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7화 시스템과 거래하는 자
검은 갈고리에서 나온 후 도시 곳곳을 돌아다녔다.
도시라고 해서 어떤 곳인가 했더니만 이건 뭐 진짜 도시다.
체감상으로는 서울보다 조금 작은 정도?
서울도 밀도가 상당하지만 이곳과 비교하면 그나마 나았다.
이건 뭐 농공단지 산업단지 다 합쳐 놓은 수준이다.
“뭔 공장이 이렇게 많은 거야.”
덕분에 공기가 탁한 건 물론이요, 물조차 수돗물을 먹는 건 좋지 않았다.
독 내성도 있고 소화 스킬도 있었지만 척 봐도 노후된 배수관을 타고 넘어온 녹물을 마시는 건 그리 달갑지 않다.
깨끗한 물을 마시려면 따로 사 먹어야 한다.
그뿐인가. 사람이 많은 만큼 온갖 이상한 놈들이 다 모여 있었고, 사기는 기본에 바가지를 씌우는 것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물가 또한 보통이 아니었으니 이곳에서 일정 수준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발생했다.
“으으. 오늘도 고생했습니다, 형님.”
“차라리 쓰레기 동산에 있는 집이 더 나을 지경이군. 언제 봐도 적응이 안 될 지경이야.”
공장 일을 마치고 올라가는 달동네.
산을 깎아 아래부터 건물이 마구잡이로 들어선 빈민가였고, 돈 없는 노동자와 범죄자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그냥 서민 이하면 이런 곳에서 살았다.
아니면 공장에서 마련해 준 쪽방에서 몰려 자든.
나도 꽤나 험한 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5평 남짓한 곳에서 8명이 자는 건 처음 봤다.
거기에 비하면 차라리 여기가 나았다.
“비만 안 왔으면 좋겠군. 저번에는 너무 시끄러웠거든.”
얇은 벽은 바람을 막지 못하고 얇은 철판으로 만들어진 지붕은 비가 오면 요란하게 울렸다.
철판이면 비라도 새지 말든가.
“너희 먼저 쉬고 있어라. 난 산책이나 좀 하다 잘 거니까.”
“체력도 좋군. 먼저 자마.”
“밤바람 찹니다, 형님. 늦지 않게 오십쇼.”
폴과 빅튼을 판잣집에 넣어 두고 밖으로 나갔다.
만들다 만 것 같은 담벼락에 엉덩이를 걸치고 수첩을 꺼냈다.
지금까지 겪은 것과 본 것들.
다양한 의문과 아이디어를 적어 뒀다.
할 말이야 많지만 도시 생활 하며 내린 감상은.
‘이곳에서 살면 점점 가난해진다.’
아이러니하다.
어째서 가장 일이 많고 공장이 많은 곳에 가난한 자들만 넘치는가.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팔기 위해 부촌을 찾아가기도 했지만 검증된 이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었다.
비즈니스가 목적이어도 입장료가 필요했는데.
‘세금을 내고 남은 거로는 턱도 없었지.’
미친놈들.
무슨 입장하는데 10,000리안을 불러.
한국으로 치자면 100만 원을 달라는 거다.
부유함에 따라 확실하게 차이를 두겠다는 것인지, 그쪽 동네는 들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몰래 들어가려고 해도 돔 형태의 마법진이 있어서 무조건 들키는 구조다.
결국에는 이쪽에서 뭔가를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고 내가 갈 만한 곳은 인력소 정도뿐.
그래서 고른 곳이 대두상이 있는 지하상가다.
인연이 있기도 했거니와 가르티가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한 인물이니까.
당장 먹고살기 위해서도 일이 필요했고.
‘피의 무게를 재는 게 어떤 건지 확인할 필요도 있어.’
가르티가 소개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
공장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확인도 해 봤고.
내가 검은 갈고리 조직원들을 넘긴 장소도 확인해 볼 생각이다.
세금을 내기 직전에 일이 벌어졌으니, 그 근처 어딘가에서 일을 벌였을 가능성이 높았다.
“가장 경계가 느슨한 게 수요일. 공장 자재가 들어오는 날.”
이틀 남았다.
그 전까지는 95층에 대한 것을 정리할 생각.
도시에 있으면서 느낀 건데 몇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첫 번째.
‘95층의 규모가 너무 커.’
지배자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물론 층이 높아지면서 이곳을 지배하는 존재의 수준이 올라갔을 거다.
그에 따라 감당할 수 있는 범위도 늘어나겠지만 이건 해도 너무했다.
에이션트 드래곤인 메리뮬레가 지배자로 있는 94층도 이 정도 사이즈는 아니었다.
두 번째 의문.
‘이렇게 만들어지는 물건들은 다 어디로 가는가?’
공장만 해도 어마어마한 수준.
도시인 이곳만 해도 이 정도고 변두리로 나가면 원료를 만드는 곳부터 시작해서 농업과 어업까지 활성화되어 있다.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도 먹고살 수 있는 이유.
이러지 않았다면 상점창이 봉인된 지금, 다들 굶어 죽지 않았을까?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품은 항상 모자란다는 것.
도시의 미쳐 버린 물가의 원인이 이거다.
공급은 없는데 수요는 많다.
무려 주급의 70%가 식비로 나간다.
그러니 달동네 주인 없는 집에 들어가는 거지.
‘이 외에도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야.’
이곳에 노동자나 1차 생산자가 많은 이유.
뭔가 생산하는 직업일 경우 세금이 싸다.
사치스럽거나 서비스적인 일은 비교적 세금이 비싸다.
뭔가를 자꾸 만들어 내라고 강요하는 듯한 기분은 내 착각일까?
애초에 세금을 걷는 건 시스템이 하는 일 아니던가.
어째서 지배자가 따로 있는 95층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그나마 비슷한 곳이 있다면 프램버그인데.
“어느 정도 기술력이 들어간 물건은 프램버그에서 나와. 여기는 그런 건 딱히 없는 것 같고.”
취급하는 물건이 다르다는 걸까.
프램버그에 연락을 넣어 두면 편하기는 할 텐데 상점창이 막히면서 개인 상점으로 물어볼 수가 없다.
갈매기를 이용할까도 했으나.
“…먹을 걸 괜히 줬군.”
나를 담당하는 갈매기가 식중독에 걸렸다는 소식만 들려왔다.
덕춘이도 거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래도 나름의 성과가 있었으니.
-요정 클럽, 루키 그룹. 95층에 위치.
-요정 클럽은 부촌.
-루키 그룹은 확인 불가.
커뮤니티를 통해 들은 정보가 있었다.
두 상위 그룹원들 일부가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언젠가 만나게 될 거라고는 예상했다.
90층대는 각 층마다 여러 개의 구간이 존재했고 위로 올라갈수록 그 수가 줄어드는 구조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 마주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쯤에서 좋은 소식이 하나 들렸으니.
-띠링.
알림음을 들으며 커뮤니티를 켰다.
[냥냥펀치]: 공듀! 공공공듀! 어디냥!
[쁘띠공듀]: 온 건가용! 그런가용!
[냥냥펀치]: 엣헴! 어서 이 몸을 극진히 모셔랏!
상업에 있어서는 멤버 중 가장 능력이 뛰어난 냥펀이 95층에 도달했다.
운이 없던 건지 타이밍이 안 맞았던 건지, 여태 못 마주치고 있었는데 이곳으로 왔다.
내가 일을 끝마치고 밖으로 나온 것도 냥펀과 접선하기 위함이었다.
[쁘띠공듀]: 시☆계☆탑에서 기다리겠사와요!
[냥냥펀치]: 오오오오냥
빠르게 시계탑으로 향했다.
다들 고단한 노동을 마치고 잠들었는지 불이 켜진 곳은 얼마 없다.
불이 켜진 곳이라고는 야간조가 일하는 공장과 유흥가뿐.
얼마 되지 않는 휴일을 즐기거나 도저히 지쳐 쉬고 싶은 자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경비대도 하품하며 돌아다니는 시간.
-댕. 댕.
새벽 2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들렸고.
“내가 왔노라!”
여전히 황금으로 반짝이는 옷차림의 냥펀이 두 팔을 활짝 펼쳤다.
용케 저 꼴로 왔다.
돌아다니는 거지들과 소매치기범, 기타 등등 잡범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텐데.
뭐, 냥펀이야 알아서 잘 처리했겠지만.
“공블아이는 잘 지냈느, 엥? 거지가 됐잖앙?”
“거지라니, 말이 심하네.”
샤워랑 클린 스킬이 있어서 냄새는 안 나는데.
여기저기 묻은 얼룩과 구멍 때문에 그런가.
대충 꿰매기는 했는데. 세탁도 하고.
이 정도면 깔끔하게 입은 거다.
다른 놈들 보면 옷에 뭐가 묻든 말든 신경도 안 쓴다.
옷도 거의 입으니만 못한 수준이고,
뭐, 보아하니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긴 하다만.
“흑흑. 거지아이. 공걸뱅이. 누덕누덕이.”
“아니…….”
냥펀이 눈가를 훔치는 시늉을 한다.
그러다 나를 향해 짠한 시선을 던지더니 손바닥을 두드린다.
“그랭. 누덕아, 밥 먹자! 우쭈쭈. 우쭈쭈쭈!”
“왈! 왈왈!”
“옳지! 잘한다으아아앙!”
까부는 녀석의 머리통을 살포시 어루만져 줬다.
그립감이 훌륭한 것이 0.9 릴카 정도 된다.
타다닥 팔뚝을 치길래 놓아 주자 머리를 감싸며 주저앉는다.
“기껏 도와주러 왔더니. 배은망덕하다.”
“어허. 서로 돕고 사는 거지. 너도 이곳에서는 힘들걸. 상점창이랑 다 막혔으니까.”
물건을 팔더라도 물건이 있어야 할 것이며, 팔 게 있더라도 이곳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물건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포션이나 영약, 무기들은 서민들이 사기에는 너무 비쌌다.
애초에 무기 같은 건 어디 쓸데도 없었고.
나름 실용적인 것들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선 쓸모가 없다.
내가 차원 상점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이유기도 하고.
“에? 그게 뭔 상관이냥?”
냥펀이 똘망똘망한 눈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칭호, 화조국의 황금마차가 살짝 빛납니다!]
-툭.
허공에서 생겨난 마법진.
그 너머로 떨어진 빵 한 조각.
“이러면 되는뎅?”
아.
순간 말문이 막혔다.
나 같은 짭상인이 아니라 이 녀석은 찐상인이었다.
애초에 상점창 따위는 필요하지도 않은 진짜 상인.
그야말로 95층의 치트 키 같은 존재 아닌가.
-촤앗.
두 팔을 활짝 벌렸다.
“뭐, 뭐냥?”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서는 녀석.
“한 번만 안아 보자, 냥펀!”
“꺄아아악! 저리 가! 느야아앙!”
두 팔에 힘을 줘 끌어안자 냥펀이 비명을 내지른다.
동시에 빛과 같은 속도로 내리꽂히는 주먹과 다리.
-빡! 빡! 빠악!
새벽 중의 짧은 소동은 머리통 두 대와 정강이 싸커 킥으로 끝이 났다.
붉어진 얼굴로 씩씩거리는 녀석.
주먹은 작은데 엄청 아프네.
자세히 보니 언제 잡고 있었는지 손에 자그마한 금괴를 쥐고 있다.
묘하게 찌그러진 게, 저걸로 내려찍은 게 분명하다.
치사하게 금괴로 머리를 치다니.
“아오, 아파.”
“내 발가락이 더 아프거든! 바지 안에 뭘 넣어 둔 거양.”
난 머리에 난 혹을, 녀석은 신발 끝을 문질렀다.
뭘 넣어 두긴. 튼튼한 다리가 들어 있지.
반가움의 인사는 이 정도면 된 것 같고.
“일단 가자.”
뭘 하든 지금은 시간이 늦었다.
내일 작업도 남았다.
“잘 곳은?”
“저기.”
엄지로 뒤편을 가리켰다.
뭔가 싶어 빼꼼 고개를 내민 냥펀이 달동네를 확인했고.
와락.
냥펀의 얼굴이 구겨졌다.
* * *
뻐근한 듯 기지개를 켜는 냥펀.
폐가나 다를 바 없는 판잣집에서 잤으니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평소에는 노숙하더라도 고급 야영 아이템을 썼는데 여기서는 모포 한 장만 덮고 잤으니.
혹시나 창문이나 다른 곳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물건을 보고 덤벼들지 몰라 한 선택이었다.
“으으으. 이 몸을 이런 곳에서 재우다니.”
“그나마 여기가 제일 깔끔한 곳이거든?”
폴과 빅튼이 있는 곳에 데려갈 수는 없어서 미리 마련해 둔 집으로 갔었다.
시간이 지나 이른 아침.
평소라면 아침을 챙겨 먹었겠지만 오늘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95층에 대한 내용은 대략적으로 정리해서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참고용.
냥펀도 자기만의 시선과 해석이 있을 테니 직접 곳곳을 돌아다니며 확인해 볼 생각이라고 한다.
목적지는 말할 것도 없이 부촌.
나는 실패하긴 했지만 화조국의 황금마차 칭호를 가지고 있는 냥펀이라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공장으로 갈 거냥?”
“그래야지. 일단 다음에 낼 세금을 모아야 하기도 하고, 계속 일하고 있어야 대두상이 숨기고 있는 곳으로 들어가기 편하거든.”
바로 내일이다.
그때 경계가 느슨해지니 피의 무게를 재기 위해 바쳐진 놈들이 사라진 쪽으로 가 볼 생각.
“넌 어떻게 하려고. 일단 자본금이 있긴 해야 할 텐데. 일자리 소개해 줘?”
“아닝. 바로 부촌으로 갈 거얌. 이런 건 스타트를 높이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
한마디로 시작점이 높아야 이후에도 상승 폭이 크다는 뜻이다.
맞는 말이긴 하지.
취업하고 했을 때도 시작 연봉이 높은 편이 나중에도 연봉을 더 높게 받을 수 있는 거랑 비슷한 이치니까.
나도 그걸 알기에 부촌을 노렸던 거다.
“안에 들어가면 요정 클럽이 있는 곳이 있을 거야. 거길 가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요정 클럽이랑은 안면이 있잖아.”
“후후후! 그것은 하책이징. 여긴 단순히 부탁과 정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곳! 원하는 게 있다면 거래할 뭔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닷!”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나름의 판단을 내린 냥펀이 우쭐한 표정으로 고개를 까딱인다.
“내가 가진 걸 더 키우는 게 먼저라는 것이지. 잘되면 특별히 고용해 주겠노라.”
“예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엣헴!”
적당히 어울려 주며 흩어졌다.
이미 달동네 안에서는 출근 준비를 마친 폴과 빅튼이 날 기다리고 있다.
“간밤에 아예 안 들어왔던데 괜찮나?”
“뭐, 그냥. 할 일이 좀 있어서.”
“야간조 일까지 하는 건 아니겠지? 몸이 튼튼한 건 알고 있지만 그렇게 일하면 오래 못 버티네. 그러다 시스템에 팔린 녀석들이 한둘이 아니야.”
폴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팔을 두드린다.
시스템에 먹힌다라.
폴뿐만이 아니다.
여기서 일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내용이다.
얼핏 이야기를 들으면 세금을 내지 못한 이들이 자아를 잃고 완전한 NPC가 되는 걸 말하는 것 같은데.
‘가끔 뉘앙스가 애매할 때가 있었지.’
뭐라고 해야 하나.
희생되면 희생된 거지, 굳이 팔렸다고 말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느껴지는 분위기도 죽음을 슬퍼한다기보다는 못 볼 걸 봤다는 느낌이고.
슬쩍 폴에게 말을 걸었다.
“그 시스템에 팔린다는 것 말이야. 죽는 걸 말하는 건가? 아니면 자아를 뺏기는 걸 통틀어서 말하는 건가.”
“자네 진짜 뭘 모르는군? NPC가 된 지 얼마 안 됐나 봐. 대략적인 정보는 들어올 때 머릿속에 주입해 주는데.”
“내가 혼돈 수치가 높거든. 시스템이 온전히 작동하지 않아.”
폴의 물음에 적당히 둘러댔다.
거짓말은 아니다.
실제로 혼돈 수치도 높고 시스템의 영향도 어느 정도 벗어나니까.
녀석 또한 뭔가 이해했는지 손을 내젓는다.
“아아. 자네, 그쪽이었나? 어쩐지 범상치 않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럼 모를 수도 있지.”
그쪽?
나같이 혼돈이 높은 이들을 따로 지칭하는 게 있는 것 같은데.
이건 나중에 확인해 보도록 하고.
“말 그대로네. 시스템에 팔려 가는 이들. 자네도 알지 않는가, 피의 무게를 재는 것.”
본인도 당할 뻔했기 때문인가, 녀석의 얼굴이 구겨진다.
“그것도 형식이 여러 개거든. 차라리 세금을 내지 못해 죽고 완전한 NPC가 되면 다행이지. 정말 팔려 가면 육신도, 영혼도 분리돼서 무기 재료에 쓰이기도 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은 당연히 강제 처분 되고.”
빙글 손가락을 돌린 녀석이 어깨를 으쓱인다.
“그 왜, 탑에 풀리는 에고 소드나 기타 무기들 있잖나, 영혼석이나. 시스템은 다양성을 원하고 재료는 필요하니 요구하는 거야, 재료를 달라고.”
그 재료가 뭔지는 말할 것도 없다.
NPC. 그 자체를 말한 걸 테니까.
녀석의 말을 다르게 해석하자면.
무려 이곳에는.
‘시스템과 거래를 하는 놈이 있다.’
어째선지 그 정체를 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