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타자 인생 3회차-299화 (299/412)

타자 인생 3회차! 299화

36. 기록의 사나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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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즈 박유성, 4개월 연속 월간 타율 7할 달성!]

[스타즈의 박유성이 프로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썼다.

오늘 스타즈 파크에서 열린 7월의 마지막 날 경기에서 박유성은 마지막 타석 때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1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스타즈.

1회 말, 박유성의 선두타자 볼넷과 도루에 이은 블레이크 테일러의 적시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한 뒤 희생 플라이와 장태수의 시즌 10호째 3점포를 묶어 5 대 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위즈도 순순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현재 치열한 순위 다툼 중인 상황을 반영하듯 위즈 타자들은 악착같이 물고 늘어졌고 끝내 5 대 4, 한 점 차까지 추격하며 경기 분위기를 바꿔놓는 데 성공했다.

현장의 기자들도 8회 말 스타즈가 추가 점수를 내지 못할 경우 최소 연장전이라는 의견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바뀐 투수 최현준이 흔들리면서 위즈의 추격도 끝이 났다.

첫 타석 이후 안타가 없던 선두타자 이동엽이 다시 한번 안타를 때려내자 스타즈 김석률 감독은 앞서 홈런을 때려낸 장태수를 대신해 오진욱을 투입했다.

오진욱이 침착하게 희생 번트를 성공시키면서 1사 주자 2루가 되자 이강천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했는데 이때 투수를 바꾸지 않으면서 경기 흐름이 변했다.

김석률 감독은 최근 슬럼프에 빠진 국가대표 포수 박경호를 대신해 대타 홍원희 카드를 꺼냈고.

최현준이 홍원희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1사 주자 1, 2루로 변했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최일준마저 침착하게 공을 골라내며 볼넷으로 출루하자 스타즈 파크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1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건 슈퍼 루키 박유성.

앞선 네 타석에서 볼넷만 골랐던 박유성은 크게 숨을 골랐고 초구에 날아든 최현준의 몸 쪽 빠른 공을 때려 전광판 상단을 직격하는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41개의 홈런으로 프로 야구 최다 홈런을 달리고 있는 기록의 사나이 박유성의 생애 첫 그랜드 슬램.

이 결정적인 한 방에 힘입어 스타즈는 위즈를 9 대 4로 제압하고 시즌 77승째를 거두었고.

박유성도 마지막 타석에 안타를 때려내며 7월 월간 타율을 0.701로 마쳤다.

앞선 경기까지 박유성의 7월 타율은 0.697.

월간 타율 7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1개 이상의 안타와 아웃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 했지만 박유성은 마지막 다섯 번째 타석 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기어코 대기록을 작성했다.

경기 후 MVP 인터뷰에서 박유성은 전 경기 출전에 따른 체력적인 부담을 인정하면서도 가능하면 전 경기에 출전해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석률 감독도 무더운 8월에는 특별히 박유성의 체력 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언급하면서도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박유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오늘 경기에서 1타수 1안타, 1홈런을 때려낸 박유성은 시즌 타율 0.734로 압도적인 타격 선두를 질주 중이다.

잔여 경기에서 심각한 부진의 늪에 빠지지 않는 한 시즌 타율 5할 달성은 충분한 상황.

이미 규정 타석을 채운 상태라 이대로 시즌을 마쳐도 7할 기록은 인정된다.

하지만 본 기자를 비롯해 야구팬들 중 누구도 박유성의 질주가 멈추길 바라지 않을 것이다.

아직 54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박유성은 이미 프로 야구 한 시즌 최다 안타와 최다 2루타, 3루타, 최다루타, 최다득점, 최다도루 기록을 전부 갈아 치웠고 최다볼넷과 최다타점, 최다홈런 기록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비록 오늘 위즈와의 경기처럼 앞으로도 상대 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겠지만.

오늘 마지막 타석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팀을 위해, 스스로를 위해 계속 앞으로 달려나가길, 야구 기자이기 이전에 야구 팬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응원한다.]

[베이스볼 패치 공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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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성이 4개월 연속 7할 타율을 달성했다는 기사가 나자 베이스볼 파크의 떡밥이 바뀌었다.

└박유성 시즌 홈런 몇 개 예상함?

└ㅋㅋㅋ 이젠 시즌 홈런인가요?

└진짜 베팍 인간들 가면놀이 대단하네. 아까 경기 중일 때만 해도 박유성 월간 7할 실패라고 웃고 떠들던 인간들이 이제 와서 홈런 몇 개 이지랄. ㅋㅋㅋ

└저는 안 그랬는데요?

└님아. 작성글 삭제해도 소용없어요. 이미 님 글 다 캡쳐됐음. ㅋㅋㅋ

└무슨 소리신지???

└와, 끝까지 모른 척이네. ㅋㅋㅋ 닉 바꾼다고 끝난 게 아니라니까요?

└어그로 감옥이라고 검색해 보세요. 거기 님 아이디 있음.

└ㅅㅂ. 저 계정 탈퇴해야 하나요?

위즈와의 경기 전까지만 해도 박유성의 7할 달성 여부가 주된 관심사였다.

특히나 일본 언론은 경우의 수까지 따져가며 호들갑을 떨어댔다.

“박유성의 월간 타율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4월에 0.756이었다가 5월에 0.762로 소폭 상승했지만 6월에는 0.711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7월 타율은 0.697이죠.”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박유성은 이제 막 프로에 데뷔한 신인 타자입니다. 작년까지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야구를 했는데 한국의 고교 야구는 일본의 고교 야구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작습니다. 전국의 고등학교 야구부를 다 더해도 100개가 되지 않아요. 중간에 U-18 야구 선수권 대회와 LA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작년 박유성이 치른 경기 수는 채 50경기도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당연히 체력적으로 힘이 들 수밖에요.”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박유성 같은 선수가 나왔다는 게 기적이나 다름없는데요.”

“확실히 박유성의 타격 능력은 경이롭습니다. 이제 막 프로에 데뷔한 타자이지만 타석에서의 침착함은 뭐랄까요. 10년 차 이상의 베테랑 선수를 보는 기분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박유성은 선구안이 좋습니다. 유인구에 속질 않아요. 게다가 변화구 대처 능력도 상당합니다. 포크 볼이나 너클 볼처럼 쉽게 접하기 어려운 구종이 아니고서야 박유성을 상대로 헛스윙을 빼앗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박유성의 맹타에 의문을 제기하던 일본 언론은 박유성의 7할 행진에 제동이 걸릴 것 같자 약속이나 한 것처럼 태도를 바꿨다.

박유성의 활약 자체가 말이 안 된다에서 박유성은 충분히 좋은 선수이지만 결국 한계점이 오고 있다는 쪽으로.

박유성에게 더 큰 충격을 주기 위해 추켜올리는 짓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박유성이 마지막 날 경기에서 7할 타율을 달성하면서 일본 언론들의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이 정도면 승부 조작 아닐까?”

“승부 조작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지 않을까요? 앞선 네 타석에서 전부 볼넷을 골랐잖아요?”

“그러니까 승부 조작이지. 박유성이 월간 타율 7할을 달성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 뭐야?”

“일단 아웃을 당해서는 안 됩니다. 한 타석이라도 아웃을 당하면 4타수 3안타 이상을 쳐야 하니까요.”

“그래. 4타석에서 3개의 안타를 쳐야 하는데 박유성은 최근 3안타 경기가 거의 없었어.”

“후반기 들어 3안타 경기는 두 경기뿐이었습니다. 네 타석 이상 소화한 경기는 한 경기뿐이고요.”

“아마도 위즈에서 박유성을 위해 일부러 볼넷 작전을 펼친 것 같아. 박유성의 타격을 봉쇄하는 척하면서 아웃 카운트 발생 가능성을 없앤 거지.”

“그럴 거면 첫 타석 때 안타를 맞고 이후에 볼넷을 내주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요?”

“그 방법은 너무 뻔해. 분명 박유성의 7할 타율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승부를 피했다는 의심을 사게 될 거라고.”

“그래도 마지막 한 타석에 모든 걸 거는 건 너무 무모한 것 같은데요?”

“위즈도 지금 순위 싸움이 한창이잖아? 위즈가 원하는 건 박유성의 기록 달성이지 패배는 아닐 거니까. 설마하니 마지막 타석 때 만루 밥상이 차려질 줄은 몰랐겠지.”

“그나저나 박유성의 몸값이 또 오를까 봐 걱정입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월간 7할 타율을 맞추긴 했지만 타격 하락세인 건 사실이니까.”

일본 언론은 당분간 박유성의 가치가 오를 일은 없을 거라 예상했다.

이미 거품이 낄 대로 낀 상황에서 시즌 초반만 못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만큼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새롭게 계산기를 두드릴 거라 여겼다.

실제로 일부 스몰 마켓 구단들은 박유성의 시즌 타율 하락세에 주목했다.

“썬의 시즌 타율이 얼마지?”

“아직도 0.730 이상입니다.”

“언제쯤 6할대로 떨어질까?”

“앞으로 17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면 7할 기록이 깨집니다.”

“그럴 가능성이 있는 거야?”

“메이저리그에서도 10타석 이상 안타를 치지 못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다만 올 시즌 썬의 무안타 경기는 두 경기뿐입니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계산해 봐.”

“썬이 3타수 2안타를 친다고 가정하면 120경기가 필요합니다.”

“120경기? 지금 스타즈의 잔여 경기가 몇 경기야?”

“54경기입니다.”

“그럼 7할 밑으로 떨어질 일은 없다는 거잖아?”

“썬이 4타수 2안타를 친다면 15경기 이후 7할 밑으로 떨어지지만 요즘은 세 타석 들어서기도 쉽지 않아서요. 8월 한 달간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박유성이 4월 한 달간 7할이라는 맹타를 때려냈을 때.

그 타격 퍼포먼스가 계속 이어질 거라 예상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한 명도 없었다.

4할 타자조차 희귀한 마당에 7할은 터무니없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유성은 그런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을 비웃듯 5월과 6월에 이어 7월까지 7할 타율을 지켜냈다.

그것도 단순히 시즌 타율만 7할을 넘긴 게 아니라 월간 타율까지 4개월 연속 7할을 찍어버리니까 박유성의 꾸준함을 의심하며 박유성의 몸값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려 온 스몰 마켓 구단들은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박유성의 예상 몸값이 얼마야?”

“언론에서는 연평균 3천만 달러 이상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3천만 달러라. 이거 7할을 치고 있으니 뭐라고 할 수도 없네.”

일본 언론만큼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주요 언론들도 주기적으로 박유성의 활약상을 보도했다.

대한민국 야구가 국제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 해외토픽 정도로 다뤘겠지만.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LA 올림픽에 이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까지 연달아 제패한 터라 7할이라는 꿈의 타율을 평가절하할 수가 없었다.

“한국의 야구 수준은 어때? 아직도 트리플 A 정도야?”

“전문가들은 트리플 A와 쿼드러플 A의 중간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은?”

“메이저리그와 쿼드러플 A의 중간입니다.”

쿼드러플 A는 메이저리그와 트리플 A를 오가는 선수들을 가리키는 표현이었다.

붙박이 주전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할 실력까지는 아니지만 언제든 빈 자리가 나면 가장 먼저 콜업되는 수준으로 트리플 A에서 마냥 콜업을 기다리는 유망주들과는 대우부터 달랐다.

LA 올림픽과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우승했지만 대한민국 야구의 실력 평가는 상향되지 않았다.

단기전 성적만으로 따지기에는 대한민국의 야구 시장이 작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시즌 타율이 가장 높았던 타자가 누구야?”

“백이라고 프로 야구가 처음 시작됐을 때 활약했던 타자입니다.”

“얼마나 쳤는데?”

“시즌 타율이 0.412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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