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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의 아내가 되었다-9화 (9/100)

푸른 수염의 아내가 되었다 9화

「심장」

사랑이란 무엇인가.

심장으로부터 발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머리에서, 그것도 아니라면 마음이라 칭하는 추상에서부터 나오는 것인가.

기원을 찾을 수가 없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감정이며 본능을 따라 양지로 나아가기 위해 수단 삼은 것뿐인지도 모른다. 필요하니까, 살고 싶으니까 그것을 찾아 방황하게 되는 것이다.

말룸 발타사르에게 사랑은 딱 그 정도 의미였다. 동화 속에 나올 법한 행복을 취할 수만 있다면, 아무렇게나 정의 내려도 신경 쓰이지 않는 것.

말룸은 사랑해야만 행복해진다는 속설을 믿지 않았다. 만약 행복의 조건에 사랑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는 오랜 시간 쌓아올린 막대한 재물로 사랑의 자리를 대체할 족속이었다.

말룸 발타사르는 인간일 적 사랑을 모르는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비가 내린 적이 없기 때문에 감정이 휘돌 만한 물길도 없었다. 말룸은 타인을 배려할 필요성도, 헤아릴 동정심도 느끼지 못했다.

그는 마음 속 초목이 바짝 마른 상태로 강줄기가 솟는 신록의 땅을 멀리 바라보며 살았다. 다리 없는 몸뚱이는 천 리 밖의 물가로 가기엔 힘이 부족했다.

대신 뱀은 흉내 내기를 잘 했다. 예민한 성정을 숨기고 웃음을 샐쭉 내걸면 끌려 들어오지 않는 인간이 없었다.

‘인간을 대할 때에는 목적에 맞는 행동을 취하면 이롭다’는 지침도 뼈에 새겼다. 말룸의 음습한 뱃속에 떨어진 인간이며 명예며 부 따위가 높다란 바위산처럼 쌓였다.

그러나 생각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온통 이해득실로 얽힌 세상에서, 단 하나 마음 붙일 곳이 있다면.

그래서 바라게 되었다. 그런 자를 곁에 두고 싶다고.

말룸은 그것이야말로 자신이 찾는 행복의 실마리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는 끈질기게 살아 어두침침한 밤중 덧그렸던 행복을 누리고 싶었다. 그러나 세상은 어느 것 하나 그에게 쉽게 내주는 법이 없어서, 숙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인내와 준비가 필요했다.

마침내 온갖 황금과 권력을 그러쥐어 누구도 그의 것을 넘보지 못하게 되었을 때, 말룸은 오랜 환상을 실현할 수 있는 적기라 판단해 교묘히 먹이 사냥에 나섰다.

뱀의 눈길이 닿은 것은 거의 다 죽어가는 여자 하나였다. 살짝 부딪히기만 했는데도 마차에 치인 듯 나가떨어져 기침이나 해대는 비렁뱅이.

말룸은 상대의 빈곤이 기꺼웠다. 그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상냥한 척 얼굴을 꾸미고 손을 내밀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괜찮아요? 많이 다친 것 같은데, 잠시 나 좀 봐요.”

그자는 무언가에 홀린 듯 찬찬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귀족으로 추정되는 잘생긴 남자가 손을 내민 상황을 믿을 수 없었는지 한참 동안 답이 없었다.

여자가 멍한 낯으로 인간 탈을 쓴 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말룸은 자신의 외모를 혐오하는 편이었지만, 필요할 때 얼마든지 활용할 만큼의 뻔뻔함을 타고났다.

“무릎에 피가 나잖아요. 이리 와요, 사람 시켜서 연고를 사오게 할게요.”

뱀이 가시 숨긴 친절을 꾸몄다. 낡은 돌담처럼 있던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룸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다정스레 굴면 상대가 넘어오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가진 것도 없고, 친구도 없는 사람에게 유력자의 배려는 달콤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말룸은 그자를 친구 내지는 제 편으로 끌어들일 생각에 입안의 혀처럼 굴었다. 행인들의 구둣발에 채여 난 상처를 치료해주었고, 맛 좋은 음식을 사 먹였다. 드러난 얼굴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것은 의외였으나, 예쁘게 생겼든 못났든 상관은 없었다. 말룸 자신에게 사랑을 퍼다 줄 수 있는 사람이면 족했다.

이것은 결핍 충족을 위한 덫이었다. 하여 오필리아는 말룸에게 수단에 지나지 않는 여자였다. 여자가 말룸 자신을 이용한대도 무관했다. 그가 칠백의 해를 살아가며 쥘 수 없었던 단 한 가지를 만끽하게 해주기만 하면 되었다.

거리의 오필리아는 행동 하나하나가 밋밋했고 죽은 것처럼 생기가 없었다. 이따금 말룸이 액세서리를 선물할 때 작게 미소 짓는 것이 고작이었다.

말룸은 그의 반응을 불러내기 위해 귀족 무리 앞에서 그자의 어깨를 끌어안기도 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오필리아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듯했는데, 이따금 한스러운 격정이 몰아치는 눈동자로 말룸을 응시하는 것이 감정 표출의 정점이었다.

말룸은 그자가 왜 그렇게 지친 표정으로 눈동자를 번들거렸는지 관심이 없었다. 그자도 말룸이 왜 자신에게 살갑게 구는지 묻지 않았다. 여자도, 말룸도 노란 달이 뜨는 밤, 함께 분수 정원을 산책할 때조차 데면데면했다.

딱 한 번, 그자가 무언가를 발음하려 혀를 퉁겼던 적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소매치기를 추적하는 경비병 발소리에 가로막혀 맥없이 흩어졌다. 이후 여자는 관절 부서진 인형처럼 멀거니 하늘만 보았다.

여자는 말룸과 문답하는 것을 제외하면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았다. 말룸은 당시 심심한 먹잇감을 점찍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굳이 내칠 필요가 없어 그냥 곁에 두었다. 말룸이 찾는 것은 사람이라기보다는 톱니를 굴러가게끔 할 부품이었다.

그러나 그 여자는 결혼식 날을 기점으로 아주 기민해져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식장 안, 오필리아는 심각한 수준으로 겁을 집어먹은 것이 훤히 들여다보였는데, 이후 아무리 다정하게 굴어도 경계심을 거두지 않았다.

말룸은 그자가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하면서도 황금 열쇠까지 내어 주었다. 열쇠는 전 아내에게도 선사한 귀물이었지만 선물 이유가 달랐다.

티포주 성 지하, 늦은 밤.

말룸 발타사르가 작달막한 등불조차 내걸지 않고 어둠 속을 헤집었다.

“필요한 것이기는 했지만…….”

열쇠는 평민인 오필리아의 권위를 세워주는 한편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끔 자금줄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나 열쇠는 푸른 문을 여는 장치이기도 했다.

푸른 문 안에는 말룸 발타사르가 평생을 바쳐 봉인한 대상과 봉인을 지탱하는 동력 삼아 얼려둔 그의 심장이 들어 있었다. 그자가 세상 밖으로 풀려나면 전부 끝장이었다.

말룸은 골치 아픈 듯 옅은 숨을 쉬었다. 티포주 성은 그자를 가두기 위해 증축되었다. 성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보다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 그자가 힘을 잃는 해안이 지척에 있어 발타사르령은 봉인지로 제격이었다.

말룸이 푸른 문을 향해 걸었다. 오필리아를 대할 때와 동일 인물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시린 얼굴이었다. 지하로 내려갈수록 길이 복잡하게 얽혔다. 저온으로 곤두박질친 사위에 희뿌연 입김이 번졌다.

말룸이 손가락을 딱 소리 나게 퉁겼다. 그러자 벽이며 바닥에 술식이 들어찼다. 문자가 띠를 이루어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르는 사면을 감쌌다.

고대어로 적힌 주문이 사특한 보랏빛으로 번뜩였다. 말룸은 벌이 윙윙거리듯 무언가를 쉼 없이 발음했다.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남지 않은 사장된 수인족의 문자였다. 그는 수인족이 아니었지만 그들의 문자나 주술을 전부 꿰고 있었다.

주술식이 발동했다. 천장이며 바닥 가리지 않고 새파란 서리가 얼기 시작했다. 말룸은 그제야 술식 외우기를 멈추었다. 고난이도의 주술이라 살짝 힘에 부쳤다.

이제 지하 3층은 완전히 봉쇄되어 누군가 발을 들이는 즉시 다리가 얼어붙을 것이다. 그 즉시 말룸은 침입자를 인지할 테고, 만약 침입자가 오필리아라면 실수로 발을 들였든 고의로 그랬든 목숨이나마 곁에 묶어둘 수 있게 되겠지.

“오필리아. 날 믿지 못하고 이곳에 내려오면, 당신을 영영 가둬 둘 거예요…….”

뱀은 점잖은 말투로 비정상적인 집착을 가렸다.

“당신이 어서 나를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에서 벗어난 내 근원을 영원히 모르는 채로. 그럼 나는 완벽한 인간 남편이 되어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텐데.”

혼잣말 끝에 말룸이 눈가를 꾹 내리눌렀다. 조금이라도 마음을 허투루 먹으면 머리에서 발원한 두통이 온몸을 짓눌렀다. 피곤은 오래되어 친구와 다름없었다.

그는 인간의 껍질을 벗어던진 대신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휴식을 박탈당했다. 뱀이 되어 불사를 얻은 이후 음식물을 입에 담으면 흙덩이를 씹은 듯했고 억지로 삼키면 오장육부가 녹아내리듯 고통스러웠다. 이것은 순리를 거스른 자의 영혼에 새겨진 벌이라 주술로 해결이 불가능했다.

결국 말룸은 들이닥치는 갈증과 공복, 그리고 피로를 받아들였다. 강건한 육체는 그럼에도 그를 움직이게 했지만 딱 한 가지, 아픈 아내에게 줄 만한 요리를 완벽히 만들지 못해 아쉬운 기분이 물씬 들기는 했다.

“탄내가 난다고 했었나. 불 조절을 얼마나 더 정교히 해야 하지? 시간을 딱 맞추었다. 탄내가 날 리 없는데…….”

말룸이 중얼거리며 골몰했다.

말룸은 정확한 양을 계측하는 것으로 요리를 만들었는데, 맛을 볼 수 없어 한계가 선명했다. 요리 연습에 박차를 가해야 할 듯했다. 그는 오필리아가 심술을 부렸으리라고는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

말룸이 거칠거칠한 낯으로 술식을 한 번 더 점검했다. 그러고는 귀신이 저승에서 도주하듯 지하를 빠져나갔다. 황성에서 납치해 온 수석 요리사를 닦달할 때가 되었다. 만일 그자가 요리 교습에 게으름을 피우면, 말룸은 그를 처리할 생각이었다.

부엉이 소리가 스산했다.

밤잠 없는 대공이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그는 일을 손에서 놓는 법이 없었고 멀거니 시간을 흘려보내지도 않았다. 일종의 강박이었다.

말룸은 자신의 영혼 한가운데 박힌 강박이란 말뚝을 자랑스러워했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까운 일이라 생각했다. 뱀은 고생스럽게 시간을 들이는 대가로 황금을 손에 쥐었다.

서재 안, 주술로 쏘아붙인 전등 불빛이 환했다.

말룸은 초조한 듯 부산스러운 동작으로 잡다한 서적을 살폈다. 의학 서적이 하나 둘 바닥에 널브러졌다. 요리책도 특정 페이지를 가리킨 채 먼지 더미와 이리저리 엉켰다.

그의 아내가 아팠다. 너무나도 비정상적이었다. 거리에서 처음 만났을 때에도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꼭 다른 사람처럼 되어 버린 이후로는 비척거리기만 해서…….

말룸은 저도 모르게 깊은 저주가 서린 기운을 발산할 뻔했다.

“이것도 살펴보십시오.”

렉스가 까칠한 낯으로 책 몇 권을 말룸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오밤중에 호출 받은 나머지 고요한 분노를 벼르고 있었다.

말룸은 책들을 대강 훑더니 찾던 것이 아니었는지 도로 집어던졌다. 렉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가 저도 모르게 모난 말을 내뱉었다. 괴물이란 족속과 얽히면 평정을 유지하기가 힘이 들었다.

“죽게 두고 새 아내를 찾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게 신관이라는 작자가 할 소리인가?”

“신관이라는 것은 알고 계셨군요. 집사로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잡담할 만한 관계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룸이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어조마다 냉기가 묻어났다.

도저히 오필리아의 몸 상태를 정의할 만한 서적이 없었다. 속이 조인 듯 초조하고 답답했다. 모르긴 몰라도 정상은 아닐 테고, 하자가 있는 것은 분명했다. 이대로 병들어 쓰러지게 둘 수는 없었다.

“왜 이렇게까지 하십니까?”

말룸은 답하지 않았다. 렉스는 이유를 정의내리지 못해 그러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정답은 이미 결론지어졌다.

“그자의 외형이 마음에 드십니까?”

기어이 말룸이 책을 집어던지며 쏘아붙였다.

“내가 자신의 구원이라 했단 말이다. 잘만 구슬리면 내게 맹목적으로 만들 수 있는데, 왜 번거롭게 다른 상대를 찾아야 하지?”

결혼식 후 마차 안, 오필리아는 깨끗하게 웃는 얼굴로 말룸 자신을 만나 무척 기쁘다며, 인생의 모든 행운을 끌어다 쓴 것 같다 이야기했었다. 비렁뱅이 오필리아의 세계에서 구원자란 자신이 유일했던 것이다.

오필리아가 말룸 자신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렇게 되면 끝없는 사랑을, 평범한 행복을 손에 넣는 것도 코앞이었다.

평범한 행복이야말로 말룸이 누리지 못했던 유일한 요소였다. 탐욕스러운 뱀은 가질 수 없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하는 성미를 타고났다.

렉스가 말룸을 유심히 살폈다. 저 뱀의 겉가죽은 노상 청동 빛인 데다 창백하기 짝이 없어 혈색으로 심계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그렇다면, 오필리아 님을 사랑하십니까?”

“웃기는 소릴 하는군. 결코 그럴 리가.”

말룸이 또 다른 책을 훌쩍 집어던지며 되뇌었다. 아무 감정이 없다는 증거로는 심장이 녹지 않았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그것은 과한 열감을 느끼게 되면 녹아버리니까, 봉인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여자를 사랑할 수는 없었다. 다만 겨우 찾은 적합한 조건의 여자가 아파 죽어버린다면 체면이 서지 않았다. 그러니 어떻게든 살려야 했다.

하지만 렉스가 보기에는 영 수상쩍었다. 여자를 만나기 전과 비교했을 때 그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너무 많이 변했다. 다정스레 구는 것은 연기라 쳐도, 한낱 인간의 건강 상태를 규명하기 위해 그 말룸 발타사르가 이렇게까지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은…….

“혹시 마차 안에서 걸었던 주술이 문제가 된 건 아니겠지?”

상념에 잠겨 있던 렉스가 아무렇지도 않은 척 고개를 들었다.

“주술을 걸었다니요?”

말룸이 골치 아픈 듯 낮게 한숨을 쉰다.

“긴장해서 한숨도 자지 못하더군. 그래서 잠드는 주술을 걸어주었었다.”

렉스는 속내를 별달리 꺼내 놓지 않은 채 응대했다.

“당신은 주술에 뛰어나니 그럴 일은 없겠지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조차 보지 못하는 다급함.

봉인 방식을 바꾸어야 할 날이 예상보다 빨리 올 듯했다. 렉스가 깊고 먹먹한 한숨을 쉬었다. 오랫동안 원수의 단죄를 위해 동분서주한 노인이 오늘따라 초라했다.

말룸은 오래도록 서재에 머물렀다. 마땅찮은 낯의 렉스가 다시 깨운다면 협력은 없다 엄포를 놓았음에도 신경 쓰는 기색이 아니었다.

초조함이 첨예하게 수려한 얼굴에 가득했다.

“곁에 있어주겠다고 했다. 평생 함께 살아가겠다고 했어. 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그렇게 말해주었단 말이다…….”

진심인지 아닌지 모를 여자의 말이 연기처럼 마음 곳곳을 유영했다. 그러나 진실 여부와는 무관하게, 오필리아가 웃으며 그에게 이야기했을 때 말룸은 이 여자라면 닿아도 괜찮을 것 같다 생각하고 말았다.

지하 3층, 푸른 문 안.

뱀의 심장이 든 얼음덩어리가 설설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방울 두 방울씩 물이 떨어지더니 이내 균열까지 져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온몸이 검게 변색해 이목구비조차 알아보기 힘든 무언가가 흰 이를 드러내며 광소했다. 거대한 뱀의 심장에서 뻗친 굵은 사슬이 그를 옭아매고 있었는데도, 그자는 폭소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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