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죽음을 보는 소년-14
땅이 위로 불쑥 솟아오른 기둥 주변은 이미 시체로 뒤덮였다. 그 모습은 꼭 어린아이들이 모래더미에 작대기를 꽂아놓고 겉에서부터 조금씩 모래를 걷어내는 놀이를 하는 것과 같았다. 다른 점이라면 모래더미에 해당하는 부분이 많아졌으면 많아졌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
작대기 위에 자리한 마법사들이 열심히 불마법을 내뿜으며 이마에서 구슬땀을 뻘뻘 흘렸다.
시체 타는 냄새를 계속 맡은 그들의 코는 이미 마비되어 연기의 매캐한 냄새도 느껴지지 않고 그저 숨만 막혔다. 눈은 눈대로 따가웠으나 지금 같은 상황에서 눈을 비비고 있을 시간조차 아까워 터질 것같이 강하게 눈을 감았다 뜨며 통증을 참아야 했다.
마력은 조금씩 떨어지지, 시체는 계속 몰려오지. 훈제가 되는 고기의 기분을 느끼며 그들의 표정은 한껏 일그러져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의 팔은 지팡이를 휘두르고 허공에 손짓하여 마법을 만들어내느라 바빴다.
시체를 태우는 불꽃에서 비롯된 연기가 마법사들의 시야를 가렸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려는 시체들을 막기 위해 불마법으로 태워버리니 연기가 높은 곳에 있는 마법사들에게 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마법사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사방에서 울리는 시체들의 괴성을 뚫고 소통했다.
“안 보여! 불 쓰지 마! 가뜩이나 밤이라 어두운데!”
“어떻게! 그거 아니면 막질 못한다고!”
“마법무구 남은 사람!?”
“다 썼어! 마력 다 떨어졌다!”
“나도!”
마법사들은 진퇴양난에 빠져 버렸다. 마력은 소모되는데 시체들은 계속해서 몰려오다 보니 자신의 전공 마법 대신 점점 마력이 덜 드는 마법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물은 다루기 어렵고 현 상황에서 쓰임새를 찾을 수 없었다. 다루기 어려운 만큼 마력도 많이 들어 다수를 상대해야 하는 현 상황에 적합하지 않았다.
땅은 시체들을 피하겠답시고 돌기둥 위에 올라앉은 상태라 공간이 협소해서 기둥에서 돌을 솟아오르게 하는 것 외에는 쓸 수 없었고 그마저도 수많은 시체가 이미 덮어버려 소용이 없었다.
전격은 효과적이긴 하지만 시체는 감전에 면역이라 시체를 태워버릴 정도로 힘을 가해야 하니 마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 부적합하다.
공기는 넓은 지역에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몰려오는 시체의 수와 무게와 힘을 버티기엔 비효율적이다.
결국 마력이 상대적으로 덜 들고 확실히 태워 무력화시킬 수 있는 불이 제격인데, 시야가 가려지니 문제였다. 이와 같은 시야 제한은 자욱한 연기를 뿜어내는 머스킷과 대포가 날뛰는 현대의 전장에서 마법사들이 전 시대보다 상대적으로 덜 활약하게 만든 이유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연기가 나지 않도록 완전연소시키는 것은 결국 마력이 더 드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이 연기에 눈물콧물을 짜내는 걸 감수해야 했다.
공기 마법으로 연기를 흩어내긴 했으나 계속 불마법을 쓰는 한은 계속 흩어내야 하니 그만큼 마력도 들고 번거로웠지만, 그나마 보조 계열을 전공한 해주 전문 마법사 셋이 공격 마법 대신 허드렛일을 맡아 부담이 덜했다.
불타버려 마법사들에게 다가갈 수 없게 된 시체 무더기를 밟으며 시체들이 계속해서 마법사들에게 이유 없는 증오를 불태우며 몰려왔다. 하지만 그 끝은 새카맣게 타오르는 결말뿐. 그들은 풀썩 쓰러져 시체 무더기의 일부가 되었다. 그럼에도 주인의 명령은 수행하겠다는 것인지, 움직이지 않는 팔다리 대신 몸통을 꿈틀거리며 얼마 동안은 이빨을 딱딱거렸다.
산발적으로 계속 달려드는 시체들에 점점 지치고 있긴 하지만 마법사들은 남은 힘을 쥐어짜내며 아직까진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었다.
한 마법사가 불의 벽을 만들어내 집단으로 달려오는 시체들을 단번에 불태워버렸다. 그러느라 일시적으로 자욱한 연기가 몰려와 마법사들의 시야를 가려 버렸다.
“빨리 연기 치워!”
“기다려! 여기만 헤치고......”
연기를 흩트리는 역할을 맡은 마법사가 다른 방향의 연기를 걷어내던 사이, 새까맣게 타버린 시체더미가 꿈틀거리더니 밑에서 외눈의 푸른 안광이 하나 타올랐다.
안광이 마법사들의 코앞까지 몰려든 연기 속으로 뛰어드나 싶더니 긴 주둥이 하나가 마법사들의 코앞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앞을 경계하고 있는 마법사들의 시야의 사각지대, 다리 위치였다.
[크헝!]
“으아아악!”
불길한 울부짖음과 함께 주둥이가 마법사의 다리를 물더니 사냥꾼의 함정이 사냥감을 순식간에 공중에 매달아버리듯 눈 깜짝할 사이 아래로 끌어내렸다. 사방에서 시체들이 몰려오는 터라 등을 맞대고 있던 탓에 미처 잡아주지도 못했다.
끄아아아
키에에
캬아악
마법사의 비명은 금세 시체들의 울음에 파묻혔다. 첫 희생자였다.
제한된 시야, 등을 맞대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바랄 수 없는 상태에, 최대한 많은 시체를 없애기 위해 어느 정도는 주위에 가까이 오도록 허용한 상황이 겹치니 아차 하는 사이에 3급 마법사 하나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야말로 불운이 겹치고 겹쳐진 사고였다.
다른 이들의 표정이 핼쑥해졌다. 급히 공기 마법으로 다시 연기를 흩어내고 코앞까지 다가온 시체들을 펑펑 날려댔지만 끌려간 마법사는 보이지 않았다.
마법사들을 괴롭히는 건 또 있었다.
“허억!”
퍽하는 살 갈라지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마법사 하나가 푹 무너졌다. 마법사의 어깨에 큼지막한 손도끼 하나가 박혀 있었다.
“뭐, 뭐야!”
“지혈! 지혈해!”
시체들의 울음소리 사이로 일그러진 말소리가 섞여서 들려왔다.
“주그어어어!”
“주인니므르, 으이하으여어어!”
얼굴이 반쯤 썩은 건장한 체구의 시체들이 무기를 꼬나 쥔 채 시체들의 산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근육과 문신과 거친 흉터들. 빈민가의 깡패들이 되살아난 시체들이었다. 마법사들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로드릭은 죽었음에도 이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시체들도.....? 그걸 증명하듯, 기어오르는 시체 중 일부는 단검이나 쇠스랑 등을 지니고 있었다. 놈들은 자신이 마법사들에게 닿지 못할 걸 아는 건지 어느 정도 다가오면 투척부터 했다.
“맙소사.”
마법사들에게 막아야 할 것이 더 생겨났다. 시체들이 던진 돌과 쇠붙이들이 마법사들에게 날아들기 시작했다. 결국 마법사들의 전력은 분산되었다. 방어 담당과 공격 담당으로.
열심히 시체를 제거하던 이들의 수가 줄어드니 그만큼 적들은 더 가까워졌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가득 찬 호수 같던 마력은 완전히 마른 수건처럼 짜도 나올 게 없어졌다. 그러나 시체들은 아직까지 산발적으로 기어오고 있었고, 사방을 뒤덮은 안개와 어둠은 흩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얼마나 많은 시체가 있는지조차 몰랐다.
어둠과 안개에 휩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저편에서 계속해서 푸른 안광들이 몰려오고 있을 뿐. 대체 얼마나 더 죽여야 끝나는지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 린던에 빈민이 이렇게 많았었나.
“망할,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화끈하게 마력 막 쓰는 건데.”
“시체들이 얼마나 있을 줄 알고? 인구조사도 제대로 안 된 게 빈민가야. 처음부터 강한 걸로 쓸어버리는 건 하책이라고.”
“맞아, 아껴 썼으니까 이 정도까지 온 거지. 그래도 아쉽긴 하네. 마을 몇 개는 불태울 수 있는 사람들이 고작 시체들 상대로 이렇게 밀릴 줄이야.”
마법사들이 서서히 끝이 다가오는 걸 느끼고 한탄 섞인 대화를 나누었다. 불마법조차 쓰기 힘들어 공기로 장벽을 세우고 그 위를 넘어오는 시체를 썰어버리거나 날려버리는 데 그쳤다.
결국 왕실마법사단 출신 마법사 하나가 완전히 마력이 고갈되어 거친 숨을 내뱉다가 비장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안되겠다. 내 선천 마력이라도 써야겠어.”
“안 돼 트리스탄. 그랬다가 너......”
“다 죽을 판이야! ......아무나 살아서 엘리자한테 소식만 전해줘.”
트리스탄이라 불린 마법사는 처량한 표정으로 품을 뒤졌다. 그의 손에 들려 나온 것은 엄지손톱만한 숯덩이였다. 그걸 본 동료 마법사가 얼굴을 구기며 고개를 돌렸다. 그 이상은 도저히 못 보겠다는 의미이리라.
“모두 엎드려!”
왕실마법사단의 마법사들이 협회 출신 마법사들의 어깨를 강제로 눌러 앉혔다.
“뭐야?!”
“곧 대규모 마법 쓸 거니까 조용히 앉어!”
마법이 잠시 끊기며 공기의 벽이 사라지자 시체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려왔다.
트리스탄은 곧바로 숯덩이를 꿀꺽 삼켰다. 그러자 그의 몸이 순식간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불꽃은 여느 불길과는 달랐다. 그의 마력을 연료로 타오르는 불이 아니라, 그의 몸 자체가 불로 화하고 있었다.
“물마법 둘러!”
트리스탄의 외침과, 마법사들이 엎드리면서 남은 마력을 모두 사용해 물마법을 뒤집어쓰며 보호 마법을 두른 것은 동시였다. 매우 짧은 시간 만에 모든 육신을 불로 대체한 트리스탄은 그의 형상을 사방으로 퍼뜨렸다.
몰려들던 시체들이 트리스탄의 불길에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었다. 불길에 다 타지 못하고 계속 쌓이던 시체들 역시 모두 고열에 재로 휘날렸다.
트리스탄이 변한 불은 점점 거대해져 마법사들이 서 있던 기둥 주변을 휘감아 거대한 불의 장막으로 변모했다.
“으아아아아!”
온몸이 타들어가는 고통에 트리스탄이 비명을 질렀다. 모두를 살리겠다는 그의 의지는 그의 마지막 마법에 강력하게 반영되었다.
불의 장막은 사방의 공기를 빨아들이며 더욱 커져 거대한 불의 폭풍으로 변화했다.
한 존재의 남은 삶과 의지를 모조리 바쳐 발현된 마법은 커다란 빈민가 전체를 전소시키기에 충분했다.
***
“다, 단장님! 저걸 보십시오!”
가까스로 후퇴해 상황을 수습하던 왕실 마법사단장 엘리자에게 한 장교가 외쳤다.
고개를 돌린 그녀의 시야에는 회색빛 안개가 자욱하게 낀 빈민가를 모두 덮을 정도의 거대한 불기둥이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생겨나 있는 것이 보였다.
“아, 안 돼 트리스탄!”
엘리자는 저 독특한 형상의 불기둥이 자신의 남편 트리스탄의 것이라는 걸 알아보았다. 그녀의 얼굴이 백짓장처럼 새하얘졌다.
불기둥에 빈민가가 불타오르면서 빈민가를 메우고 있던 회색 안개 역시 스르르 흩어지고 있었다.
***
“어...... 어?”
소년은 멀뚱한 표정으로 눈을 깜박였다.
한 마법사의 희생으로 그들은 탈출에 성공해 버렸다. 도주를 막기 위해 설치한 공간감각을 일그러뜨리는 안개는 트리스탄의 강력한 불기둥으로 인한 마력 출렁임 때문에 흩어져버렸다.
불기둥으로 인해 소년이 만들어낸 시체들은 모조리 잿더미가 되었고 그것도 모자라 아예 빈민가 전체가 김이 모락모락 솟아나는 커다란 잿빛의 공터로 변모했다.
‘이럴 수가...... 마법사가 저렇게까지 강한 거였어?’
마법사라곤 로드릭만 겪어본 소년에게 있어서 마법사들의 치열한 분투는 새로운 세상을 본 것 같았다. 저렇게나 다채롭고 강력한 마법이라니! 마지막엔 트리스탄의 자기희생이 그 방점을 찍었다.
오기 때문에 끝까지 가긴 했지만, 애초에 소년은 저들을 잡지 못할 것이었고 이는 소년도 인정하긴 싫지만 중간부터 알아채긴 했었다.
감지되지 않는 마력을 이용한 기습과 사령술이라는 생소한 상황 때문에 허둥대긴 했지만 저들은 치열한 경쟁과 전장 속에서 살아남은 재능 있는 어른들이었다.
그들은 희생한 트리스탄을 포함해 열 중 고작 둘을 잃고 수천에 달하는 시체와 백여 개의 마법 함정을 이겨내고 살아남았다.
그것도 기사의 원호 없이, 저주 마법사를 상대하려고 공격 마법 실력이 다소 떨어지는 보조 마법을 주로 전공한 해주 전문 마법사 셋을 낀 상태에, 바로 지척까지 적이 다가올 수 있는 시가지에서 말이다.
그야말로 모든 면에서 불리한 상황이었는데도 그들은 이겼다.
따라서 마법사들이 정신을 차리고 방어를 수월하게 진행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소년의 패배는 확정된 것이었다.
사방을 감싼 어둠과 사방에서 몰려오는 검푸른 안광에 압도되어 적들의 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그렇지, 트리스탄이 최후의 발악을 하기 직전에 소년에게 남은 시체는 천도 되지 않았다. 좀 큰 불마법 하나에 수십에서 백씩 불타버리는 상황에서 조금만 더 버텼다면 트리스탄의 희생조차 없었을 것이다.
애초에 적의 수가 얼마나 많은 건지 모르기에 마법사들은 만약을 대비해 우선적으로 마력을 아끼는 방향으로 싸운 쓴 게 그 정도였다.
만약 시야를 제한하는 안개가 없어 대략적이나마 시체들의 수가 파악이 되었거나 그들이 빈민의 숫자를 알고 있었더라면 마력을 적절하게 배분하여 마력이 고갈되는 일조차 없었을 것이고, 초반부터 대규모 마법을 쓰면서 소년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을 것이다.
소년의 경험부족 역시 실책이었다.
만일 소년이 시체를 조금씩 축차투입하여 마법사들에게 이보다 더한 소모전을 강요했다면, 영혼 맛을 느끼는 데 정신이 팔리지 않아 시체들 대다수를 이성을 절반이라도 남겨 놓아 스스로 싸우게 만들었다면, 이성 없는 시체와 있는 시체를 섞어 쓰는 동시에 무조건적인 돌격이 아니라 초보적이라도 전술적인 판단을 했다면, 마법 함정을 모두 쓰고 시체를 돌격시키는 게 아니라 둘을 섞어 썼다면, 소년이 저주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생각을 했다면, 싸움의 양상은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소년은 빈민가 밖의 세상은 잘 모르는, 경험 부족한 한낱 고아일 뿐이었다. 소년의 재능이 뛰어나고 로드릭과의 만남이 소년을 크게 변모시켰다지만 경험이 부족하면 그 또한 반쪽일 뿐이었다.
갓 입대한 병사가 명검을 가지고 있다고 검호(Sword master)를 이길 수 없듯, 소년도 마찬가지였다. 소년이 천재라 한들 현재의 소년은 그저 우물 안 개구리였다.
빈민가라는 최악의 환경에서 자랐다는 점도 소년의 성장을 더디게 만들었다.
로드릭이 소년에게 많은 지식을 알려주었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산 속에서만 자란 사람이 도시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듯이, 빈민가와 그 근방만 보고 자란 소년에게는 그 마법적 지식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도 애로사항이 가득했다.
이런 장애물들이 가득했음에도 이 정도까지 성장해 고위 마법사들을 일시적이나마 밀어붙였단 것은 역설적으로 소년의 무서움을 잘 보여주는 일이기도 했지만, 소년이 어떻게 마법사를 밀어붙였건 간에 소년이 졌다는 사실을 포장해주지는 못했다.
소년의 눈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입술이 제 자리를 유지하려고 애쓰듯 파르르 떨렸다.
소년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소년은 모든 전력을 저 마법사들을 잡는데 투입했고, 모두 잃었다. 죽은 마법사의 영혼을 낚아채려고 대기하고 있던 까마귀도, 마법사들을 기습하기 위해 숨겨놨던 고양이도 채 사용하지도 못하고 잃어버렸다. 힘들여 만든 수천의 시체도 한낱 검은 가루가 되었고 소년이 자란 빈민가도 전소되었다.
하지만 겨우 건진 이득은 하나 남아 있었다.
[헥헥!]
검둥개의 소리가 들려왔다.
몸이 반쯤 그슬린 비쩍 마른 검둥개가 무언가를 질질 끌며 다가오고 있었다. 시체와의 접전 중 연기에 시야가 가려진 틈을 타 물어온 마법사였다.
‘그래. 최소한 지진 않았다.’
영혼 여럿을 먹을 순 없게 되었지만 적어도 하나는 구했다. 의도한 목적을 일부나마 성공한 셈이다. 그리고 로드릭을 대체할 마법사까지 구했으니 이기진 못했지만 최소한 지지는 않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렇게 소년은 자기합리화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