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254화 (254/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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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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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로틴이 이끄는 엔포서는 원정대에 암세포처럼 뿌리내리고 있다.

서둘러서 제거하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하지만 그렇다고 섣부르게 제거하기도 어려운 성가신 존재.

팔란티오 행성에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하더라도 불과 수천에 불과하던 이들은, 자신들의 첩보능력과 내부감찰권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원정대를 장악해왔다.

게다가 로젠 바이스들과 비밀리에 협상을 맺고 그들을 용병으로 부리고 있으며, 그 중에는 펜져스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렇게 확보한 전투 병력이 30만.

제시카에게 그 상세한 조직도를 입수한 류안은 그들의 역량을 확인하고 저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이런 빌어먹을 자식……누구는 지상에서 x빠져라 뺑이치는 동안에 저 위에서 도대체 얼마를 해먹은 거야? 이 능력을 아군이 아니라 적들을 향해서 쏟았어야지!!”

단순하게 군대의 숫자만이 아니라 엔포서가 독점하고 있는 인적자원과 군수물자, 병기들의 수준이 모두 방위군의 수준을 아득하게 뛰어넘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류안은 분노를 금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드림 이터로 연맹을 비롯해서 원정대의 고위인사들을 장악하기 전에도 페가수스 100대를 내놓으라는 요구를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었던 길로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힘을 적들이 아니라 율리안을 견제하고, 지신의 권력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아낸 류안은, 이번 기회를 통해서 그 대가를 확실히 치르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길로틴……너만이 아니야. 이번 기회에 원정대의 썩어 빠진 상층부를 한 번에 갈아엎어 주도록 하지. 진정한 하극상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가르쳐 주마.”

하지만 이 계획을 실현시키려면 부족한 점들이 있었다.

***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류안의 말에 화사하게 웃으면서 계약서를 꺼내는 아네타.

하지만 그는 그것을 다시 돌려주면서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사람의 말은 끝까지 들어보고 판단해야죠.”

“큭, 비겁하게 밀당이라니……좋아요. 하고 싶은 요구가 무엇인지 말해보세요.”

“툭 까놓고 말해서 지금 당장 동원할 수 있는 군사력의 규모가 얼마나 됩니까?”

“……네?”

뜬금없는 요구에 당황했는지 멍청하게 되물어오는 그녀.

“이해하지 못했다면 다시 말씀드리죠. 적어도 3일 이내에 팔란티오 행성으로 집결시킬 수 있는 발할라 커뮤니티의 군사동원력이 얼마나 됩니까? 당신의 권한으로 안 된다면 윗선에 연락을 취해서라도 말입니다.”

평범한 스카우터라면 이쯤에서 “지금 이 신인 나부랭이가 도대체 무슨 도그 사운드를 이퀼라이징하게 지껄이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계약서를 찢어버렸겠지만, 아네타는 그의 태도가 심상치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낮은 목소리로 질문해 왔다.

“……도대체 무슨 일을 계획하시는 거죠?”

“원정대에 쿠테타를 일으킬 생각입니다.”

“!!”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

“……”

단칼에 거절한다고 그래도 이상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제안이었지만 아네타는 의외로 신중한 표정으로 책상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저희들이 동원할 수 있는 힘이 단순하게 원정대나 공화국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시는 제안이죠?”

‘눈치 한 번 빠르군.’

그녀의 반응에 만족한 류안이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물론입니다.”

“……좋아요, 대장님. 원정대의 상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커뮤니티의 힘으로는 파악하지 못하신 겁니까?”

살짝 놀리는 식으로 물어보자 아네타가 헛기침을 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크흠!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부끄럽지만……엔포서의 방첩망을 뚫지는 못했어요. 길로틴 준장의 세력과는 지금 상호불가침 협상을 맺고 있어서 사람을 심어두기가 조심스러운 상황이거든요. 게다가 원정대 상부에 있던 조력자들도 최근에 갑작스럽게 연락이 두절되는 바람에 저희들도 지금……보아하니 뭔가 알고 있는 게 있으신 모양이네요.”

그녀의 질문을 받은 류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에게 바짝 얼굴을 들이밀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동원할 수 있는 전력이 얼마나 됩니까?”

***

3일 후.

발할라 커뮤니티의 전면적인 지원을 약속받은 류안은 자신이 조직한 소수정예의 특공대를 이끌고 아시모프 수송선에 탑승했다.

“……아직도 내 얼굴을 보는 게 불편한 거야?”

“크, 크흠. 가면까지 쓰고 있는 데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서방님이여……꺅! 이, 이것 놓지 못하겠느냐? 나, 나는 인형이 아니다. 얼굴을 부비면서 귀여워하지……으으으으.”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고 얼굴을 붉히는 루치아를 끌어안아버린 그는, 그녀가 그녀답지 않게 나약한 힘으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즐기면서 이번에는 창백한 표정으로 썩은 표정을 짓고 있는 엑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딱히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면서……왜 그렇게 죽을상이야?”

“후후후. 높은 지역에서 심연화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게 얼마나 불안한지를 모르시니까 그렇게 태연하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아아아……모든 것이 발가벗겨져버린 기분이야. 어둠 속으로 숨어버리고 싶어!”

“이런 어둠의 딸내미가……”

그렇게 티격태격하는 도중에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면서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류안.

“왜 그래, 레베카?”

“……별로 아무것도.”

짧게 대답하는 게 아무리 봐도 불만이 가득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류안은 루치아를 풀어주고 이번에는 레베카에게 다가가서 추근거리기 시작했다.

“건드리지 마! 이 색마야!!”

“색마가 아니라 달링이라고 불러야지. 아니면 여왕님이라도 불러줘야 우리 귀요미의 화가 풀리려나?”

“이, 이 변태 새끼가!!”

여왕님이라는 말에 홍당무처럼 붉어져버린 그녀.

타리잔으로 떠나기 전에 돌발행동을 일으키는 것을 염려해서 거미여왕 로피아에게 관리를 부탁했던 류안은, 돌아운 직후에 그녀를 풀어주기 위해서 패닉룸을 방문했다가 터무니없는 광경을 목격해버리고 말았다.

[호호호호호! 그래, 바로 내가 거미여왕이다!! 여왕님이라고 불러라, 이 미천한 것! 하앗, 하앗, 하앗!]

[하으으윽! 여, 여왕니이이이임! 거, 거기만은 제발 용서해주세요. 제발, 자비를……자비를……!!]

거미줄에 알몸으로 대大자로 묶여있는 레베카와 거미줄에 올라타서 자신의 음부를 그녀의 음부와 마찰시키면서 헐떡거리는 로피아.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NTR, 아니. 적나라한 레즈쇼를 목격해버린 류안은 할 말을 잃어버리고, 그 자리에서 바지를 던져버린 후에 남녀 간의 올바른 사랑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는 참교육을 실천해 나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3p로 각각 세 번씩 실신시켜주고 난 다음에야 간신히 이성을 되찾고는 로피아와 로데오를 즐기면서 질문을 던지는 류안.

[죄, 죄송해요. 주인님. 원래는 이럴 생각이 없었는데 그녀가 지나치게 날뛰어버리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그만……하으윽! 기, 깊어……]

요약하면 오냐오냐하면서 대접해줬던 공주님이 자신의 처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난동을 피워대자, 참다못한 여왕님이 S의 피를 각성해버렸다는 이야기다.

‘공주님과 여왕님의 덮밥이라니……그 때는 정신이 없어서 아무 생각 없이 덮쳐버렸는데. 기회가 되면 한 번 제대로 즐겨봐야겠어.’

“후후후후.”

“그, 그런 식으로 불길하게 웃지 말라고!!”

“귀여워.”

“바보가……”

츤츤거리면서 부끄러워하는 레베카의 반응을 즐기면서 류안은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나머지 인원들과도 대화이벤트를 즐겼다.

레드 폭스와, 로제, 메이딘 차이나의 불량품 콤비까지.

페어리 자매들과는 아직 관계를 가지지 않았지만 말이 특공대였지 사실상 하렘부대라고 표현해도 아닌 구성원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지금 이 자리에서 하렘 난교파티를 즐기고 싶지만……고지가 눈앞이니까 지금은 작전을 성공시키는 데만 집중하도록 하자. 이번 일만 성공시키면……’

그렇게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류안.

잠시 후.

아시모프 수송선이 길로틴이 머물러 있는 궤도사령부로 도킹을 완료했다.

쿵!

잠시 후, 작업부의 차림으로 변장해서 류안 일행이 머물고 있는 방으로 밀려들어오는 트리니티의 조직원들.

그리고 그들 중에는 굉장히 익숙한 얼굴 하나가 포함되어 있었다.

“오랜만이야. 스피아……”

“……”

“이제는 인사도 안하는 거야?”

“……오, 오랜만입니다. 류안님.”

“이쪽은 그쪽을 믿고 모든 것을 맡겼으니까 잘 부탁한다고……혹시라도 뒤통수를 때리면 이번에는 정말로 그냥 넘어가지 않을 테니까.”

“……”

상황이 상황이고 조건이 조건이었기 때문에 아네타가 자신을 배신할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류안은 일부러 그렇게 비꼬는 태도로 말하면서 스피아를 자극했다.

아니나 다를까 대답 없이 모자를 눌러쓰는 것으로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추는 그녀.

트리니티 대원들을 용안으로 조사하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들을 머릿속으로 메모한 류안은, 그들이 준비해온 화물운송차량의 화물칸으로 몸을 숨기기 시작했다.

[대장님의 요구대로 상부를 움직이느라 상당히 진땀을 흘렸어요.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어떻게든 준비는 갖출 수 있었지만……이번 작전을 성사시킬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대장님의 능력에 달렸다는 사실을 명심해주세요!]

길로틴이 드림 이터를 사용해서 연맹과 원정대의 고위인사를 장악했다는 사실을 듣자마자 그가 원하는 모듯 것을 준비해 준 아네타.

반대세력 모르게 인근성계에 주둔하고 있던[집행자]라는 우주함대를 은밀하게 동원시켜서 인근주역에 대기시킨 그녀는, 류안이 작전을 성공시키는 것과 동시에 엔포서는 물론이고 사령부 전체를 은밀하게 제압할 수 있는 규모의 병력을 준비했다고 한다.

아네타가 원하는 것은 이 모든 사태를 조용하게 처리하는 것.

[다시 말씀드리지만 가온 공화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연맹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번 작전의 1차 목표는 길로틴을 최대한 신속하고 은밀하게 제거하고, 고위 인사들을 안전하게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드림 이터와 그에 관련한 정보를 모조리 어둠 속으로 묻어버려야 합니다. 만약에 드림 이터의 존재가 천족들에게 알려진다면……저희들에게는 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 그리고 절대로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고요!]

집행자로 원정대 전체를 날려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드림 이터의 존재가 새어나가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류안은 적당히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과 동시에 더할나위 없이 든든한 아군을 얻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작전은 시작부터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류안 중령님……들리세요? 제시카입니다. 갑작스럽게 비밀통신을 보내서 죄송해요. 하지만 너무 급해서……율리안 중장님이 납치를 당했습니다. 로젠 바이스들에게요!!]

============================ 작품 후기 ============================

더워서 여러가지로 집중하기가 어렵네요 ㄷㄷ

다들 더위 조심하세요. 저는 기우제를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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