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화 〉1.만남 (11/100)



〈 11화 〉1.만남

"흠."



도로스는 양 손에 하나 씩 쥔 물건을 보며 고민했다.B레이션과 C레이션. 가격은 C레이션 쪽이 조금  비싸지만 내용물은 좀 더 알차다. 그렇지만 돈이 그리 많진 않은데. 가격이나 내용물이냐. 가격을 택하면 내용물이 내려가고 내용물을 택하면 가격이 올라간다. 수많은 사람들을 혼란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간 딜레마에서 도로스는 머리를 굴렸다. 한참을 끙끙대는 도로스의 모습이 못마땅했는지 카지트는 그의 등을 퍽퍽 두들겼다.

"얌마, 뭘  그런 걸로 고민하냐. 그냥  비싸더라도 맛있는 걸 사. 돈이야 유적에서 크게  탕 치면 되잖아?"



"..그럼 이걸로 할게요."

이번에 도로스는 주저없이 B레이션을 택했다. 카지트의 못미더운 한탕주의는 그가 처한 상황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데 충분한 효과를 발휘했다. 내용물을 신경쓰다간 끼니를 거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도로스는 최소한의 돈만 남긴 채 가격이 조금  싼 B레이션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왠지 카지트의 말과 반대로 행동하면 뭐든지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도로스는 기분탓이라고 얼버무렸다. 이건 다 껄렁한 저 태도 때문이니까.




"우와, 식량만 잔뜩 샀잖아? 다른  안사는 거야?"

"예. 가방은 다시 꿰맸으니 괜찮고 의약품도 약간은 남았어요. 무기야 뭐.."


도로스는 허리춤을 툭툭 쳤다. 대형 크로스보우는 크기가 크기인지라 카지트의 놔두고 왔지만 그의 애기愛器는 그와 함께 있어 든든했다.


"카지트 씨는 뭐 샀나요?"

"나도 식량이랑 총알 좀 샀지. 저번에 꽤 써버려서 말야. 자, 다 샀으면 가서 짐챙기자. 브리핑하고 바로 출발할 거니까."

도로스는 아쉬운 눈길로 상점가를 둘러보았다. 그에겐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들이 워낙 많았지만 둘러보기엔 시간과 자금이 여의치 않았다. 시간과 예산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나중에 꼭 다시오길 다짐하면서 도로스는 카지트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도로스가 이상함을 느낀 건 카지트의 집에 도착한 후 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카지트는  청소를 하는 게 아닌가. 거기까진, 사람들이 오니 집을 정리하는 거 겠지 라고 생각 할 수 있겠지만 붙박이 장을 잠그고 식기들을 찬장에 집어넣는 모습은 올 사람들을 위해 집을 치운다기 보단 오랫동안 집을 비우기 위해 치운다는 인상을 주었다. 도로스는 의아하게 물었다.



"카지트의 집에서 모이는  아니었나요?"

"엉? 뭔 소리야. 내가 언제 집에서 브리핑 할 거라고 했었냐?"



도로스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이내 짧은 탄성을 터뜨렸다. 내일 모두 모여서 브리핑 한다고 했지. 생각해보면 거기에 카지트의 집에서 한다는 말은 없었던 것 같았다. 그럼 어디로 가는 걸까. 도로스는 재차 물었다.

"그럼 어디로 갑니까?"

"우리 일행이 묵고 있는 여관이지. 의뢰중개인도 거기에 있거든. 가기 전에 의뢰중개인한테 의뢰맡겠다고 보고해야지."

그렇군요, 대답하려고 뒤를 돌아보던 도로스는 기이한 현상을 마주한 과학자처럼 그대로 얼어붙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어질러 놨던 침대가 어제 각잡힌 그대로 원상복구 되어 있었다. 짐을 싸러 등돌리고 앉아있던  짧은 순간에 저리 해놨단 말인가. 도로스는 형언불가한 것을 보는 눈으로 카지트를 응시했다. 정말로 그와 어울리지 않았다.  눈길에 카지트는 울컥 했다.



"아오!   그렇게 쳐다보냐!"



도로스는 황급히 시선을 피하고 짐 싸는  마무리 했다. 이윽고 모든 준비를 마친 둘을 일행이 묵는 여관으로 향했다. 여관의 위치는 카지트의 집에서 그리 멀지도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신기하게도 여관은 대로 주변이 아닌, 조금 외진 곳에 있었는데 그 이유를 듣고 도로스는 수긍했다.  여관은 의뢰중개소 겸 여관으로 주 고객은 여행자나 일반인이 아닌 용병들이 대상인 것 같았다. 용병에 관해 좋은 이미지는 그다지 없으니 대로 한 가운데 건물을 지을 순 없었겠지. 그리고 이용객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어이! 나 왔다!"

여관 문을 열어재끼며 카지트가 큰 소리로 외쳤다. 방독면 조차 뚫어버리는 시선들이 사방에서 쏟아져, 도로스는 창피함에 카지트를 만류했지만 그는 들은 체 조차 하지않았다. 수근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테이블들을 둘러보던 그는 찾고 있던 이들을 발견했는지 크게 손을 흔들며 그쪽으로 다가갔다. 향하는 테이블엔 두 사람이 앉아있었는데 하나는 자동인형, 다른 하나는 곤충형 수인이었다.

자동인형은 외관은  특이했다. 오래된 연식의 자동인형인 듯 군데군데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었지만 관리를   듯 녹이 슨 곳은 없었다. 황동빛 금속 피부엔 용접과 나사의 흔적이 군인의 상흔처럼 남아있었고 그 위를 철사를 꼬아 만든 적갈색 머리와 카이저 수염과 외눈안경이 맵시있게 상흔을 덮고 있었다. 꼬나문 파이프엔 자그마한 톱니바퀴와 기계장치들이 돌아가고 있었는데 그 움직임으로 연기를 내뿜는 구조인 것 같았다. 의복은 특이하게도 고급스러운 느낌의 턱시도와 고글이 달린 중절모, 기계장치와 황동 혹은 금장식이 달린 트렌치 코트를 입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전장에서 살아돌아온 노귀족이란 느낌을 줬다.

짙은 갈색빛의 곤충형 수인은 바퀴벌레와 닮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꼼지락 움직이는 더듬이와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지 알  없는 누이 인상적이었다. 곤충형 수인 특유의 구부정한 신체는  와이셔츠와 베이지색 바지로 단정히 덮여 있었다. 그도 카지트의 기행이 부끄러운지 윗팔과 아랫팔로 얼굴을 덮고 있었다. 곤충형 수인을 이렇게 가까이서   처음인지라 도로스는 그쪽을 힐끗힐끗 쳐다봤다.



"이보게, 카지트. 제발 그짓거리 그만  하면 안되나? 정말 같이 있는 내가 다 부끄러울 지경이로군."



"동감, 입니다.."


자동인형과 곤충형 수인이 애원했다. 도로스 또한 제발 눈에 띄는 짓 좀 그만하라고 열심히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카지트는 지극히 그다운 태도로 모두의 간청을 가볍게 무시했다.



"나중에 시간나면 그만 할 게. 어쨌든 여기 좀 봐. 어제 말했던 신입이야."

카지트는 도로스를 앞으로 내밀며 등을 팡팡 두들겼다. 아무리 말해도 들어먹지 않는 카지트에 일행은 벌써부터 유대감이 느껴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 저기. 안녕하십니까. 도로스라고 합니다."



"반갑소. 프로바움이라 하오."

"반갑,습니다. 전, 윌슨이라, 합니다."



그는 둘과 악수 했다. 프로바움의 강철 손은 단단하면서도 힘있었고, 윌슨의 손은 벌레의 그것처럼 자잘한 갈퀴가 나 있어 신기한 느낌이었다. 프로바움의 목소리는 외형 그대로 낮게 울리는 느낌이라 군인 장교를 연상시켰다. 곤충형 수인의 구강구조가 그러한지 아니면 말버릇인지, 윌슨은 띄엄띄엄 말을 짧게 끊었다. 목소리 역시 살짝 쉰 것 같으면서도 잡음이 끼는 것처럼 탁했지만 불쾌감을 불러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다.


"윌슨은 의사 출신이라 우린 닥터 윌슨이라고 부르지."

자랑하는 듯한 카지트의 말에 닥터 윌슨이 당황해서 네 손을 허공에 휘저었다.



"그냥, 아무렇게나, 불러주십시요."

닥터 윌슨이라. 나중에 누이의 건강상태를 진찰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그 이름을 잘 기억해뒀다.



"자 자, 통성명도 끝났으면 이제 위로 올라가자. 빨리 브리핑 끝내고 출발하자고."



카지트의 재촉에 일행은 위층의 방으로 올라갔다. 프로바움과 닥터 윌슨이 묵는 방은 그리 좋지는 않았다. 방은 1인실 보단 크지만 2인실엔 살짝 못미치는 크기에 침대가 2개 그리고 화장실 하나 붙어있는 게 끝이었다. 침대도 여기저기 녹이 슬어 있는 모습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 같았다. 카지트의 집과 너무나 대비되는 시설에 도로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곳에서 돈을 내고 묵었다면 엄청 억울했을 것이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큼큼, 카지트가 헛기침을 하며 일행의 주의를 끌었다.

"일단 의뢰 내용부터 설명하지. 의뢰주는 에메랄드 컴퍼니이고, 내용은 유물 발굴 후 에메랄드 컴퍼니 전속의 감정사에게 파는 거야. 지금까지 그랬듯 딱히 정해진 의뢰기간은 없으니까 후딱 뛰어드는 게 최고지. 감정가는 유물따라 다른데 아마 못해도 최저 1000너트  생각하고 있어. 지난 번에도 그랬거든. 일단 기본적인 사항은 여기까지. 질문 있는 사람?"


카지트는 과장스런 몸짓으로 주위를 휙휙 둘러보았다. 명백히 뭔가 질문해 주길 기대하는 태도였다.

"나쁘지않군. 그런데 어느 곳으로 갈 작정이지? 루트는?"

눈을 감고 수염을 쓰다듬던 프로바움이 질문했다.


"좋은 질문이야. 알다시피 유물을 캘 만한 곳은 서부와 북부 정도야. 먼 옛날에 공장지대였던 서부와 연구소 지대였던 북부. 여기 동부야 거주지대라서 제대로 된 유물은 없고, 나와도 돈도 안되는 싸구려 뿐이거든. 생산지대였던 남부도 그렇고. 뭐, 어차피 남부는 지금 봉쇄상태니 들어가지도 못하겠지만 말야."

아차, 이야기가  데로 샜군. 카지트는 대화를 주제로 돌렸다. 도로스는 대화 내용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짝 집중했다. 그에겐 하나 하나가 전부 새로운 이야기라 조금이라도  곳에 정신을 팔았다간 놓칠 것이 뻔했다. 동부가 거주 지역이라고? 하지만 그의 마을엔 탄광과 갱도가 있었다. 그건 여러모로 봐도 거주지역보단 생산지역인 남부에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도로스는 궁금했지만 잠자코 듣기로 했다. 지금까지 얻은 정보만으로 충분히 차고 넘치는 상황이라 거기에 하나를 더 올려놓고 싶진 않았다. 나중에 살짝 물어보면 되겠지 뭐.

"목적지는 서부야. 북부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서부가 끌린단 말이지. 서부의 소도시 바스톤 쪽에서 새로운 유적이 발견되었다니까 일단 그쪽으로 가봐야지."

"그렇군."

프로바움은 알겠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 선택이었다. 새로운 유적이 발견되었다면 그 유적에서 얻을 수 있는 건 꽤 많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건가, 였나? 다각열차를 타고  거야. 우리가 있는 소도시 카디프에서 출발해서 동부 대도시 뉴 런던을 경유해서 서부 대도시 뉴 펜리스, 그리고 소도시 바스톤이지. 시간은 아마..대략 5일 전후? 그 쯤 걸릴 거야. 바스톤에서 유적인근 마을까지 걸어가면 좀 더 걸리겠네."

"이번에도 돌연변이들을 뚫고 갑니까?"




그 때의 악몽을 상기하며 도로스가 말했다. 돌연변이들과  번이나 싸우면서 전진했던 지옥같았던 그때는 절대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혹시라도 카지트가 그렇다고 한다면 도로스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말리기로 굳게 다짐했다. 그러나 도로스에겐 정말 천만다행으로 카지트는 부정했다.



"아니. 최대한 전투를 피하면서 갈 거야. 도착하기도 전에 전력을 소모해서 좋을 건 없거든. 그것까지 고려해서 대략 5일 정도 걸릴 거야."

"금액은, 어떻게, 나눌 겁니까?"



이번엔 닥터 윌슨이 질문했다.




"간단하게 4 등분이야. 혹시 불만 있는 사람?"



카지트는 셋을 하나하나 응시했다. 누구도 손을 들거나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도로스 또한 거기에 관해서 생각해  적은 없기에 아무런 의견도 내지않았다.



"휴, 다행이네.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  아닌데, 복잡하고 귀찮거든. 그리고 또 질문?"




"한 명 더 구할 생각은 없는가?"


눈을 반개하며 묻는 프로바움에 카지트는 피식 웃었다. 프로바움과 팀을 맺을 때면 항상 듣는 말이라 이번엔 왜 안나오나 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사실 프로바움도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매번 같은 질문을 입에 올렸다.

"영감, 영감이 4라는 숫자 싫어하는 건 알거든? 그래도 파티는 4명이 적당하다고."


"흠..넷이라. 예전에 읽었던 책엔 다섯이서 하나를 상대한다고 하던데 말이다만."




"그거야 하나를 상대할  얘기고. 우리가 상대할 건 하나가 아니잖아? 유물이지. 그리고 셋이나 다섯이면 둘씩 짝지었을 때 하나가 남으니까. 그렇다고 여섯은 너무 많고. 수지가 맞지않아."



음, 프로바움은 침음성을 흘렸다. 딱히 뭐라고 말 할 거리가 없기도 했고, 팀의 리더가 저리 말하니 어쩔 수 없었다. 도로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4명이 되는 걸 피하는  보니 어지간히 4라는 숫자가 싫은 것 같았다.



"자, 다른 질문?"


이번엔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카지트는 조금 기다렸으나 끝내 질문이 없자 손뼉을 마주쳤다.




"좋아. 따로 질문은 없나보네. 그럼 이걸로 브리핑은 끝. 다들 준비는 됐지? 그럼 가자고. 다각열차 금액 챙기고. 아, 도로스 넌 내가 빌려줄 테니까 걱정마."

금액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안절부절하는 도로스에게 카지트는 찡긋 윙크했다. 도로스는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한 편, 항상 받기만 해서 카지트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 이걸 빨리 갚아야할 텐데. 빚이 점점 늘어나는  같아 살짝 초조감이 들었다.


일행은 모든 짐을 챙기고 카지트를 따라 계단으로 내려갔다.

"어이, 제더!"


카지트는 계단을 내려가자 마자 다짜고짜 큰 소리로 외쳤다. 또다시 사방에서 시선이 날아들었다. 맙소사. 도로스는 두 손으로 방독면을 덮었다. 외친 사람은 당당하지만 그 옆에 선 일행은 괜히 부끄러워져 재빨리 그와 거리를 뒀다.



"저 사람 항상 저런가요?"



"..자네 상상에 맡기겠네."


프로바움은 기운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옆에선 닥터 윌슨이 조용히 기계장치의 신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찾고 있었다.


"시끄러운 자식. 맨날 소리만 지르고 난리야? 좀 주둥이 좀 닥칠  없냐!"



"뭐 임마? 돈 벌어다 주는 우수고객님께 그런 말을 해?"




"우수고객? 헛소리하네!"



뒤에서 도로스들이 일행이 아닌 척을 하던 말던 카지트는 제더라 불린 여관주인과 열심히 입씨름을 벌였다. 개형 수인이었는데 빛바랜 잿빛 털에 덩치는 발멘과 맞먹을 정도로 컸다. 둘  한 입담 하는 지라 말싸움은 수 십분을 넘어가서야 간신히 멈췄다. 아예 멀찍이 떨어진 테이블을 잡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도로스들은 드디어 끝난 입씨름에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야말로 개와 고양이의 싸움이 따로 없군. 프로바움이 빈정댔다.



"이봐, 제더. '그 의뢰' 우리가 받을 꺼니까 그렇게 알라구."




"하, 이제야 출발하냐? 아마 네놈이 꼴찌일 거다. 이미 딴 놈들은  출발했거든?"


"나도 알아. 빌어먹을. 하필이면 딴 의뢰를 막 받은 때라. 어쨌든, 난 의뢰 받을 꺼라고 알렸다?"

"어. 그래. 꺼져."


제더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손을 까딱까딱 흔들었다.

"아오, 저 재수없는 자식."


일행 곁으로 돌아온 카지트는 한참을 투덜이더니 일행을 이끌고 여관 밖으로 나갔다.


곁눈질로 그 모습을 쳐다보던 제더는 이내 카운터 아래에서 조그마한 기계장치를 꺼내 두들겼다. '카지트 외 3명. 에메랄드 컴퍼니 유적 발굴의뢰 수락.'. 이 내용은 가까운 에메랄드 컴퍼니 지부로 송출될 것이다. 할 일을 마친 제더는 무료한 얼굴로 카운터에 기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