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우득!
성진은 영혼을 회수하고 시체를 저 멀리 집어던졌다.
오크의 군대와 인간의 군대가 대치하는 전장의 한복판.
일기토에서 30번을 연달아 승리한 성진의 압도적인 무위 앞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정작 당사자인 성진은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고 방금 쓰러뜨린 오크가 타고 나왔던 다이어 울프의 시체에 걸터앉았다.
으적!
인벤토리에서 육포를 꺼내 씹는다.
성진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양측의 군대가 움찔했다.
두 군대가 대치 중인 평원.
총 2만에 가까운 인원이 성진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며 숨을 죽였다.
성진의 압도적인 무력으로 전황은 인간측의 우세로 기울었지만 앞으로 나서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허튼 생각 하지 마라.”
움직이지 말라는 성진의 엄포가 있었기 때문.
‘변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스테이지가 흘러가는 대로 얌전히 있다가 막판에 정리하는 편이 낫다.’
25층의 미션은 플레이어가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인간 측의 지원군이 올 때까지 요새를 사수해내는 것.
적을 모두 쓰러뜨려도 어차피 지원군이 도착해야 끝나는 스테이지였다.
날뛰어봐야 일찍 끝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혹시라도 다른 플레이어들이 헛짓거리를 하다가 스테이지가 실패하는 것을 막으며 기다릴 뿐.
“괜한 짓을 하려 든다면 너희 먼저 손봐주지.”
성진의 말에 인간군 측에 섞여있던 플레이어들이 울분을 토했다.
“저 또라이 새끼 때문에 이게 무슨 꼬라지야?”
탑에 도전하는 모든 플레이어들의 목표는 하나라도 더 높은 층까지 올라가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쉬운 층부터 기여도 보상을 알뜰하게 챙기며 공략해나갈 필요가 있었다.
“저 주성진이라는 자식, 기여도를 독점하려는 생각인 게 분명해.”
“이대로 내버려둘 거야? 저 놈이 아무리 강해도 우리가 다 같이 덤비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관둬. 저 놈은 세계정부의 추살대를 쓰러뜨린 놈이라고.”
추살대가 박살난 소식은 커뮤니티를 통해 일찌감치 퍼져, 성진을 건드리는 이는 없었다.
성진 또한 자신을 방해하지 않으면 굳이 일반 플레이어들을 잡을 이유가 없었기에 그들을 내버려 뒀다.
천사도 두렵지 않은 마당에 일반 플레이어들은 성진에게 위협이 될 수 없었다.
그나마 자신의 몸에 성좌를 강신시킬 수 있는 사도 정도나 위협이 될 수 있으리라.
하지만 사도는 이미 탑을 졸업한 이들이니 탑 안에서 만날 일은 없었다.
“일반적으로는 말이지.”
무르무르는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인 남태수의 몸을 쓸 수 있었다.
탑의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다.
성진 자신이 이전에 탑을 정복했었던 카르마를 지워 버리고 다시 탑에 들어온 것처럼, 시스템을 우회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영혼에 쌓인 업을 지워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은 신성존재나 가능한 일일 테지만. 방법이야 그 외에도 많겠지.’
물론 성진은 설령 사도가 직접 나타난다고 해도 두렵지 않았다.
성좌의 개가 알아서 머리를 들이밀면 그 머리통을 날려주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굳이 따지자면 남태수가 좀 더 위험해지는 정도?
“그것도 내 문제는 아니지.”
성진은 남태수가 들었으면 눈물을 흘릴 소리를 해대며 먼 산을 바라보았다.
그에게는 별것도 아닌 바깥의 위협보다 앞으로의 일이 더 중요했다.
‘정상적으로 작동중인 탑을 점거하고, 그 기능을 이용해 천상의 좌표를 알아낸다.’
성좌들은 천상에 숨어 탑과 천사를 내려보내기만 할 뿐이었다.
아무리 강력한 힘이 있어도 일방적으로 공격당하기만 해서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 이쪽에서 공격하러갈 길을 트는 것.
그것이야말로 성진이 지구에 돌아온 최대의 이유였다.
‘이것으로 전쟁의 양상은 180도 뒤바뀐다.’
공격받는 입장에서 공격하는 입장으로.
천상으로 가는 길을 튼다.
성진은 그것 하나를 위해 쌓아둔 힘을 포기하면서까지 지구에 온 것이었다.
한편 그런 사실을 알 도리가 없는 일반 플레이어들은 성진의 횡포에서 벗어날 궁리를 하고 있었다.
“잡기만 하면 세계정부에서 포상을 받을 수 있긴 할 텐데…….”
“애초에 여기 있는 인원만으로는 무력이…….”
이미 성진의 위용을 목격한 그들은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NPC들을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
“오크군 전체가 그놈 하나한테 쫄아있던 걸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아니, 오크만이 아니라도. 여긴 군대가 둘이나 있잖아?”
그 말에 모두가 그 플레이어를 바라보았다.
“오크군과 인간군. 양쪽이 다 같이 덤벼들면 저놈이라고 별 수 있을까?”
* * *
“자네 엄청 강하구만?”
“하핫, 뭘요.”
남태수는 죄수와 함께 순조롭게 지하동굴을 진행했다.
나오는 몬스터라고 해 봐야 별것 아닌 토귀들이 전부였기에 사신의 대낫으로 예쁘게 썰고, 구울로 되살리면 끝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남태수의 구울은 토귀를 양손으로 잡고 반으로 찢어 버렸다.
애초에 여긴 요새 내부였다.
지하에 들어선 몬스터들이 강력했다면 사람이 살지 못하는 요새가 되었으리라.
“물론 자네가 아무리 강해도 정면으로 나갔다면 요새의 기사단 놈들을 맞닥뜨렸겠지. 땅굴을 판 건 나니 내 공도 잊지 말아 주게.”
“암요 암요.”
기분이 좋아진 남태수는 죄수가 뭐라 떠들든 싱글벙글했다.
‘이렇게 큰 지하시설이 있다니, 뭔가 좋은 게 숨겨져 있을 것 같지 않아 무르무르?’
처음에는 자연동굴과 이어진 줄 알았던 탈출로는 사실 지하묘지인 카타콤과 이어져 있었다.
-카타콤은 아무렇게나 묻은 시체가 언데드로 부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축성한 땅에 만들어진 지하묘지입니다. 말하자면 사령술사 방지 시설이지요.
‘그럼 나한테는 안 좋은 곳인가?’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실제론 시체를 한곳에 모아둔 탓에 사령술사들에겐 보물고나 마찬가지였거든요.
‘그럼 사령술사 NPC도 있으려나? 사령술사 NPC가 등장하면 사령술사 장비도 얻을 수 있을 거 아냐.’
-확실히 이곳은 사령술사가 숨어 있기 좋은 곳이긴 합니다. 요새의 역사가 길어짐에 따라 묘지는 커질 수밖에 없고, 카타콤은 대부분 계획 없이 그때그때 증축되었으니까요.
이곳 요새는 철저한 계획하에 만들어진 계획도시보다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레 불어난 부류에 가까웠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흐르며 카타콤 내부의 전모를 아는 사람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다.
작정하고 숨어들면 찾지도 못하고, 본인도 조난 당해 못 나가는 수준의 미궁이 되어 버린 것.
-마스터께서도 대낫을 들고 카타콤에 서 계시니 어엿한 사령술사 같아 보이는군요.
‘그거 칭찬 맞지?’
-물론입니다. 그러니 이제 이 쓸모없는 죄수 놈도 버리고 가도 되지 않겠습니까?
‘쓸모없는 죄수 놈’에서 마찬가지로 죄수복을 입고 있던 남태수는 뜨끔했다.
‘이 뒤로 퀘스트에 필요할지도 모르는데 벌써부터 버리고 가긴 아깝잖아.’
-25층에서 나올 보상이라면 아무리 좋아 봐야 한계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마스터께서 그리 생각하신다면야.
남태수도 딱히 무르무르처럼 퍼펙트 클리어 보상 수준의 무언가를 바라는 건 아니었다.
어차피 지금 이벤트는 사령술사로 25층을 진행하면서 죄수와 동조하면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이벤트였으니까.
-마스터, 누가 접근 중입니다.
“……!”
무르무르의 말에 남태수는 방금까지의 당당함이 거짓인 것처럼 순식간에 구울을 전부 시체로 되돌리고 죄수를 붙잡아 구석에 숨었다.
-숨는 거 하나는 저보다 빠르시군요.
‘시끄러.’
죄수는 당황해서 뭐라 말을 하려 했으나 이내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눈치껏 입을 다물었다.
곧이어 횃불을 든 수녀 둘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수녀? 그냥 제압하고 지나갈까?’
-허튼 짓 마십시오, 마스터.
무르무르는 황급히 남태수를 말렸다.
-수녀복에 새겨진 문양을 보십시오. 저들은 어스름 수도회의 수녀들입니다.
어스름 수도회.
탑의 스테이지 중에도 어스름 수도원이 등장하는 층이 있기에 남태수는 그 이름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미친 전투 사제들을 배출해내는 곳 말이야?’
-맞습니다. 강해지는 것이 미덕이자 교리인 끔찍한 놈들이지요. 저 중에 전투수녀가 하나라도 섞여 있다면 마스터는 죽습니다.
어스름 수도회에서 정식으로 전투인가를 받은 이들은 탑 기준으로 100레벨이 훌쩍 넘는 강자들이었다.
나중이라면 모를까 25레벨의 남태수로서는 걸리면 죽는다고 봐야 한다는 뜻.
-제가 고향이 망한 뒤 여러 차원을 떠돌아봐서 잘 압니다. 저것들은 신이 아니라 강함을 숭배하는 미치광이 무투파 집단입니다. 그런 주제에 성직자를 자처하면서 언데드와 사령술사는 더럽게 싫어하지요.
‘그렇게 강한 NPC들이 있으면 이 스테이지의 인간들은 왜 오크랑 싸우느라 고생하고 있는데?’
-인간만 사는 지구와는 달리 대부분의 세계에서 종교는 다양한 종족을 모두 포용합니다. 다른 종족이라 해봐야 다른 국가나 민족 정도에 불과하니 굳이 종교가 끼어들지 않는 것이지요.
인간만 믿을 수 있는 종교가 아니니 어스름 수도회에는 오크 수도자들도 많이 있었다.
무를 숭배하는 곳이니만큼 오크 같은 전투민족의 성향에 잘 맞기도 했고.
때문에 그들은 이번 전쟁에서 중립을 지키고 있었지만, 사령술사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사령술은 대부분의 세계에서 불법입니다. 애초에 마스터는 지금 탈옥한 사형수이니 걸리면 어떻게 될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말이 종교인이지 좋게 말하면 범 차원적인 헬스 동호회고, 나쁘게 말하면 범 차원적인 주먹패.
거친 성향의 수도자들이 남태수를 어떤 식으로 으깨놓을지는, 굳이 상상할 필요도 없었다.
-아무튼 지금 마스터의 실력으로는 마주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제가 나서면 싸워볼 만하겠지만, 그래서야 조용히 탈옥한 의미가 사라지지 않습니까?
그 말이 맞았기에 남태수는 수녀들을 피해 얌전히 숨을 죽였다.
하지만 마법과는 상관없는 전사직도 레벨이 높아지면 초인적인 능력들이 생기는 법이었다.
“흐음? 자매님, 어디서 시체 썩는 냄새가 나는 것 같지 않습니까?”
“또 다른 길로 새려는 겁니까? 아무리 귀찮아도 카타콤 순찰은 중요한 일이라 누누이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자매님.”
“아닙니다, 카타콤의 시신들은 언데드가 되지 않도록 축성되어 부패하더라도 악취가 나지 않을 텐데 분명히 냄새가 난단 말입니다.”
그러면서 킁킁대는 수녀의 모습은 무슨 마약탐지견이라도 되는 듯했다.
-저들이 냄새를 맡은 것 같습니다.
‘에이 설마 개도 아닌데 냄새로 우릴 찾을 수 있겠어?’
-어스름 수녀들은 개보다 더 개 같은 년들이란 말입니다.
무르무르의 말은 금방 증명되었다.
“거기 숨어 있구나!”
콰앙!
수녀의 주먹에 벽면이 박살 나며 유골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남태수는 아슬아슬하게 바닥을 구르며 그 공격을 피해냈다.
“아니 무슨 수녀가 유골을 다 박살 내며 다녀!”
“죽은 자는 약한 자! 어스름 수녀회는 약함을 섬기지 않는다!”
“진짜 또라이들이네!”
“얌전히 시체가 되어라 이 사악한 사령술사야!”
무르무르쯤 되는 리치가 분개하는데도 다 이유가 있는 법.
저 돌아 버린 사령술사 혐오자들은 하필 강하기까지 했다.
남태수는 황급히 도망치며 함께 탈옥한 NPC를 챙겼다.
“뛰어요!”
“아, 아니 나는 사령술사도 아닌데?”
“그럼 여기 있을 거야? 당신도 사형수잖아!”
“공범도 놓치지 않는다!”
죄수는 무지막지한 수녀들의 모습에 황급히 남태수를 뒤따랐다.
다행히도 꼬불꼬불한 지하시설이라는 점이 수녀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너무 부수고 다니면 천장이 무너질 수도 있었기에 쫓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
남태수는 최대한 코너를 돌거나 층을 내려가며 벽을 끼고 달렸다.
카타콤은 옆으로만 증축된 게 아니라 위아래로도 늘어나 굉장히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었다.
덕분에 뛰다 보니 어느새 같이 탈옥한 죄수와도 떨어지게 되었다.
“이 아저씨는 또 어디 갔어?”
-지금 그럴 때가 아닙니다, 마스터.
“거기 서라!”
-거리가 안 벌어지는군요. 이런 식으로는 마스터가 지치는 게 먼저겠습니다.
“그럼 어떡해! 싸우지도 말라며!”
-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정면대결은 왕의 계약자쯤 되는 분들이나 하시는 겁니다. 사령술사라면 머리를 써야지요.
“머리?”
-저를 머리에 쓰십시오.
남태수는 무르무르의 두개골을 쓰고 그와 교대했다.
“크읏, 이렇게나 사악한 기운이라니! 보통 놈이 아니었구나!”
수녀는 갑자기 돌변하며 멈춰 선 무르무르를 보고 아차 했다.
“그렇다! 내가 바로 대사막의 무르무르다!”
“네놈이 바로 본산에서 쫓던 그놈이구나!”
무르무르를 알아보는 듯한 수녀의 반응에 남태수는 그에게 물었다.
-너 쫓기고 있었어?
‘여기 수녀들은 죄다 신체능력이 뛰어나서 언데드 만들기 딱 좋거든요. 시체 좀 빼돌리다 보니 원수를 졌지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무르무르는 진짜배기 사악한 리치였다.
‘그보다 잘 들으십시오 마스터. 제게 싸우지 않고 이 상황을 넘길 계획이 있습니다.’
-응?
남태수는 무르무르의 계획을 들으면서 점점 불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진짜 이렇게 하자고?
‘믿어보십시오. 이게 또 은근히 먹힙니다.’
무르무르는 그렇게 말하더니 수녀 앞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분하구나! 이 인간만 아니었다면 네놈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거늘!”
‘마스터, 지금입니다.’
[빙의가 해제됩니다.]
무르무르가 다시 바통을 넘기자 덩그러니 남겨진 남태수는 순간 멍해졌다.
그러다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사라진 리치의 기운에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수녀와 눈이 마주치자 반사적으로 말이 튀어나왔다.
“으윽! 수녀님 어서 도망가십시오! 제가 이놈을 잡고 있겠습니다!”
눈치껏 임기응변으로 시작한 연기.
남태수의 연기력은 좋게 말해도 발연기고, 나쁘게 말하면 심의규정을 위반할 무언가였다.
그러나 실제로 무르무르와 교대하며 리치의 기운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수녀 또한 그에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마력을 느낄 수 있는 사람에게는 연기야 어찌되었든 실제로 남태수의 마력이 오락가락하는 것이 보였으니까.
“저 리치와 육신의 주도권을 놓고 싸우고 계신 겁니까? 세상에, 몸은 허약해도 정신은 강인하신 분이셨군요!”
이 와중에 강인함을 찾고 있는 수녀의 행동에 남태수는 어이가 없어 욕이 나올 뻔했으나, 다행히도 때마침 무르무르가 교대했다.
“이 망할 양민 녀석이! 적을 앞에 두고 방해하면 네놈도 죽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
“내가 죽더라도 네놈 같은 악당을 이 땅에 풀어놓을 수는 없다!”
무르무르와 남태수의 혼신을 다한 연기에 수녀는 감동했다.
“형제님이 싸우고자 하는 이상 수녀회는 당신을 버리지 않을 겁니다!”
‘얘들은 뇌까지 근육으로 들어찬 건가?’
-비슷합니다. 슬슬 준비하십시오.
‘뭘?’
“육체가 기절하면 리치도 힘을 쓸 수 없겠지요. 잠시만 참으십시오, 형제님!”
“예?”
다음 순간 쇳덩이로 정수리를 얻어맞은 감각과 함께 남태수의 의식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