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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으로 레벨업하는 군주님-259화 (259/300)

259화

[타이탄의 정수를 포식합니다.]

[정수 등급 : 전설]

[포식한 정수 : 100%]

[한 종의 정수를 완벽하게 흡수했습니다.]

[스킬 -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추가됩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등급 : ★★★★★

분류 : 액티브

금속으로 원하는 형상을 빚어낸다.

스킬 사용자가 관찰하거나 경험해 본 존재를 투영할 수 있다.

구현한 대상의 힘과 격은 사용자의 이해도와 마력 소모량, 그리고 금속 재질에 따라 결정된다.

운이 좋군.

탑 미션이라서 그런가, 타이탄이라는 ‘종’이 아니라 유니크한 존재로 인식이 된 모양이다.

하여간 시스템 구조는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1층에서는 천 쪼가리 색깔로 뱉는 정수가 달라지기도 했으니.

그나저나.

“기계장치의 신이라.”

-어떤 성좌의 이름이더냐?

“성좌는 아니야. 사람이 만든 신이니까.”

타이탄이 필멸의 몸으로 초월의 경지에 닿기 위해 만든 병기라는 걸 생각하면…….

“적절한 이름이야.”

-후훗, 참으로 거창한 이름이구나. 과연 제값을 할는지.

글쎄요.

거기까지는 나도 모르겠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사용하려면 금속이 필요하니, 시험 기회는 다음으로 미루어야겠다.

그나저나.

내 ‘경험’이라는 건 전생도 포함이겠지?

“흐흐흐.”

“또 그리 웃는구나.”

“사람이 좋으면 웃을 수도 있지.”

“이젠 그 미소조차 정겹게 느껴지도다.”

“…….”

어럽쇼.

이게 아닌데?

난 말문이 막혔다.

“스승님! 이쪽도 다 정리됐어요!”

남은 타이탄도 길드원들의 팀플레이에 농락당해서 고철로 변했다.

“엔리케, 선물이다.”

나는 비교적 멀쩡한 타이탄을 가리켰다.

백택군림각으로 내부를 흔들어서 플레이어만 기계.

마력 코어 손상을 피하진 못하겠지만, 저 고철 덩어리들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바로 쓰기는 어려울 거다. 구조부터 분석해야 하고.”

“맡겨 주세요. 제가 어떻게든 활용해 볼게요!”

엔리케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워 골렘의 구조를 인식하는 것만으로 마력으로 구현하는 천재.

타이탄이 평범한 병기는 아니기에 제 것으로 만들긴 어렵겠지만 전생에서도 다루었으니.

어디 고생 좀 해 봐라.

타이탄 10기를 쓰러트린 후.

남은 드워프 플레이어들도 차근차근 쓰러트렸다.

“이 미션, 한나절이 아니라 금방 끝나겠구나.”

“정석적인 방법은 아니지.”

52층 미션은 플레이어보다 NPC의 비중이 조금 더 크다.

초반에는 각 진형에 주어지는 서브 미션을 클리어, 혹은 반대 측 미션 공략에 훼방을 걸어야 한다.

방어 측은 요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미션들이 있고.

공격 쪽은 이미 경험했듯 엘프 같은 지원군을 부르는 게 초반의 패턴이다.

어느 정도 전력이 모였을 때 영혼의 한 타로 승부를 내는 것.

성좌들의 개입으로 초반부터 전력 전이 되어 버린 거지.

“빨리 끝내면 좋잖아?”

마지막 드워프 플레이어를 쓰러트리는 순간.

줄곧 게이트 너머로 소환되던 엘프 군대가 자취를 감추었다.

▶메인 미션 - 페르나지 공성전을 통과했습니다.

▶클리어 시간 : 2시간 42분 17초.

▶지구 팀(1)이 52층 클리어 최단 시간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성좌들의 개입으로 지옥 난이도가 된 미션.

그 흉명이 무색하게도.

우리는 완벽하게 미션을 클리어했다.

* * *

『저승을 덮는 자가 당신의 소환수를 흥미롭게 바라봅니다.』

『올림포스의 군신이 환호성을 내지릅니다.』

『하늘의 주인은 당신의 활약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냅니다.』

『올림포스의 군신이 안절부절…….』

저 관음증 환자들.

성좌들의 메시지가 원체 많다 보니 일일이 확인할 수 없었다.

가볍게 손을 휘젓자 눈앞을 가득 채운 메시지가 사라졌다.

“보상이나 주십쇼.”

『천상의 신이 불쾌감을 드러냅니다.』

『오염된 왕좌의 주인이 성좌들을 재촉합니다.』

『불꽃과 화산의 주관자가 당신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평소보다 더 활기(?)찬 메시지.

못 보던 성좌들도 하나씩 존재감을 드러냈다.

불꽃과 화산이라면 헤파이스토스군.

계약자인 엔리케를 챙겨 줘서 그런 모양이다.

[탑 시스템이 상승한 난이도에 비례해서 보상을 책정합니다.]

[황혼의 제단을 엽니다.]

[제단에서 열람 가능한 것은 3위계뿐입니다.]

일행의 앞에 나타난 커다란 문.

그래.

난 이 문을 본 적이 있다.

회귀 전, 인류 최후의 결사대가 시간을 벌어 준 덕에 도달했던 장소.

만신전에 존재하는 고신들의 보물 창고다.

이렇게 다시 볼 줄이야.

“저, 스승님. 여기로 들어가면 되나요?”

“성좌들한테 물어보지 그러니.”

“헤헤, 왠지 스승님은 다 아실 것 같아서요.”

지영이 녀석, 기묘한 부분에서 감이 좋단 말이야.

“들어가자.”

문에 힘을 주자 구구구궁, 묵직한 소리와 함께 양옆으로 젖혀졌다.

코끝에 감도는 진한 향기.

회귀 전, 후를 통틀어서 두 번째지만 잊을 수가 없는 공간이다.

“사부, 하나같이 강력한 아티팩트들이오!”

“멍청아, 성유물이라고 하는 거야.”

“지영, 내 화를 돋우지 말라고 경고했을 텐데!”

“베에에, 알려 줘도 뭐래요?”

“성좌들의 기운이 스며든 곳이다. 너무 떠들지 마.”

핑 레이와 지영이가 입을 꾹 다물었다.

생각 이상으로 보상이 후하잖아.

3위계라고 하면 성좌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성유물까지는 얻을 수 없다.

회귀의 트리거로 사용했던 ‘이슈타르에게 바치는 첫 공물’ 같은 건 없다는 말.

-너무 아쉬워하지 말거라.

영체로 변한 닉스가 작게 중얼거렸다.

“안 아쉽거든?”

-그대의 감정이 표정에 다 드러나는구나.

쩝.

회귀 전에 맛을 본 게 있다 보니 욕심이 불쑥 올라왔다.

하다못해 시간과 관련된 성좌의 정수를 포식해 두면…….

“의미 없는 생각을 했네.”

난 혀를 차며 스스로를 타박했다.

회귀는 뭇 별들 위에 자신의 이름을 기록한 성좌들조차도 하지 못한 일이다.

시간이라는 개념을 묶어 두고.

고신 히페리온의 강력한 에너지를 부딪쳐서 만든 이적.

되돌아보면 성공 확률도 높지 않았다.

-이제야 깨달았구나.

“미안, 예전 일이 떠오르니까 감정적이 됐어.”

-후후훗, 여와 함께하는 이 시간이야말로 어느 때보다 가치 있는 것 아니겠느냐?

“아, 그건 너무 멀리 가셨다.”

나는 가볍게 웃었다.

여신님의 말이 마음에 드리운 그림자를 지워 주었다.

그럼 진취적인 생각을 좀 해 보실까.

난 느긋하게 3위계 성유물을 하나씩 훑어보았다.

-물이 고여 있는 잔이로구나.

“웨일즈의 성배. 치유 능력이 있어.”

-반월 형태의 칼과 기다란 창날이 붙어있는 봉이라니.

“방천화극. 중국에서 유명했던 장수의 무기다.”

-이 병기는…….

재잘거리는 닉스.

나는 천천히 그녀의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평소였으면 효율을 중시해서 필요한 것만 딱 집었을 텐데.

황혼의 제단을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진 건 닉스만이 아니었으니까.

“와, 여기 방패 좀 보세요! 결계 유지력을 200%나 올려 줘요!”

“무향후의 부채. 지휘 능력에 도움이 되는 성유물이군요.”

들뜬 목소리로 황혼의 제단을 들쑤시는 길드원들.

“뭐 고를지 함부로 정하지 말고 나한테 다 검사받으세요.”

“네엡!”

내 목소리는 귓등에도 안 들리는 것 같다.

성유물이라면 최소 전설급.

길드원들의 능력치를 증대시킬 좋은 기회다.

제단에 있는 성유물들을 살피던 중.

“이건 좀 괜찮군.”

은색으로 빛나는 액체를 담은 항아리 앞에서 멈춰 섰다.

[불굴의 금속]

등급 : 레전드

분류 : 촉매

내구도 : 1,000/1,000

연금술의 대가 니콜라스 플라멜이 현자의 돌을 녹여서 만들어 낸 불굴의 금속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변할 수 있고, 제 형태를 잃어도 어떤 식으로든 복원이 됩니다.

현자의 돌.

연금술의 궁극이자 모든 자연 현상에 간섭할 수 있는 강력한 촉매다.

그걸 녹여서 만든 금속이라.

-꽤 강한 정수가 깃든 모양이로구나.

“아니, 이건 못 먹어.”

-하면 그대의 관심을 끈 이유가 따로 있더냐?

“불굴이라잖아.”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변하지 않는 성질.

그 모순된 힘을 담아놓은 게 은색으로 빛나는 액체 금속이다.

“사용자의 의지에 맞춰 어떤 갑주나 병기로도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니까.”

-그대에게는 알맞지 않은 것 같다만.

“이번에 좋은 능력을 얻었잖아.”

기계장치의 신.

데우스 엑스 마키나.

타이탄에게서 추출한 정수는 ‘금속’을 소모해서 내 기억이나 경험한 존재를 구현할 수 있다.

현자의 돌을 녹여서 만들었다고 하니 격이 모자라지는 않을 테고.

소모되어도 결국 ‘복원’된다는 성질이 있으니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매질로 사용해도 돌아온다는 말이다.

“운이 좋군.”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위력은 아직 모른다.

5성급 스킬이니 위력은 상당하겠지.

스킬 하나를 전개하려고 성유물을 고르는 건 조금 아쉽지만.

-흔하지 않은 기회일 터인데. 아깝지 않느냐?

“응, 3위계에서는 얻을 게 없거든.”

영웅들의 정수가 담긴 성유물.

먹으면 최소 4성급 이상의 스킬을 주겠지만 필요한 건 다른 방법으로도 구할 수 있다.

꼭 얻어야 할 성유물들은 회귀 전의 지식으로 체크해 둔 상황.

이럴 땐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 봐야지.

[불굴의 금속]을 아공간에 집어넣고는 다른 길드원들의 성유물도 하나하나 정해 주었다.

[천고성의 선장]

법력이 깃든 지팡이. 선법과 궁합이 좋다.

[호국의 방패]

방패 형상을 한 목걸이. 결계의 효과를 증진시켜 주며 손도 자유롭다.

[성스러운 깃발]

성녀가 군을 지휘했던 깃발. 지휘 능력에 강력한 보너스 효과를 준다.

[신행태보의 신발]

축지의 달인으로 알려진 천 속성의 신발. 공간을 뛰어넘는 능력에 추가 효과가 부여된다.

[킴바야 유물]

오파츠. 기계 관련 속성에 보너스 효과를 부여한다.

각 길드원의 힘을 끌어올리게 도와줄 성유물들.

이런 기연, 쉽게 오는 게 아니다.

“천고성이라고 하면 노지심 아닙니까?!”

“아, 수호지 아는구나.”

“사부님의 혜안은 정말이지, 이 제자가 따를 길이 없습니다!”

핑 레이가 엎드려 절을 했다.

좋은 아이템 골라 줬다고 아주 난리도 아니네.

다른 길드원들도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성유물을 흘겨보았다.

탑 오를 때 당분간은 길드원들이랑 같이 다녀야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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