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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으로 레벨업하는 군주님-50화 (50/300)

50화

[분노한 아울비스트에게 포식을 사용합니다.]

[포식한 정수: 100%]

[정수 등급: 고대]

[한 종의 정수를 완벽하게 흡수했습니다.]

[근력 + 20]

[체력 + 15]

[스킬 - 맹렬한 돌진이 추가됩니다.]

[맹렬한 돌진]

등급: ★★★

분류: 액티브

힘을 한계 이상으로 쥐어짜서 상대에게 부딪친다.

돌진을 정면으로 받아 낸 상대는 2초 동안 경직 상태에 빠진다.

아무것도 맞히지 못할 경우, 사용자가 5초 동안 혼란 상태에 빠진다.

마나를 소모한다.

*사용자의 근력 + 200%의 위력.

*최소 사거리 - 10미터.

*최대 사거리 - 40미터.

기대했던 폭주 관련 스킬은 아니었다.

하지만.

“엄청난 스킬이군.”

맹렬한 돌진은 폭주 상태의 아울비스트가 사용한 스킬이다.

여러 상태 이상 중에서도 최고 등급으로 분류되는 경직.

맞추기만 하면 확정적으로 경직을 걸 수 있는 유용한 돌진기다.

그만큼 페널티도 심한 기술이다만.

맹렬한 돌진의 효과가 발휘하려면 거리를 10미터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근접전을 벌이는 중에서는 효과가 없다는 뜻.

스킬이 빗나가면 페널티도 붙는다.

그야말로 양날의 칼.

-하나, 그만한 가치는 있다는 말이구나.

“못 맞힐 상황에서는 안 쓰면 그만이니까.”

-그래도 근접전에 돌입한 뒤에는 사용이 까다로운 게 아쉽도다.

“백 스텝이 있잖아.”

-호오, 10미터 뒤로 물러나는 스킬이니, 둘을 조합하면 거리 제한이 사라지는 셈이로구나.

우리 여신님, 이제는 하나를 알려 주면 둘을 아네.

돌진 사용 중에 운류보를 운용하는 방법도 있다.

마나와 내공.

두 스킬을 발동하는 기반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운용 방법이다.

-전력 질주도 그런 식으로 펼치지 않았더냐.

“운용 난이도는 맹렬한 돌진이 훨씬 높을 거야.”

이 몸으로 두 스킬을 동시에 펼치려면 무던히도 연습을 해야겠지?

▶ 히든 미션 - 분노한 아울비스트를 통과했습니다.

▶ 남은 플레이어 - 3

▶ 킬 카운트 순위

1. 유진호 - 92

2. 안드레이 - 2

3. 분노한 아울비스트 - 2

4. 마르코 - 1

▶ 유진호 플레이어가 킬 카운트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 분노한 아울비스트를 쓰러트렸습니다.

공헌도

1. 유진호(100%)

[탑에서 유진호 플레이어의 활약상을 기반으로 보상 산정 중입니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고신족 놈들.

지금쯤이면 골치깨나 썩고 있을 거다.

2층 히든 미션을 충족시킨 데 이어 분노한 아울비스트를 사냥.

킬 카운트 최고 기록까지 경신했으니, 어쭙잖은 보상으로는 탑의 개연성을 충족시킬 수 없다.

-숨어있던 아이들이 나오는구나.

남은 플레이어 둘은 은신을 해제한 채로 쭈뼛쭈뼛 나왔다.

운 좋은 녀석들이군.

내 덕에 2층의 히든 미션을 최초로 클리어하는 데 이름을 올렸으니.

평범한 2층 보상보다 훨씬 좋은 걸 받을 거다.

-다른 97명에게는 죄가 없지 않더냐?

“나 아니었어도 지들끼리 치고받았을 애들이야.”

2층 미션의 평균 생존 숫자는 10명.

탈락자가 90명이나 97명이나, 큰 차이는 없잖아?

[탑 시스템이 보상 산정을 마쳤습니다.]

[강화된 보상이 지급됩니다.]

▶ 보상

7,000cp

오리하르콘 1kg

초록색 빛이 감도는 광물.

신의 광물이라고 알려진 금속, 오리하르콘이다.

흠, 나는 짧게 신음을 흘렸다.

오리하르콘.

아다만티움에 버금가는 최상급 금속.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지구에서 오리하르콘을 제련할 만한 장인이 아예 없다.

미드론 상회.

그러니까 탑 내부에 거주하는 장인에게 맡기려면 수수료를 엄청 요구할 테고.

막상 이걸 무기로 만들어도 쓸 데가 있어야지?

내 무기는 몸뚱이 그 자체다.

회귀 전에도 그랬으니.

포식이라는 능력을 극대화하려면 신체의 특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2025년의 지구에서는 오리하르콘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할 테니, 팔기도 아까웠다.

“계륵이네.”

절로 찌푸려지는 미간.

너무나도 좋은 걸 받아서 쓸 수가 없다니.

아이러니했다.

-그대여! 이건 오리하르콘이 아니더냐!!

“맞아. 쓸 데가 없어서 문제지.”

닉스의 머리 위에 떠오르는 물음표.

-어이하여 오리하르콘이 쓸모가 없다고 하느냐?

나는 현재 지구의 상황을 짧게 설명했다.

-이 세계에는 가공할 만한 장인이 없다는 말이로구나.

“당분간은 묵혀 둬야지.”

-그렇다면 여가 제안 하나를 하겠느니라.

“제안?”

-오리하르콘을 여에게 진상하는 건 어떻겠느냐?

진상이라.

그 말인즉슨, 공짜로 달라는 거잖아!

“여신님, 우리는 평등한 계약관계잖아. 공물 요구는 좀…….”

-오리하르콘을 사용하면 여의 존재력을 강화시키는 게 가능할 수도 있느니라!

빽 소리를 지르는 닉스.

나는 여신님의 말을 허투루 넘길 수 없었다.

존재력의 강화.

닉스의 힘이 더 강해진다는 뜻이다.

블루 고블린 군락에서 보여 준 모습을 생각하면…….

“진즉에 그리 말씀하셨어야지.”

나는 오리하르콘을 닉스에게 내밀었다.

-후우욱, 조금만 기다려 보아라.

녹색 빛이 감도는 표면을 어루만지는 닉스.

우우웅!

오리하르콘이 닉스의 손짓에 따라 공명하기 시작했다.

점점 더 강해지는 초록색 빛.

얼마쯤 지났을까.

오리하르콘이 흐물흐물하게 변하더니, 닉스의 손바닥으로 조금씩 흡수되었다.

-과연. 여의 짐작대로구나.

“어떻게 된 거야?”

-오리하르콘은 여를 낳은 위대한 존재, 카오스의 파편이니라.

카오스.

신화시대 이전, 그러니까 태고의 혼돈이라고 불리는 신이다.

오리하르콘이 카오스의 파편인 줄은 몰랐는데.

하긴, 공룡도 죽어서 석유가 되지 않았던가.

-계약자여, 혹시 굉장히 실례되거나 불경한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

“불경은 무슨.”

나는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가끔은 쓸데없이 예리하단 말이야.

-여는 오리하르콘 흡수에 더 집중하겠노라.

얼마쯤 지났을까.

주먹 크기의 오리하르콘이 닉스의 몸 안으로 스며들어서 자취를 감추었다.

“여신님, 좀 어때?”

-후훗, 계약자를 도울 방법이 하나 더 생긴 듯하구나.

자신만만하게 웃는 닉스.

그녀는 돌연 내 머리에 팔을 얹었다.

-밤의 축복.

[밤의 축복이 당신의 몸에 깃듭니다.]

[모든 능력치가 40% 상승합니다.]

[극야의 회복 속도가 최대치로 올라갑니다.]

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여신님, 이게 뭐야?”

-후훗, 여의 존재력이 강해진 덕이니라.

닉스의 기운 일부를 부여하는 축복.

지속 시간은 5분, 재사용까지는 20분이 걸린다.

버서크가 근력만 30% 늘려 주는데 디버프가 엄청 걸리는 걸 생각하면…….

“이 정도면 최소 5성급이잖아!”

어지간한 버프 계열 플레이어들의 뺨을 치는 효율!

당장 쓸데가 없는 오르하르콘보다는 고성능 버프 스킬이 추가된 게 훨씬 나았다.

-후후훗, 어떠느냐!

“엄청 좋아.”

-이제야 여의 위대함을 알아보겠느냐?

“우리 여신님이 위대하신 거야 내가 잘 알고 있지.”

-좋도다. 여에 대한 존경심을 더 격렬하게 표현하도록 하여라!

닉스의 코가 하늘까지 닿을 정도로 올라갔다.

* * *

바벨탑 지하.

옛 영광과 이름을 빼앗기고 추락한 신들, 고신족들이 머무는 곳이다.

최초의 태양신 히페리온.

숲의 수호신 훔바바.

천공의 신 우라노스.

그 외에도 격을 박탈당한 낙성좌(落星座)들이 바벨탑의 관리를 맡았다.

슈우우욱!

로브를 입은 관리자가 일그러진 공간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좀 늦었군. 루레인.”

“일이 좀 많아서요. 이해해 주세요.”

막 등장한 관리자는 후드에 손을 대었다.

후드를 젖히는 순간, 초록색 머리카락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그 사이로 빛나는 붉은 눈동자.

마법의 신, 루레인이다.

“네 담당 서버에서 재미있는 녀석이 나왔다고 했지?”

“유진호. 탑의 최고 기록을 셋이나 갈아치운 플레이어예요.”

루레인은 히페리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서버. 이용자 수에 비해 뛰어난 자들이 많이 나오는 곳이더군.”

“몇몇은 다른 서버로 이전했지만 말이야.”

“유진호라는 자가 활약해 준 덕에 플레이어들의 도전 욕구가 더 올라갔다.”

고신들은 담당하는 서버를 분석한 결과를 하나씩 이야기했다.

튜토리얼과 1층, 그리고 2층 기록 경신.

진호가 세운 기록들은 유망주로 불리는 신규 플레이어들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그 덕에 탑의 동기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

히페리온은 진한 웃음을 지었다.

탑의 재화를 두고 경쟁하는 플레이어들.

그들이 더 노력할수록, 이 세계의 멸망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미 여러 차원들을 흡수해온 바벨탑.

그 어떤 필멸자들도 욕망에는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에도 달라지는 건 없다.”

“실력 있는 플레이어야, 성좌들과 계약하면 멸망하는 세계에서 벗어날 수도 있으니.”

“저렇게 날뛰어 주면 오히려 고맙지 아니한가?”

고신족들의 입가가 미소로 물들었다.

“이 정도면 침식 1단계에 도달하는 시점이 더 빨라지겠군요.”

“6개월은 걸릴 거라고 예상했는데.”

“이 기세면 4개월 안에 1단계를 발동시킬 수 있겠소이다.”

바벨탑의 침식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20%) - 게이트 생성.

2단계(50%) - 공략 시간 제한.

3단계(100%) - 차원 흡수.

탑 동기화가 20%에 도달하면 전 세계 각지에 차원 문을 생성.

바벨탑에 존재하는 괴물들을 풀어놓아서 사회를 혼란에 빠트린다.

“침식 1단계가 되면 필멸자들은 부귀영화가 아닌, 살아남기 위해 탑을 오를 것이다.”

“그 발악이 스스로의 목줄을 더 조이게 될 것을 모르고 말이야.”

고신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단 한 명만큼은 미소를 짓지 않았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루레인?”

히페리온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유진호라는 플레이어. 성장세가 제 설계를 상회해요.”

루레인이 잃어버린 신명은 ‘마법’.

그녀는 특기를 살려서 바벨탑을 설계할 때 여러 부분에 관여했었다.

특히 탑 저층의 난이도와 구성 및 보상 대부분은 루리엔의 손길이 닿아 있다.

“시스템상으로는 문제가 없잖아?”

“그렇습니다만.”

“빌어먹을 신족들의 검수를 받으면서 구축한 시스템이다. 개연성 이상의 일은 벌어질 수 없어.”

히페리온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탑 100층.

만신전에 머무는 성좌들은 탑 운영에 대해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그들이 관심 있는 건 뛰어난 필멸자들.

정확히는 그들의 ‘이야기’와 ‘강함’을 탐낼 뿐이다.

“신들이 개입할 여지는 없어.”

느글거리는 미소를 짓는 히페리온.

루레인은 입술을 오물거리다가 꾹 다물었다.

‘신족들보다 그 필멸자가 신경 쓰인다고는 말할 수 없어.’

낙성좌(落星座).

쇠락하였다고는 하나, 한때는 별의 흐름에 이름을 기록하였던 옛 신들.

그들은 일개 필멸자를 신경 쓸 만큼 자존심이 낮지 않다.

루레인은 차마 마음속에 있는 말을 꺼내지 못한 채, 별일 아닐 거라고 자조하며 초조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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