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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인생 3회차-381화 (381/412)

타자 인생 3회차! 381화

44. Go! Dodger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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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성이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계약을 맺으면서 스타즈 구단도 덩달아 돈벼락을 맞았다.

“이렇게 되면 이적료가 얼마입니까?”

“8억 달러 기준으로 5,687만 5천달러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포스팅을 통한 이적료는 총 3단계 구간으로 나누어 지급됐다.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총액의 20퍼센트.

보장 계약 금액이 5,0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5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7.5퍼센트.

보장 계약 금액이 5,000만 달러 초과일 경우 937만 5천 달러와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퍼센트.

박유성이 2029 시즌 7할이 넘는 맹타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을 때 일부 언론에서 포스팅 제도를 손봐야 하는 게 아니냐고 운을 뗐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박유성이 2년 연속 7할을 달성하자 부랴부랴 제도 개선에 나섰다.

보장 계약 금액이 1억 달러 초과일 경우 1,687만 5천 달러와 1억 달러 초과 금액에 대한 10퍼센트.

보장 계약 금액이 3억 달러 초과일 경우 3,687만 5천 달러와 3억 달러 초과 금액에 대한 7.5퍼센트.

보장 계약 금액이 5억 달러 초과일 경우 5,187만 5천 달러와 5억 달러 초과 금액에 대한 5퍼센트.

7억 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언론의 분석을 토대로 추가로 3단계의 허들을 만든 것이다.

“만약에 예전 기준으로 이적료를 책정했다면 얼마였을까요?”

“제가 지난번에 계산해 봤는데 1억 2천만 달러가 넘었습니다. 규정이 바뀌면서 절반 이상이 줄어든 셈이죠.”

“그래도 6천만 달러나 받게 됐으니까 감사하게 생각해야겠죠?”

“그럼요. 거의 2년 치 운영비니까요.”

현재 환율 기준 다저스에서 받아야 하는 이적료 총액은 760억 원.

추가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더라도 잘 아껴 쓴다면 5년 정도는 신성 그룹의 지원 없이 구단 운영이 가능해 보였다.

“거기에 옵션에 대한 보너스까지 있으니까 6천만 달러 이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옵션 보너스에도 이적료가 붙습니까?”

“이적료는 전 소속 구단의 권리니까요. 옵션을 과도하게 걸어서 계약 총액이 줄어들면 전 소속 구단만 손해잖습니까.”

“이거 옵션 보상도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요?”

송 에이전시 측에서 제공한 계약 내용을 확인한 김재식 단장이 혀를 내둘렀다.

이 정도면 지난 3년간 박유성에게 투자한 모든 돈을 회수하고도 남을 것 같았다.

게다가 박유성이 안겨준 선물은 또 있었다.

“참, 이벤트전 일정은 잡혔습니까?”

“네. 3월 27일과 3월 28일, 이틀간 치르기로 확정됐습니다.”

당초 다저스 구단은 박유성과 송현민의 영입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 개막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개막전 맞상대인 자이언츠가 단호하게 반대를 하면서 서울 개막전은 무산됐다.

이를 두고 지나치게 즉흥적인 발언으로 대한민국 메이저리그 팬들을 실망시켰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앤드류 프라이드맨 사장은 이벤트를 제안했다.

“개막전이 어렵다면 그전에 한국에서 이벤트 매치를 치렀으면 합니다. 이건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허락이 없어도 가능한 거니까요. 어떤가요?”

개막전 무산을 아쉬워하던 프로 야구 협회는 군말 없이 다저스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렇게 프로 야구와 메이저리그가 동시에 개막되는 4월 초보다 한 주 앞선 3월 마지막 주 주말에 두 경기를 치르기로 최종 합의가 됐다.

“우리가 첫 경기입니까?”

“아뇨. 첫 경기는 다저스와 대한민국 대표팀입니다. 박유성 선수와 송현민 선수는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뛸 예정이고요.”

“그럼 우리는 일요일 경기겠네요.”

“네. 솔직히 우리 경기가 더 재미있을 겁니다. 박유성 선수가 양쪽에서 다 뛸 예정이니까요.”

본래 다저스가 추진했던 건 스타즈와의 친선전이었다.

그것도 박유성과 장시간 이별해야 할지 모를 스타즈 팬들을 위해 박유성이 스타즈와 다저스, 양쪽 타석에 전부 서는 특별 룰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스타즈 홈페이지는 티켓 예매를 묻는 질문으로 마비가 됐고.

생각 이상으로 뜨거운 반응을 확인한 프로 야구 협회에서 추가로 국가대표팀과의 경기를 제안하면서 2경기를 치르게 된 것이다.

“아무튼 이번 경기를 잘 치러서 정기전으로 한번 만들어 봅시다.”

“그럼요. 그렇게 해야죠. 박유성 선수가 계속 다저스에서 뛴다고 장담하기 어려우니까 도움받을 수 있을 때 확실히 받아야 합니다.”

김재식 단장의 말에 안재희 운영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총 14년 계약이긴 하지만 5년 후 옵트 아웃 조건이 걸려 있는 만큼 5년 후에 박유성이 양키즈나 레드삭스로 이적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박유성이 새로 자리를 잡은 구단과도 이벤트전을 치르려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할 터.

“부회장님께서도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밀어주겠다고 하셨으니까요. 우리 잘해봅시다.”

“네. 단장님.”

“그럼 말 나온 김에 내년 시즌 구상을 해볼까요?”

김재식 단장이 화제를 바꾸자 안재희 운영 팀장도 자세를 고쳤다.

“지금 외국인 선수는 투수와 타자 한 명씩 뽑아야 하죠?”

“네. 저스틴 스몰 선수와는 재계약을 마쳤습니다. 제이슨 마이너 선수는 잘 정리했고요.”

박유성이 활약하던 지난 3년간 스타즈의 외국인 선수는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워낙에 압도적인 성적을 낸 탓에 조금 부진하다는 이유로 바꿀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 전력의 50퍼센트를 차지하던 박유성이 이탈한 이상 냉정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었다.

“다니엘 브리토 선수는 뭐라고 합니까?”

“중견수도 상관없고 좌익수도 상관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나이가 있으니까 좌익수가 낫겠죠?”

“박유성 선수의 자리를 어떤 선수로 대체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외국인 선수로 대체한다면 좌익수가 낫지만 국내 선수로 대체하면 다니엘 브리토 선수의 수비력이 필요할지도 모르고요.”

박유성의 등장 이전까지 스타즈에 가장 큰 기여를 한 타자를 한 명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다니엘 브리토였다.

박준수가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팀의 유일한 해결사 노릇을 했고.

박유성이 합류한 이후에는 4번 타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프로 야구 최고의 용병 타자로 평가받았다.

데뷔 후 7년 연속 3할 타율과 6년 연속 20도루에 100타점, 20홈런 이상을 기록했으니 이쯤 되면 영구결번을 받아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

그래서 스타즈 구단은 4년(2+2)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추가로 3년 계약을 제안했다.

스타즈 팬들은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해 온 다니엘 브리토와 종신 계약을 하길 바랐지만.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외국인 선수와 의리만으로 계속 함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다해서 1,200만 달러죠?”

“네. 박준수 선수를 기준으로 계약했습니다.”

박준수는 지난 2028년 겨울 6년 195억에 스타즈와 장기 계약을 맺었다.

연평균 금액은 32.5억이지만 세금 지원(50퍼센트)과 5억 정도의 달성 가능한 옵션이 추가되면서 실질 수령 연봉만 30억에 달했다.

반면 다니엘 브리토는 세금 지원이 쉽지 않은 외국인 선수였다. 그래서 세금 지원 없이 33퍼센트 인상된 400만 달러에 3년 계약을 진행했다.

현재 환율 기준 53억 원에서 세금과 에이전트 비용을 제외하면 27억 정도.

거기에 집과 차량을 비롯한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체감 연봉은 박준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반면 지난 3년간 든든하게 2루수 자리를 지켰던 블레이크 테일러는 재계약 대상에서 빠졌다.

박유성의 빈자리를 채우려면 타격이 좋은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대한민국 대표팀이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일본보다 대한민국을 선호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대체 외국인 선수는 방향성이 잡혔습니까?”

“2루에는 오진욱 선수가 있어서요. 일단은 중견수 쪽으로 알아보는 중입니다.”

박유성의 신성 고등학교 동기인 오진욱은 지난 3년간 블레이크 테일러와 최일준의 백업 선수로 경험을 쌓은 상태였다.

수비력에 비해 타격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블레이크 테일러보다 오진욱을 키우는 편이 나았다.

“투수 쪽은 어떻습니까?”

“저스틴 스몰 선수와는 4년 계약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4년 계약은 너무 길다고 하지 않았나요?”

“다니엘 브리토 선수 때처럼 2+2년 계약으로 상호 계약 해지 조항을 넣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저스틴 스몰 선수도 동의했고요.”

송찬우와 김혜성, 손지원으로 이어지는 스타즈의 토종 선발 라인업은 리그 최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3년 연속 20승을 거둔 국가대표 에이스 송찬우와 임찬기를 제치고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로 등극한 김혜성, 거기에 빠르게 성장 중인 5선발 손지원까지.

야구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스타즈를 우승 후보로 꼽는 것도 이 탄탄한 선발진 때문이었다.

여기에 3년 연속 송찬우와 골든 글러브 경쟁을 펼친 저스틴 스몰을 장기 계약으로 묶으면서 스타즈의 마운드는 더욱 탄탄해졌다.

“제이슨 마이너 선수도 같이 가면 좋았을 텐데요.”

“일본 쪽 조건이 너무 좋아서요. 도저히 맞출 수가 없었습니다.”

송찬우-저스틴 스몰에 가려지긴 했지만 좌완 제이슨 마이너도 3선발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스타즈에 머무는 3년간 20승과 19승, 21승을 거두며 스타즈의 통합 3연패를 위해 헌신했다.

하지만 스타즈 구단이 저스틴 스몰과의 재계약에 정신이 팔린 사이 일본의 도쿄 자이언츠가 제이슨 마이너에게 접근하면서 일이 꼬여 버렸다.

일본 쪽에서 제시한 금액은 2년에 1,500만 달러.

저스틴 스몰의 조건보다 조금 적은 3년 850만 달러의 계약을 준비했던 스타즈 구단은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을 펴보지도 못했다.

“들어보니까 마이너스 옵션도 상당하다면서요?”

“듣기로는 200이닝에 15승, 평균 자책점 2.50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600만 달러를 전부 수령할 수 있다고 합니다.”

“15승은 그렇다 쳐도 평균 자책점 2.50은 힘들지 않을까요?”

“다승 기준을 18승에서 15승으로 내리면서 평균 자책점 조건이 조정된 것 같습니다.”

지난 3년간 제이슨 마이너가 기록한 평균 자책점은 2.72.

일본 쪽에서 잡은 기준점보다 높았다.

그럼에도 일본행을 고집한 건 프로 야구 외국인 선수 연봉 제한 규정 때문이었다.

프로 야구 5년 차 이하의 외국인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연봉은 최대 300만 달러까지.

그 기준에 맞춰 저스틴 스몰도 연평균 300만 달러에 사인했다.

물론 성적 옵션 등으로 최대 5백만 달러까지 수령할 수 있도록 틀을 만들었지만.

최대 75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도쿄 자이언츠의 조건에 비하면 아쉬운 게 사실이었다.

“그래도 협회에서 다니엘 브리토 선수의 연봉 인상을 허락해 줘서 다행입니다.”

본래라면 다니엘 브리토도 연평균 300만 달러에 추가 계약을 진행해야 했지만.

다니엘 브리토가 프로 야구를 대표하는 외국인 타자라는 점을 프로 야구 협회에서 인정하면서 6년 차 이후로 연봉 상한선이 100만 달러 올라갔다.

연봉 상한선이 올라간 만큼 옵션도 추가할 수 있으니 다니엘 브리토도 최대 8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스타즈와 다니엘 브리토는 서로 조금씩 양보한 끝에 보장 금액 400만 달러에 옵션 최대 200만 달러 선에서 계약을 진행했다.

“어쨌거나 제이슨 마이너 선수의 공백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제구력이 좋은 좌완 투수로 알아보는 중입니다.”

“박유성 선수 덕분에 통합 3연패를 달성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유성 원맨팀이었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스카우트 팀도 지금 날을 새워가며 대체 외국인 선수들을 검토 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스타즈 구단이 박유성의 공백을 줄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 내던 그 시각.

신상욱 회장은 신민아와 함께 미국에서 지낼 집을 알아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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