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화
검증과 인정-13
[거래를 하셨군요.]
[역시 브란트야.]
신중한 소년이 고작 ‘악마 숭배자를 잡아 연맹에 점수를 따겠다’는 한 가지만 보고 악마 숭배자를 적대했을 리는 없다. 소년은 애초에 중립이다. 연맹에 존재를 인정받은 것도 아닌 마당인데, 한쪽에 이득이 될 일을 할 이유는 없다.
[자세한 건 나중에 설명할게. 일단은 내가 악마 숭배자를 잡은 걸로 치기로 했어.]
[일단 연맹에 도움이 된다는 핑계를 대실 생각이십니까?]
[일단은.]
[주군, 한 가지를 더 고려하셔야 할 듯합니다.]
브란트는 트란실바니아 대사제와 있었던 얘기를 죽 늘어놓았다. 말로 하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을, 머릿속으로 전달하니 훨씬 빠르게 정보 전달이 가능했다.
[오, 나는 대사제한테 그렇게 말한 게 그냥 악마의 저주 좀 흡수해서 힘 늘릴 수 있을까 해서 한 건데 그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네.]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한 모양입니다. 그 정도의 이권을 내줄 정도라면 말입니다.]
그래서 다행이지만. 브란트는 굳이 그 말을 덧붙이진 않았다.
[일단은 악마 숭배자 잡아 넘겨서 인식을 조금 재고시켜 보자고. 인정 결과에 상관없이 연맹과 척을 지고 싶지는 않으니까. 뭐 이래도 태도가 안 변하면 연맹에 미련 버리고 동부국으로 가봐야지. 네가 보기엔 어때? 카스테냐 같던?]
카스테냐처럼 배신할 가능성이 있냔 거다.
[일단 대사제하고만 얘기한 거라 다른 이들의 반응은 가 봐야 알겠지요. 다만 대사제는 그럴 인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야 모를 일이지. 그러면 나 나간다?]
[예. 불에 안 다치게 조심하십시오.]
[내가 낸 불인데 내가 어떻게 다친다고.]
말이 끝나자마자 연기만 피어오르던 불덩이가 크게 폭발하면서 불티를 흩날렸다. 연기의 폭이 더 커지며 이리저리 퍼져나갔다.
“위험해! 물러서!”
“뒤로뒤로뒤로! 창문 닫아! 모두 창문 닫아!”
2차 폭발의 징후일지도 몰라, 마법사들이 서둘러 물러났다. 골목 저편에서부터 붉은 띠를 두른 하얀 로브를 두른 이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물 및 대지 마법사들로 이뤄진 소방대였다.
재차 폭발음이 들리자 그들의 안색이 굳어지며 발이 더욱 빨라졌다. 여러 건물이 빽빽하게 모인 도시라 화재를 조기에 진압하지 않으면 무슨 큰일이 날지 모른다. 소방대가 지척에 도착했을 때, 연기 속에서 누군가가 휙 튀어나왔다.
매끈한 광택의 갈색 로브 밑으로 푸른 외투와 흰 바지가 보였다. 얼굴을 가로지르는 검은 안대와 회색 머리칼이 인상적인 조그만 이, 소년이었다.
연기 안에서 튀어나왔음에도 소년의 몸에는 검댕 하나 묻지 않았다. 소년은 왼팔로 웬 넝마 하나를 잡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뭉그러진 시체였다. 소년은 그 시체에게 복잡한 눈빛을 보내고는 사람들 앞에 턱하니 내던졌다. 브란트가 소년에게 다가와 폭발로 인해 길바닥에 굴러다니던 의자를 내려놓았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나쁜 놈 잡았습니다.”
소방대원의 말에 짤막하게만 답한 소년은 브란트가 가져온 의자에 앉아서는 숨을 고르는 척 했다. 소년은 손을 휘둘러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의 공기를 통째로 짓눌렀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부서진 잔해가 으스러지더니 공기가 부족해진 불이 금세 꺼졌다. 남은 건 뭉글뭉글한 하얀 연기뿐.
“물마법사 있으면 물 좀 뿌리세요. 아직 뜨거우니까.”
“화재 원인이 뭔지 알 수 있겠습니까?”
“마법입니다.”
소방대원들의 일은 불을 끄는 것이다. 일단 영문은 나중에 듣기로 하고 그들은 화재 현장에 물을 뿌리며 뜨거워진 집을 식혔다. 마법에 의한 불이라니 괜히 바닥을 뒤집어 흙으로 끌 필요는 없었다.
물마법사들이 등에 진 펌프에서 물을 쫙 뿌렸고 공기 중에서도 수분을 모아 집 위로 뿌렸다.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코와 입이 텁텁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물마법사가 희귀한 이유를 알겠네.’
일정 지역 안의 수분을 모아서 뭉치는 방식이라 마력이 많이 소모됨은 물론이고 비효율적이기도 했다. 배우기가 이렇게 어려우니 당연히 많은 이들에게 기피 대상일 수밖에.
그중 하나는 꽤 경지가 높은 물마법사인지 물을 뿌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열기에 의해 증발된 물을 다시 모아 끼얹는 모습이 보였다. 어지간히 힘든 일인지 몸에서 땀이 뻘뻘 나고 있었다. 마법사는 그 땀조차 모아 물에 보태고 있었다.
‘그 여자에 비하면 한참 약해.’
소년은 아소르스 제도에서 부딪쳤던 그 니아트리브의 대마법사를 떠올렸다. 단순히 환경에 따른 물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다룰 수 있는 마력량에서부터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이 소방대원이 반딧불이라면 그 대마법사는 환한 가로등 불빛이라고 비유할 수 있었다.
이제는 그 물마법사의 이름을 안다. 엘리자베스 스펠위버. 마법계에서 한창 떠들썩한 이름이었다.
‘언젠가는 또 나와 부딪힐 일이 있겠지.’
별이 건재하고 소년을 방해하려 들 이상은 언젠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소년이 바다를 무대로 떠돌아다니는 한은 더더욱. 소년은 소방대가 엘리자라도 되듯,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
다음 날.
연맹의 간부들이 모인 일명 ‘악마의 힘을 쓰지 않는 사령술사에 대한 처분’에 대한 회의의 양상은 조금 바뀌어 있었다.
간밤에 소년이 악마 숭배자 하나를 잡았단 소식이 알려지자 쟈한을 비롯한 악마 대응 부서가 소년이 가져온 시체를 검증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악마의 힘을 품은 이가 맞았다.
“대체 연맹 방비를 어떻게 해놓는 거요!”
여러 행정 부서장들 중 하나가 도시의 경비를 담당하는 경비 부서장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경비 부서장은 부서 책임은 맞지만 무슨 대역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몰아세우니 당연히 반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라고 일을 소홀히 했겠는가?
“그럼 예산이랑 인원을 더 편성해주던가! 이 넓은 도시를 우리만으로 어떻게 다 감시하란 거요! 그리고 듣자하니 침투 방식은 주택 구입이더만, 누가 집을 사고 파는지 확실히 기록해 놔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인데, 그런 건 행정 쪽 감시과 문제 아닌가!”
“어디서 책임전가를!”
행정 부서들와 경비 부서가 서로에게 핏대를 세우며 꽥꽥대는 건 한쪽으로 몰아두고, 나머지 인물들은 계속 회의를 이어 나갔다. 이해관계가 안 맞는 이들이 싸우는 건 회의마다 보이는 행태라 그냥 아예 소리를 차단하는 장막을 쳐놓는 게 관례가 되었다.
“그럼 일단 나름 연맹을 위해 공도 세운 걸로 보면 우리와 척질 가능성은 좀 내려놓는 게 낫겠습니다.”
밤의 일로 인해 대선장을 제거하자는 의견은 다소 꼬리를 내렸다. 연맹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악마 숭배자를 잡았으니 악마와 관련된 인물을 색출하는 능력이 검증된 셈. 따라서 죽이진 말고 살려 두면 언젠가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우세를 점했다.
-자작극일 수도 있어!
라는 말도 있긴 했지만 소수의견에 근거 없는 억측이라 묵살되었다.
강경파가 없어짐에 따라 이제 대선장에 대한 처분은 두 파로 나뉘어졌다.
못 본 척 넘어가 남남으로 갈라질 것이냐, 용병으로 쓸 것이냐.
대선장의 쓰임새가 검증되긴 했으나, 용병으로 썼다가 훗날 연맹이 사령술사를 들이고 있다는 게 발각되었을 경우 맞닥뜨릴 정치적 위험은 아직 건재했다.
여기에 첩보 부서가 횃불을 하나 던졌다.
“어제 ‘당사자’는 점성술사 조합에 들렀다고 하오.”
그 말에 마법사들의 의문은 증폭되었다.
점성술사들은 정치와 무관한 이들이다. 그 때문에 연맹 내에서도 힘이 없는 이들. 대체 대선장은 뭘 노리고 그들과 접선했단 말인가?
“점성술사 조합은 여러 나라의 점성술사가 있지만 개중에는 트란실바니아의 대사제도 있지. 아마 그와 접선하기 위해 점성술사 조합에 관심을 보인 것 같소. ‘당사자의 동료’는 트란실바니아 인들과 은밀한 회동을 가졌다 하오.”
“트란실바니아와?”
트란실바니아는 동부국의 속국이다. 그냥 속국도 아니고 엘프와의 전쟁 때의 공으로 인해 내부 발언권이 강한 국가다. 그리고 대선장은 작위를 원한다.
“동부국에 소속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을지도 모른단 얘기인가?”
“그렇다고 볼 수도 있소. 안 그래도 동부국이 에크나르프와의 전투에서 져서 왕위 계승 방해가 어려워진 마당인 데다, 무엇보다 강대국 중에서 대선장에게 사략 함대 영입 제의를 보내지 않은 국가요.”
“그렇다면, 설마 이미 사전에 얘기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단 얘기 아닌가!”
“대선장이 동부국에서 사령술을 비밀리에 활용할 수도 있단 얘긴데......”
“그렇게 되면 유로파의 힘의 균형이 깨지네.”
힘의 균형이 깨져 막강한 국가가 탄생하게 된다면, 중립국과 그 중립국 내의 마법사 연맹 역시 그 지위를 위협받을지도 모른다. 당장 연맹을 해체하지는 않아도, 연맹 내부에 한 국가를 옹호하는 이들의 비율을 높이려는 시도는 하겠지.
카스테냐와 에크나르프가 합쳐진다 한들 서로가 많이 다른 국가라 나중에는 결국 쪼개지면서 도로 균형이 맞춰지겠지만, 안 그래도 강한 동부국과 군대를 만들 수 있는 사령술이 합쳐진다면 동부국이 음지에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상황은 이제 바뀌었다.
대선장을 끌어안을 것이냐 말 것이냐에서, 대선장을 끌어안을 것이냐 남에게 줄 것이냐로 바뀐 것이다. 대선장에게 작위를 주려는 국가들이 없었을 때라면 모를까, 동부국과의 관계가 의심되니 괜히 찜찜했다.
대선장을 끌어안고 용병으로 쓰자니 발각되었을 시 뒷감당이 두렵고, 그렇다고 남에게 주자니 그 ‘남’이 안 들키고 제대로 써서 강대국이 될까봐 꺼려졌다. 저 먼 동방 엘프 지역에선 이를 닭갈비 같다 표현한다던데.
‘똑똑한 것도 문제구만.’
맘 편하게 ‘설마’하고 넘기면 모를까, 별별 가능성을 죄다 고려하자니 비관적인 가능성도 덩달아 따져봐야 해 피곤하기 그지없었다.
“그냥 죽이자니까!”
이때를 틈타 그냥 제거하자는 강경파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남에게 주어 위험을 자초할 바엔 없애버리자! 이파전은 다시 삼파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마법사들의 고심이 깊어가는 가운데, 새로운 화제를 던져 상황을 원상태로 돌려버린 첩보 부서장의 눈빛은 서늘하기 그지없었다.
***
[주군, 그자와는 무슨 거래를 하신 겁니까?]
[말하자면 조금 복잡해. 나도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 나중에 얘기하자고.]
악마 숭배자를 때려잡고 형식상의 감사패를 받은 소년은 숙소에 틀어박힌 채 줄곧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런 소년을 바라보는 브란트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바다를 떠난 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간다. 빨리 복귀해야 느슨해진 해적들 고삐도 잡고 카스테냐가 허튼 생각을 하는 것도 막는데.’
그는 베른에서의 마법사 회의가 길어지는 게 걱정이었다. 회의가 시작된 지는 고작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악마의 힘을 검증할 인원 불러온답시고 열흘을 보내고 간부들 모으랴 또 보름 가까이 보낸 터다.
육지에 있는 한은, 시간은 그들 편이 아니었다.
일단 바다에 세력을 구축해 놓은 이상, 일정 기간은 바다에서 보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또 내륙인 트란실바니아에 가야 한다니.
브란트는 지도를 펼쳐놓고 가상의 선을 그렸다.
베른에서의 일이 끝나면 일단 한 번은 아소르스 제도에 들러야 한다. 거기서 대선장이 건재함을 해적들에게 알리고 난 뒤, 다시금 트란실바니아로 향해야 한다.
트란실바니아의 위치는 내륙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스위체-동부국-엘가리-트란실바니아 이 순서로 일렬로 주르륵 이어져 있다.
‘이탈리 반도 동쪽 아드리아 해에서 상륙하는 방향은 육상에서 엘가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엘가리는 현재 반란으로 어지러워서 도로 사정이 안 좋아.’
그렇다고 바다를 통해 마그라니아에 상륙하여 그 북쪽에 있는 트란실바니아로 향하자니 발칸반도를 빙 도는 긴 거리인 데다 이슬람의 지배를 받는 바다를 지나쳐야 한다.
‘둘 다 걸리는 시간은 엇비슷할 것 같은데.’
시간이 같다면 도중에 마주칠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창 전쟁 중인 엘가리 한복판을 가로지르느냐, 아니면 이슬람의 손아귀에 잡힌 동지중해와 흑해를 막는 관문인 이스탄불을 관통하느냐.
‘거리가 길긴 해도 발칸 반도를 돌아가는 게 나을 듯해.’
바다는 육지보다 적을 마주칠 확률이 낮다. 운이 좋으면 이스탄불을 통과할 때만 조심하면 된다.
‘그러고 보니까 해적을 동원한 중계 무역로 사업도 누가 제시했었는데.’
해적 중에 상인 경력이 있던 한 똑똑한 해적이 올린 사업 제의서에 따르면, 술탄국은 해군을 사략선에 의지하고 있으니 해적 세력 병합이라는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술탄국의 사략선을 집어삼켜 술탄국에 대해 정치적 우위를 가져가, 향신료 무역길에 끼어들자는 것이었다.
예전의 아소르스 제도였다면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지금은 니아트리브 산 전열함 이백 척이 가득 있다.
‘해볼 만할 것 같긴 하지만, 나는 해전을 잘 모른다.’
브란트는 기사다. 육지에서 괴물과 사람을 상대한 적이 바다에 있던 시간보다 더 많다.
그동안 소년을 따라다니면서 배운 게 있긴 하지만, 그는 바다에서 어떤 움직임을 통해 허를 찔리거나 찌를 수 있는지 모두 알지는 못한다. 안전해 보이는 바닷길도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있을지 모른다.
‘아무래도 이 건은 해적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해야 할 것 같아.’
뭐, 대마법사를 대장으로 두고 있는 해적들은 무조건 고개를 끄덕일 것 같긴 한데.
“생각 다 했어?”
어느새 다가온 소년이 같이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 주군. 대충 끝났습니다. 주군께서도 생각이 많이 정리되셨습니까?”
“대충은. 도박하는 기분이라 아직 완전히 정리는 안 되었어.”
[무슨 거래를 하신 겁니까?]
[거래라기보다는 그냥 만남 약속 잡은 거야.]
[어디서 말입니까?]
[마그라니아.]
[역시 유로파 동부 지역이군요.]
유로파 남부라 할 수 있는 발칸반도에 위치한 국가긴 하지만 동서 방향으로만 따져보면 유로파 동부긴 했다.
[악마 숭배자들이 동부를 무대로 하고 있다는 건 맞는 거 같아. 여기서 만나자는 걸 보면 마그라니아에 어느 정도 세력이 있다고 봐도 되는 거겠지.]
마그라니아.
고대의 ‘위대한 제국(Magna empire)’이 둘로 쪼개진 이후, 서쪽이 교황청이라는 도시만 겨우 사수하며 쪼그라든 데 비해 동쪽은 발칸반도를 지배하며 나름 제국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엘프 침공으로 인해 발칸반도의 제국은 몰락하기 시작했으며, 검은 역병에 결정타를 맞아 결국 이슬람에 의해 멸망하고 말았다.
그 잔재가 바로 마그라니아였다. 이름도 위대한 제국의 후손이란 의미다.
“주군, 제가 두 가지 경로를 좀 생각해봤습니다.”
브란트는 아드리아 해를 통해 발칸반도 서쪽에 상륙하여 트란실바니아로 가는 길과, 이슬람 해역을 지나 이스탄불을 통과해 마그라니아 동부에 곧바로 상륙하는 길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동쪽 길을 택한다면 이슬람 해역에서 해야 할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아, 할 일이 산더미네.”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리 기분 나빠 보이진 않았다. 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여러 곳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단 말과도 같으니까.
“일단은 그건 나중에 결과 듣고 아소르스 들린 다음에 얘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