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251화 (251/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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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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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선을 타고 원정대의 점령지까지 안전하게 빠져나온 류안은 곧바로 레드폭스에게 연락을 보내서 트라이저 강습함을 호출했다.

복귀하는 도중에 지금까지 일어난 사건들의 브리핑 보고를 받은 그.

자신의 예상보다 일처리를 잘 해준 부하들의 활약에 감탄이 터져 나왔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부분은 적의 사령관을 잡아버린 유리의 활약이었다.

‘카스티야만 제어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설마 단독으로 잠입해서 적의 사령관을 잡아버릴 줄이야.’

15구역에 남아있는 제국군의 유일한 희망이 사라졌으니 적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져버리는 건 당연한 일.

아니나 다를까 파고토가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랑시아 정거장에 이어서 로마노 정거장까지 항복을 선언했으며, 15구역 전역에서 완강하게 저항을 계속하던 제국군이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새롭게 확보하는 점령지들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져서 카슬란 조합이 관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할까.

어쨌든 점령지의 치안을 확보하는 일이나 적의 잔당을 소탕하는 일은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지만, 류안에게는 아직 반드시 처리해야만 하는 중요한 과제가 한 가지 남아있었다.

그것은 바로 누가 15구역의 새로운 지배자가 되느냐는 것.

‘순리적으로 보면 가장 많은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있는 카프가 지배자가 되는 게 좋지만……이번에는 원정대에서도 그렇게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거라는 말이지.’

자치령의 경우에는 강화몬스터 군단을 제외하면 원정대가 관심을 가질만한 분야가 별로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총독부를 세워서 내정간섭을 하지 못해서 성화를 부려대던 상층부였다.

하물며 그 10배에 가까운 규모를 가지고 엄청난 인프라와 자원, 전선기지로서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15구역의 경우에는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

표면으로는 카슬란 조합이 집권하는 것을 막아서지는 못하겠지만 뇌신과 6사단의 지원을 핑계로 내정간섭을 하려고 들 것이 뻔했다.

그리고 그것은 자치령과 15구역의 연립정부를 구상하고 있는 류안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는 일.

‘역시 전쟁을 하려면 내부의 적부터 쓸어버려야 돼. 율리안 정도는 된다면 모를까……길로틴이나 파에타 같은 또라이들을 데리고 전쟁을 계속하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야.’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도중에 트라이저 강습함이 본부에 도착했다.

“대장냥이다! 대장냥이가 돌아왔다냥!!”

“따, 딱히 엄청나게 기뻐서 달라붙는 건 아니니까!”

왈칵!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호감도 맥스를 찍은 애완동물(?)들이 강아지처럼 달려들어 안기자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는 류안.

‘역시 동물귀 미소녀들은 최고야!’

“오셨습니까?”

“어, 그래.”

클라크도 일단 자신을 반겨주기는 했지만 시큰둥하게 무시해주고 숙소를 향해서 슬금슬금 걸음을 옮겼다.

“좋아, 우리 귀요미들과의 해후는 일단 침대로 가서……”

“안 됩니다.”

하지만 그의 앞을 막아서는 한 명의 악마, 아니 비서.

“모처럼 집에 왔는데 왜 그래?”

“사령관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는데 지금 다른 데 신경을 쓸 시간이 있나요? 지금 당장이라도 클라크 병장에게 정식으로 보고를 받고 오늘 밤은 철야로 일하셔도 모자랄 텐데.”

“밤새도록 일하라니 네년의 피는 무슨 색이냐?!”

“헌혈 증서라면 얼마든지 보여드릴 테니 오늘은 얌전하게 제 말을 들어주세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계속해서 실망스럽게 행동한다면……”

아우라는 그렇게 말하면서 좌우로 흔들리는 카티아의 꼬리를 노려보고 있는 루치아를 향해서 신호를 보냈다.

“음? 아, 아아……그랬지. 순순히 아우라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거세해 버리겠다. 서방님이여!”

“아, 안 돼. 그런 짓을 저지르면 전 연령판으로 가버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2세 방지 협박으로 안색이 창백해지는 류안.

아우라도 그녀가 그런 발언을 할 줄은 몰랐는지 헛기침을 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크, 크흠! 저, 저도 악마는 아니니까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도와드릴게요. 그러니까……”

‘뭐든지 도와준다라……’

아우라의 말에 순식간에 귀가 솔깃해지는 류안이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분하다는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며 엄살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우라가 말하는 [포상]이라는 단어에 순식간에 귀가 솔깃해지는 류안이었지만 겉으로는 입술을 깨물면서 분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비, 비겁하다! 고용주를 당근과 채찍으로 조교하는 비서라니! 부디 여왕님이라고 부르게 해주세요! 하악, 하악.”

“그, 그러니까 조금은 체통을 지키시라고요!!”

류안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잠시 동안 스스로를 잃어버린 아우라지만 잠시 후에는 심호흡을 하더니 순식간에 마이페이스를 회복해버렸다.

“휴우……쓸데없는 장난은 여기까지만 하고 이제 사무실로 가죠. 대장님의 태도를 보니까 여러 가지로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알았어. 하지만 그 전에 잠시만 들릴 장소가 있어.”

“거듭 말하지만 쓸데없는 일에 허비할 시간은……”

“중요한 일이야.”

갑작스럽게 진지한 태도로 단호하게 말하는 류안의 모습에 말문이 막혀버린 아우라.

“……알았어요. 정말로 한 군데만 들려야 해요?”

***

잠시 후.

그가 도착한 장소는 탈리아가 격리되어있는 개인병실이었다.

“……중요한 볼일이라더니 또 다른 여자를……”

“후후후후. 이번에는 그대가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구나. 아우라여.”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왜냐하면 서방님에게는 저 여자가 특별한 존재기 때문이지.”

“특별하다고요?”

“그래. 장담하는데 지금 여기에 있는 모든 여자들이 물에 빠져서 한 사람만 구출해야 한다면……서방님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저 여자를 구출할 게다. 본인은 부정하겠지만……내 눈을 속일 수는 없지.”

“흐음, 한 마디로 [특별]하다는 말씀이군요.”

‘그런가?’

자신의 뒤통수에 대고 대놓고 뒷담화를 주고받는 아우라와 루치아의 대화에 류안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확실히 자신이 생각해도 탈리아를 과보호하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이었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하렘왕의 아이덴티티까지 포기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던 그.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들이 동시에 물에 빠진다면 그 물을 모조리 마셔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전원을 구출해내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는 그에게는 루치아의 가정이 무의미한 소리로 들렸다.

비록, 지금까지는 한 번도 틀린 말을 한 적이 없었다고 그래도.

‘아무래도 루치아가 나를 지나치게 얕보는 것 같은데……조만간 촉수들과 연합해서 SS급 성교능력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줘야겠군.’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류안은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보이는 탈리아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다녀왔어!”

“……잘 왔어! 그리고……뒤에 달고 온 저 여자들의 행렬은 또 뭐냐, 이 변태 새끼야!!”

퍽!

‘큭! 격리실에서 생활하면 조금은 약해질 줄 알았는데……트레이닝 도구들이 너덜너덜해진 걸 보니까 24시간 격투훈련만 한 눈치잖아! 이대로 가면 드라코니안보다 강해지는 거 아닐까?’

오장육부를 뒤흔드는 강렬한 보디 블로우에 잠시 동안의 호흡곤란을 경험하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류안.

“쿨럭, 크, 크흠. 루치아와는 구면이잖아. 그, 그리고 새로 영입한 비서랑 보디가드. 그리고 은신처를 제공해 준 귀족 미망인에 탈출을 도와준 장물아비, 메카닉, 경비병, 항만책임자, 기타 등등. 저, 전부 필요한 사람들이라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하기는 개뿔! 하여간에 이래서 24시간 감시의 고삐를 늦추면 안 되는 건데……”

그렇게 말하면서 급격하게 안색이 어두워지는 탈리아를 본 그가 그녀의 눈치를 살피면서 재빠르게 격려의 말을 건넸다.

“안 그래도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그게 정말이야?”

“물론이지. 100% 가능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어쨌든 시도해봐서 나쁠 건 없잖아!”

“흐음……내가 없어서 신난 줄 알았는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 거야?”

“바, 바람이라니 무슨 소리야?! 나는 그냥 순수하게 네가 곁에 없으니까 쓸쓸해서……”

“그으으으~래? 뭐, 좋아. 그렇다면 인정해 줄게. 후후후후. 역시나 내가 사랑하는 주인님……아, 아니.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주인님이라고?’

엄청나게 신경 쓰이는 발언을 들어버린 류안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지만, 지금 중요한 건 콘트라베이스가 걸었다는 저주를 확인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곧바로 용안을 발동시켰다.

그리고 그녀의 눈을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존재하는지조차 미지수였던 저주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탈리아]

성향: 사랑, 의존, 헌신, 맹목, 갈망, 단호, 성실.

현재의 감정: 기쁨과 슬픔.

신성력: 50/ 50

영혼불의 세기: 어지러움.

몰두하고 있는 테마: 자기단련, 류안.

게슈탈트 붕괴의 진행율: 89%

============================ 작품 후기 ============================

큭! 밤샘잔업이라니 남의 일이 아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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