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275화 (275/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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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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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의 방해공작(?)으로 몇 시간 동안 꼼짝없이 서류작업에 묶여버린 류안이지만, 어느 정도 작업이 진척되자 진행상황이 순조롭다고 생각했는지 휴식시간을 주었다.

“좋아요, 너무 오랫동안 일만 하는 것도 좋지는 않으니까 30분 동안 퍼스널 타임을 드릴게요.”

“크흠, 2시간만 있으면 저녁시간인데 조금 더 넉넉하게 넣어주시죠, 주모?”

“30분만 더 열심히 일하면 대대 하나를 정리할 수 있는 분께서 지금 2시간이 짧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젠장, 이래서 화이트 칼라들은……”

말싸움을 시도했다가 본전도 못 뽑은 그는 눈웃음을 치면서 사무실을 떠나는 아우라의 발칙한 몸매를 분하다는 듯이 노려보다가, 시간이 촉박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재빠르게 카메라를 통해서 페어리들의 모습을 체크해 나갔다.

쮸웁, 쮸우우웁!

[적당히 하고 원액에서 떨어져라. 딱, 1분만 마시겠다고 그러더니 아주 병나발을 불고 앉으셨네! 언제는 절대로 마시지 않겠다고 큰소리치시더니……]

[아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그래? 좋게 말로해도 되잖아!]

[웃기고 있네. 내가 조금 전에만 5번은 그만 마시라고 말했거든? 이게 언니라고 봐주니까 눈에 보이는 게 없나.]

[얼씨구! 지금 3일 먼저 태어났다고 이제와서 언니행세를 하겠다는 거야? 원래 가는 데에는 순서 없다는 소리도 몰라?]

[뭐라고?]

[뭐가?!]

투닥투닥!

지금까지는 한 번도 다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자매들의 자신의 개다래 페리뇽의 원액(정액)을 차지하려고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싸우는 장면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었다.

‘훌륭하게 타락했군.’

실험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정체를 알고는 혐오스럽다면서 입에도 대지 않으려고 하던 자매들.

하지만 하루 종일 철창에 갇혀서 아무것도 즐길 거리가 없는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 그녀들은, 장난기 가득하고 호기심이 넘치는 페어리답게 본능을 억제하지 못하고 개다래 페리뇽의 원액이 혼합된 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으음……인간의 정액은 어떤 맛일까?]

[생각하지 마! 코끼리를 생각하면 코끼리밖에 생각나지 않는다는 말도 몰라? 정액의 맛을 궁금해 하면……젠장, 더 이상은 못 참겠어!]

[참아! 한 모금이라도 입에 대면 그 얄미운 대장한테 패배하는 거야! 참고로 나는 벌써 패배했어! 마이 프레셔스!!]

결국에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개다래 페리뇽의 원액이 혼합된 물잔을 부딪치면서 건배를 해버린 그녀들.

[저기 말이야……]

[으, 응?]

[생각보다 훨씬 더 달콤한 거 같지?]

[응……그렇기는 한데. 이, 이나야.]

[왜, 왜?]

[오늘따라 이상하게 몸이 화끈거리지 않아? 평소에도 안 나던 땀도 막 나고……]

[……너도 그래?]

[크흠! 자매사이에 이런 말을 하는 건 조금 쑥스러운데 오늘 밤에는 같이 자면 안 될까?]

[무, 물론이지. 그런데……]

[그런데 뭐?]

[……손만 잡고 잘 거지?]

[으르렁!!]

[꺄아아아악! 짐승-!!]

강력한 미약과 최음 효과가 있는 개다래 페리뇽의 원액을 섭취해버린 자매들은 달아오르는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서로를 덮쳐버리고 말았다.

[하앗, 하앗, 하앗!! 괴, 굉장해 이딘……도대체 이런 테크닉을 어디에서……꺄흑!]

[후후후후. 클리토리스가 이렇게 흥분해서 발기되다니……귀여워 이나. 츄웁, 츄우우웁, 츄우웁!]

[아, 안 돼. 백합으로 가버렷!!]

그리고 행위를 마치고 찾아오는 현자타임으로 극심한 자기혐오에 시달리는 자매들.

[흑흑흑흑! 첫 경험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려고 그랬는데. 설마 친언니한테 강제로 범해져 버리다니……]

[……훗. 뭐, 칠칠맞은 동생치고는 제법 나쁘지 않았어. 지금까지 능욕해 온 암퇘지들 중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어가겠군.]

[거, 거짓말! 설마 내가 첫 번째 여자가 아니었던 거야?!]

[뭐야……이제는 어린아이도 아니면서 순진하게 왜 이래? 너도 좋아서 즐겼으면 괜히 질척거리지 말고 깔끔한 관계로 돌아가자고!]

[파르르르. 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 언니!]

치지지직!

“아, 잠깐! 중요한 대목에서 갑자기 수신불량이라니 이런 빌어먹을 카메라가……아, 아니. 이게 아니지. 지금 도대체 내가 뭘 본 거야?”

실험과정을 떠올리는 도중에 잠시 막장 드라마의 흡입력에 빠져버린 류안은 고개를 흔들면서 계속해서 기억을 떠올려 나갔다.

어쨌든, 두 자매는 그렇게 개다래 페리뇽의 마력에 빠져버리고 말았고 달아오르는 몸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서로를 탐닉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SS급 성교능력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목표로 삼은 대상을 류안의 여자로 만드는 것.

처음에 몇 번은 백합플레이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던 자매들이지만 섭취를 계속하면 계속할수록, 욕구불만은 점점 커져가기만 했고 급기야는 하루 24시간을 발정 난 원숭이들처럼 플레이를 계속해도 서로에게 만족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급기야는 원액 자체가 제공해주는 쾌락에만 중독되어 중증의 미약중독자가 되어버린 상태.

행복한 쥐 실험의 모태가 되었던 중독성의 실험처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원액을 독차지하겠다는 집착에 빠져버린 페어리 자매는, 급기야 현재의 상태에 빠져버리게 되었다는 소리다.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류안이 행복해지는 대신에 자매들이 불행해지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류안이 불행해지는 대신에 자매가 행복해지는 방법이었다.

당연하지만 그는 후자를 선택할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에잇! 더 이상은 못 참아. 어차피 네 시시한 몸뚱아리에는 이제 관심도 없어! 그러니까 지금 당장 이혼 서류에 사인하고 아이들(원액)을 내놔!!]

[좋다고 범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뭐라고요? 좋아요,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나도 방법이 있어요! 앙육권을 넘겨주는 대가로 그동안 저금해놓은 돈은 전부 제가 가져가겠어요!]

[뭐, 뭐라고? 이 여편네가 진짜! 예전에는 참하고 순진했는데. 알고 보니 그동안 내숭울 떤 이유가 전부 돈 때문이었군. 에휴, 어쩌다가 내가 저런 여편네와 관계를 가졌는지. 내가 미쳤지. 하여간에 그놈의 술(원액)이 문제야! 술이……]

자신도 모르게 팝콘을 먹고 싶은 막장 드라마의 흡입력에 또다시 넋을 잃어버린 류안이었지만, 더 이상의 실험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쯤에서 자매들에게 개입하기로 결심했다.

“아, 아! 4주 후에 뵙겠……습니다가 아니라, 자매싸움은 그쯤하고 카메라를 주목하도록!”

[꺄아아악!]

[카, 카메라가 있었다니 여태까지 우리들을 감시한거야?!]

‘그러고 보니 몰래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지 않았었군.’

말실수를 했다는 사실에 아차하는 류안이었지만 어차피 철면피를 깔기로 한 거 무시하고 계속하기로 했다.

“크흠, 대단히 죄송하지만 개다래 페리뇽의 원액을 생산하는데 트러블이 생겨서 앞으로는 모든 공급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안 돼! 나에게서 원액을 빼앗아 갈 수는 없어, 절대로!!]

[세상에 줬다가 빼앗는 법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 안에서 원액마저 없으면 도대체 무슨 낙으로 시간을 때우라고……]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더니……그동안 공짜로 줬으면 감사하다는 못할망정 뭐가 어째? 앞으로 계속해서 원액을 섭취하고 싶으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고!”

류안의 답변에 우왕좌왕하면서 안절부절 못 하던 그녀들은 잠시 뭔가를 상담하는가 싶더니 파르르 떨리는 손을 들어 올리면서 존댓말로 외치기 시작했다.

[아,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돈 내고 살게요! 원액 10L에 1골드면 만족할 수 있으시죠?]

‘저 수전노들이 돈을 내겠다고?’

그녀들의 몸집에 10L라고 한다면 헤엄을 쳐도 되는 호수만한 규모의 원액을 내놓으라는 터무니없는 요구였지만, 그 정도를 뽑아내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은 성교능력이 소유자인 류안에게는 자신도 모르게 귀가 솔깃해져버리고 말았다.

‘요즘 탈리아가 월급관리를 하는 바람에 용돈이 많이 부족했는데, 이참에 페어리들과 흥정을 해서 비상금을 마련하면 과금이……아, 아니야! 정신 차려. 류안!!’

짝!

지이이이이잉!

[꺄아아아악!!]

갑작스럽게 뺨을 때리는 소리에 징징거리면서 울려대는 마이크의 소리에 페어리들이 귀를 막으면서 괴로워했다.

하지만 역시 간단하게 무시하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본론을 이야기하는 류안.

“굳이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간단한 노동으로 원액을 무한대로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면 어때?”

그는 카티아에게 했던 제안을 그녀들에게 똑같이 건네고 있었다.

[개다래 페리뇽의 원액은 카티아냥이의 것이다냥!!]

어디선가 들려오는 애완묘의 환청을 애써 무시하면서…….

***

잠시 후.

“와, 와, 와, 와스레 모노~.”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노크도 없이 방 안으로 들이닥치는 아우라.

“……휴식을 시작한 지 아직 5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어맛! 죄송해요. 깜빡하고 잊고 나온 게 있어서 저도 모르게 그만. 두리번두리번.”

“……”

의자에 앉아있는 류안이 말없이 노려보자 그녀는 머쓱해졌는지 장난기 가득한 행동을 그만두고는 헛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크, 크흠! 노, 노크도 없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쳐서 죄송해요. 저는 단지……사모님에게 부탁을 받아서 조금 괜찮은 타이밍에 참견을……”

“참견이라니 무슨 소리야?”

“그, 그게……”

다른 분야의 지식들은 풍부하지만 H분야에서는 쑥맥이나 마찬가지였던 그녀.

휴식시간의 제한을 30분으로 한 이유나 불과 5분만에 방문을 열고 기습을 시도한 이유도 류안이 다른 여자를 호출해서 옷을 벗기기 전까지의 행위로 돌입하기 전까지의 타이밍을 계산한 고도의 전략이었지만, 그가 자신이 떠날 때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모습으로 사무실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당황해버리고 말았다.

“하아……나도 사람이니까 가끔씩은 혼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라고. 정말로 내가 언제나 게임 아니면 성교밖에는 생각하지 않는 인간 말종이라고 생각한 거야? 나를 그런 더러운 인간으로 봤다니, 실망이야. 아우라……”

“아니, 그게……죄송해요. 대장님의 말씀이 맞아요. 제가 너무 대장님을 우습게보고……정말로 죄송해요.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정말로 미안한 듯이 어깨가 축 늘어지는 그녀였지만 류안은 미간을 어루만지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알았으면 쉬는 시간이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려 줘. 잠깐만 혼자서 생각할 게 있으니까……”

아우라는 얌전히 나가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는지 마지막까지 사과를 거듭했지만, 사실 그녀의 예상대로 류안은 게임과 H에 대한 생각밖에는 없는 인간 말종이었다.

“하마터면 들킬 뻔했군……”

그렇게 말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

철썩, 철썩, 철썩!

츄우웁, 츄우웁, 츄우우웁.

[하아, 하아……동생아! 지금까지 우리들한테 부족한 게 뭐였는지 마침내 깨달은 것 같아.]

[하읏, 하읏, 하앙! 우, 우연이네. 지금 막 나도 같은 생각을 했는데……]

류안의 물건에는 마치 오나홀처럼 달라붙은 페어리 자매는 그의 물건을 전신으로 애무하면서 진한 키스를 나누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많이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오늘도 계속 어지러웠는데 날씨가 갑자기 서늘해지면 그럴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애타게 기다려온 비느님인데...쿨럭.

페어리 자매는 스킵하려다가 그냥 넣기로 했습니다.

따, 딱히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쓰는 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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