앙으로 뛰었다.
***
[말도 안 됩니다. 이건 진짜 말도 안돼요!]
[Lovely Finish! Wonderful Goal! 엄청납니다. 제퍼슨! 심판을 이용해 반 다이크를 속이는 아주 깜찍한 센스로 골을 만들어 냅니다!]
[이거 진짜 대단한 겁니다. 심판을 저렇게 이용하다니요!]
[타고난 센스가 있어야 가능한 플레이입니다. 천재적이네요. 소름이 끼칩니다!]
2대 0의 스코어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동점골.
미쳐 돌아가는 필드의 흐름과 관중들의 열기.
그리고 소름 돋는 플레이.
지켜보던 모든 이가 순간 몸을 부르르 떨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환상은 끝나지 않았다.
[제퍼슨! 돌파입니다! 조르지뉴의 패스가 제퍼슨에게! 제퍼슨, 왼쪽의 풀리시치와 원투패스로 수비진을 허뭅니다!]
[제퍼슨을 중심으로 공이 돌고 있습니다! 다시 또 제퍼슨입니다!]
[공이 발바닥에 붙어있는 것 같네요. 완벽한 컨트롤입니다. 제퍼슨, 리버풀의 굳건한 수비진에 균열을 만들어 냅니다!]
[아아! 반 다이크! 참지 못하고 달려갑니다!]
[제퍼슨과 반 다이크의 정면승부! 부딪칩니다!]
반 다이크는 영리했다.
단순히 피지컬만 좋은 게 아니라, 그는 어떤 식으로 수비를 해야 막을 수 있는지 머릿속으로 완벽하게 꿰뚫었다.
누군가 말했다.
그 머리로 학문을 닦았다면, 박사는 충분히 됐을 거라고.
그럴 수 있던 것은 그의 지독한 집념과 노력이다.
오늘 경기에 앞서 그는 제퍼슨의 모든 경기 플레이 비디오를 독파했고, 분석했다.
제퍼슨의 기술을 모조리 눈에 익었다.
그리고 그 기술을 사용할 때마다 제퍼슨이 사전에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상체 페이크 또는 팬텀 드리블, 그리고 슈팅이야.'
반 다이크는 달려오는 제퍼슨의 의도를 읽었고, 먼저 달려갔다.
'어깨로 무너뜨린다!'
제퍼슨의 피지컬을 무너뜨린단 얘긴 아니다.
중심.
약간의 중심만 흩트려져도, 슈팅은 힘을 잃는다.
전반전 제퍼슨의 슈팅이 여러 번 막힌 것이 그 이유였다.
툭!
반 다이크의 오른 어깨가 들어갔다.
그 순간.
제퍼슨이 오른팔을 들어 올리며 반다이크의 어깨와 겨드랑이 안쪽으로 집어넣었다.
'뭐?'
이건 또 무슨 해괴한 플레이인가.
라고 생각이 스치는 순간.
제퍼슨의 단단했던 몸이 흐물거리듯이 변하더니, 오른발로 자신의 왼발 뒤꿈치로 넣으면서 몸을 부드럽게 돌렸다.
어깨는 그대로 빠졌다.
그러니까, 제퍼슨이 그대로 돌파에 성공했다.
"······!"
후반 85분.
반 다이크를 뚫어낸 제퍼슨이.
"The Buleeesssss!"
오른발 아웃사이드 슈팅을 강력하게 때렸으며.
"Goooooaaaaaaaaalll!"
웸블리는, 그대로 터져나갔다.
그러니까.
2대 0이란 스코어를, 혼자서 펠레 스코어로 역전시키는 '영웅'이 있는 경기가 간혹, 정말 아주 간혹 있지 않나.
이번이 그런 경기였고, 제퍼슨이 그러한 선수였다.
망연자실한 반 다이크에게 제퍼슨이 세레모니를 하기 전에 다가와 소리쳤다.
"Rip Move란 미식축구 기술이지. 아마 이건 연구 못 했나 봐?"
"······!"
"이런 건 사실 반사신경이 좋으면 막을 수 있는 기술인데 말이야. 너무 머리에만 의지하지 말라고."
"뭐?"
머리에만 의지하다니.
자신이 언제 그런 말을 들어봤던가?
"하여튼, 몸이 좋으면 머리가 고생하지 않는 법이라니까."
반 다이크는 생각했다.
'뭔가 좀 잘못된 말 같은데······.'
< 109. 우승 청부사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