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탑에 갇혀 고인물-662화 (662/740)

662화 거렁뱅이

2차 징수에 이은 3차 징수.

3차 징수는 공적도 검증이다.

지금까지 등반하면서 올라온 이들의 기록을 살핀다.

그중 시스템의 판별하에 대상이 겪었던 경험을 되풀이하는데.

“이런 미친!”

“거짓말하지 마! 이런 걸 어떻게 깼는데!”

당연하게도 본인 것을 다시 상대하지는 않았다.

남이 수행한 업적을 클리어해야 하는 거지.

그래도 다행인 게 있다면 한 사람당 하나씩 업적을 상대하는 건 아니라는 거다.

여럿이서 뭉쳐서 해결해도 됐다.

애초에 탑을 오르면서 혼자 모든 것을 해치우는 일은 많지 않다.

특히나 상위 층부터는.

‘나도 혼자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따지고 보면 다른 NPC랑 힘을 합쳤거든.’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나 혼자 다 한 건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고 내가 한 것들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증거로.

[14번 팀 전멸]

[회상이 종료됩니다.]

내 업적을 상대하던 파티 하나가 전멸했다.

운이 나빴다고 해야 하나.

‘저기서 델버튼이 나오네.’

프램버그에서 싸웠던 델버튼.

이후 거인계에서도 마주쳤던 나름 인연이 있는 혼돈의 파편이다.

처음 만났을 때도 사기 쳐서 이겼던 녀석이었지.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런 괴물을 상대로 잘도 살아남았네.”

초코쪼코 역시 다행이라며 혀를 내두른다.

내가 범인이라고 말하면 믿어 주려나.

됐다.

굳이 말해서 뭐 해.

우리 팀의 경우에는 수인들로 만들어진 적들과 싸우는 거였다.

대림원 이후로 수인들과 엮인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대략적인 특성은 알고 있다.

시스템이 힘을 썼는지 우리가 있는 곳은 숲처럼 나무까지 자라난 상황.

그 속에서 우리를 기습하는 놈들을 처치하는 것으로 회상이 끝났다.

나와 초코쪼코, 트랄로우 모두 전투력이 상당한 편.

이 정도 시련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드드드드드.

여기저기서 사망자가 속출하며 저울이 기운다.

어느덧 평행에 가깝다.

실제로도 그랬고.

[미납 총액: 578,760,040리안]

[정산 금액: 563,943,002리안]

미납금이 거의 다 채워졌다.

뻐근한 몸을 풀며 전장을 살폈다.

생존자가 많이 줄었다.

맨 처음, 피의 제단에 왔을 때만 해도 공간이 비좁게 느껴질 정도였는데.

지금 살아남은 이들은.

“많아 봐야 200명이 안 되겠군.”

대충 세어 봤을 때 150명 정도?

숨어 있는 놈까지 다 합치면 200명쯤 될 것 같다.

“이 정도면 엄청 많이 살아남은 거야. 기적이라 봐도 된다고. 놈들이 욕심만 안 부렸어도. 하아.”

초코쪼코가 작게 한숨을 내쉰다.

특히나 이번에는 미납금이 상당했다.

별다른 일이 없었다면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봤겠지.

“2차 징수 때 열심히 해서 다행이네.”

내가 없었다면 말이다.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생각보다 잘 버텼어. 나중 일이 궁금하군.”

“재밌겠는데? 이만큼이나 살아남다니. 보낸 놈들은 똥줄 좀 타겠어?”

전투를 마치고 쉬는 동안 초코쪼코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중 하나는 피의 제단에서 살아남은 이후.

생존자에 한에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혜택이 주어진다.

첫 번째로 세금 면제가 있다.

최소 1개월에서 최대 1년.

각자 변상한 미납금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고 들었다.

‘난 아마 1년일 거고.’

덕분에 활동하기가 더 편해졌다.

세금 낸답시고 여기저기 싸돌아 다닐 필요가 없으니까.

두 번째 혜택.

“시스템이 의뢰를 준다라.”

“어떻게 보면 검증된 사람들이잖아. 어차피 못 먹은 거 다른 일이라도 시키겠다는 거지.”

일종의 퀘스트와 같다.

그것도 NPC가 아닌 시스템이 직접 주는.

뭐, 내가 시스템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지성으로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탑을 관리하는 힘이기도 하니.

이러나저러나 나 또한 탑에 있는 사람이다.

자세한 건 나중에 생각하자.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남았으니.

“그럼 우리도 도우러 가자고.”

“이 녀석들에게 빚을 지워 두는 것도 좋지!”

신나게 앞으로 달려갔다.

이곳에 있는 놈들 대부분이 밑바닥 삶을 사는 놈들이다.

범죄자도 많았고 도시에서 추방당한 이도 있었다.

당장 우리와 함께 움직이는 트랄로우도 마찬가지고.

빚을 만들었다고 순순히 우리를 따를 거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쿠와아아아아앙!

“이블, 이블아이다!”

“오셨습니까!”

“다들 힘내라! 쥐어짜!”

성능 확실한 무력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만약 밖에 나가서 나를 쌩깠다?

‘그땐 나도 신사처럼 굴 수가 없어요.’

깡패가 되는 거라고.

눈치 빠른 녀석들 몇은 아예 나를 지지하고 나서고 있다.

“우리의 희망! 이블아이!”

“하나씩 쓸어버린다! 다들 움직여라!”

“우오오오오!”

“가자! 망할 피의 제단에서 벗어나자!”

“망할 놈들에게 복수를!”

“정의의 심판을 내려 주자!”

자신을 이곳으로 보낸 놈들에게 욕설과 저주를 내뱉으며 울부짖는 녀석들.

아니, 근데 범죄자 놈들이 정의의 심판은 좀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그래! 정의의 철퇴를!”

난 착한 사람이니 양심의 가책 없이 말할 수 있다.

하나의 무리가 두 무리로 늘어나고 이어 남아 있는 적들을 쳐부순다.

뭐가 어떻게 되든 난 5차 징수가 끝나기 전까지 끝을 봐야 한다.

강제 징수만큼은 피하고 싶었으니까.

순차적으로 격파되는 적들.

마지막으로 남은 건 재앙 무리였다.

어떤 곳에 있다가 온 녀석의 업적인지는 모르겠지만 괴수형 재앙과 영물 형태의 재앙이 덤벼든다.

혼돈의 파편만큼은 아니라지만 놈들 하나하나 혼돈을 품은 괴물.

개인적으로는 상황에 따라서는 에이션트 몬스터보다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괴물이다.

각성한 에이션트 몬스터라면 또 다르겠지만.

어쨌든.

“부숴어어어어!”

“밀리지 마라! 저놈들도 머리가 깨지면 죽는다!”

“쫄지 말고 달라붙어!”

때려죽여야 할 대상이라는 것에서는 같았다.

물론 모두가 한마음인 건 아니다.

“으이이익! 저런 걸 어떻게!”

“잠깐만! 잠깐만 쉬는 중이오!”

“제기랄. 어째서 재앙이라는 놈들이!”

남들 고생할 때 숨어 있거나 싸울 엄두도 못 내고 있는 놈들도 있다.

3차 징수까지 살아남은 모두가 전투력이 강한 건 아니니까.

특히나 1차 징수 때 운 좋게 살아남았다면 2차 징수는 반쯤 날로 먹었다.

일반인이나 다를 바 없는 녀석들도 있다는 것.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 입장에서는 꼴불견이니까.

“닥치고 싸워! 칼이 안 들어가면 돌이라도 집어 던지라고!”

“뒤에 숨어서 어떻게든 상황만 면하겠다는 거 아닌가!”

“그게 안 되면 너라도 잡아 죽이면 되겠군. 미납금만 채우면 버티기만 하면 되거든.”

적어도 성의는 보이라는 거다.

거친 자들은 아예 멱살을 잡아 올리고 있고.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누군 개고생하는데 어디서는 꿀 빨고 일이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으면 화나지.

그렇기에 나도 내버려 뒀다.

따지고 보면 나를 잡으려 했던 놈들 아닌가.

이해관계가 맞다면 나한테 칼을 들었던 놈과도 친구 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니다.

-콰아아아앙!

초코쪼코의 전투 망치가 재앙의 머리통을 후려친다.

찰나의 순간 그로기 상태인 녀석의 배에 검을 꽂았다.

이어 검을 빼는 동시에 손을 집어넣고 파이어 밤.

“크하아아아아!”

우렁찬 비명과 함께 노릇해지는 녀석을 힘껏 걷어찼다.

거대한 몸통이 뒤로 넘어지는 순간 오로라 빔.

그걸로 모자라서 일렉트릭 쇼크로 감전시켰다.

“으쟈아아앗!”

-꽈드드드득!

마무리는 초코쪼코의 내려찍기.

머리가 납작해진 녀석을 뒤로하고 주변을 살폈다.

다들 잘 싸우고 있다.

정신계 능력만 쓰는 줄 알았던 트랄로우 또한 분전했다.

-촤아아악.

“그르르르륵!”

놈의 단검이 지나간 자리가 변색된다.

대형 몬스터만 한 놈에게 단검은 손톱보다도 작은 사이즈.

상처라고 볼 수도 없는 것이었으나 이내 거품을 물고 엎어진다.

‘독을 쓰는군.’

정신계에 독이라.

이제 보니 은신 스킬도 있다.

암살자로 활동하기라도 했나.

확실히 전장에서 만나면 골치 아픈 녀석이다.

적진에 침투해서 날뛰면 어지간한 곳은 전멸할 테니까.

저 정도 되니까 부촌에 잠입해서 난리를 피운 거겠지만.

-우우우우웅.

[미납금이 모두 변제되었습니다.]

어느덧 저울이 평행하게 바뀌었다.

재앙을 잡으며 생겨난 부산물과 사망자가 뱉어 낸 가치가 쌓인 결과.

물론 여전히 일이 끝난 건 아니다.

아직 잡아야 할 재앙이 20마리는 넘게 남았다.

부상자들도 있어 가만히 뒀다가는 피해가 커질 것이고.

‘암만 생각해도 이상하군. 재앙이 이렇게나 많다니.’

누군가의 업적을 되풀이하는 만큼 시스템이 일부러 만든 건 아니다.

언제 어디서 벌어진 일일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일어났던 일인 거지.

살짝 궁금하긴 하다.

저런 일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확률이 1%라도 걸리면 100%나 마찬가지지.’

지구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었다.

나중에 확인할 수 있으면 누구의 업적인지 알아봐야겠다.

저기서 어떻게 살아남은 건지.

해결 방법은 있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어떻게 저런 일을 벌인 건지.’

수많은 재앙 사이에서 살아남은 것만 업적이냐.

저렇게 많은 재앙을 불러 모은 것 또한 업적이 될 수 있다.

당장 나도 운만 맞아 준다면 할 수 있는 일이고.

지금도 인벤토리에서 얌전히 잠들고 있는 물건이 있다.

‘카오스 박스.’

혼돈의 파편을 잡으면 얻을 수 있는 특수한 아이템.

뭐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혼돈의 파편이 튀어나올 수 있으니 재앙이라고 못 나올 건 없었다.

-쿠르르르릉!

잠시 상념을 이어 가는 사이, 발작하듯 날뛰는 재앙에 전열이 무너졌다.

욕설과 비명을 내뱉으며 뒤로 물러서는 이들.

재정렬을 할 차례.

문제는 뒤로 물러서 있던 놈들 때문에 발이 꼬였다는 것.

후퇴할 때가 가장 피해가 심한 건 어디든 마찬가지다.

“지켜만 보던 녀석들이면 방해라도 하지 말든가!”

“저놈들이라도 집어 던져 버려!”

“저리 꺼지란 말이야!”

“으아아악!”

가뜩이나 안 좋게 보고 있던 놈들인데 방해까지 된다?

짜증이 폭발하는 것도 당연했다.

이전에는 욕만 하고 끝났다면 지금은 진짜 걸리적거리던 놈들을 재앙을 향해 집어 던졌다.

다시 정렬할 시간이라도 벌기 위한 몸부림.

애초에 전투에 자신이 없어 물러났던 놈들인 만큼 별로 기대할 건 없었으나 잠깐의 시간을 벌 수는 있었다.

재앙이 놈들을 잡아먹거나 죽이려 들었으니까.

“이건 또 뭐야. 아오!”

“사, 살려 주십쇼!”

나 또한 뒤로 물러서다 잔해 사이에 숨어 있던 놈에게 발이 걸렸다.

하도 기척이 미약해서 뭔가 했더니만.

“어차피 저 던져 봤자 얼마 안 합니다! 보이시잖아요!”

살이 없어 홀쭉한 볼.

누더기를 입고 있던 녀석이 웅크린 자세 그대로 내 다리를 붙잡는다.

녀석의 말마따나 머리 위로 떠오른 홀로그램에는 숫자가 몇 개 없었다.

[194,380리안]

천만은커녕 200만도 안 되는 감정가.

용케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잡지 말고 꺼져라.”

“죽이지만 말아 주십쇼!”

누가 죽인다 했나?

살려 달라 할 거면 붙잡고 있지라도 말든가.

잠시 잡힌 사이에 재앙이 몰려오고 있다.

녀석의 뒷덜미를 잡고 들어 올렸다.

“아, 안 돼! 제발! 밖에 저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습니다!”

사람이 죽음의 경계에 서면 입도 빨라지는 법인가.

속사포처럼 내뱉는 녀석의 주둥이를 한 대 치고 뒤로 던졌다.

재앙이 있는 곳의 반대편.

전투 능력이 없는 이들이 모인 곳이었다.

“으아아아!”

“거기 박혀 있으면 살 수 있다.”

[남은 시간: 6분]

어차피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이왕 뒤로 물러서는 거 그냥 시간만 끌어도 된다.

다행히 그사이 어느 정도 진열을 짠 놈들이 측면부터 방어선을 짰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문제없이 끝날 거다.

그런데.

‘언제 이렇게 많이 죽었지?’

난 인상을 구겼다.

분명 전투에서 죽은 놈은 많지 않았는데.

어느새 생존자 숫자가 100명도 안 된다.

나랑 함께 전방에 있던 놈들은 대부분 멀쩡했다.

그렇다는 건?

“초코쪼코! 트랄로우! 뒤를 조심해라!”

재앙이 몰려오던 곳과 다른 곳에 적이 있었다는 말.

내 외침을 듣자마자 둘이 뒤를 경계했지만 보이는 적은 없었다.

[SSS급 권능, 별을 주시하는 눈이 발휘됩니다!]

-츠즈즈즈즈.

내 눈에도 마찬가지다.

권능을 사용했음에도 숨어 있는 몬스터는 없었다.

괜한 걱정이었나?

내 쪽만 신경 쓰고 있어서 다른 쪽이 무너진 걸 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뭘까.

이 찝찝함은.

[남은 시간: 3분]

어느덧 남은 시간은 3분.

다른 변수가 있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기 힘든 시간.

그래도 혹시 모르니 재앙을 제압하고 있어야겠다.

놈들 사이에 특이한 놈이 섞여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

가기 전에 피난한 놈들을 둘러봤다.

“조금만 버티면 끝이다. 너희는 여기에 박혀 있어라. 괜히 나서다 죽지 말고.”

“가, 감사합니다!”

“힘내십시오!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은혜를 갚기는 무슨.

뭐 해 줄 것도 아니면서.

관심을 거두고 검을 움켜잡았다.

“크읍!”

전열이 갖춰질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고립되어 있던 초코쪼코가 크게 뒤로 밀려났다.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녀석을 향해 전진하려는 그때.

-푸욱.

등 뒤로 서늘한 감각이 느껴졌다.

아찔한 통증에 이를 악물며 뒤를 돌아봤다.

“네, 놈?”

뒤로 보이는 놈을 본 난 얼굴을 구겼다.

조금 전, 내가 꺼지라고 집어 던진 놈이다.

“쯧. 아쉽군. 이제야 틈이 보이다니.”

아까의 떨리는 목소리는 없었다.

또박또박 발음하는 녀석.

놈의 주변에는 시체가 가득했다.

불과 몇 초 전까지 보고 있던 놈들.

그런 놈들을 한 번에 몰살시켰다?

전투 능력이 없는 놈들이니 전멸시키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의문은 하나.

놈이 그 짓을 벌이는 동안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푸슉.

-콰아악!

재앙이고 뭐고 몸을 비틀며 놈의 얼굴을 움켜잡았다.

권능을 사용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

“…넌 뭐 하는 놈이냐.”

면상을 찌그러트릴 생각으로 힘을 줬지만 놈은 웃을 뿐이었다.

그래.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아라.

그냥 없애면 되니.

[파이어 밤(SSS) Lv.8]

[파이어 밤(SSS) Lv.8]

[파이어 밤(SSS) Lv.8]

.

.

.

놈을 잡고 있는 상태 그대로 폭발을 일으키는 타이밍.

[3차 징수 종료!]

[NPC의 자격이 돌아옵니다!]

[모든 생존자를 전송시킵니다!]

빛과 함께 세상이 물들었다.

손아귀에 잡혔던 녀석의 감촉이 사라졌다.

놈 또한 다른 곳으로 전송되었다는 뜻.

남은 거라고는 하나.

권능으로 확인한 녀석의 이름.

[파히루]

-95층의 NPC.

-거렁뱅이입니다!

-피의 제단 단골!

95층에 있다는 플래티넘 등급 숭배자의 이름이었다.

하. 이놈 봐라?

“넌 뒈졌다.”

아무래도 피의 제단에 한 번 더 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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