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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로벨리아의 악명 (16/151)

16. 로벨리아의 악명2021.02.25.

아니야! 아니라고! 뭘 오해하는 거야! 나는 복장이 뒤집어졌다. 당장이라도 책상에 얼굴을 박고 싶어졌다. 너무너무 쪽팔리긴 하지만 ‘너희가 날 칭찬하는 걸 훔쳐 들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못 들은 척 일이나 마저 하기로 했다. 하지만 너무 신경이 쓰여 흰 건 종이고 검은 건 글자로밖에 보이지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시녀들은 계속 나에 대한 얘기를 했다. 미칠 것 같았다. 멀쩡한 책상과 의자가 갑자기 가시방석으로 느껴졌다.

1654967553784.jpg‘역시 하루라도 빨리 이혼해서 이 황궁을 탈출해야만 해!’

나는 그렇게 의지를 다졌다. 아이샤가 저지른 일들이야 내가 수습했지만, 나는 어쨌든 악녀가 될 생각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성실할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웬만큼 수습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을 즈음부터는, 다른 사람에게 일을 다 맡기기로 했다. 아이샤가 아닌, 믿을만한 사람에게 말이다. 일단 국고를 털어서 제국에서 제일 몸값이 비싸고 신뢰할만한 행정전문가를 3명 고용했다. 그러고는 ‘황궁 관리 담당부관’ ‘자선사업 담당부관’ ‘문화예술후원 담당부관’ 이라는 직위를 만들어 그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리고 그들을 따로따로 만나 이렇게 말했다.

1654967553784.jpg“예산과 인재의 부족으로 세 사람을 궁내부의 업무담당자로 고용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셋 중 제일 믿을만한 인재는 자네인 것 같군. 사실 나는 다른 두 사람은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어.”

1654967553784.jpg“그러니 나는 자네가 업무와 함께 다른 두 사람을 감시해주길 바라. 혹시 다른 두 사람의 업무나 장부에서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한다면 포상금으로 금화 500만 개를 지급하지.”

여기서 금화 500만 개란 중산층들이 산다는 투르느도 거리의 저택을 두 채쯤 살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제국에서 제일 이름난 행정전문가라고 해도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액수다. 악녀가 될 생각이라곤 해도 아무런 보안장치 없이 궁내부의 업무라는 어마어마한 일을 타인에게 맡길 생각은 없었다. 그런 커다란 권력을 잘못된 사람에게 주었다간 부패하기에 십상이고, 권력이 부패하면 고통받는 것은 서민과 힘없는 궁인들이니까. 그 이유로 보안장치로써 내가 선택한 것은 일종의 이간질이다. 뭐, 그냥 이간질이라고 하면 어감이 나쁘지만 일종의 권력의 분산투자라고나 할까. 대한민국의 ‘삼권분립’에서 힌트를 얻었다. 사실 내가 한 일은 굉장히 황당한 일이었다. 전생의 세계에 빗대자면, 장관이 세금을 써서 자기 일을 외주를 준 것과 다름이 없었다. 쓸데없는 돈 낭비였고, 당연히 제국 역사상 이런 짓을 한 황후는 찾아볼 수도 없었다. 그러니 나는 이 일로 욕을 엄청 먹을 거라고 생각했다.

1654967553784.jpg‘하지만 상관없지 뭐. 오히려 욕을 먹으면 먹을수록 좋아. 이혼당할 가능성이 커지잖아?’

그러나 그것은 내 착각이었다. 행정전문가들에게 일을 맡긴 나는 나에 대한 여론이 추락할 것을 기대하고 시녀들에게 소문을 수집해올 것을 지시했다.

1654967553784.jpg‘이런 말도 안 되는 돈 낭비를 해버렸으니 엄청 욕을 먹을 테고, 황후를 쫓아내라는 여론도 생겨났겠지?’

그런데 며칠 뒤 시녀들이 가져온 소문이란…….

16549675537864.jpg“황후 폐하! 궁 내의 여론이 무척이나 긍정적이옵니다. 감축드리옵니다!”

소파에 반쯤 드러누워 포도를 한 알씩 떼어먹던 나는 사레가 들릴 뻔했다.

1654967553784.jpg“쿨럭, 쿨럭. 뭐, 뭐라고? 말도 안 돼. 내가 그런 짓을 했는데 어떻게 긍정적일 수가 있어?”

그 해답은 이랬다. 내가 고용한 행정전문가들이 일을 잘해도 너무 잘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날마다 황궁의 내부는 번쩍번쩍 빛이 났고, 기물도 보안도 재정도 그 어느 곳도 허술한 곳 없이 번듯했다. 업무와 지시에 체계가 있고, 자선사업과 후원 역시 적합한 인재에게 자로 잰 듯 정확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가뜩이나 아이샤의 무능함에 시달리던 궁인들이니만큼, 일만 잘하면 누구든 상관없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것이었다. 내가 여론조사를 시킨 시녀들은 눈을 빛냈다.

16549675537864.jpg“분명히 지난 사건 이후로 궁 내 사용인들과 제국민들이 더 이상 같은 고생을 하지 않게끔 전문가들을 고용하신 것이겠지요?”

16549675537864.jpg“3년 동안이나 궁인들과 제국민들을 위하여 묵묵히 일해오신 황후 폐하 아니십니까. 황후 폐하의 자비심에 진심으로 감명받았사옵니다.”

나…… 아니, 지난 3년 동안 열심히 일해왔던 로벨리아에 대한 지나친 신뢰가 불러일으킨 어처구니가 없는 오해였다.

1654967553784.jpg‘하긴, 3년씩이나 자신을 돌보지 않고 일만 했던 사람이 전문가를 고용했다고 하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의도로 보이겠지. 하지만…….’

하지만 난 그 성실했던 로벨리아가 아니란 말이다! 난 그저 악녀답게 일 하지 않고 돈이나 펑펑 쓰면서 놀 생각으로 이런 짓을 벌인 것뿐인데! 로벨리아가 받아야 할 칭찬과 신뢰를 내가 빼앗은 것 같아 굉장히 찜찜하고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없던 편두통이 생길 것 같아 머리를 짚었다.

1654967553784.jpg‘아무래도 안 되겠어. 앞으로는 내 이미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망치는 수밖에 없겠어. 더욱더 본격적이고 악랄한 악녀 짓을 해야만 해!’

나는 눈을 부릅떴다.

1654967553784.jpg‘그것만이 내가 이혼당하는 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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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549675537864.jpg“제 인생 최고의 티파티예요, 황비 전하.”

16549675537864.jpg“정말이에요. 이렇게 많은 작약을 보는 건 처음이에요. 어림잡아도 삼천, 사천 송이는 되겠어요.”

황비궁의 어느 방. 벽면을 온통 탐스러운 작약으로 장식한 그곳은 숨이 막힐 정도의 신선한 생화 향으로 가득했다. 그 사이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꽃과 같은 모습으로 아이샤가 수줍게 웃었다.

16549675568082.jpg“마음에 드시나요? 이 꽃은 전부 알렉산드로스가 선물해준 거예요. 전 정말 괜찮다고 했는데, 폐하도 참.”

16549675537864.jpg“역시 황제 폐하께서는 황비 전하를 지극하게 아끼시는군요.”

16549675537864.jpg“정말 로맨티스트세요. 부러워 죽겠어요.”

16549675537864.jpg“정말입니다. 숙녀분들은 모르시겠지만, 국정 회의에서 황제 폐하가 얼마나 무시무시하신데요. 그런 분께서 이런 친절이라니 사랑이 아니라면 불가능하지요.”

젊은 미혼의 영애들 사이에 청일점으로 낀 젊은 백작이 으스대면서 말했다. 그는 여성들 사이에 끼게 되어 그런지 조금 격양되어 있었다.

16549675568082.jpg“어머, 정말요? 다정한 분이시던데요.”

16549675537864.jpg“그건 여자분들께만 그렇습니다. 그분의 변덕스러운 말씀에 단번에 모가지가 날아간 사람이 대체 몇 명인지. 바로 몇 주 전에만 해도 전 재무대신이었던 클렉스턴 백작이……. 아이쿠, 죄송합니다 황비 전하.”

16549675568082.jpg“아하하, 아니에요. 폐하께서 좀 변덕스러운 건 사실인걸요. 그리고 전 정치문제는 하나도 몰라서요.”

영애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한몸에 받자 절로 백작의 어깨가 으쓱여졌다.

16549675537864.jpg“물론 황제 폐하께서는 항상 국정을 살피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매일 새벽까지 일하시는 것은 유명하니까요. 당최 수면은 취하시는지 모를 일입니다.”

16549675537864.jpg“요즘 황비 전하도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신다고 들었어요. 공부를 하루에도 몇 시간씩 하신다면서요?”

16549675537864.jpg“정말 대단하세요! 근데 어떤 공부를 하시는 거예요?”

아이샤는 겸손하게 웃었다.

16549675568082.jpg“그냥…… 제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요. 좀 더 황비로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부 중이에요.”

16549675537864.jpg“도움이 되지 않으시다뇨! 황제 폐하께서 그리 아끼고 살피시는 걸 보면 아주 많은 도움이 되고 계신 거지요.”

16549675568082.jpg“전 정말 괜찮아요. 매일 두 나절 정도 공부하는 것뿐이고……. 아.”

16549675537864.jpg“어머, 황비 전하!”

그 순간 자리에 있던 모두가 기겁했다. 타이밍 좋게 아이샤의 코에서 코피가 터져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16549675537864.jpg“궁의! 궁의를 불러와요!”

16549675568082.jpg“그럴 필요까진 없어요. 죄, 죄송해요. 이런 모습을 보여서…….”

아이샤는 손수건으로 코를 막았다. 다행히 코피는 금방 멈추었지만, 황비의 하얀 코에서 떨어져 내리던 새빨간 선혈은 쉽사리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히지 않았다.

16549675537864.jpg“어쩜,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하셨으면…….”

16549675537864.jpg“체력도 좋지 않으신데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닌가요?”

16549675568082.jpg“아니에요. 저도 이젠 업무에 도움이 되어야 하니까……. 더 이상 황후 폐하께 폐 끼쳐드리는 건 싫어요. 아무래도 황후 폐하께서도 불편해하시는 것 같고…….”

주변의 사람들이 가장 충격에 빠져 있을 때 아이샤는 적절한 키워드를 꺼냈다. ‘황후 폐하’라는. 사람들의 원망이 그쪽으로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16549675537864.jpg“황후 폐하께서 황비 전하께 대체 어떤 말씀을 하셨길래 이렇게까지 몸을 안 사리고 열심히 하시는 건가요?”

16549675537864.jpg“정말 황후 폐하도 너무하세요. 황비 전하는 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으셨잖아요.”

16549675568082.jpg“아니에요. 전 정말 괜찮아요. 그냥…… 저도 얼른 황후 폐하만큼 능숙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이샤의 검은 눈동자가 도르륵 굴러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폈다. 이 이야기를 꺼내기에 적합할 정도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는지 살피려는 것이었다.

16549675568082.jpg“황후 폐하께서 얼마 전에는 전문가들을 고용해서 궁내부 업무를 다 맡기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생각은 전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서 정말 놀랐어요. 저는 그냥 제가 직접 배워서 할 생각밖에 못 했는데…….”

16549675537864.jpg“네에? 궁내부 업무에 사람을 썼다고요?”

16549675537864.jpg“그럼 돈 써서 업무를 다른 사람들한테 맡겨놓고 정작 폐하는 팽팽 노는 건가요?”

16549675568082.jpg“황후 폐하이시니까 각 일에 가장 적합한 분으로 선정하셨으리라 믿어요. 그리고 임금도 엄청 많이 주셨대요. 그, 금화 500만 개……? 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16549675537864.jpg“그, 금화 500만 개요!”

16549675537864.jpg“진짜 말도 안 돼요!”

영애들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자, 젊은 백작은 자기도 뭔가 한마디 거들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16549675537864.jpg“정말 충격적이로군요. 황후 폐하의 사치벽은 일전부터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그리고 사실 제가 충격적이었던 일은 그 일입니다. 금요일 만찬회 때 빌헬름 후작께 저지르신 행동 말이죠.”

16549675537864.jpg“아, 정말 충격이었어요!”

16549675537864.jpg“제국 역사상 다시 없을 일일 거예요. 만찬회 자리에서 황후가 후작을 폭행하다니!”

자극적인 단어가 산발적으로 튀어나왔다. 점차 격양되어가는 분위기는 다수의 입을 거치며 폭주 기관차를 탄 듯 가속화되었다.

16549675537864.jpg“그런 악독한 여자가 황후라니! 용납할 수 없어요.”

16549675537864.jpg“정말, 아버지는 왜 이런 얘기는 하나도 안 해주셨던 걸까요? 전 꿈에도 몰랐지 뭐예요.”

16549675537864.jpg“영애의 아버지는 황제 폐하와 황후 폐하를 직접 마주하시는 분이니까요. 숙녀분들은 모르시겠지만,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남자들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밖엔 없답니다.”

백작의 으스대는 듯한 말에, 영애들의 눈에 불만족한 기색이 돌았다.

16549675537864.jpg“그럼 백작님께서 황제 폐하께 직접 말씀드리면 되겠네요. 이성적으로요.”

16549675537864.jpg“예? 말이 왜 그렇게 됩니까?”

16549675537864.jpg“백작님은 여기서 황비 전하 빼고 유일하게 황제 폐하를 자주 뵙는 분이시잖아요.”

16549675537864.jpg“그, 그렇다고 제가 그런 일을 하기엔……. 저, 저도 국정에 참여하게 된 지 일 년밖에 되지 않은 신출일 뿐이고…….”

16549675537864.jpg“아까는 이런저런 연줄도 있으시고, 다들 백작님을 기대주로 여긴다고 자랑하지 않으셨나요?”

16549675537864.jpg“맞아요. 그렇게 빼지 말고 남자답게 용기를 내봐요.”

16549675537864.jpg“설마 그 정도로 폐하께서 화를 내시겠어요? 얼마나 친절한 분이신데.”

그것은 영애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한 말이었다. 알렉산드로스는 평소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여성들에게는 호인인 척 굴었기 때문이다. 결혼도 하지 않은 어린 영애들은 그의 실체를 잘 알지 못했다. 온 사방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기대감 어린 눈과 회유에 백작의 눈이 핑핑 돌았다.

16549675537864.jpg“하, 하지만, 저, 저, 저는…….”

16549675537864.jpg“백작님이 말씀하지 않으시면 황비 전하께서 말씀드리라는 건가요?”

16549675537864.jpg“백작님까지 황비 전하께 그러시면 안 되죠!”

백작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이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소리 없이 투명한 눈물을 떨구는 아이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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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49675537864.jpg“어머, 황비 전하!”

16549675568082.jpg“저, 정말……. 오늘 계속 좋지 않은 모습만 보여드리네요. 황비로서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정말 죄송해요.”

16549675537864.jpg“아니에요, 전하!”

16549675568082.jpg“전하께 그런 아픔이 있으신 줄은 몰랐어요. 항상 멋진 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쏟아지는 걱정을 받으며 아이샤는 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16549675568082.jpg“저…… 만일 백작님께서 폐하께 말씀을 드려주신다면…… 저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16549675537864.jpg“황비 전하…….”

16549675568082.jpg“폐하께서 너무 화내지 않으시도록 제가 말씀도 잘 드려볼게요. 정말이에요.”

아이샤는 큰 눈에 투명한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말했다. 그 모습은 너무나 가련해 보여서 백작의 심장마저 철렁할 정도였다.

16549675537864.jpg“황제 폐하는 황비 전하를 애틋하게 아끼시니까 황비 전하의 말씀이라면 틀림없이 들어주실 거예요.”

16549675537864.jpg“대체 뭐가 걱정이에요? 용기를 내보세요, 백작님!”

이렇게 되니 더 이상 도망칠 구석이 없었다. 허공에 붙박인 백작의 동공이 떨렸다. 결국 그는…….

16549675537864.jpg“알겠습니다! 제가 꼭 황제 폐하께 직접 간언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백작은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토했고, 영애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16549675537864.jpg“백작님, 최고!”

16549675537864.jpg“정말 잘 됐어요, 황비 전하!”

아이샤는 그제야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웃었다. 그녀가 웃으며 감사 인사를 하자, 백작은 술이라도 마신 듯 얼굴이 벌그레해졌다. 지금이라면 같잖은 영웅 심리에 취하도록 내버려 두어도 좋을 것이었다.

16549675568082.jpg‘이래서 결혼하지 않은 어린애들이 좋아. 귀부인들이라면 이렇게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행동력 있지 못하지. 무엇보다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제1순위로 두니까.’

아이샤는 사랑스러운 얼굴로 생각했다.

16549675568082.jpg‘그리고 여자들 사이에 낀 젊은 남자야말로 제일 이성적이지 못한 존재니까 말이야. 이 구성으로 불러내길 정말 잘했어.’

그녀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오늘따라 유난히 차가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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