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280화 (28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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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그나저나 너희들은 여기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거야?”

“사실은……”

질문을 받은 헌병대원들이 우물쭈물하자 사라가 재빠르게 앞으로 나섰다.

“미아가 된 여자아이를 도와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소리를 들은 소녀가 발끈하면서 외쳤다.

“실례와요! 리엘은 미아가 아니라 단순하게 길을 잃어버려서 안내를 받으려고 했을 뿐이와요!”

“세간에서는 보통 그런 상황을 미아라고 부르지 않냐?”

“그, 그러고 보니 그랬사와요! 리엘은 미아였던 것인가와요?!”

탈리아의 논파에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주춤거리면서 물러나는 소녀.

“너처럼 잘 차려입은 여자아이가 보호자도 없이 혼자서 돌아다니면 위험하다고? 뭐, 대학도시 내부에서는 헌병사단본부가 코앞이니까 대놓고 설쳐대는 놈들은 없다지만……최근에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조금 산만해졌다는 말이지.”

“호호호호ㅃ 그런 이유라면 리엘에게는 든든한 보디가드인 펜릴씨가 붙어있으니까 괜찮……아앗! 페, 펜릴씨! 차도로 나가버리면 위험하와요!!”

꺙!

종종종종

경고해주기가 무섭게 마치 자석에 끌려가는 것처럼 차도로 달려가는 강아지와 뒤따르는 소녀의 위태로운 모습.

빠아아아앙!

게다가 규정 속도를 무시하는 트럭이 경적을 울리면서 돌진해왔기 때문에 탈리아가 재빠르게 둘을 잡아 들었다.

후우우우웅!!

그리고 조금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서 쌩하니 지나쳐버리는 트럭.

[차도로 뛰어들다니 죽고 싶어?!]

“히끅!”

깨깽!

적반하장으로 외쳐대는 트럭운전사의 모습과 겁먹고 오들오들 떠는 소녀와 강아지를 번갈아서 쳐다본 탈리아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는 트럭을 바라보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런 XX같은 새끼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저따위로 달리면서 뭐가 잘났다고 떠들어! 니들은 뭐야, 허수아비야?! 어서 뛰어가서 잡아, 살인 미수잖아!!”

[네,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화들짝 놀라면서 부랴부랴 움직이는 헌병대원들과 마지막까지 리엘을 염려하는 사라.

“어차피 부대로 복귀하려는 참이었는데 내가 겸사겸사 데려다주지 뭐……니들은 신경 쓰지 말고 저 XX새끼나 잡아서 연행해!”

“히끅! 히끅, 히끅!!”

깨개개갱!!

탈리아의 말에 어째서인지 조금 전보다 더 핼쑥한 표정으로 두려워하는 개와 소녀.

“그래, 그래……둘 다 무서웠지? 저 빌어먹을 XX새끼는 체포하는 대로 XX를 XX해서 평생 XX로 만들어버릴 테니까 걱정하지마렴.”

오들오들

“사, 살려주시와……”

그 말에 더욱 더 겁먹은 리엘이 손을 뻗으면서 구조를 요청해왔지만, 사라는 참(charm)의 마력과 탈리아의 공포 속에서 갈등하다가 결국에는 이 일에 상관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래, 괜히 쓸데없는 일에 끼어들어서 낭패를 보느니 다소 비겁하더라도 가늘고 길게 사는 게 좋지. 설마 저렇게 귀여운 아이에게 해코지라도 하겠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곧바로 경례자세를 갖추는 그녀.

“네, 알겠습니다! 명령에 따라서 지금부터 난폭 운전자를 추적하도록 하겠습니다!”

[교통관리센터! 학원도시 남부지역 B구역에서 상황이 발생했다. 차량번호를 전송했으니 지금 즉시 위치를 추적하고 지시를 내려주기 바란다!]

우르르르르!

“너, 너무하와요!”

유일한 희망(?)이 자신의 눈앞에서 멀어져가는 모습을 허무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리엘.

“자, 꼬마야! 찾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이 예~~~~쁜 언니에게 이야기해봐! 언니가 책임지고 친절하게 목적지까지 안내해 줄게!”

“리엘의 X, XX를 XX하지는 않으실 거죠?”

“하하하하하! 어린애들은 머리가 말랑말랑해서 그런지 쓸데없는 단어를 배우는 속도도 빠른데? 지나치게 똑똑한 꼬맹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소근)……”

“히끅! 모, 목숨만은 살려주시와요!!”

깨개개갱!!

“에이, 농담이야. 농담! 아 씨, 농담이라고 했지? 닥치고 누구한테 데려다가 줘야 하는지나 말해! 쥐방울만한 녀석이 쓸데없이 겁까지 많아서는……”

그리고 리엘의 대답을 들은 탈리아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

잠시 후.

탈리아와 통신을 마치고 지상으로 내려온 류안은 자신의 딸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접해듣고 창백한 표정으로 헐레벌떡 걸음을 옮겼다.

‘젠장……약속했던 시간보다 한 달이나 빠르게 아이를 내려 보내다니 이런 치사한 여신 같으니라고!’

원래대로라면 스쿨드를 공략하고 난 다음에 고유능력인[퀘스트 추가보상]을 이용해서 양육에 대한 사전교섭을 계획하고 있었던 상황.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자신의 예상보다 빠르게 딸이 방문했다는 소식만으로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하필이면 경계대상 1호인 탈리아와 함께하고 있다는 소리에 정신이 혼미해져버리고 말았다.

‘오딘님, 프레이야님, 로키님……앞으로는 착하게(?)은하를 정복할 테니까 이번 한 번만 살려주세요.’

유라디스 은하로 넘어온 지 오랜만에 발할라 신들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자비를 구걸하는 류안.

유리문 너머에 탈리아와 함께 앉아있는 소녀를 발견한 순간, 한 눈에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아보는 동시에 잔뜩 굳어있는 여자친구의 표정을 발견하고는 전신의 피가 빠져나가는 것 같은 공포를 경험하고 말았다.

두군두군!

지이이잉!

“삼촌~~~~!!”

자신을 발견하자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달려와 안기는 리엘.

‘삼촌이라고?’

갑작스러운 호칭에 영문을 몰라서 당황하는 가운데 품속에 조그마한 강아지(어째서인지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얼어붙어 있었지만)를 끌어안은 탈리아가 접근해 왔다.

“실망이야, 류안……어째서 지금까지 조카가 있었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지 않았던 거야?”

‘조카라고?’

여자 친구 모르게 숨겨놓은 자식이 들켜버렸다는 생각에 모든 것이 끝장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럽게 두 사람이 말을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자신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자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사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 이유는 전부 다 탈리아에게 지나치게 겁먹은 리엘의 거짓말로 일어난 행운이었다.

[제, 제가 찾는 사람은 류안 제르너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사와요!]

[……류안? 류안이라니, 꼬마야! 네가 어떻게 그 이름을 알고 있어? 엉? 어서 사실대로 이실직고하지 못해?!]

류안이라는 이름에 자신의 몸을 붙잡고는 거칠게 흔들어대는 그녀의 모습에 공포에 사로잡힌 리엘.

‘어, 어째서 아버님의 이름을 듣자마자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와요?! 뭔가가 수상한 맹수씨와요! 이대로 사실을 말해버리면 세상에 종말이 찾아올 것 같사와요!!’

[그, 그 분은 리엘의 삼촌이시와요!!]

[삼촌……이라고?]

그리고 그 말을 들은 탈리아는 곧바로 리엘을 본부로 데리고 돌아와서 류안에게 통신을 보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가,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사령본부에 널 찾는 여자아이가 와있어. 나이는 10살 정도……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짐작이 가는 게 없어?]

[여, 열 살이라고?]

[됐고……나머지 이야기는 지상으로 내려와서 말해.]

[탈리아, 탈리아!!]

그렇게 류안을 완벽하게 오해하게 만들어버린 그녀는 그가 지상으로 내려오자 노발대발하면서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가 염려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지만.

“아무리 애가 똑똑하다고 그래도 그렇지! 보호자도 없이 그렇게 먼 거리를 혼자서 여행시키는 경우가 어디에 있어! 리엘의 어머니라는 사람도 너무하지만 류안도 류안이야! 조금 전만 하더라도 얼마나 위험한 일을 경험했었는지 알아?! 그래가지고 어떻게 보호자 대리인의 역할을 하려고 그래! 조금 더 소중하게 대해주라는 말이야!!”

“미, 미안해. 앞으로는 잘할게……”

식은땀을 흘리며 우연한 행운으로 위기를 넘긴 류안은 앞으로는 착하게(?)은하를 정복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자신에게 안겨있는 사랑스러운 딸의 머리를 자상하게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분량이 적어서 죄송합니다.

끊을 타이밍이 애매하기도 했고 컴퓨터와 씨름하느라 분량이 적어졌습니다.

새로 구입하기는 했지만 주말이다보니 내일 도착한다는 보장도 없고..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노력했는데"더 이상은 너 따위를 위해서 일하지는 않겠다, 휴먼!"이라고 외치면서 완전히 막나가네요. 흐규흐규.

참고로 9월 5일은 예비군 훈련입니다.

6시간 받아야 되는데 오전에는 출근해야 해서 그 날도 위기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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