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그가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없이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나는 말리려다가 오히려 말리는 게 이상한 것 같아서 군침을 삼켰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니잖아! 전에도 마법 효과를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봤는걸.’
차라리 볼품없는 몸매라면 치료에 집중할 텐데, 그의 근육은 치료 목적을 잊을 만큼 탄탄했다.
호흡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예술의 경지…가 아니지!
나는 그의 심장 쪽에 손가락만 한 검붉은 칼날 무늬를 관찰했다.
뿔 모양 같기도 한 이 표식은 마검의 저주였다. 검의 힘을 사용해서 저주가 심해지거나 치유받은 지 오래될수록 검붉은색이 되었고 고통도 더 심해졌다.
“그러니까… 당신 가슴, 아니, 이 저주의 표식을 누르라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그 주변의 살색은 최대한 보려고 하지 않고 표식에만 집중하다 보니, 눈이 중앙으로 몰릴 것 같았다.
‘그래도 직접 만져 보기는 처음인데.’
마력을 주입하기 위해 검지를 슬쩍 들자 손끝이 떨렸다.
내 정수리 위로 꽂히는 시선이 느껴졌다. 괜한 생각을 들킬까 봐 내가 허둥지둥 덧붙였다.
“아무래도 중요한 신체 기관이니 의료 사고가 걱정돼서!”
“시엘리나. 혹시 저 말고 다른 놈의 몸도 만져 봤습니까?”
“네? 그럴 리가요.”
“다행이군요. 제가 미리 청소했으니 그럴 리 없지요.”
고개를 들자 차가운 목소리와 달리 눈빛은 이글이글했다.
“청소? 청소도 하세요?”
“하하,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쨌든 심장을 건드리기 불편하다면 다른 부위로 해 보죠.”
그가 내 손을 조심스레 쥐었고 그 손길은 아래로 이동했다. 내 손가락이 공중에서 3센티미터쯤 멈춘 자리는 말 근육처럼 탄탄한 허벅지였다.
“아시겠지만 허벅지에도 동맥이 있습니다. 바지를 걷거나 벗어서….”
“그냥 심장 할게요! 심장!”
맨 허벅지 위에 내 손을 올리는 것보다 나으리라. 솔직히 그건 의료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범주였다.
떨리는 손을 그의 가슴에 포갰다. 그 또한 긴장되는지 심장이 꽤 빠르게 뛰었다.
‘나는 백마법사야. 치료에만 집중하자.’
천천히 손끝으로 마력이 모였다. 손톱 끝에 감돌던 하얀 빛 알갱이가 심장으로 서서히 스며들었다.
그런데 다 흡수되지 못하고 남은 마력은 다시 내게 돌아왔다.
‘응? 이런 적은 없었는데.’
다시 마력을 모아 봐도 더 이상 그에게 스며들지 않았다. 다만 저주의 표식이 여태 본 것 중에 가장 옅어졌을 뿐이다.
“에카르트.”
“네.”
“일정 이상의 성력이 들어오면 반사하나 봐요.”
지금 그는 심장 부근에 내 마력을 주입한 최상의 상태. 그의 몸이 성력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저주의 표식이 더 옅어지기는 했어요.”
나는 서랍에서 거울을 꺼내 와 그의 가슴을 보여 줬다.
“정말 그렇군요. 이런 결과가 있다니 놀랍습니다.”
과연 동방 의학과 백마법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치료법인가!
그동안 저주를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겼는데 어쩌면 방법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쵸? 주입하는 양을 늘려서 저주를 더 완화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떻게 말입니까?”
“에카르트 님의 몸이 제 성력을 더 받아들이도록 한계를 확장해야죠. 으음.”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원작에서 다른 용도로 사용된 방법을 떠올렸다.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마법!’
어차피 지금도 남들과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하지만 더하기를 하는 것이다.
그가 더 강해지면 더 많은 성력을 흡수할 수 있을 터. 그런데 마법을 발동하는 데에 필요한 재료는 황족에게서 구할 수 있는데….
‘황태자와 연락을 취해 봐야겠어. 어차피 에카르트가 강해질수록 국력에도 도움이 되니 허가해 주겠지.’
한편 에카르트도 뭔가 생각에 잠긴 듯했다.
여전히 파헤친 셔츠 사이로 탄탄한 가슴이 보였다. 나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거울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어쨌든 지금은 더 이상 치료할 게 없네요. 그러니 단추는 더 내리셔도, 아니, 올리셔도 돼요.”
“네, 감사합니다.”
그는 단추를 잠그더니 나를 지그시 바라봤다. 할 거 다 했는데 또 뭐가 못마땅한가 싶어서 나도 그를 잡아먹을 기세로 응시했다.
“시엘리나. 저를 치료했다고 해서 지금 바로 떠나실 건 아니죠? 언제 악화가 될지 모르지 않습니까. 공작성에는 더 머무르셔야 합니다.”
“어휴, 알았어요.”
“그럼 저는 잠시 나가 보겠습니다.”
‘웬일이람. 평소에는 쩔꺼덕 붙어 있으려고 하더니.’
홀로 남은 나는 책상에 앉아 곰곰이 생각했다.
‘저주를 사라지게 하면 제국의 멸망을 완벽히 막을뿐더러, 에카르트도 저주에 현혹되거나 고통스럽지 않겠지.’
원작에서 그가 블랑세를 잃은 후 깊은 좌절에 빠질 때 마검의 저주가 속삭이기 시작한다.
의미가 사라진 세계를 없애 버리자고 말이다. 저주가 계약자를 고통스럽게 한다고 알려졌을 뿐, 검에 의식이 있어 말을 걸거나 세상을 파멸시킬 힘을 이끌어 내는 설정은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에카르트조차 말이다.
나 역시 빙의한 후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일단 시도할 가치는 있겠어.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마법이라.’
에카르트는 황태자와 자주 교류한다. 재료를 달라고 요구하는 편지도 전달해 줄 수 있을 터.
나는 헬라를 호출하는 책상 위의 종을 꾹 눌렀다. 대기 중이었는지 검은색 정장 차림의 헬라가 들어왔다.
“헬라, 편지지를 가져다주세요. 황실에 보낼 거예요.”
“알겠습니다.”
똑똑. 한 시간쯤 후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요.”
당연히 헬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머리카락이 촉촉하게 젖은 에카르트가 돌아왔다.
“시엘리나. 미안하지만 다시 치료해 줘야겠습니다.”
하나도 안 미안한 얼굴로 그는 성큼성큼 다가왔다. 샤워하고 왔는지 얼굴은 상기되었고 향유 냄새가 깊게 배여 있었다.
“네? 치료한 지 얼마 안 됐는데요.”
“마검 수련을 했습니다. 전장에 가지 않더라도 검술 연습은 필수지요.”
“전에는 평범한 검을 사용했잖아요. 왜 치료한 직후에 굳이 마검을….”
“몸 상태가 좋으니 쓰던 검을 휘두르고 싶더군요. 그리고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뭘 확인하고 싶었던 걸까. 나는 여태까지 살아남은 눈치 빠른 백마법사답게 답을 제시했다.
“아, 저주가 심해진 상태에서 치료해도 효과가 좋을지요?”
“…그렇습니다.”
그가 마지못한 목소리로 수긍했다. 나는 다시 아까와 같은 치료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럼 벗어요.”
“감사합니다.”
뭔가 이상하게 들렸지만 당연히 치료 목적이었다.
그는 셔츠 단추를 다시 풀었고 나는 탄탄한 가슴, 아니, 저주 위에 손을 댔다. 수련을 격하게 했는지 아까보다 저주도 짙어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
“…….”
나는 마력을 만들어 내는 걸 잊고 멍하니 맨손으로 손만 올리고 있었다. 근육에 눈이 팔려 이런 실수를 하다니!
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렸다.
“공녀님, 편지지를 가져왔….”
헬라는 반쯤 벗은 에카르트와 그의 가슴을 짚고 있는 나를 보더니, 문을 조심스럽게 닫아 주고 나갔다.
***
그 후로 에카르트와 어떻게 헤어져 방으로 돌아왔는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정작 중요한 일도 깜빡하고 말이다.
‘아. 황실에 보낼 편지를 써야 하는데.’
헬라가 가져온 펜과 편지지를 연구실에 두고 온 것 같다.
나는 도로 연구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연구실로 들어오자 복도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무인도를 구입했습니다. 개발하는 데에 필요한 예산으로, …니케를 제시하더군요.”
“가격은 상관없어.”
“알겠습니다. 한 번 더 손보신다면 결계가 더 견고해질 겁니다. 게다가 탈출하려 해도 곧바로 마법 술식이 바뀌더군요.”
말소리의 주인은 헬라와 에카르트였다.
그냥 나가려고 했는데 왠지 심상치 않은 이야기 같아서 나는 숨을 죽였다. 몇 가지 단어는 제대로 듣지 못했지만 누군가를 섬에 가두려는 계획이 분명해 보였다.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라고 해도 못 나갈 겁니다.”
“마음에 드는군. 모쪼록 좋아하셔야 하는데.”
에카르트의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
“뭐. 그렇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만.”
나는 발소리가 멀어진 후에야 숨을 쉬었다. 무인도를 구입하다니, 대체 무슨 용도로? 왠지 모르게 오싹해져서 얼른 연구실을 나왔다.
나는 다음 날 아침 에카르트와 식사했지만 어제 연구실에서 들은 대화가 신경 쓰였다.
평소처럼 나를 빤히 바라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시엘리나.”
“네?”
“당신, 성전도 졸업했는데. 여행이라도 다녀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행요?”
“그렇습니다. 우리 단둘이 말입니다.”
당연히 거절할 생각이지만 일단 어딘지 들어나 보자 하는 생각에 물어보았다.
“어디로요?”
“남부 지역에 섬이 하나 있습니다.”
왠지 그곳에 갔다간 영영 돌아오지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저… 뱃멀미도 할 걸요.”
“다비온 놈한테 날거나 잠수하는 능력이 있는 신수를 빌려 달라고 하지요.”
“아니.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내가 극구 사양하자 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미소 지었다.
“그럼 고대 유적은 어떠십니까?”
“유적요?”
“네. 오래전 왕국을 정벌했다가 발견한 마탑인데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습니다. 안에는 희귀한 꽃들이 피고 토끼나 사슴 같은 동물도 살아서 제법 아름답다더군요.”
“굳이 지금 여행을 가고 싶은 건 아니라서!”
“…….”
“…….”
우리는 잠시 아무 말 없었다. 내가 시선을 회피할 때 에카르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시엘리나. 혹시 어제 내가 헬라와 나누던 대화를 들었습니까?”
“아.”
여기서 어쭙잖게 거짓말을 했다가는 들킬 것 같았다.
“다 듣지는 못했는데요.”
“이런. 그래서 오해가 생겼나 보군요.”
“그… 역시 오해죠?”
“그럼요. 제가 당신을 무인도에 가두려는 파렴치한으로 보이십니까?”
너무 콕 짚어 주었기에 나는 역시 내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그럴 리는 없다는 안도감이 밀려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사업을 하나 해 볼까 합니다.”
“그래요?”
“네. 매년 개최하는 마법 대회를 들어 보셨겠지만… 결계를 풀어야 다음 단계로 진출하는 방식입니다.”
“네, 맞아요. 보통 그렇게 진행하죠.”
“그래서 대회를 준비하거나 방 탈출을 좋아하는 마법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무인도를 개발해 보려 합니다.”
문제 풀기라면 나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취미였고, 이전 세계에서 돈을 내고 방에 탈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더구나 크로덴 가문은 수도의 여러 상권을 쥐고 있고, 또 지금 그의 얼굴을 보면 의심을 품는 것조차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도 어쨌든 에카르트와 단둘이 여행가는 건 사양이었다.
“사업 응원할게요. 그렇지만 여행 생각은 당분간 없어요. 일단 연구를 끝마치는 게 어떨까요?”
“알겠습니다. 괜히 부담스럽게 했다면 미안하군요.”
에카르트가 신사답게 한발 물러났다.
시엘리나가 귀빈실로 돌아간 후 에카르트는 아쉽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들으신 것 같군. 어제 문 너머로 시엘리나 님의 인기척이 느껴지더라니.”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헬라는 벽에 숨은 자객들도 척척 찾아내는 실력자였다.
그랬기에 에카르트는 특별히 자기 자신만 그녀의 존재를 알아차려서 내심 뿌듯했다. 주인이 말이 없자 집사는 일을 마무리 지으려는 신호라 생각했다.
“공작님. 그렇다면 무인도 개발 안건은 폐기할까요?”
“아니. 계속해.”
그렇게 말하는 에카르트는 보는 사람이 무시무시해지는 미소를 지었다.
***
에카르트는 편지 한 장을 들고 황태자궁을 찾았다.
위풍당당한 걸음걸이와 큰 키는 멀리서만 봐도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며칠 전 북부에서 돌아왔을 때처럼 살기를 띠진 않았다.
궁인들은 저마다 공작의 기분을 짐작해 보려 애썼다.
‘새로운 임무를 받으셨나? 다 죽이겠다는 표정이잖아.’
‘전장을 휩쓸고 돌아오신 건가? 오히려 흐뭇해 보이시는데.’
에카르트는 복도의 기사들을 지나쳐 거침없이 황태자의 집무실 문을 열어젖혔다.
“다비온.”
“에카르트. 그때 시엘리나 공녀는 잘 만났니?”
“그래.”
시엘리나를 언급하자마자 에카르트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씰룩였다.
그는 황태자의 맞은편에 거만히 앉고, 품에서 손바닥만 한 종이를 꺼내 내밀었다.
“받아. 시엘리나가 네게 편지를 전해 달라고 하더군.”
“이런. 러브 레터일까?”
“목숨이 두 개인가 보군. 두 번이라고 해도 한 번 더 죽이면 되겠지만.”
“농담이야, 농담.”
황태자는 에카르트를 달랜 후 작은 칼로 편지를 뜯었다. 그리고 편지에 적힌 내용을 확인했다.
- 존경하는 황태자 전하. 에카르트의 치료를 담당한 백마법사 시엘리나 루솔릿입니다. 마검의 저주를 해제할 가설을 세웠습니다. 만약 별의 꽃으로 그의 신체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별의 꽃은 백 년에 한 번 꽃을 틔운다. 별의 꽃을 사용하면 근력이나 지구력처럼 체력적 능력도 좋아질 뿐만 아니라, 마력량까지 향상하는 영구적인 버프 같은 마법을 걸 수 있었다.
한마디로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드는 재료였다. 그뿐만 아니라 기력 회복에도 큰 도움을 준다.
그렇게 뛰어난 효과를 가진 재료라면 당연히 황제를 위해 아껴 둬야 하지만, 황족은 별의 꽃을 사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황제의 아공간에서만 자라나는 달의 꽃이 있기 때문이다. 달의 꽃은 별의 꽃보다 더욱 강한 힘을 가졌고 오직 황족에게만 효과가 통했다.
“흐음, 당장은 답변을 주기가 곤란하네.”
“왜 안 되는데?”
“응?”
“공녀의 부탁이다. 왜 안 되는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
“황제 폐하와 상의하는 게 먼저야. 대, 대신! 다른 부탁이 있다면 들어줄게.”
“…그렇다면.”
에카르트는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자 짜증이 났지만, 시엘리나와 함께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었기에 잠시 누그러뜨렸다.
그건 바로 황실 무도회였다. 춤을 추는 건 관심이 없었으나 파트너가 그녀라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무도회는 대체 언제 개최할 건가? 제국군이 왕국 정벌을 마치고 돌아왔으니 시기적절한데.”
“뭐? 예전엔 관심 없더니. 본심이 뭐야?”
“이젠 시엘리나가 내 파트너라는 사실을 만인에게 보여 줘야 하니까. 앞으로 파트너를 동반하는 연례행사를 계속 기획하도록 해.”
“…에카르트. 시엘리나 공녀의 의사는 물어봤니?”
“그럼.”
황태자는 시엘리나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졌다.
이전에 전장 보고를 받을 때 그녀와 몇 마디 공식적인 대화만 나눈 게 다였다. 그때마다 시엘리나는 블랑세라는 백마법사와 에카르트 사이에 껴서 매우 수척해 보였다.
자신이 보기에는 그거 평범한 귀족 영애이자, 백마법사일 뿐인데 왜 철혈이라고 불리는 에카르트가 집착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어쩌면 이 기회에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을지도.
“에카르트. 대체 왜 그렇게 공녀에게 집착하는 거야?”
“그야 당연히….”
에카르트가 두말할 필요 없다는 듯이 싱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