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심사위원회 (3)
“김태현 번역가를 추천합니다.”
민우가 심사위원들을 향해 소신 있게 의견을 밝혔다.
“…….”
“…….”
그런데 모두가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좋은 것도 아니고 싫은 것도 아닌, 그런 모호한 표정으로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민우는 그 태도가 무엇인지 이해했다.
한마디로 지금 그들은 민우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이름이 튀어나왔으니까.
‘예상하긴 했는데…… 그것보다 반응이 썩 좋지는 않네.’
심사위원들의 분위기만 살펴본다면, 민우가 김태현 번역가를 푸시한다고 해서 공로상 수상자로 결정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 와중에 가장 짬이 높은 최지연만이 입을 열 수 있었다.
“저기요. 박민우 교수님. 실례가 안 된다면 하나 여쭤보고 싶은데요.”
“네, 대표님. 말씀하시죠.”
“방금 말씀하신 김태현 번역가라는 분이…… 우리가 알고 있는 그분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최지연 대표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물었다. 민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설국행>, <트레일러>, <모기대왕> 등 멋진 작품을 번역하신 그 김태현 번역가가 맞습니다.”
민우는 두 번 강조했다. 심사위원들의 표정이 더욱 애매해졌다.
“정말 의외네요. 박민우 교수님의 입에서 그 사람의 이름이 흘러나올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군요.”
“왜 여러분께서 피하려고 하는지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후보에 올리겠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항의한다기보다는 흥미를 느끼는 어조로 최지연 대표가 물었다. 어느새 다른 심사위원들은 민우와 최지연 대표와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민우는 스트레이트로 본론을 꺼내기 전에, 상의 취지와 기본 정신부터 납득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박민우 문학상은 국내 문학과 문학 연구, 그리고 관련 분야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제정된 상입니다. 하지만 저는 좀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요. 결국 글로 써진 모든 것들이 인간의 문명을 이롭게 한다는 정신으로 상을 수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다들 민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민우는 다소 어렵지 않게 전달하기 위해 목소리 톤을 부드럽게 깔았다.
그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아직은 한국인을 대상으로만 수상자를 결정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노벨상처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멋진 문학상이 될 수도 있겠지요. 개인적으로 그렇게 만들고 싶기도 하고요.”
민우는 웃었다. 그리고 조용히 오른손을 들고, 손가락을 하나 추켜올렸다. 숫자 1을 가리키면서.
“그렇다면 첫 번째 수상자가 상당히 중요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논의가 박민우 문학상이라는 역사 한 페이지에 오롯이 새겨질 거니까요.”
최지연 대표는 알 것 같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는 나서지 않았지만, 다른 심사위원들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더더욱 청렴결백하게 시상을 해야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김태현 번역가는…… 제가 제 입으로 이런 말씀을 하는 게 죄송스럽지만, 박 교수님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그럼 하나만 여쭙죠. 김태현 번역가가 제 흉을 보고 다닌다고 해서 번역계가 위축되었거나 어떤 타격을 받았습니까?”
“…….”
민우의 일침에 질문을 꺼낸 심사위원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던 것이다.
“요점은, 개인적인 문제를 공적인 영역에까지 끌고 오는 게 타당한가 라는 겁니다. 저는 김태현 번역가와 얽혀 있는 제 개인적인 문제를 이런 공적인 자리에까지 끌고 오고 싶진 않습니다. 공정하게 수상자가 결정되었다는 걸 강조하고 싶거든요.”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되네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업계에 세운 공로만 판단하고 상을 주자, 뭐 이런 거지요?”
“정확히 보셨네요. 역시 대표님이십니다.”
최지연 대표가 적당히 맞장구를 쳐준 덕에, 다른 심사위원들은 더는 태클을 걸지 않았다.
“얼마 전에 어떤 신인 번역가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 말고도 번역을 막 공부하기 시작한 친구들도 많이 만났죠. 하나같이 하는 소리가 김태현 번역가가 낸 번역 이론서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요즘이야 제가 쓴 번역 이론서를 보는 친구들도 많지만…… 아, 이건 제 자랑이 아니니 오해는 마시고. 좀 나이가 있거나 오래 공부를 한 친구들은 김태현 번역가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하더군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그만큼 경력이 있는 분이니까요. 아마 올해로 20년 정도는 되었을 것 같은데…….”
최지연 대표는 말을 줄였다.
최근에 일을 제대로 받지 못할 정도로 몰락한 상황을 굳이 입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언급했다.
“하지만 김태현 씨는 요즘 폼이 완전히 죽은 걸로 알고 있어요. 맡는 작품들도 시시한 것들뿐이고요. 그런데 상을 주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요?”
어떤 심사위원이 치고 나오자, 민우 대신 최지연 대표가 막았다.
“이건 대상도 아니고 신인상도 아닌 공로상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폼보다는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보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분들 의견은 어떠실까요?”
“으음, 저도 그게 맞다고 봅니다.”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레 폼이 떨어지기 마련이지요. 사람마다 그 폭이 더 클 수도 있고. 동의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하나둘 동의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반론을 제시한 심사위원은 납득하고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다.
일이 술술 잘 풀리고 있다.
최지연은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민우를 바라보았다. 그 미소에 담긴 저의를 파악한 민우는 적지 않게 당혹스러웠다.
왠지 이런 표정이었다.
이 정도로 도와줬으니 다음 번역작 하나 정도는 우리 에이전시와 같이하자고.
‘뭐…… 한 권쯤은 괜찮겠지? 아니야. 송 이사님이 싫어하실 게 분명한데. 신중히 생각하자.’
스승도 그렇고 제자도 한 여자에게 휘둘리고 있으니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숨을 내쉰 민우가 공로상 수상자에 대한 부분을 정리했다.
“그럼 더 이상 이견이 없으신 걸로 알고, 공로상 수상자는 김태현 씨로 정하겠습니다.”
고비를 넘겼다.
이제 남은 것은 대상이었다.
“대상은 당연히 박민우 교수님이 받으셔야죠?”
“하하하. 마음만 받겠습니다. 일단 1순위부터 논의해 보시죠.”
오히려 대상은 정하기가 쉬웠다.
민우를 제외하고 지금 가장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는 사람을 정하면 되는데, 그 사람이야 뻔하기 때문이다.
만장일치로 대상 수상자까지 정해지자 고두열 차장이 나서서 자리를 정리했다.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가 나눠드린 표에 수상자 이름을 기입하고, 서명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아, 그리고 심사비 입금해 드려야 하니 늦게 오신 분들은 계좌 정보도 적어주시는 거 잊지 마시고요. 다 작성하시면 서류 제게 주심 됩니다.”
민우는 시간을 확인했다.
별거 한 거 없는 것 같은데, 회의실에 들어온 지 두 시간이 지나 있었다.
잠시 멍 때리는 사이 다른 심사위원들이 심사지를 거의 다 채우고 있었다. 민우도 펜을 들고 오늘 논의한 내용을 적었다.
잠시 후 민우를 마지막으로 모든 심사위원이 서류를 제출했다.
이제야 박민우 문학상의 번역 부문 수상자 결정이 끝난 것이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교수님.”
“아뇨. 아닙니다. 차장님께서 잘 준비해 주셔서 수월하게 진행했네요. 참, 다른 부문은 심사가 잘 진행되고 있나요?”
“말도 마세요. 그쪽은 아주 치열합니다. 심사위원 규모도 배는 많고요.”
“이야…… 엄청 힘들겠네요.”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간다.
모든 일이 그렇다. 수상자 결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협의가 잘되면 금방 끝나지만, 그렇지 않으면 온종일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고두열 차장이 행정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있으니 많이 힘들 것 같았다.
“수상자 결정되는 대로 정보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이제 시상식까지는 저희가 알아서 준비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네. 끝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민우는 손을 뻗어 고두열 차장과 악수했다.
* * *
‘이렇게 해가 뜰 때 퇴근해 본 적이 언제더라?’
오늘은 저녁까지 일정을 잡아두었다. 심사가 길어지면 저녁을 먹고 추가로 논의가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사 전에 풀려났으니, 나머지 시간에 여유가 생긴 것.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쉬어야겠다. 이러다 진짜 쓰러지겠어.’
민우는 가방에서 인공눈물 팩을 꺼내 뚜껑을 따고 눈에 두어 방울 넣었다. 그리고 눈을 껌뻑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노을이 지고 있긴 했지만 날은 아직 밝았다.
레아가 물었다.
“일은 잘 마무리되셨나요?”
“잘 끝났어요. 운이 좋았죠. 저녁은 집에서 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다행이에요.”
마침 밥 이야기를 하니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칼칼한 김치찌개를 먹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며 민우가 물었다.
“레아 씨도 배고프지 않아요? 괜찮으면 저녁 먹고 가요. 오늘 수빈이도 일찍 올 겁니다. 오랜만에 같이 드시죠.”
“괜찮아요. 매니저님의 귀한 저녁 시간을 방해하고 싶진 않네요.”
“아, 데이트 있으신 모양이구나.”
그 말에 차가 움찔했다. 레아가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다. 깜짝 놀란 민우가 손잡이를 잡으며 레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그런 표정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이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예?”
“아뇨. 데이트 있는 거 매니저님께 말씀 안 드린 거 같은데. 아니, 애인 있다는 것 자체를 말씀 안 드렸는데 어떻게…….”
“그냥 찍었는데요.”
레아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입을 벌렸다. 엄청난 정보를 스스로 밝히고 만 것이다.
“하하하. 많이 당황하셨네. 그건 제가 못 들은 걸로 할게요.”
“아아…….”
“파란불입니다. 출발하시죠.”
앞차가 멀어지고 있었다.
그제야 지신의 포지션을 자각한 듯, 이목구비를 바르게 하고 운전에 집중했다.
문득 민우는 레아의 남자친구가 누구일지 궁금했다.
혹시 아는 사람일까?
* * *
아파트 단지에서 내린 민우는 바로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우측에 있는 놀이터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어?”
그 얼굴의 주인공은 바로 이소윤이었다.
그런데 아는 사람은 이소윤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딸인 윤아가 이소윤과 함께 그네를 타면서 즐겁게 놀고 있었다.
‘이야. 우리 윤아 신났네. 마치 큰언니가 생긴 기분이겠는데?’
민우는 웃으며 그쪽으로 다가갔다.
“밥들 먹고 놀아야지 여기서 뭐 하고 있어?”
“아빠!”
두 팔을 벌린 윤아가 도도도 달려오더니 민우에게 안겼다. 민우는 딸을 훌쩍 들어 안았다.
“선생님. 오늘 늦으신다고 들었는데 일찍 퇴근하셨네요?”
“누구한테 들었어?”
“이수빈 교수님께요.”
오늘은 이수빈이 윤아를 유치원에서 데리고 퇴근하는 날이다. 아마 이소윤을 불러 같이 저녁을 먹으려고 한 모양이다.
“나 늦게 온다고 나만 쏙 빼놓고 자기들끼리 맛있는 거 해 먹으려고 했구만?”
“하하하. 그런 건 아니구요.”
“심사 일찍 끝나서 일찍 왔지. 그런데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윤아랑 놀아주고 있었어요. 윤아가 할 말이 있다고 해서.”
“할 말?”
그때 윤아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며 ‘쉬잇!’이라고 말했다. 이소윤도 손가락을 입에 대고 윤아와 똑같이 따라 했다.
“알았어. 비밀로 할게.”
“응!”
“뭔데 그래?”
“죄송해요. 윤아가 비밀로 해달라고 약속했거든요. 그래서…….”
오늘따라 뭔가 비밀이 많이 흘러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인지는 대충 감이 왔다. 윤아가 의사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으니, 아마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겠지.
민우가 웃으며 돌아섰다.
“어서 들어가자. 씻고 밥 먹어야지.”
“네에!”
윤아가 신났는지 앞장서 달렸다.
입질이 왔다
안으로 들어가자 매콤한 김치찌개 냄새가 났다. 마침 먹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수빈이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주방에서 힐끔 뒤를 돌아본 이수빈이 민우를 보곤 살짝 놀랐다.
“어라? 당신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생각보다 심사 일찍 끝났어. 덕분에 저녁 먹기 전에 풀려날 수 있었지.”
“난 또 ‘박민우 문학상’이라길래 이름값이 있어서 철야로 심사하고 수상자 결정할 줄 알았네~”
“솔직하지 못하긴. 부러우면 부럽다고 말해.”
“하나도 안 부럽거든요?”
민우는 생글생글 웃었다. 그는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식탁에 앉았다.
“배고프구나?”
“심사하면서 계속 칼칼한 김치찌개 먹고 싶었거든. 근데 들어와 보니 딱 만들고 있더라?”
“운 좋은 줄 알아요.”
이어 이소윤과 윤아도 안으로 들어왔다. 이소윤은 윤아를 데리고 화장실로 가 손을 씻겼다. 예비 의사라 그런지 믿음직스러웠다.
“근데 소윤이는 왜 불렀어?”
“그냥 윤아랑 둘이 저녁 먹기 심심해서 불렀죠. 왜요?”
“우리 허 배우님도 불러야 하나 싶어서.”
“촬영 때문에 바쁜 애를 뭐하러 불러요?”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민우도 모르는, 정확히는 이수빈과 이소윤 둘만 아는 뭔가가 있는 모양이다.
“뭔데? 왜 그러는데?”
“괜히 엄한 데서 삼각관계 만들지 말고 반찬이나 내와요.”
그 말에 민우는 피식 웃었다.
이수빈은 허윤과 이소윤을 이어주는 대신, 양지모를 이어주기로 한 모양이다. 하긴, 그쪽이 좀 더 잘 어울리는 관계지.
민우는 군말 없이 냉장고를 열어 반찬을 내오기 시작했다.
마침 손을 다 씻은 윤아와 이소윤이 식탁에 앉았다.
그때 이소윤이 뭔가 생각났다는 듯 민우에게 말했다.
“아, 맞다. 선생님.”
“응?”
“그거 보셨어요? 휴머니티 프로그램하고 명인대 인문학 프로그램 비교한 후기 학교 커뮤니티에 올라왔더라고요.”
그 말에 민우는 물론 이수빈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계란을 부치던 이수빈이 식탁으로 달려올 정도로 말이다.
“뭔데? 무슨 얘긴데?”
그럴 만도 했다.
휴머니티 캠퍼스 프로그램은 명인대 인문학 프로그램과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민우는 경쟁이 아니라 즐긴다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비교는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거다.
지금까지 휴머니티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은 많이 봐 와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명인대 프로그램과 직접적으로 비교한 글은 찾기가 어려웠다. 두 프로그램을 전부 듣는 사람이 그만큼 적었던 것이다.
“반응이 어떤데?”
민우가 물었고, 이소윤이 대답했다.
“장단점이 있다, 이런 식의 글이긴 한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휴머니티 쪽이 좀 더 도움이 된다. 이런 느낌이었어요.”
“직접 볼 수 있을까?”
민우가 부탁했고, 이소윤이 핸드폰을 꺼내 명인대 학생 전용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그리고 핸드폰을 민우에게 넘겼다.
민우와 이수빈이 액정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오…….”
“좋은데요?”
진지하던 둘의 표정이 환하게 바뀌었다.
이소윤이 설명한 것보다 훨씬 휴머니티에 대한 칭찬이 많았던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만든 단체가 아닌 만큼, 이런 식의 호평은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노력에 대한 위로라고 해야 할까.
“이거 강일이한테 보여주면 좋아하겠는데?”
“그러게요. 뭔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요?”
고개를 끄덕인 민우가 핸드폰을 이소윤에게 넘겼다. 이소윤은 눈치가 빨랐다.
“필요하시면 스크린샷해서 보내드릴까요?”
“부탁해.”
민우는 이소윤에게 스크린샷을 받은 뒤 휴머니티 단톡방에 올렸다. 그 사이 이수빈은 따뜻한 잡곡밥을 그릇에 담아 식탁에 올렸다.
“일단 식사부터 해요. 찌개 다 식겠네.”
“잘 먹겠습니다!”
톡이 오는 소리가 바쁘게 울렸지만, 민우는 잠시 핸드폰을 던져두고 숟가락을 들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