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263화 (263/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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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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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력 폭탄의 융단폭격으로 초토화된 제 2기지.

엔포서들은 산발적으로 저항해오는 제국군을 차례대로 섬멸하면서 그들이 최후의 저항을 펼치고 있는 기지본부를 포위해버렸다.

[너희들은 완전히 포위되었다. 순순히 무기를 버리고 투항해라! 반복한다……]

현장지휘관이 확성기를 들고 그렇게 외쳤지만 쥐 죽은 듯이 고요하기 이를 데 없는 건물.

방화벽과 기동지뢰 그리고 방어포탑의 적외선 카메라의 레이더만이 자신들을 위협해오는 가운데 레이더를 체크한 병사가 상관을 향해서 외쳤다.

[생명반응을 체크해보니 생존자들은 모두 지하의 쉘터로 숨어버린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준장님.]

“뭘 꾸물거리는 거냐, 지휘관. 주저하지 말고 돌입부대로 쓸어버려라!”

[네, 알겠습니다!]

길로틴의 단호한 명령에 지휘관은 거수경례로 대답하고는 곧바로 돌입부대를 향해서 작전을 시작하라 신호를 보냈다.

[GO, GO, GO!]

[마인 스틱커를 가동시켜서 적의 기동지뢰를 무력화시켜라!]

제압용 전투드론을 앞세우면서 돌입해 들어가는 장갑부대.

쿠구구궁!

[정지, 정지!]

하지만 첫 번째 장애물을 제거하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건물이 우지끈하는 소리를 내면서 통째로 주저앉을 것처럼 뒤흔들리자, 곧바로 걸음을 멈추고는 조심스럽게 거리를 벌려나가기 시작했다.

솨아아아아-

그리고 본부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색의 연기.

[이게 뭐야……가스?]

[접근하지 마라! 돌입부대는 지금 즉시 정체볼명의 기체에서 거리를 벌리도록! 제독반, 제독반은 어디에 있나?!]

[지금 갑니다!]

적이 개발한 생화학 병기일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현장지휘관이 다급하게 외치자 하얀색의 보호복을 입은 제독반의 군인들이 장비를 들고 달려왔다.

[진공상태의 위성에서 가스가 이런 식으로 흘러나오다니……굉장히 이상한데요?]

[곧바로 감식기를 작동해서 성분을 분석해 봐. 가스가 아니라 적이 개발한 나노머신일지도 몰라. 정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거리를 유지하도록……]

[알겠습니다!]

제독반의 병사들이 곧바로 감식기를 통해서 검은 연기의 성분을 분석하기 시작했고 이미 그 물질에 닿아버린 대원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되었다.

“분석결과는 어떻지?”

[결과가 나오기는 했습니다만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에 이런 말도 안 되는 구성이……헉! 으으으으으으, 으아아아악!!]

길로틴의 질문에 조사결과를 보고하려던 제독반의 장교는 갑자기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리고는,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에 발목을 붙잡혀버린 것처럼 허공으로 끌려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현상은 그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저, 저게 뭐야? 이런 젠장! 모두들 도망쳐! 억!! 으아아아아아악!!]

[다들 뭔가를 붙잡아! 젠장……블랙홀이다!!]

치지지지지직!

“블랙홀이라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현장 지휘관은 지금 즉시 상황을 보고……세상에 맙소사!”

통신으로 울려 퍼지는 부하들의 비명에 즉시 카메라를 확인한 길로틴은 터무니없는 광경을 목격하고 자신도 모르게 탄식해버리고 말았다.

쿠구구구구, 쿠구구구구쿵!

검은 연기가 소용돌이치면서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가스폭풍에 모든 것들이 집어삼켜지고 있는 제 2기지.

[으아아아아아아!!]

[삐이이익-! 삐이이이익-! 삐삐삐삐-쾅!!]

수백톤의 압력에도 멀쩡히 버텨낸다는 장갑보병부터 장갑차, 드론, 전투헬기, 심지어는 마장기들까지.

마치 도로시의 집을 날려버리는 허리케인처럼 모든 것을 휘감으면서 빨아들이는 거대한 검은 태풍이, 벼락같은 뇌전을 사방으로 뿌려대면서 진공우주에 기상현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도대체 여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냐……”

그 비현실적인 광경에 할 말을 잃어버리는 사령부의 사람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처럼 이상 현상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모두 조심하십시오! 저 태풍 속에서 엄청난 자기력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파장의 형태와 밀집도를 고려하면 그 모습이 마치……]

슈우우우웅-펑!

치지지지직!

아르고스 시스템으로 뭔가를 발견하고 경고하려고 하던 오퍼레이터의 통신은 검은 태풍에서 뿜어져 나온 한 줄기 섬광과 함께 그대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쾅!!

한 순간에 폭발해버리는 주시자를 넋이 나가버린 표정으로 바라보는 길로틴을 향해서 고속카메라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알려주는 부관.

전략위성을 관통한 것이 고작해야 철근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그는 더 이상은 놀랄 기운도 없이 기가 찬다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레일건을 발사하는 검은 태풍이라고?”

“이 보고가 사실이라면 위험합니다, 준장님! 저 정체가 무엇이든지 로젠 바이스들이 만들어낸 물건이라면 지금 즉시 군대를 후퇴시켜야만……”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제시카의 경고보다도 빠른 속도로 적의 공격이 쏟아져 들어왔다.

쾅!! 콰콰콰쾅! 쾅쾅쾅!!

마치 조준해서 쏘아대는 것처럼 철근과 잡철, 오리하르콘 덩어리들을 탄환으로 사령부와 호위부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리는 레일건의 폭풍.

[아, 악마다! 적의 로젠 바이스들이 악마를 소환했다! 죽기 싫으면 모두 도망쳐……크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악!!]

“이, 이런 멍청한 놈들! 후퇴를 하더라도 진형을 유지하면서 마나실드를 유지해라! 침착하게 대응한다면 피해를 최소한으로……(쿠쿠쿠쿵!)젠장, 이런 쓸모없는 겁쟁이 새끼들 같으니라고!!”

상식을 뛰어넘는 적의 공격에 공포에 질려버린 호위부대가 기동사령부를 내버려두고 도망치기 시작하자 길로틴이 노발대발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드림 이터를 저 겁쟁이들에게 파견해라! 여차하면 자신들 스스로가 방패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기동사령부를 지켜내라고 명령해!!”

“네, 네! 알겠습니다!”

젊은 병사는 얼빠진 표정으로 그렇게 대답하고 곧바로 명령에 따라서 드림 이터를 조종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혼란스러운 상황속에서 고민을 시작하는 제시카.

‘모두가 정신없는 지금이라면 길로틴을 처리할 수 있어. 류안 대장님은 마지막까지 자신을 믿으라고 이야기했지만 이런 기회가 다시 온다는 보장은……’

자신의 품속으로 슬그머니 손을 뻗어나가면서 무기를 꺼내려고 하는 그녀.

하지만 오퍼레이터의 외침이 그것보다도 빠르게 제시카를 비롯한 사령부 사람들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저, 적의 태풍이 레일건으로 락온하는 방식을 알아냈습니다. 다음 타겟은……기, 기동사령부로 직격합니다!!”

“뭣?!”

슈우우우웅-펑!

콰콰콰콰콰쾅!!

경악에 찬 비명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음속의 수십 배로 날아드는 레일건의 포격이 사령부로 날아들었다.

***

잠시 후.

[경고! 경고! 심각한 산소저하가 감지되었습니다. 구역을 폐쇄하도록 하겠습니다.]

기계의 알림음과 함께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기동 사령부에서 간신히 정신을 차리는 제시카.

‘살아……있어?’

머리에서 뜨끈한 감각과 함께 피가 흘러나오기는 했지만 레일건의 포격에 직격으로 휘말렸는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피해가 적다는 사실에 어리둥절하는 것도 잠시.

[끄으으응……]

자신과 함께 기절해있던 기동사령부의 인원들이 깨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그녀는 재빠르게 무기를 꺼내서 길로틴을 처리하기 위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곧 그의 제복을 입고 쓰러져있는 남자를 발견하고는 총구를 겨누는 제시카.

“죄송하지만 당신의 폭주를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었어요……”

푸슉! 푸슉! 푸슉!

소음기를 장착한 권총으로 세발을 발사하고 다른 사람들이 깨어나기 전에 남자의 신원을 확인하려고 하는 그녀였지만, 다음 순간에 등 뒤에서 믿을 수 없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세상에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하더니……설마 이런 상황에서 배신하는 사람이 너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제시카!!”

자신의 군복상의를 싸늘한 시신으로 변해버린 남자에게 입혀놓은 길로틴은 하얀색의 내의 위에 푸른색의 섬광을 뿜어내는 초경량의 신체강화슈츠를 착용하고 있었다.

“기, 길로틴 준장님?”

“더러운 입으로 함부로 내 이름을 지껄이지 마라! 건방진 년!”

퍽!

쿵!!

“꺄아아아악! 커헉!”

건틀렛으로 강화된 주먹에 얻어맞고 허공을 부유하며 날아가 벽에 부딪치면서 피를 토해내는 제시카.

바닥으로 떨어진 권총을 신경질적으로 짓밟으면서 뭉개버린 길로틴은 악귀처럼 분노한 표정으로 쿵쿵거리면서 그녀를 향해서 다가갔다.

“누구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냐! 혹시 로젠 바이스들과 내통한 것이냐? 아니면 율리안? 설마……그 건방진 애송이 녀석에게 뭔가를 기대하면서 배신한 건 아니겠지! 네가 공화국의 안위를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진짜 군인이었다면 말이야!!”

“……쿨럭! 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에요. 그에게 흠이 없는 건 아니지만……당신처럼 더러운 사람보다는 이 은하에 훨씬 더 보탬이 되는 사람이……”

“이런 개 같은 년이!!”

탁!

분노한 길로틴이 제시카의 얼굴을 향해서 주먹을 휘두르려고 했지만 뻗어나가려고 하는 그의 팔을 누군가가 강하게 붙잡았다.

“감히 누가…….”

펑!!

그렇게 말하면서 뒤돌아보려는 순간에 길로틴의 목이 돌아가 버릴 정도로 강력한 펀치를 날려버리는 남자.

“원래는 곱게 죽여주려고 그랬는데……아무래도 안 되겠다. 감히 내 여자에게 손찌검을 하다니 이 세상에 태어난 걸 두고두고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개자식!”

그리고 그 정체를 알아본 제시카의 표정에서 희미하게 미소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류안……대장님.”

“너무 늦어버려서 죄송합니다. 제시카 대령님……해결사가 왔으니까 이제는 마음 놓고 쉬어주세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정신을 잃어버리는 제시카에게 나노머신 치료제를 주사한 류안은, 곧이어 진입해 들어오는 부하들에게 상황을 정리하라고 명령하고는 검은 태풍이 소용돌이치는 제 2기지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게임에서는 패배했지만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이제부터 6차전을 플레이하자고……헨드릭!”

============================ 작품 후기 ============================

후기를 남기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후기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신에 더위 조심하세요...저도 어제오늘 크게 데엿습니다.

날씨가 월요일이나 되야 풀린다니 ㅠㅠ

아 그래도 오늘은 유성우가 멋질 거라고 하더라고요.(작성시간 9시 반)

저도 조금 있다가 소원을 빌겠지만 여러분도 모두 소원성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메테...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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