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판자촌의 유령선장-62화 (63/128)

62화

물마법사와 사령술사-10

“다 끝났나!”

엘리자베스 스펠위버가 마법사들에게 소리쳤다. 그 목소리는 마지막 단말마처럼 급박함을 담고 있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됩니다!”

“서둘러라!”

엘리자의 코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 인중을 타고 흘렀다. 눈에서 흘러나온 피와 코피가 턱 끝에서 만나 뚝뚝 떨어졌다. 가지고 있는 마력 보충 마법 무구를 모두 다 써버렸다. 하지만 거대 소용돌이는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이 주변의 물을 모조리 회전시키는 것은 너무나 부담이 컸다. 예전에 엘리자가 해군본부에서 보여줬던 거대한 해일을 가만히 고정시키는 것 이상이었다. 이제는 정말 몸에 무리가 가해지는 영역. 그러나 엘리자는 몸을 부들거리면서도 마법을 쓰는 걸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 번개폭풍을 쓸 때까지는 잡아둬야 한다.’

방금 시체들이 갑자기 모조리 쓰러졌다는 보고는 들었지만 엘리자는 안심할 수 없었다. 사령술사가 그냥 기절했거나 죽은 척일수도 있으니까. 확인사살이 필요했다.

놈은 분명 여기 있다. 이 넓은 소용돌이를 아직 빠져나가진 못했으리라.

놈은 분명 죽을 것이다. 번개에 구워지거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 익사하거나.

‘공격이 멈춘 걸 보니 도망치거나 살려고 머리를 굴리고 있겠지. 하지만 소용없다!’

엘리자는 확신하고 있었다. 놈이 살아있는 생명체인 이상, 이곳에서 절대 살아나가지 못하리라!

“다 끝났습니다!”

“좋아! 바로 써! 저 소용돌이를 모두 덮을 정도로!”

“예!”

수면에서 돌아다니던 시체들이 모두 죽어버리자 비로소 불타는 배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된 수병들의 소란을 배경으로, 마법진이 우르릉거리며 마법사들이 모은 막대한 마력을 하늘 높은 곳으로 쏘아냈다. 그에 화답하듯, 하늘을 잔뜩 덮고 있는 먹구름이 색다른 음색의 천둥을 토해냈다.

일반적인 천둥이 큼지막한 북을 울리는 소리라면, 이 번개마법에 연동되어 탄생하는 천둥은 대포알이 강판에 부딪히듯이 날카롭고 쇳소리가 섞여 있었다. 하늘이 쪼개지는 것 같은 소리에 소용돌이에 집중하고 있는 엘리자와 마력을 모으고 있는 마법사들을 제외하고 모두가 하늘을 쳐다보았다.

원소 계열 마법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오늘은 구름이 가득 낀 밤이었으며 거센 물살에 공기 중에는 수분이 가득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어나는 번개 마법은 정말로 짜릿할 것이다.

천둥이 그릉거리며 구름 속에서 번쩍이는 방전 현상이 점점 빨라지고 많아졌다. 구름 속에서 빛으로 만들어진 벌레들이 잔뜩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예고도 없이 길고 굵은 번개 줄기가 소용돌이의 어느 한 부분을 때렸다.

수면에 큼직한 하얀 원반이 생겨났다.

그 파직거리는 잔재가 사라지기도 전에 재차 아래로 떨어지는 번개.

번쩍번쩍 거리는 번개들은 비가 내리는 것처럼 점점 그 수가 불어나고 내리치는 간격도 짧아졌다. 쉴 새 없이 점멸하며 굵은 빛줄기가 수면에 꽂히는 장면은 일대의 장관이라 할 수 있었다. 수병들이 입을 헤 벌린 채 멍하니 그 평생 한 번 보기도 힘든 장관을 바라보았다.

기진맥진해진 마법사들은 결국 갑판에 누워버렸다. 기우뚱거리는 배에서 장교들이 마법사들을 부축해 서둘러 구명정으로 끌어내렸다.

그러나 엘리자만은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그 장면을 노려보았다. 그녀에게 저 광경은 장엄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트리스탄. 이제 당신의 복수를 완수했어요.’

엘리자의 눈에서 투명한 물이 흘러내려 피눈물이 그은 붉은 선을 닦아냈다.

저 안에서는 대마법사라 할지라도 절대 살아남을 수 없으리라.

엘리자는 끼고 있던 마법 무구들을 씁쓸한 눈으로 내려다봤다. 무구들에 있던 마력을 죄다 빼 이제는 그저 쓸모없는 돌덩이에 불과했다. 그 스스로의 마력도 많이 써버려 앞으로 족히 한 달은 요양을 해야 하리라.

‘그래. 저기선 누구도 살아나올 수 없어.’

사령술사의 암살자로 인해 셋 정도가 죽었지만 열다섯의 3급, 4급 마법사가 마법진에 마력을 집적하여 만들어낸 번개폭풍은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했다.

만약 이 먹구름 아래가 바다가 아니라 도시였다면 사방이 터지고 불이 붙으며 비명이 가득 찬 생지옥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장교들이 목이 찢어지도록 고함쳤다.

“제독님! 이함하십시오!”

“배가 가라앉고 있습니다!”

“서둘러 이함하셔야 합니다!”

“알겠다. 모두 배에서 빠져나가!”

먹구름의 괴성은 한동안 계속 이어졌고 비처럼 쏟아지던 번개 줄기 또한 끝을 모르게 계속 떨어졌다.

***

먹구름이 우르릉거리며 번개 세례가 쏟아지기 직전, 브란트가 입을 열었다.

“주군. 몇 번이나 막으실 수 있으십니까?”

“몰라. 가늠이 안 돼.”

마법사 열다섯의 힘을 마법진으로 증폭하여 만든 마법이다. 마법진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하지만 저 위에서 요동치는 마력의 양이라면 아직 덜 성장한 소년의 방어 마법은 종잇장처럼 찢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온 힘을 다해 막으면 소년이 살아있다는 게 들킨다.

이도저도 못하고 있을 때, 쫙 하고 공기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첫 낙뢰가 떨어졌다. 수면이 하얗게 변했다. 물 밑으로 몸이 저릿저릿한 것이 마법이라 일반 번개보다 살상반경이 큰 모양이었다.

“......제게 아직 칼이 있습니다.”

브란트가 갑옷과 상체 사이에 끼워 놓았던 검을 꺼내 들었다. 검 역시 갑옷도 갉아 버리는 소용돌이에 반토막나 있었다.

소년은 그 의미를 깨달았다.

칼을 들어 번개를 대신 맞을 테니 그 몇 번 정도는 안전할 거라는 것.

니아트리브와 앙숙인 에크나르프이니만큼, 기사 훈련소에서는 니아트리브에서 많이 쓰는 원소 계열 마법에 대한 특징들을 더 상세히 가르쳐 주는 편이었다. 학파가 하도 많아 종류 파악이 불가능한 유로파 대륙 본토의 마법사들보다는 원소 계열 마법 학파 하나만 있는 니아트리브가 더 마법을 파악하기 쉽다는 것도 있었다.

당연히 쇠붙이에 끌린다는 번개의 특징 역시 알고 있다.

“기사는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칠 의무가 있습니다.”

그 말 직후 브란트는 소년에게서 살짝 떨어지며 하늘로 칼을 치켜들었다.

그러기가 무섭게, 벼락줄기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암실에서 빠르게 불을 켰다 끄는 것처럼 이 일대 전체가 깜빡였다. 말 그대로 벼락의 비였다.

개중 하나는 운 나쁘게 소년에게 내리꽂혔다.

그렇지만 소년에게서 조금 떨어진 브란트에게로 휘었다. 들고 있는 칼 때문이었다.

수면에 떨어지며 순간적으로 브란트와 함께 주변을 하얗게 물들이는 번개였지만 수면에 닿기 전에 쇠붙이로 스며들어 그런지 주변을 폭발시키는 부가효과는 없었다.

벼락이 떨어지면 물을 타고 주변까지 전기가 번지기 마련이다. 소년은 주변에 공기 마법을 둘러 물을 차단해 흘러드는 전기를 막아냈다. 번개가 직격했다면 막기 힘들었겠지만 브란트의 희생 덕분에 그걸 방지한 것이다.

고작 한 방에 완전히 타버린 브란트의 몰골은 엉망이었다. 불구덩이 안에 들어갔다 온 것처럼 겉이 새까맣게 그슬려 있었다.

“......”

소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도 없었다.

아무리 죽었다지만, 아무리 영혼이 쪼개져 제정신이 아니라지만 왜 남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는 거지?

소년의 눈이 혼란을 머금고 일렁였다.

견습 기사 때 거대한 괴물을 잡은 실력자이며 20년 동안 전장에서 구르고 괴물과 인간을 숱하게 상대해 온 검호의 정신력은 한없이 깊었다.

한 발만 맞아도 완전히 타버릴 번개 줄기를 무려 세 방을 더 맞았다. 하나만 맞아도 육체가 진작 가루가 되었을 것이 뻔한데도 버텨냈다. 이건 육체적 한계 자체를 넘어섰으며 마력의 방대함도 소용이 없는 영역. 오로지 정신력으로 발휘되는 무언가로 버텨낸 것이다.

“......주군. 꼭 살아남으십시오.”

소용돌이의 중심부 근방에 다다른 둘. 브란트는 이제 마지막이란 걸 직감했는지 간신히 입을 열어 그렇게 말했다.

브란트는 완전히 태워져 처참한 숯덩이가 되었음에도 두 눈만큼은 형형하게 빛났다.

브란트는 익어버린 안구를 소년에게 향해 뜻 모를 눈빛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하늘을 향해 치켜세운 팔이 툭 부러지며 녹아버린 갑옷과 타버린 육신이 뒤엉킨 상반신이 부스러지며 물속으로 잠겨들었다.

브란트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 돌고 돌아 어느덧 소용돌이의 중심이 코앞이었다. 이제 저 물에 빨려 들어가면 수면 근방에 피해를 입히는 번개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그렇지만 세상이 이때다 하고 소년에게 한 방 먹일 기회를 찾은 것 같이, 거의 사그라드는 번개 폭풍의 마지막 번개 한 줄기가 소용돌이의 중심부에 정확히 내리꽂혔다.

“......!”

보호막이 순식간에 깨져나갔다. 마법사 열다섯의 마력이 모인 번개는 소년의 견고한 보호막을 종잇장처럼 깨뜨렸다.

소년의 몸에 막대한 마력만큼이나 강한 전류가 관통했다. 모든 피부와 내장이 바싹 구워지고 신경마저 모조리 타 버렸다. 그와 동시에 소년은 소용돌이의 검은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물속으로 빠르게 침잠했다.

소년의 안면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그 찰나의 순간.

번개폭풍이 그치고 계속해서 구름투성이었던 하늘이 마력 불균형으로 인해 구름이 확 흩어지며 맑아졌다. 구름 너머로는 검은 하늘에서 수많은 별들이 시끄럽게 반짝이고 있었다. 밤하늘에 뿌린 진주가루들은 소년이 무슨 일을 당하는지 몰랐다는 듯, 서로가 즐겁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

“끝났구나.”

엘리자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마력이 고갈되어 탈진한 몸을 구명정에 실은 채였다. 배 주변엔 긴급히 뛰어내린 수병들이 물 위에 둥둥 뜬 채 서로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손을 맞잡고 있었다. 멀쩡한 배들이 탈출한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밧줄을 내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전황은 어떻게 됐지?”

“해적들도 다 물러났고 시체도 다 버렸습니다. 사상자는...... 아직 파악 중입니다.”

그렇게 보고하는 장교의 표정은 어두웠다. 죽으면 살아 있는 시체가 되어 생전의 동료를 공격하는 끔찍한 전투라니. 다른 수병들의 표정 역시 모두 같으리라.

“안타깝지만 시신은 수습하지 않는다. 무슨 말인지 알지?”

“예.”

사령술사는 죽었다지만 일단 한번 살아났던 시체들은 부정한 마법에 노출된 것들. 그것들을 가득 싣고 귀국하기엔 미신적으로나 위생적으로나 좋지 않은 일이었다.

“그나저나 피해가 너무 큽니다. 유폭이라니......”

수병으로 위장시킨 시체를 침투시켜 자폭시키는 최악의 전법. 화약고 위치에 따라 항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유폭난 배들은 복귀가 가능하겠지만, 화재를 제때 잡지 못하거나 흘수선 근방이 터진 경우는 배를 버려야 했다.

엘리자의 기함인 1급 전열함도 그런 경우였다.

사령술사의 마법으로 돛에 붙은 불도 다 끄지 못한 채, 연기를 뭉클뭉클 내뱉으며 서서히 수면 아래로 잠겨들었다.

“점성술사는?”

엘리자가 같은 보트에 탄 마법사에게 물었다.

“예, 저희가 챙겨나왔습니다.”

“점성술사, 놈이 죽었는지 확인해라.”

점성술사가 엘리자에게 다가와 흔들리는 보트 위에서 카드더미를 꺼내놓았다. 사령술사 놈이 대체 무슨 힘을 지니고 있는 건지 몰라도, 하늘의 별로 점을 치는 이들은 놈을 전혀 찾아낼 수 없었다. 오로지 카드점술로만 위치를 특정할 수 있었다.

점성술사가 마력을 모아 카드뭉치에 불어넣었다. 밤하늘의 별빛을 수놓은 것 같은 입김이 카드뭉치를 감싸고 밤하늘 빛으로 은은하게 빛났다. 그리고 이어지는 화려한 카드섞기.

엘리자는 저 점성술사가 젊었을 적에 도박판에서 일했을지도 모른다는 실없는 생각을 했다.

“다 됐습니다, 엘리자베스 님. 간절한 소망을 담아, 신원을 말씀하시고, 원하는 바를 말해주세요.”

“후우우...... 나는 엘리자베스 스펠위버, 니아트리브의 왕실마법사단장이며 동시에 니아트리브 해군 제 4함대를 지휘하는 해군 제독. 우리가 상대한 사령술사의, 죽음을 알고 싶다.

진한 살기를 품은 마지막 말에 마법사들이나 장교들이나 순간적으로 피부를 훑고 가는 섬뜩함을 느꼈다.

착착착착

다시 한 번 카드를 섞는 화려한 손놀림이 이어지고.

착! 착! 착!

세 장의 카드가 바닥에 놓였다.

“뒤집겠습니다.”

카드가 뒤집혔다. 물속을 의미하는 돌과 해초가 가득한 푸른 배경에, 삼지창과 왕관이 그려진 카드. 바다를 의미했다.

“......바다라. 놈이 바다로 가라앉긴 했겠지. 다음.”

재차 뒤집은 다음 카드.

“......?”

점성술사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카드엔 온몸이 새빨간 악마가 카드 오른쪽 아래 테두리에 몸을 기대 앉은 그림이 있었다. 악마는 고개를 카드의 뒤편으로 돌려 보이지 않았다. 배경은 새카만 색이었는데, 왼쪽 위 한구석에는 별 그림 위로 검은 물감을 덧칠한 흔적이 보였다.

뭐지?

점성술사는 카드 마법으로 점을 친 이래, 처음 보는 그림에 난색을 표했다.

머리에 튀어나온 검은 뿔, 밋밋한 붉은 뒤통수 아래로 배만 불룩 튀어나온 바짝 마른 몸을 가진 볼품없는 악마의 그림. 마치 전투에서 패배하기라도 한 듯, 팔다리가 축 늘어지고 몸에 힘이 한줌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 악마의 하반신은 배경의 검은색에 먹히는 것처럼 반투명했다.

대체 이건 무슨 의미지?

사령술사는 악마와 계약했을 테니 놈이 죽었다면 그 영혼은 응당 악마에게로 갔을 테니까 악마가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이렇게 패배한 것 같은 그림은 난생 처음 보았다.

카드 마법을 공부하면서 본 악마 그림 예시들은 위풍당당하거나 혹은 얍삽하게 누군가의 뒤에 숨어서 협잡질을 하듯 킬킬대는 그림들이었는데.

점성술사는 카드뭉치 중 아무 카드나 새로 뽑았다. 앞뒷면이 똑같았다. 원래 카드 마법은 이처럼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카드를 이용한다. 만일 뭔가 변조가 가해진 거면 카드 마법이 행해지지 않은, 즉 뽑지 않은 카드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어야 했다.

“문제 있나?”

“아, 아닙니다. 그저 처음 보는 카드라.”

점성술사는 나머지 한 카드를 뒤집기로 했다. 카드 마법은 뽑은 카드를 모두 뒤집고 나서 해석해야 하는 법.

마지막 카드.

그건 바로 큼지막한 해골 하나였다. 해골의 눈구멍 안쪽에는 붉고 푸른 서로 다른 안광이 도사리고 있었다. 배경은......

점성술사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해골이라. 죽은 건 확실하단 거겠군. 맞지?”

“그, 그런 것 같습니다. 예.”

그렇게도 해석이 될 수 있기에 점성술사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자는 만족한 표정으로 한을 풀었다는 듯 깊은 숨을 내쉬며 몸을 돌렸다.

“......”

하지만 점성술사는 한참 동안이나 마지막 카드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불안감과 마뜩치 않은 감정이 진흙처럼 뒤섞여 있었다.

‘이게, 죽은 걸 의미하는 게...... 맞나?’

보통 해골을 의미하는 것은 대체로 죽음을 의미하는 게 맞다. 범주를 국가나 가문 같은 집단으로 설정하면 역시 그 단체의 파멸이라던가 멸망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분명, 사령술사라는 일개 개인을 특정지었는데...... 대체 왜?’

문제는 배경이었다. 분명 이 점은 사령술사의 생사를 물어보는 점이었다. 하지만 일개 개인의 생사를 묻는 상황에서 절대 나타날 리가 없는 그림이 있었다.

해골이 놓여진 배경은.

세계의 모든 땅덩이가 그려진 세계 전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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