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물리학의 반역자 (1)
자카리아 다닐로는 분명 약점을 지닌 선수였다.
발이 느리고 태클이 부족하다는 것.
그럼에도 몬트리올의 붙박이 센터백인 이유가 있었다.
바로 194cm의 신장에서 나오는 제공권이었다.
좋은 점프력과 큰 키. 그리고 썩 괜찮은 위치 선정으로 그는 공중 볼 싸움에서 쉬이 밀려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늘 자신감에 차 있었다.
방금까지는 말이다.
골대 안에서 굴러가고 있는 공.
그리고 원정석을 향해 뛰어가 자신의 백넘버를 가리키는 제퍼슨.
그런 제퍼슨을 바라보는 다닐로의 얼굴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 같았다.
[제퍼슨 리. 본인의 시즌 13호 골을 집어넣으며, 이제 8경기 연속골 기록을 세웁니다! MLS의 역사에 이름을 새기고 있습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고 있는 선수가 고작 17살이라는 거죠.]
[이제는 확실하게 말씀드려야겠네요. 이 선수는, 제퍼슨 리는 현재 MLS 통틀어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입니다!]
[조지 알티도어의 빈자리.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요.]
[오히려 이제 토론토를 상대해야 할 팀들이 골치 아플 겁니다.]
[그럼요.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막아야 하는데요!]
“사람이 그렇게 높이 뛸 수가 있어?”
수비수로서, 상대 공격수를 분석하는 건 당연하다.
이미 경기 전에 제퍼슨의 경기 영상을 수없이 돌려봤다. 영상을 본 다닐로는 기함했다.
‘미친놈이다!’
몸싸움, 스피드, 시야, 패스, 기술.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괴물.
그러나 점프력만큼은 평가절하 했다.
‘뛰어오면서 그 힘으로 점프하는 것과, 서서 점프하는 건 다르지.’
수비수는 서서 뛰어오르는데, 달려오면서 땅을 박차고 점프하면 당연히 공을 쉽게 따낼 수밖에 없다.
그 차이라고 여겼다.
한데 이번에는 정적인 위치에서 공중 볼 경합을 벌였다. 제퍼슨은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높이 뛰어올랐다.
골키퍼가 손을 뻗었는데, 겨우 손가락 끝이 닿을 거리를.
그는 제퍼슨을 바라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대체 왜 농구를 안 하고 축구를 하는 거야?”
***
[또 헤딩골! #제퍼슨 리 #킹 #고공폭격기]
[이젠 경기 보는 게 즐거워 #제퍼슨 리 #미국의 왕]
[축구는 왜 야구처럼 매일 하지 않는 걸까 #제퍼슨 리 #토론토FC #401더비]
[제퍼슨의 플레이를 매일 보고 싶어!]
[경기만 틀면 또 제퍼슨 골이다!]
[오늘도 골! 제퍼슨 골! 해설자들은 편하겠다. 별다른 멘트 없이 ‘제퍼슨 골입니다!’ 이거 하나만 준비하면 되잖아?]
***
몬트리올과의 더비전.
MLS에 참여하는 캐나다 팀은 세 팀이다.
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
밴쿠버는 서부 소속이라 그리 부딪칠 일은 없다. 그러나 몬트리올은 401 도로를 타면 금방인지라, 더비가 형성됐다.
더비전.
설령 다른 경기는 지더라도 더비전만큼은 잡아야 하는 게 팬들과 구단의 마음이다.
감독님은 계속 강조했다.
“이기는 건 당연하고, 다득점은 기본이다. 제퍼슨! 오늘 보여 줄 수 있겠지?”
보여 줘야지. 그냥 경기가 아니라 더비전이니까.
이럴 땐 화려한 플레이와 확실한 공격, 그리고 압도적인 능력으로 팬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줘야 한다.
“오늘 깜짝 놀라게 해 드릴게요.”
감독님은 오늘 당연히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준비했다.
4-2-3-1의 포메이션.
바카를 필두로 한 포백.
조슈아와 바스케스의 중원 조합.
조나단과 닉 대런의 양쪽 날개.
그리고 내 밑의 산티아고.
바스케스의 찔러 주는 패스와 양쪽 날개의 주력과 돌파력. 그리고 산티아고의 화려한 기교는 우리 팀이 동원할 수 있는 최고의 공격이었다.
한마디로, 우리 팀에 맞불을 놓은 몬트리올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거지.
산티아고는 좋은 파트너였다.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그대로 해 주거든.
공간을 찾아 미친 듯이 움직이는 산티아고.
빠른 발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비를 헤집는다.
그래, 좋아.
산티아고에게 수비가 이끌리는 동안 자연히 공간이 생긴다.
‘어그로 좋아. 산티!’
산티와 나는 끊임없이 서로 자리를 바꿔 가며 수비들을 곤욕스럽게 만들었다.
자연히 대인 마크를 기본으로 하던 몬트리올의 수비 라인은 점점 무너져 기회가 생겼다.
공을 툭툭 몰고 가면서 전방을 바라봤다.
그때 손을 한 번 들고는 눈이 마주치 오른쪽으로 은근슬쩍 빠져 돌아가는 닉 대런.
“닉!”
외침과 동시에 패스.
수비들 사이를 쑥 빠져나가는 패스에, 다닐로가 급히 발을 뻗지만 늦었다.
닉대런이 달려가는 속도 그대로 발을 쭉 뻗었다.
다소 부정확한 터치로 공이 길게 흘러갔다.
골키퍼가 빠르게 뛰쳐나와 뻥 걷어 냈다.
“미안해, 제퍼슨!”
아쉽군. 닉 대런이 손을 들어 미안함을 표했다. 단숨에 만들어진 일대일 찬스였는데. 뭐 괜찮지.
“문제없어!”
사실 몬트리올의 수비는 꽤 준수한 편이다.
리그에서 실점도 6위, 딱 중간이었다.
무엇보다 리그 내 선수들의 평균 신장이 가장 좋은 팀이었다. 좋은 제공권과 터프한 몸싸움으로 수비하는 팀.
그러나.
‘누굴 상대로?’
전생이었다면 가장 골치 아픈 팀이었겠지.
아무리 탈압박을 하고, 개인기를 써도 끊임없이 몸으로 부딪쳐오면 답이 없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퍽!
“헉!”
몸싸움을 걸어오는 상대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는 여지없이 튕겨 나갔다.
나만의 트레이너 드림팀의 트레이닝 효과가 점점 드러났다. 안 그래도 강했던 피지컬이 더 강해지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이렇게 격하게 싸워도 후반에 지치는 빈도가 낮아지고 있었다.
수비수 둘을 버텨 내고, 귀신처럼 은밀하게 라인을 파고드는 산티에게 패스를 보냈다.
“나이스!”
산티가 신난 기색으로 외치며 파고들었다.
수비수들이 거칠게 몸을 부딪쳐 가지만, 산티아고는 재빠른 몸놀림으로 요리조리 잘 움직였다. 그리고 전진하는 내게 다시 돌아오는 패스.
탁!
가볍게 발바닥으로 볼을 부드럽게 세워 놓았다. 짧은 시간. 재빨리 필드 위를 바라보면서 동료들과 수비들의 위치를 파악했다.
산티에게 두 명.
왼쪽 조나단에게 한 명. 어느새 올라온 바스케스에게 한 명. 닉대런에게 한 명.
딱 수비수 한 명, 다닐로만 제외하고 모두 나를 신경도 쓰지 못하는 상황.
씩.
좋다니까. 이렇게 동료들이 알아서 도와주면.
마지막 남은 최종 수비수인 다닐로를 향해 거침없이 공을 차고 달려갔다.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경기 전 분석관을 통해 이미 완벽히 분석한 다닐로의 플레이 스타일.
좋은 체격으로 강하게 차징해서 공을 빼앗 아버리는 파이터형.
‘오히려 상대하기 쉽지.’
발이 느리다.
다닐로의 가장 큰 단점이었다.
거침없이 달려가다가 잔걸음으로 다닐로와의 거리를 좁혔다. 슬쩍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수비가 복귀하는 상황.
왼발로 공을 툭 치다가, 이내 다시 공을 다시 오른발로 왼쪽으로 길게 찼다.
옆으로 쭉 빠지는 공.
“······!”
다닐로의 얼굴이 당혹스럽게 변했다.
날 잡느냐.
아니면 달려가서 공을 잡느냐.
그의 다음 플레이는 이미 간파했다.
몸싸움이 특기인 선수인 만큼, 강하게 어깨를 밀어 넣고 숄더 차징을 시도해온다.
모른 채 당했다면 나도 버텨야겠지만, 이미 예상했던 플레이.
유연성이 넘치는 상체를 왼쪽으로 뒤틀며 어깨 싸움을 피하고 곧바로 스퍼트를 올렸다.
“오오오오!”
원정석에서 감탄이 들려온다.
상대를 제치고 공을 따라잡는 무지막지한 스피드.
전형적인 치달이었다.
뒤에는 수비수가 급하게 뒤쫓아 온다.
왼쪽 박스 구석 근처까지 갔다가, 오른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꺾었다.
“컥!”
힘으로 싸움을 걸어오던 수비수가 중심을 잃어 나동그라진다. 그리고 그대로 오른발 인사이드로 감아서 때리는 슈팅.
터엉!
파 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오는 공.
“산티!”
어느새 나타난 산티아고가 빠르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발끝에 걸리는 공은······.
태앵!
다시 한번 골포스트였다.
“오 세상에!”
“이럴 수가!”
“이게 말이 돼?”
두 번 연속 골대라니.
허탈한 목소리의 원정팬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내 시선은 단 한 번도 공을 놓치지 않았다. 산티아고가 슈팅을 때리고, 그 공이 튕겨 나오는 순간까지.
그리고 내 몸은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저절로 움직였다.
아슬아슬하게 슬라이딩하면서 다리를 쭉 뻗었다.
발끝에 걸리는 공.
그대로 있는 힘껏 밀어 넣었다.
툭!
연속 두 번의 골대.
중심이 흐트러지며 쓰러진 수비수들.
그리고 문전 혼란 상황, 시야에서 공을 놓친 골키퍼까지.
발끝으로 툭 넣은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제―퍼―슨!”
거의 쓰러지다시피 발끝으로 밀어 넣은 공이라, 차마 일어서기도 전에 산티가 달려와 그대로 내 위에 엎어졌다.
그 위를 또 다른 선수들이 하나둘.
윽.
숨 막혀.
잠깐만.
내가 이번엔 왼발로 넣었나? 오른발이었나?
이거 중요한데.
다음 골은 무슨 발로 넣어야 하는 거야?
***
[저 미친 집중력이 내가 제퍼슨을 사랑하는 이유야. #제퍼슨 리 #미국의 왕 #최애]
#Landon_Timothy Donovan
[솔직히 저 친구는 나보다 더 대단한 선수야. MLS 랜던 도노반 상은 이제 앞으로 제퍼슨 리 상으로 바꿔야할 것 같아.]
***
[제퍼슨의 두 골로 토론토가 앞서가면서 후반전 시작됩니다.]
[예상대로 오늘도 요주의 인물은 제퍼슨이었네요. 이 선수를 막는 방법이, 과연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나올까요?]
[놀랍습니다. 말 그대로 득점 기계 같습니다. 조금의 컨디션 난조도 보이지 않네요.]
[자기 관리가 뛰어난 것이겠죠. 매 경기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해설자들은 흥분되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8경기 연속골이란 어마어마한 기록.
심지어 그 골들 하나하나가 운이 좋아서 넣은 것들이 아니다.
완벽하게 만들어, 절묘하게 넣은 골.
해설자들은 본래부터 축구 종사자인 경우가 많다. 즉 미국 축구계의 선배들이란 셈이다. 그런 그들의 눈에 비친 제퍼슨은 말 그대로 ‘괴물’이었다.
“미치겠군.”
레미가르드 감독은 머리를 부여잡았다.
하프 타임, 라커룸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잔뜩 화가 나서 이것저것 집어던진 기억밖에.
그만큼 화가 났다. 도저히 풀리지 않는 경기였다. 경기장에 가득 찬 홈팬들은 더비전에서 처참하게 밀리는 경기력에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
“빌어먹을. 공격도 엿같이 못하면서 수비도 엿같이 하네. 이게 무슨 전술이냐?”
“다른 경기는 다 져도 더비전은 이겨야지!”
“토론토 놈들 못 이기고 다른 팀들 이기면 뭐해?”
레미가르는 벤치 뒤에서 들려오는 욕설에 입술을 깨물었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이 거친 것으로 악명이 높았지만, 북미도 만만치 않았다.
‘믿을 건 세트피스다.’
몬트리올은 세트피스에서 강점을 드러내는 팀이다.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열지 못하는 상황이면, 세트피스가 그 단초가 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마침, 기다렸던 코너킥을 얻었다.
[몬트리올이 코너킥을 얻습니다.]
[현재 동, 서부 통틀어 코너킥 득점이 가장 많은 팀이 몬트리올입니다.]
[그렇죠. 공중 볼 상황에서 유난히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죠. 특히 세트피스에서 수비수 다닐로가 넣은 골은 무려 6골입니다.]
[과연 이번 코너킥에서 몬트리올이 추격 골을 터뜨릴 수 있을지··· 코너킥, 올려 줍니다!]
코너킥.
박스를 향해 올라가는 코너킥은 아름다운 궤적이었다.
그리고 익숙한 패턴이자, 훈련에서 수없이 반복한 과정이었다. 은근슬쩍 파고든 다닐로는 토론토의 수비로부터 자유로운 위치였다.
아무 방해가 없는 상황. 다닐로는 헤더를 놓칠 선수가 아니었다.
높이 떠올라 공만 머리에 맞춘다면.
‘됐다!’
레미가르드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나 그때였다.
그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거칠게 구겨졌다.
[코너킥! 오, 제퍼슨. 제퍼슨이 떠올라 걷어 냅니다!]
[진짜 대단하네요. 도대체 어디까지 뛰어오를 수 있을까요?]
[저 거대한 몸이, 저렇게 하늘로 뛸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흡사 중력을 무시하는 느낌이네요.]
[저 선수에게만은 중력이 없는 거 같은데요?]
[물리학에 대한 반역이군요.]
“제기랄.”
레미가르드는 참지 못하고 벤치를 주먹으로 때렸다.
회심의 찬스에서, 또 제퍼슨이 공을 걷어 낸 것이다.
‘완전 극상성이군.’
레미가르드가 허탈하게 웃었다.
완전히 상성이 안 맞았다.
그리고 그때.
제퍼슨이 걷어 낸 공을 밖에서 대기하던 산티아고가 잡았다.
“우오오오오!”
[역습입니다! 산티아고 공을 잡고 달립니다!]
[이 어린 친구도 엄청난 유망주죠. 동갑인 제퍼슨과 비교해 빛이 바랜 감이 있지만, 이 선수도 빛나는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달라붙는 풀백을 가볍게 속여 넘기면서 달립니다!]
[오, 산티아고! 산티아고!]
산티아고의 돌파.
그를 막아서는 선수는 단 두 명이었다. 어깨를 같은 선에 놓고 달리는 풀백 한 명과 중앙으로 뛰어가는 수비수 한 명.
산티아고는 좌측으로 빠져나가면서 옆을 흘끔 바라봤다.
‘역시!’
공을 걷어 내고,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스피드로 박스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제퍼슨이 보였다.
“······!”
허공에 교차되는 시선.
산티아고는 씩 웃으며 공을 길게 가운데로 보냈다.
둥글게 꺾이며 골문 앞으로 흘러가는 공.
그리고 벼락처럼 나타난 제퍼슨의 발끝에 공이 걸렸다.
[제퍼슨! 때려야죠! 찬스에요!]
[어? 바로 때리지 않고 공을 잡습니다? 어? 선수를 제치네요?]
툭툭.
바로 때리면 완벽한 발리슛에 의한 골이었다.
그러나 제퍼슨은 공을 침착하게 잡아 방향을 돌려놓으며, 최종 수비수를 한 번 더 벗겨 냈다.
그러자 맨 처음 공을 받았던 오른발에서, 왼발로 공이 옮겨졌다.
그리고 자연스레 열린 왼발의 슈팅 각도.
그리고 강력한 슈팅이 골문에 꽂혔다.
“Gooooooal!”
“오, 갓! 제퍼슨이야!”
“Oh my King!”
“왕이 몬트리올을 정벌하러 친히 오셨다!”
[골! 골입니다! 제퍼슨, 왼발로 골을 만들어냅니다!]
[설마, 설마 일부러 발리슛을 안 하고 수비수를 제친 건가요?]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헤딩, 오른발, 그리고 지금 왼발! 퍼펙트 해트트릭입니다. 제퍼슨!]
[오, 세상에. 공을 받고 왼발로 슈팅 각도가 안 열리니, 한 번 잡고 제친 거네요!]
[하하하. 믿기지 않습니다. 이 어린 선수에게 이런 배짱이라니요!]
“허.”
그랜드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이내 허탈하게 웃었다.
두 번째 골을 넣고 벤치에 다가왔던 제퍼슨이 물었었다.
‘감독님. 제 두 번째 골이 왼발이었나요, 오른발이었나요?’
갑자기 무슨 소린가 싶어서 일단 오른발로 넣었다고 해줬는데.
“깜짝 놀라게 해준다고?”
그랜드 감독은 이제 더는 놀랄 것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미친 자식! 진짜 미쳐버린 자식! 퍼펙트 해트트릭이라니! 서프라이즈를 이렇게 하는 거야? 도대체 넌 몇 살인 거냐. 이 미친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