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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으로 레벨업하는 군주님-196화 (196/300)

196화

“후아.”

머리가 지끈거린다.

지금까지 먹은 정수가 한둘이었어야지.

각 정수를 맞는 부위에 지정.

메인 - 하위 개념으로 묶는 과정만 한참이 걸렸다.

개중에는 스킬의 효용성 때문에 비활성화 유무를 고민했던 정수도 있었고.

어쨌든 1차 정리가 끝났군.

[머리: 밤의 여신의 정수]

-극야 스텟 230 증가.

-어둠 지배의 범위 20% 증가.

-어둠 지배 출력 30% 증가.

정수리, 혹은 상단전.

사람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부위다.

메인 정수는 튜토리얼 때 포식했던 닉스의 힘으로 두었다.

그 아래로 [검은 시선]이나 [약화의 문장] 같은 디버프 스킬들을 하위 정수로 배치.

1성에서 2성 사이의 디버프 스킬은 강적을 마주쳤을 때 효과가 미미해서 망설임 없이 갈아 넣었다.

[팔: 아기장수 우투리]

-근력 스텟 342 증가.

-괴력 스킬의 위력 375% 추가.

-적중한 상대에게 경직 3초 유발.

우투리의 정수.

지리산 산골짜기를 타면서 힘겹게 얻은 3성급 능력이다.

백수제왕무를 익히기 전에 사용했던 주력 스킬.

팔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수 중에서는 우투리의 정수 이상이 없었다.

뭐, 꼭 그 이유만으로 팔의 메인 정수로 고른 건 아니고.

강력해진 괴력에 무공을 섞으면 어떤 스킬이 나올지도 궁금하잖아?

르네 데이비스의 상징.

[융합기공]을 불완전하게나마 얻었다.

축지에 이어 체술과 무공의 융합을 시험해 볼 겸, 우투리의 정수를 강화했다.

사실 팔의 축을 맡아 줄 만한 정수가 마땅치도 않았고.

[다리: 래피드대시]

-민첩 스텟 210 증가.

-근력 스텟 83 증가.

-이동속도 30% 상시 추가.

-블레이징 소울 파괴력 130% 추가.

다리의 옵션은 조금 아쉬웠다.

블레이징 소울과 호환, 아니 조금 더 위인 맹렬한 돌진이 있으니까.

그래도 래피드대시의 정수를 메인으로 삼은 건 괴력의 추가 옵션 때문이다.

경직 유발 효과만 놓고 보면 더 안정적이니까.

맹렬한 돌진은 최소 10미터 이상 거리를 벌리고 사용해야 하며 빗맞을 경우 페널티도 엄청나다.

이동속도 상시 증가도 괜찮은 추가 옵션.

[재빠른 도주]나 [민첩한 뒷발]처럼 탑 초기에 즐겨 썼던 스킬들을 모두 하위 정수로 배치했다.

스킬들을 비활성화해도 두 스킬의 시너지로 생성된 [전력 질주]가 없어지지는 않으니까.

그다음 부위는…….

[심장: 혼원룡의 심장]

-마력 스텟 150 증가.

-마나 회복 능력 20% 증가.

심장에는 더 갈아 넣을 정수가 없다.

혼원룡의 심장만 등록을 시켜서 부가 효과가 미미(?)하군.

마나 회복력이야 지금도 넘쳐나지만, 암흑 마나나 내공과 선법으로도 치환이 가능하니 회복력이 높아질수록 좋았다.

[단전 - 진여의주]

-내공 스텟 130 증가.

-운기행공 효율 200% 증가.

-마나 · 내공 · 선법 치환 속도 100% 증가.

운기행공 효율 상승은 소모된 내공을 회복할 뿐 아니라, 내공 스텟 자체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영약을 흡수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니 훌륭한 옵션인 셈.

치환속도 증가도 굉장히 유용했다.

백수제왕무야 그럭저럭 펼칠 만해도 암영추혼검을 남발하기에는 부족한 내공이었거든.

이제는 내공의 구애를 덜 받겠어.

회귀 전에는 포식하지 못했던 이무기의 정수.

그렇기에, 새로운 변화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메인 정수 지정은 그 외에도 여러 부위에 해 놓았다.

중추신경은 육감을.

귀에는 동굴인의 정수에서 얻은 ‘감지’를 메인 정수로 심어 두었다.

한층 더 빨라진 반응 속도.

공간지각 능력과 판단력도 업그레이드되었다.

눈에 띄는 스텟 상승이 없을 뿐.

나보다 훨씬 경지가 높은 상대를 만나도 반응 자체는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뿐이랴.

신체 개변의 그릇으로 삼았던 원시종의 정수는 육체 전체를 아우르는 힘으로 등록했다.

애매한 정수들은 모조리 원시종의 정수의 하위 개념으로 복속.

마침 원시종 - 티라노사우루스의 정수가 패시브 스킬인 덕에 스텟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상태 창.”

[플레이어 - 유진호]

나이: 24

능력: 포식, 천재

레벨: 150 → 200

종족: 용인(龍人)

등급: 실버

직업: 프레데터

*능력치

근력: 410.1 → 653.4(+458)

민첩: 406.8 → 590.6(+390)

체력: 402.9 → 621.8(+421)

맷집: 391.5 → 578.2(+397)

마력: 607.3 → 805.3(+110)

내력: 215 → 221(+130)

신력: 3 → 17

극야: 200 → 830(+230)

*보너스 스텟: 0

[능력 - 포식]

생명이나 사물에 깃든 정수를 포식합니다.

여러 정수의 힘을 재조합할 수 있게 됩니다.

탑 시스템이 규정한 능력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규칙을 제정했습니다.

[능력 - 천재]

모든 능력치 20% 추가. 스킬의 효율 10% 증가.

“허허허.”

웃음이 절로 나온다.

기초 스텟 평균치는 여러 정수를 갈아 넣은 덕에 1천에 가까웠고.

영약을 섭취하는 것 말고는 올릴 방법이 거의 없던 내공도 추가 스텟이 130이나 붙었다.

이 정도면 [공허의 거울]을 안 쓰고도 엘렌과 정면싸움에서 안 밀리겠는데?

스킬 상당수를 비활성화했지만.

내 주력 스킬들은 [시너지] 효과로 추가되거나, 혹은 메인 정수로 등록해 놔서 실질적인 손해가 거의 없었다.

당장 60층 너머 미션에 도전해도 뒤지지 않는 스펙.

[공허의 거울]까지 사용하면 엘렌을 쓰러트린 오크 전사와도 일전을 벌일 만했다.

“다 끝났느냐?”

“여신님 덕분에 안전히.”

“이번에는 큰일이 없어서 다행이구나.”

안도의 한숨을 쉬는 닉스.

“누가 보면 매번 난리치는 줄 알겠다?”

“그대가 저번에 경련을 일으켰던 것을 떠올리려무나.”

“아, 그거야…….”

“그때뿐이더냐? 영약을 섭취한다고 난리를 피운 적도 있었고, 뼈를 흡수할 때도 난리였지 않느냐.”

빌어먹을.

묵직한 팩트에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여의 신뢰를 받으려면 그만큼 행함이 필요하니라.”

“예예. 받들어모십죠.”

“후후훗, 원하는 것은 다 얻었더냐?”

“응. 이제 누가 와도 지지 않을 만큼의 힘을 얻었어.”

“과연. 그대의 기운이 순식간에 늘어났구나.”

닉스는 품평하듯 턱을 만지작거리면서 내 몸을 훑었다.

그 눈빛이 꽤나 노골적이라서, 나도 모르게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어허, 가만히 있거라. 건강 체크를 하려는데 왜 물러나느냐.”

“왜 나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시는 건데…….”

“여의 계약자에게 큰일이 생겼나 확인하는 것뿐이니라.”

세세한 손짓으로 팔과 다리를 만지작거리는 닉스.

정말…… 건강 체크하는 거 맞죠?

* * *

어느 날.

한 가지 괴담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제목: 36층에서 다른 종족이랑 매칭됐음.]

유진호 알지?

요즘 이슈인 한국인 플레이어.

그 사람이랑 매칭됐는데 상대편이 나가인 거야.

나가가 뭐냐고? 그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뱀.

와, 엄청 세더라. 내가 실버에서 나름 알아주는데 5초 버티고 죽을 뻔했음.

이제 다른 층에서도 매칭이 되나?

└ 네. 다음 허언증 환자.

└ 유진호 봤다고 자랑 글 쓸 거면 인증이나 가져와.

└ 인증 없으면 뭐다?

욕설 다수와 함께 묻혀 버린 글.

장 우페이는 그 글을 훑고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당분간 소문이 퍼지지는 않겠군. 수고했네.”

“아닙니다, 대형.”

“유진호, 그자의 가치가 더 올라가서는 곤란해.”

“대형. 기껏해야 소국의 플레이어인데, 너무 과하신 것 아닙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핑 레이를 빼앗기지 않았나.”

“죄, 죄송합니다!”

“아니다. 그건 내 지시이기도 했으니.”

땀을 뻘뻘 흘리는 구룡방 간부.

장 우페이는 시선조차 주지 않고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들었다.

‘유진호를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구룡방이 36층에서 발생한 변수를 알아챈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과거 역천에서 핑 레이를 섭외한 후, 줄곧 진호와 골드 문의 이변을 감시해 왔다.

진호가 마경 탐사에서 돌아온 후에 미션을 참여할 건 당연한 일.

구룡방에서는 실버 등급 플레이어를 여럿 고용, 순차적으로 매칭을 눌렀다.

36층 미션이 글로벌 매칭이라서 가능한 시도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다른 종족, 그리고 엄청난 보상.’

살아남기만 해도 기존의 미션보다 훨씬 강화된 보상을 받았다.

장 우페이는 진호와 매칭이 된 플레이어의 입단속을 확실하게 했다.

다른 종족과 매칭이 되는 건 61층 이상.

변수를 만들어 낸 게 누구인지는 불 보듯 훤했다.

‘이러다가는 정말로 유진호가 구룡방의 앞을 막아설지도 모른다.’

화랑 길드를 동원해서 진호를 견제한 것도 완벽하게 실패했다.

구룡방이 진호 한 명 때문에 입은 손해가 얼마인지, 이제는 헤아리기조차 어려웠다.

‘골드 문의 첩보에 따르면 엘렌하고 대련을 벌였다지?’

엘렌 테일러.

미국에서 제일가는 랭커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플레이어를 뽑을 때 그와 더불어 언급되는 이름이다.

그런데.

그 엘렌이 진호와 무승부가 났다는 소문이었다.

처음에는 잘못된 정보라고 여겼지만, 진호의 행보를 보면 슬슬 위기감이 느껴졌다.

“고작 소국의 플레이어 하나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인가.”

장 우페이는 팔걸이를 말아 쥐었다.

우드득!

산산조각 나는 팔걸이.

집무실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숨죽인 채 장 우페이의 눈치를 살폈다.

-힘을 원하는가?

귓가에 아른거리는 음성.

장 우페이는 쌍심지를 킨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누구지?”

침묵하는 길드 간부들.

그저,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서로를 둘러보았다.

-필멸자여, 그대를 부른 것은 저들이 아니다.

뇌리에 직접 울려 퍼지는 음성.

장 우페이는 대꾸하는 대신, 손을 휘저었다.

간부들이 물러나고 혼자만 남자, 그제야 입을 떼었다.

“성좌군.”

-흐흐, 바로 알아보는구나.

“난 이미 계약한 성좌가 있다. 그리고 너처럼 직접 대화를 걸지도 않지.”

-우리는 탑의 규칙을 따라야 하지. 그걸 벗어나면 유희를 즐길 수 없으니까.

“그 성좌께서 이렇게 말을 거는 이유가 뭘까?”

-너의 간절함 때문이다.

“간절함이라고?”

-힘에 대한 갈망, 그리고 초조함. 너 정도의 강자가 조급함을 먹기는 쉽지 않지.

“큭큭큭. 왜, 힘이라도 줄 셈이냐.”

-이집트에 나의 계약자, 압둘 하마드가 있다. 그를 만나 보아라.

“웃기지 않는군. 모습도 보이지 않는 성좌 따위가.”

장 우페이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편법으로 접근한 성좌.

원래의 그였다면,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을 제안이다.

하지만.

“압둘 하마드라.”

장 우페이는 그 이름을 몇 번이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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