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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9) (32/200)

거미줄 (9)2021.12.02.

“김치호 비서관님. 저희와 함께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예?” NIS 요원의 말에 김치호 비서관은 깜짝 놀란 듯 눈을 끔뻑거렸다. “저요?” “네. 일어나 주시죠.” “저를 왜…….”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김치호 비서관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영문을 모르는 나머지 보좌진들도 놀란 얼굴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봤다. 소란을 느꼈는지, 집무실에 있던 이치현 의원이 밖으로 나오며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의원님. 금방 기조실장님으로 연락이 올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치현 의원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인은 직접 보지 않아도 임진묵 기획조정실장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느새 김치호 비서관의 두 팔은 요원들에게 붙들려 있었다. “아니, 의원님.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김치호 비서관의 물음에 전화의 발신인을 확인한 이치현 의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일단 가 봐. 별일 없을 거야.” “예?” 요원들은 김치호 비서관의 팔을 끌었다. “가셔서 말씀하시죠.” 그는 얼굴에 물음표를 가득 채운 채 요원들과 함께 의원실을 빠져나갔다. 이치현 의원은 전화를 받으며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갔고. 다들 당황한 얼굴로 서로의 얼굴을 살필 뿐이었다. “쟤가 뭐 했어?” 강선우 보좌관의 물음에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전후사정을 알고 있을 리가 없으니까. 나 또한 눈을 휘둥그레 뜨며 전혀 모르겠다는 의미로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나 그것은 보여주기식일 뿐. 테이블 밑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나이스, 김태원 기자. 계획은 어그러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고 다급하게 세운 계획. 그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 * * 국정원에서 처음 국회를 덮친 날. 나는 의원실을 빠져나오자마자 2G 휴대폰을 이용해 김태원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옥상에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 피해서 바로 올라오세요.” 오래 지나지 않아, 옥상 문이 열리며 그가 등장했다. 김태원 기자가 이곳에 올라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한정일보의 대표 국회 출입 기자 중 하나였으니까. 김태원 기자는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어떻게 된 겁니까? 양복 입은 사내들이 떼거지로 몰려오던데요.” “국정원에서 나온 겁니다.” “아, 설마…….” “예. 아마 아버지께서 직접 지시하신 걸 겁니다.” “…….” 그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가득 차올랐다. “생각보다 포위망이 더 크게 조여 오는 것 같은데요.” “네. 그래서 아무래도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나는 냉정한 판단 하에 입을 열었다. “국정원에서는 김태원 기자님을 찾아낼 겁니다.” 그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리즘으로 보호받기에는 일이 꽤 커진 것 같네요.” “예. 맞습니다. 그래서 결국 김태원 기자님이 누군가의 이름을 대야만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지훈 씨의 이름은 절대 대지 않겠습니다. 제 가족을 걸고 맹세하죠.” “마음먹은 대로 일이 흘러가진 않을 겁니다. 아버지의 권력을 등에 업은 국정원은 보통 녀석들이 아니에요.” “…….” 김태원 기자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정부에서 국정원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또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다는 것 또한 아주 잘 알고 있겠지. “그래서 말인데…….” “날려야 되는 사람을 날리겠습니다.” 그는 내 말을 끊고 입을 열었다. “지훈 씨 주변에 없습니까? 눈엣가시라든지, 대립 구도에 있는 인물이라든지. 그 중에서 이번 정책과 연관을 지을 수 있다면 더 좋고요.” 이번 일을 뒤집어쓸 만한 인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바로 머릿속에 한 남자가 떠올랐다. 김치호 비서관. “한 명 있긴 합니다만…….” 다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김치호 비서관을 떼어낼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어쨌건 간에 우리의 일을 그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었으니까. “김치호 비서관이죠?” 그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 사람으로 가죠.” 김태원 기자는 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단숨에 대답했다. “어차피 지훈 씨는 정점에 올라야 합니다. 넓은 아량 따위 갖고 있을 필요 없어요. 가능할 때마다 적을 해치워야 합니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면 가능한 한 빠르게 제거해야 하고요.” “…….”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다른 이를 내보내지 않으면 저희가 죽습니다.” 그는 내게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왔다. “지훈 씨.” “예.” “지금과 다른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내 입으로 말했다. 아버지와 다른 정치를 하고 싶다고. 대통령 최준석의 정치는 국익을 위해서는 옳을지 몰라도,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옳지 않은 방법이다. 지금이야 국민들이 아버지를 지지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로 뽑혔다고 한들, 당신이 헌법까지 바꿔 가며 대통령에 재임한 것 자체는 민주주의를 퇴보시킨 것이었으니까. “이 바닥에서 살아남아야, 정점에 올라야 바꿀 수 있는 겁니다. 지방대 나온 녀석이 수능 제도를 비판한다고 누가 들어나 주겠습니까? 수능만점, 한국대 수석 입학. 그 정도 타이틀은 쥐고 있어야 수능제도를 비판해도 누군가가 귀를 기울여주는 겁니다.” 맞는 말이다. 우선 정점에 오르는 게 우선이다. 이 모든 권력을 내 손으로 쥐어야만 ‘최지훈의 정치’를 실현시킬 수 있다. “그리고 지훈 씨.” 김태원 기자는 내게 한 발자국 다가오더니. “김치호 비서관 그놈, 깨끗한 인간 아닙니다.” “예?”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새로운 자료를 보여 주었다. “이거 보십시오. 어차피 우리가 아니어도 조만간 철창 신세 질 놈입니다.” 헛웃음이 나왔다. 김치호 비서관의 온갖 구린 부분이 잔뜩 나와 있었다. “모르셨겠지만, 김치호 그 자식, 사회의 암 덩어리 같은 놈입니다. 어차피 치워야 될 쓰레기, 미리 치우는 거예요.” 한 줄 한 줄 읽어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눈이 찌푸려졌다. 평범한 녀석이 아닌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조금이나마 고민하고 있던 내가 우스워질 정도였다. “알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빛을 불태웠다. “올라보죠, 정상에.” 김태원 기자의 입꼬리가 가볍게 휘어졌다. “좋습니다.” 짧은 생각 끝에,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하시죠. 우선 이틀을 버틴 뒤에 김치호 비서관을 지목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는 증거로…….” * * * 모든 게 계획한 대로 흘러가고 있다. 예정했던 대로 김태원 기자는 이틀을 버틴 뒤, 김치호 비서관을 지목했다. 고태욱 비서실장이 직접 사건에 개입한 걸 알게 된 뒤, 김태원 기자에게 전화를 한 건, 상황이 더욱더 급박하게 돌아가니, 만에 하나의 상황을 대비해 휴대폰을 버리라고 하기 위함이었는데, 계획이 바뀌지 않은 걸 보면, 자의로 판단해서 휴대폰을 잘 숨기거나 어딘가에 버린 모양. 판단이 아주 나이스했다. 역시 내가 수십 년의 미래까지 손을 잡고 놓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다니까. 남은 건 국정원이 김태원 기자에게 속아 정보를 흘린 인물을 김치호 비서관으로 확정짓기를 바라는 것뿐. 부디……. “최 비서.” 한유라 보좌관이 가방을 어깨에 걸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퇴근 안 해? 벌써 10시야.” “아, 네. 저 잠깐 체크할 게 있어서요.” “얼른 들어가. 내일도 일찍 출근해야 되니까. 김치호 비서관 자리까지 메꾸려면 바쁠 거야.” “예, 알겠습니다.” 한유라는 문득 멈춰서더니 김치호 비서관의 테이블을 흘긋 보고는. “김 비서관한테는 연락 없었지?” “예.” “뭔가 다른 게 있었던 건가…….”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의원실을 빠져나갔다. 한유라 보좌관을 끝으로 의원실 직원이 모두 퇴근 한 뒤. 나는 슬쩍 김치호 비서관의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그의 테이블 서랍을 열어 작은 박스를 하나 넣어 두었다. 이에 대해서는 김태원 기자가 오늘 새벽 즈음, 국정원에게 일러주겠지. “후우.” 우리 악연은 여기서 끊을 때가 됐다. 잘 가라, 김치호. * * * “이거 제가 안 했다니까요.” 김치호 비서관은 다급하게 손을 내저었다. “아니, 진짜 아니에요.” “이 정책을 네가 몰랐다고?” “아니요. 알죠. 제가 이치현 의원실 소속이잖아요. 게다가 우리 의원님은 환노위 소속이고. 모를 수가 없죠.” “그러니까 네가 유출한 거 맞잖아.” “아니라니까요. 아, 정말…….” “김태원 기자가 너한테 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했다니까?” “아니, 저는 그 양반을 잘 몰라요. 정론관에서 오다가다 얼굴 본 게 다라니까요? 그런데 어떻게 정책에 대해 흘립니까?” 똑똑.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요원 하나가 들어오며 작은 박스를 임진묵 실장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몇 마디 귓속말을 하고는 조사실을 빠져나갔고. 임진묵 실장은 한쪽 입꼬리를 휘었다. “어이, 김치호.” “예?” “몇 시간 전에 김태원 기자가 추가 고백을 했어.” “뭘 고백을 합니까? 제가 잘못한 게 없는데.” “큰 건 하나 흘려 주는 대신, 네가 배불린 거 아니야?” “네?” “이거.” 임진묵 기획조정실장은 자신의 앞에 놓인 작은 박스를 살포시 열었다. 상자 안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롤렉스 시계가 들어 있었다. “네가 한정일보에서 이거 받아 챙기고 굵직한 거 하나 던져 준 거잖아.” “아, 진짜 아닙니다.” “그런데 이게 왜 네 사무실 서랍에서 나왔을까?” “예? 그게 무슨…….” “김태원 기자가 다 말했다니까. 너한테 이번 정책 초안 넘겨받는 대신 이 시계를 줬다고.” “제가요?” “그래.” 임진묵 실장은 여유로운 미소로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 “이게 숨긴다고 숨겨질 것 같아?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 “아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언제까지 발뺌할 거야!” “발뺌이 아니라, 정말로 제가 정보를 흘린 게 아닙니다.” “네가 안 했으면 누가 했는데?” 김치호 비서관의 머릿속에는 최지훈의 얼굴이 떠올랐다. 마음 같아서는 말하고 싶었다. 아니,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이미 말했다. 허나, 이치현 의원을 위해서 말을 못 하고 있었다. “정말 저는 아닙니다.” “하, 이 새끼 안 되겠네.” 임진묵 실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신의 손목에 채워져 있던 시계를 거칠게 풀었다. “마지막 기회 준다. 네가 이 명품 받고 정책 초안 넘긴 거 맞지?” “아닙니다. 진짜로 아니에요.” 국정원은 모든 이들의 인권을 지켜준다. 단, 범죄자라는 게 확정되지 않을 경우에만. 즉, 혐의점이 확정되는 순간에는. 쫘악! 인권이고 뭐고 없다는 것이지. 기조실장 임진묵의 거친 손바닥이 김치호 비서관의 얼굴을 강타했고, 그의 목은 반쯤 돌아갔다. “…….” 그는 신음도 내지 못한 채 얼이 빠져서 바닥을 바라봤고. “옛날 버릇 나오게 하지 마라.” 그제야 김치호 비서관은 일이 단단히 잘못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X됐다…….’ 그는 의자를 뒤로 끌며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솔직하게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진즉에 그렇게 나왔어야지.” 임진묵 실장은 씨익 입꼬리를 휘었다. “누군데? 이치현 의원이 시킨 거야?” “아닙니다.” 모든 걸 실토하기로 결정한 그는 눈을 부릅뜨며 입을 열었다. “최지훈이 했습니다.” “……뭐?” “최지훈이 한 겁니다. 이치현 의원님이 지시했어요. 이걸 누가 흘릴 거냐고 물어봤고, 최지훈 비서가 직접 나서서 한다고 했습니다.” 예상치도 못한 이름에 임진묵 실장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이거 진짜 미친 새끼네.” 그는 이중 거울을 바라보며 밖에 있는 인물들에게 지시했다. “다 나가 있어. 녹화본 지우고 녹음본 다 날려.” 김치호 비서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제야 말이 통한다고 느꼈으니까. 그러나 임진묵 실장의 입에서는 이상과는 전혀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팔 사람이 없어서 같은 의원실 동료를 팔아?” “……예?” 임진묵 실장의 얼굴이 굳은 건 당황해서가 아니었다. 정확히는 열이 뻗쳐서였다. 국정원의 교육의 최우선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배신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김치호 비서관은 뺨 한 대에 바로 ‘배신’을 했다. 정확히는 동료를 팔아 넘겼다. “죽으려면 혼자 죽어야지. 너 살아남자고 무고한 동료를 꼰질러?” “예?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진짜로…….” 쫘악! 임진묵 실장의 두꺼운 손이 김치호 비서관의 얼굴을 후려갈겼다. “그리고 다른 동료도 아니고, 무려 도련님에게 누명을 씌워?” “자, 자, 잠깐만요. 실장님. 그게 아니라…….” “넌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나.” 임진묵 실장은 테이블 아래 있던 서류를 꺼내들어 펼쳤다. “너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 “예?” “올해 초에 산군일보에서 미성년자 성접대 쳐받아먹고 정책 관련 비밀 투표 했던 내역들 유출했네.” 김치호 비서관의 동공이 세차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법사위에서 통과되지 못했던 정책들은 한공일보에 넘겨주고 골프 회원권 받았네. 이거 어린놈의 새끼가 벌써부터 골프는 무슨.” “…….” “더 읊어 줘?” “아니, 그건…….” “그건 뭐. 할 말 있어?” 김치호 비서관은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자신의 잘못이 낱낱이 밝혀진 마당에 그가 할 수 있는 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뿐. 그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당황한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하며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손에 한 번 더러운 물 묻히면 똥이건 뭐건 죄다 묻게 된다니까. 그러니까 이번에도 시계 하나 받아 처먹을라고 그 짓을 다 했네. 저거 얼마나 한다고. 한 5천만 원 되나?” 김치호 비서관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실장님. 앞에 말씀하신 건 사실이지만, 이번 정책은 정말 제가 한 게 아닙니다.” 그는 급하게 무릎을 꿇으며 임진묵 실장의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진짜 믿어 주십시오.” 그러나 임진묵 실장이 김치호 비서관을 믿을 리 만무했다. “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그는 혀를 끌끌 차고는, 테이블 밑에 있던 버튼을 꾹 누르더니. “강 요원. 자네가 들어와서 자백 받아.” 이내 임진묵 실장은 조사실을 떠났고. 김치호 비서관이 혼자 남겨진 것도 잠시. 오래지 않아 조사실의 문이 열리며 거구의 근육질 요원이 등장했다. “너냐?” 그는 살벌한 눈빛으로 다가와 김치호 비서관의 앞에 섰다. “우리 도련님 엿 먹이려고 한 새끼가?” “아니, 그게 아니고 저는 진짜로…….” 퍽. 둔탁한 소리가 조사실을 채웠고. 김치호 비서관의 눈에는 별이 보였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막내도련님 엿 먹이는 건 둘째 치더라도…….” 국정원 요원은 넘어져 있는 김치호 비서관의 멱살을 쥐어 일으켜 세웠고. 주먹을 번쩍 들어올렸다. “미성년자 성접대는 아니지, 이 쓰레기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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