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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으로 레벨업하는 군주님-165화 (165/300)

165화

[현재 당신의 위치는 ???의 ??입니다.]

[탈진 Lv 80]

[갈증 Lv 65]

[냉기 Lv 50]

탈진에 냉기, 그리고 갈증.

진짜 가지가지 하네.

피부에 들러붙는 한기는 메탈 반사 장갑으로 방어.

나머지 상태 이상은 전투 시 체력 소모를 유도하니 당장 대처할 필요가 없었다.

대지모신의 가호가 적용되었으면 신경 쓸 것도 없는데.

“후훗, 여의 가호가 있지 않느냐.”

“덕분에 한시름 놨지.”

“정말이지. 여가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구나.”

“그러게. 여신님이 있어서 든든하다.”

“흐, 흐응.”

고개를 홱 돌리는 닉스.

뭐야.

사람이 칭찬할 때는 정면을 보라고.

“히이, 엄청나게 춥다.”

코니는 입김을 후후 불면서 몸을 녹였다.

“넌 괜찮나?”

“나리, 이 세계는 지옥이야.”

“동감이다.”

이런 환경에 있다 보니 고신족들이 다른 세계를 편입시키고 싶어 하지.

사람이라면 며칠 버티지도 못하고 죽을 만큼 혹독한 환경이다.

툭- 사막에 발을 디뎠다.

지면 아래에서 퍼지는 은은한 진동.

[감지]로 능력이 강화된 [초음파]가 어렵지 않게 이변을 감지했다.

“손님 오신다.”

난 발을 높이 들었다가 세게 바닥을 내리쳤다.

백택군림각.

모래 위에서 사용한 탓에 파괴력이 꽤 줄어들었지만, 지면 아래를 흔들기는 충분했다.

푸스스.

사막 곳곳에서 모래가 솟구친다.

인근을 흔들어 놓은 백택군림각의 내공.

땅속에서 은밀하게 다가오던 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15미터 길이의 코브라.

아포피스의 새끼, 태양을 먹는 뱀이다.

쉬잇- 쉿.

긴 혀를 날름거리는 뱀들.

일행의 모습이 쭉 찢어진 동공 위로 비친다.

“둘이로구나.”

“하나는 여신님한테 부탁할게. 시간만 끌어 줘.”

“후훗, 어려운 부탁도 아니구나.”

“방심하지 마.”

“염려 말고 여에게 맡기어라.”

태양을 먹는 뱀은 버림받은 엔트보다 한 수 위의 괴물이다.

다이아몬드 등급.

60층 이상이나 가야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신준석이나 홍윤수도 태양을 먹는 뱀 다수를 상대하기는 어려울걸?

운류보와 전력 질주를 동시 전개.

지그재그로 달려들자 뱀 새끼가 아가리를 벌렸다.

목구멍에 아른거리는 노란 액체.

닿는 것을 녹여 버리는 강력한 독이다.

난 뱀의 목울대가 꿀렁이는 것을 집중해서 바라봤다.

느리게 움직이는 목덜미.

그렇다면.

[암흑 투기를 사용합니다.]

새카만 기류가 은회색 갑주를 뒤덮는다.

하늘 위에서 쏟아지는 노란 빗방울.

태양을 먹는 뱀의 목구멍에서 솟구친 독액이 분사되면서 수십 미터를 뒤덮었다.

“나, 나리!”

“멀쩡해.”

분사 형태로 독을 토해 낼 걸 이미 알고 있었지.

녀석의 목울대가 움직이는 속도를 주시했던 까닭이다.

마나조차 태우는 맹독.

분사 형태라면 암흑 투기와 메탈 반사 갑주로 충분했다.

여기에 [탐욕의 가호]까지 있었으면 완벽했을 텐데.

[독기에 노출됩니다.]

[변이 스킬이 몸에 스며든 독의 성분을 분석합니다.]

[저항에 성공합니다.]

[해당 독에 대해 추가로 분석합니다.]

키메라의 정수.

원래는 폭주 가능성이 있어서 극히 위험한 스킬이다.

난 원시종의 정수를 육신의 그릇으로 개조.

키메라의 정수를 육체 구성원의 일부로 끌어들였다.

스킬의 리스크는 최소화.

반면 효율은 극대화되었다.

“운이 좋군.”

독액을 분사하지 않고 통째로 내뱉었다면 피해야 했는데.

광범위하게 뿌려 준 덕에 소량만 흡입.

해당 독을 분석할 수 있었다.

독 저항 관련 스킬도 포식으로 얻든 해야지.

“쉬이이이잇!”

태양을 먹는 뱀은 뒤에 늘어뜨린 꼬리로 지면을 훑었다.

통나무가 날아드는 것 같은 압박감.

[아이스 스피어를 사용합니다.]

이동 중에 재배열한 마력을 곧바로 해방했다.

냉기를 휘감은 창이 뱀의 꼬리에 충돌.

“쉬이이잇?”

태양을 먹는 뱀이 냉기에 놀라 움츠러든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바로 맹렬한 돌진을 전개.

모래 바닥을 쓸면서 날아들던 꼬리와 정면으로 부딪쳤다.

[대상의 크기가 너무 큽니다.]

[경직 효과가 50% 감소합니다.]

1초로 줄어든 경직.

그 정도면 충분하지.

놈이 눈을 부릅뜬 채 사지를 떨었다.

태양을 먹는 뱀.

회귀 전에 이 녀석을 상대하느라 고생했던 걸 잊을 수가 없다.

몸뚱이를 다섯 조각 이상 토막 내지 않으면 금세 재생해 버리는 회복 능력.

불사신으로 알려진 아포피스의 새끼들이라 그런가, 쉽게 죽지 않는다.

내가 괜히 정면으로 달려오면서 경직까지 걸었겠어?

어둠의 육체를 사용.

칼 다섯 자루를 구현하고는 암영추혼검으로 뱀 새끼의 육신을 도륙했다.

서거거걱!

암흑 칼날이 벤 부위에서 보라색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독액보단 약하지만 미약하게 독을 포함한 핏방울.

[변이]로 태양을 먹는 뱀이 내뱉었던 맹독을 미리 분석해 둔 이유다.

“갈 때까지 지독한 새끼.”

토막 낸 뱀의 사체를 곧바로 포식.

소모된 체력과 마력 일부가 회복되었다.

“그쪽은 괜찮아?”

“후, 후후. 여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자신 있게 말하는 것 치곤 꽤 힘들어 보이는데요.

닉스는 극야를 이리저리 운용하면서 태양을 먹는 뱀의 공세에서 가까스로 버티는 중이었다.

다이아몬드 등급 미션에서나 마주칠 정도의 괴물.

레벨만 놓고 보면 막 [브론즈] 급에서 겨우 벗어난 닉스한테 버거운 적이다.

“저리 가거라, 이 흉물!”

아니, 그것보다도…… 뱀을 꽤 싫어하는 것 같은데?

이리저리 흔들리는 닉스의 시선.

뱀 새끼를 정면으로 보지 못한 탓에 수세로 몰렸다.

이건 안 좋군.

[축지를 사용합니다.]

뱀 새끼의 정수리로 곧장 이동.

응룡황권으로 놈의 머리를 으깨버렸다.

머리가 사라졌는데도 좌우로 흔들거리는 놈의 꼬리.

주먹으로 날려 버린 부위 위로 선홍색 기포가 샘솟으면서 재생을 시작했다.

시간을 역행하는 게 아닐까 싶은 재생 속도.

바로 [어둠의 육체]를 전개, 첫 번째 녀석과 같은 방법으로 태양을 먹는 뱀을 쓰러트렸다.

“뱀이 싫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

“흐으음, 그런 건 아니니라.”

“용이 머무는 뜰에서는 멀쩡하더만.”

“그 미물들이야 작지 않……. 흐흐흠, 그런 게 아니라고 하지 않았더냐!”

“예예. 알겠습니다.”

여신님도 무서워하는 게 있군.

나중에 써먹어야겠어.

“그 음흉한 표정.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게냐!”

“아무것도 아닌데요?”

나는 태연하게 대꾸하곤 두 번째 뱀의 사체도 포식했다.

이마에 맺힌 땀.

단기간에 체력과 마력, 그리고 내공을 많이 소모해서다.

[밤의 여신의 가호]가 있는데도 지형 디버프 때문에 숨이 차오르네.

포식의 부가 효과 덕에 버틸 만은 했다.

“이젠 체력 안배도 해야겠어.”

그래.

일방적으로 사냥하는 건 재미가 없지.

나는 비틀린 웃음을 지으면서 전신의 감각을 끌어올렸다.

* * *

태양을 먹는 뱀 사냥은 쉽지 않았다.

놈들에게 유리한 지형.

사막의 페널티도 주렁주렁 붙었다.

[탈진 증세가 지속됩니다. 체력 소모가 40% 증가됩니다.]

[갈증이 심합니다. 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체력이 추가로 소모됩니다.]

대지모신의 가호를 얻은 뒤로 처음이군.

닉스의 가호마저 무효화되었으면 엄청 고생했을 거다.

회귀 전에는 만성피로처럼 나를 따라다니던 느낌이었는데.

멸망의 시대가 떠오르니 기분이 더 나빴다.

“쉬이이이잇-!”

“조용히 해라, 뱀 새끼들아.”

모래 위로 튀어나온 태양을 먹는 뱀.

이번에는 여섯 마리다.

“2마리. 발만 묶어 줘.”

“후훗, 여를 걱정하는 게냐?”

“이 녀석들 상대로는 여유를 부릴 수 없으니까.”

태양을 먹는 뱀 여섯 마리를 동시에 상대하는 건 불가능했다.

[솔라 익스플로전을 사용합니다.]

한계까지 응축된 열에너지가 일시에 해방된다.

사막을 감싸고 있던 어둠이 찢겨진다.

“쉬이이이잇!!!”

고통 섞인 비명을 지르는 뱀들.

“먹혔구나!”

“아냐. 잘 봐 봐.”

솔라 익스플로전이 어둠을 몰아내면서 태양을 먹는 뱀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피부가 조금 녹았을 뿐.

치명적인 타격은 아니었다.

“괜히 태양을 먹는 뱀이 아니거든.”

저 뱀들의 아비.

아포피스는 태양신 라를 삼켰다고 한다.

신화상으로야 낮과 밤이 계속 맞물리는 것을 표현한다지만.

어쨌든 한때는 태양마저 삼킨 뱀의 자손들이라는 거지.

냉기 계열 마법이 효과적이지만 아이스 스피어보다 더 강한 스킬이 없으니, 어쩔 수 없지.

태양을 먹는 뱀들은 눈을 부라린 채 폭발의 여파를 뚫으면서 다가왔다.

뱀 새끼들의 연계 공격.

콰앙! 쾅!

모래가 사방으로 튀었다.

기다란 몸뚱이와 재생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

뱀 무리는 꼬리가 상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길게 휘둘렀다.

그뿐이랴.

“쉬잇!”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독액.

운류보를 운용, 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독액을 피했다.

놈의 독에 저항력을 얻었다지만, 독액에 포함된 강산까지는 무시할 수 없으니까.

“어리석은 마의 종자들아. 여길 보아라.”

스스슷!

닉스의 극야가 현란하게 움직이며 뱀 무리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축지를 사용합니다.]

한순간의 틈.

나는 공간을 뛰어넘어서 뱀 한 마리의 몸통 근처로 이동했다.

등 뒤로 날아드는 꼬리.

허공에서 몸을 돌리고는 응룡황권을 펼쳐서 꼬리를 뭉갰다.

“쉬이잇!”

“쉬잇!”

서슴없이 제 동족에게 침을 뱉는 뱀 새끼들.

자신의 독에는 내성이 있고, 육체가 녹아내려도 금세 복원되니까 상관없다는 거겠지.

나는 극야의 힘을 정면에 펼쳤다.

기다란 어둠의 방벽이 독액을 받아 내는 동안.

[날카로운 손톱을 사용합니다.]

[금속화를 사용합니다. 손톱이 강화됩니다.]

[백수제왕무 - 2초식]

[산군파랑조를 사용합니다.]

뱀 새끼의 몸뚱이를 도륙했다.

“쉬이이잇!”

조금 얕아.

암영추혼검보다 두 수 모자라는 위력.

손톱에 기를 유형화시켜도 사정거리가 크게 늘어나지 않아서 태양을 먹는 뱀을 일격에 도륙하지 못했다.

일격으로 안 된다면.

“두 번 하지.”

공중에서 몸을 틀면서 재차 산군파랑조를 펼쳤다.

날선 손톱이 새카만 뱀을 찢어발겼다.

연이은 공격.

놈의 재생 능력이 발동되기 전에 수십 개의 고깃덩어리로 해체되었다.

헉, 허억.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한순간에 막대한 내공과 마나, 그리고 체력을 소모했다.

곧바로 놈의 사체를 포식.

가빠졌던 호흡이 조금 가라앉았다.

닉스가 보조해 주지 않았으면 훨씬 힘들었겠어.

연이은 전투 중.

[태양을 먹는 뱀의 정수를 포식합니다.]

[포식한 정수: 100%]

[정수 등급: 고대]

[스킬 - 밤의 시야가 추가됩니다.]

[밤의 시야]

등급: ★★★

분류: 액티브

어둠으로 상대의 시야를 차단하고 감각을 둔하게 만든다.

마나를 소모한다.

정수 포식을 완성해서 스킬도 추가되었다.

태양을 먹는 뱀이 원체 강해서 정수가 차오르는 것도 신경 쓰지 못했네.

독이나 재생 관련 스킬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밤과 관련된 디버프 스킬.

그래도 아포피스의 자손들이란 말이지?

한데.

[밤의 여신의 정수가 태양을 먹는 뱀의 정수에 공명합니다.]

생각하지 않았던 시너지 효과가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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