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248화 (248/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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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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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5일 전.

계속되는 야근으로 찌들어있는 클라크에게 정글레인저의 FEMDOM여전사들을 동행시킨 아트리에가 접근해왔다.

“우왁?! 가, 갑자기 무슨 짓을 하시는 겁니까?!”

“꼼짝 말고 따라오세요. 대장님의 호출입니다.”

“?? 꼼짝 말고 따라오라니 그게 무슨 말도……히이익! 엉덩이를 만지다니 무슨 짓입니까?!”

[에이, 좋으면서 튕기기는……]

[동정의……동정의 냄새가 난다.]

[후후후후. 앙탈부리지 말고 누나들에게 얌전하게 자신을 맡기렴. 상냥하게 대해줄게……츄르릅.]

[자아, 귀여운 목소리로 안돼요, 싫어요!!라고 외쳐 보려무나. 아가야.]

“끼야아아악! 안돼요, 싫어요!!”

피라냐들처럼 몰려들어서 자신의 몸을 서슴없이 더듬어대는 근육질 누님들의 만행에 클라크는 계집애처럼 비명을 지르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크흠! 자, 장난들은 거기까지만 하고 서둘러서 연행해! 시간이 없다!!”

[네, 알겠습니다!……쳇.]

그 만행을 보다 못한 아트리에가 얼굴을 붉히면서 그렇게 외치자 FEMDOM여전사들은 아쉬운 듯이 입맛을 다시면서 그를 놓아주었다.

암이리떼(?)에게 습격당한 사람처럼 훌쩍거리는 클라크를 데리고 도착한 장소는 격리병실.

그 곳에는 침대에 환자복으로 앉아있는 탈리아를 필두로 트라이엄프 부대의 핵심멤버(대부분이 여성으로 이루어진)들이 그녀의 좌우로 심각한 표정으로 도열하고 있었다.

“……대장님의 호출이라고 들었는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질문을 던졌지만 탈리아는 대답없이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는 여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일라야, 목이 타는데 물 좀 떠와봐라. 시원하게 얼음 2개 타서……3초 줄게.]

[네, 네! 사모님! 지금 당장 가져올게요!]

[3, 2. 1……]

[히이이익!!]

“……”

영락없이 일진과 빵셔틀을 연상시키는 모습에 할 말을 잃어버리는 클라트.

그가 알기로는 아일라는 트라이엄프 부대의 민간자문으로 고용된 생물학 분야의 수석 연구원이었고, 최근에는 탈리아에게 걸린[저주]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임시로 주치의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전해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환자와 의사의 적절한 관계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광경.

탈리아는 거기에 한술 더 떠서 페어리 자매를 향해서까지 영향력을 휘둘러 보였다.

[날파리 1, 2! 클라크에게 물건을 보여줘라!]

[나, 날파리라니 너무하……히이익! 죄송합니다, 사모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yes ma'am!]

‘저, 저 싸가지 없는 페어리 자매들까지……’

기본적으로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전형적인 소인배 스타일의 페어리 자매는 자신들을 제어하고 있던 잭이 사라져버리자, X개가 X를 끊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듯이 다시 양아치 근성을 드러내기 시작했었다.

[어이, 형씨! 나한테 좋은 사업 아이템이 하나 있어서 말인데……속는 셈 치고 한 번 투자해보지 않겠어? 성공하기만 하면 2배, 아니 10배로 돌려준다고!]

[10배! 10배! 하지만 투자손실금은 개인의 책임!]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선글라스에 자신들의 키만한 녹말 이쑤시개를 불량스럽게 물고 다니면서 행패를 부리던 그녀들.

하지만 현재의 페어리 자매는 그런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어딘가 측은하게까지 느껴지는 풀죽어버린 모습으로 탈리아의 명령을 고분고분히 따르고 있었다.

[훌쩍훌쩍……이 금가면이 당신의 가면입니까?]

[아니면 이 은가면이 당신의 가면입니까?]

클라크는 자신의 앞으로 내밀어지는 두 개의 가면을 발견하고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표정으로 되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장난입니까? 사모님.”

[장난이 아니야. 류안은 지금 부득이한 사정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어. 그리고 자신의 빈자리를 대신할 사람으로 선택된 사람이 바로 너야, 클라크.]

“뭐라고요?!”

깜짝 놀란 그가 되물어보자 탈리아가 오히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레드폭스가 전해준 이야기에 따르면 류안이 너에게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미리 준비시킨 게 있다고 들었는데……내가 잘못 들었나?]

‘그러고 보니……’

자신에게 전략과 전술을 공부하라고 당부하면서 만일의 사태에는 부대를 지휘하고 이야기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화, 확실히 비슷한 명령을 받기는 했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갑작스럽……”

[까라면 까. 군대 원박 투데이하냐? 사내새끼가 무슨 놈의 말이 그렇게 많아, 쫑알쫑알.]

“……”

탈리아의 꾸지람에 할 말을 잃어버린 클라크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마지못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기야 지금처럼 중요한 상황에서 대장님이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적들은 물론이고 원정대와 자치령에서도 난리를 치겠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느라고 지금처럼 중요한 상황에서 자리를 비웠는지는 모르겠지만……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

“이쪽으로 따라와. 어지간하면 화상통신으로 모든 사무를 처리하겠지만 단순하게 가면을 착용하는 것만으로는 대장님의 모습을 흉내 내는게 어려울 테니까.”

“아, 알겠습니다.”

레드폭스의 안내를 따라서 발걸음을 옮긴 클라크는 잠시 얼굴의 3분의 2이상을 덮어버리는 가면과 함께, 두 개의 조그마한 장치를 지급받았다.

“하나는 보이스 체인저고 또 하나는 페이스 체인저야. 뭐, 페이스 체인저라고 거창하게 말하지만 원리 자체는 홀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거니까 일상생활을 할 때는 얼굴 전체를 가리고, 페이스 체인저는 화상통신으로 대화하는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해.”

“……겨우 이 정도로 다른 사람들이 속아줄까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대장님의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을 흉내낼 자신이 도무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탈리아 사모님이 해결해주실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그녀의 말에 분장을 마치고 반신반의하면서 격리병실로 돌아가자 클라크의 모습을 확인한 탈리아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흐음, 본판 자체가 원래부터 비슷한 느낌은 있었는데……가면을 착용하니까 정말로 주인님. 아, 아니. 류안하고 쏙 빼닮았네! 그래도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금방 차이를 알아보겠지만……]

말하는 도중에 뭔가 신경 쓰이는 발언을 들은 것 같았지만 류안과 비슷하다는 칭찬이 어쩐지 나쁘게 들리지는 않는 그였다.

[잘 들어, 클라크. 원정대의 상부와 연락을 할 때는 보이스 체인저를 사용해서 평소대로의 성격대로 대응하도록 해. 하지만 아네타니, 자치령이니, 카슬란 조합이니 하는 세력들에게 연락을 받을 때는 아무런 대답 없이 이것으로만 상대해야 돼. 그건 바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거야!!]

“의미심장한 미소라고요?”

[그래, 류안이 평소에 자주 보여주는 썩소가 있잖아! 네가 무슨 일을 계획하고 있어도 이미 전부 다 꿰뚫어보고 있다. 그러니까 좋은 말로 할 때,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성과를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미소를 말이야.]

“하, 하지만 그것만으로 대장님의 역할을 수행하는 건……”

[물론, 불가능하지! 하지만 네가 어줍지도 않은 잔머리를 동원하다가 류안의 부재를 들켜버리는 일만은 반드시 피해내야 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어?!]

제국군과 원정대.

그리고 길로틴이 이끄는 엔포서와 아네타를 필두로 하는 발할라 커뮤니티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면서 뭔가를 꾸미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틈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

그런 류안의 당부가 레드폭스를 통해서 탈리아에게 전달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태도는 단호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리고 현재.

‘설마……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것만으로 정말로 여기까지 버티는 게 가능하다니.’

자치령의 모건 정부수반의 경우.

[크, 크흠. 오, 오랜만에 하는 화상통신에서 그런 미소를 지어보이다니 너무하지 않은가? 에잉, 늙으면 죽어야지……아, 알겠네. 자치령군의 준비가 대체적으로 끝난 상황이니 카스티야를 시켜서 랑스도르프 요새를 공략하라고 명령하겠네. 그러니까 제발 그런 표정은 그만……]

카슬란 조합의 조합장인 카프의 경우.

[뭐, 뭐냐? 네놈……또 무슨 수상한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이냐!! 크으으윽……로스탐을 반납하지 않은 것을 따지려고 연락을 보냈더니 이런 음흉한 놈! 젠장, 뭐라고 말이라도 해보란 말이다! 끄으으응……아, 알았다. 네놈의 제안을 받아들일 테니 제발 그런 표정은 그만……]

마그누스 자치령의 대사 아네타의 경우.

[안녕하세요! 호호호호, 정말로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갑작스럽지만 레베카 양을 돌려주실 때가 지난 거 같은데……흐음. 계속해서 그런 미소를 지어보이다니 도대체 무엇을 꾸미는 거죠? 좋아요……그렇게까지 나온다면 어쩔 수 없죠. 레베카양은 잠시 동안 더 렌탈해 드리도록 할게요. 그리고 우주군에 대한 제안은 계속 유효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 거죠? 아, 알았어요, 알겠어요. 계약내용에 프리미엄을 얹어달라는 소리죠? 그쪽이 좋아할만한 패키지를 얹어드릴 테니까 제발 그런 표정은 그만……]

신기하게도 탈리아의 말처럼 단순하게 의미심장한 웃음으로 응답을 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찔리는 게 있는 것처럼 자진해서 납세를 해오는 신기한 상황.

황당하기는 했지만 새삼스럽게 류안의 존재감을 확인한 클라크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해버리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요즘에는 진짜 별일이 다 일어나네요.

저도 제 일 때문에 바쁘기는 하지만...세상 돌아가는 꼬라지가 참.

뭐, 그래도 앞으로도 꾸준히 어떤 이슈들이 화제가 되더라도 지금처럼 가능하면 무시하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재밌는 게임이 나오면 그 이야기나 잠깐씩 후기로 해볼게요.

그런 의미에서 포켓몬 go는 이미 타이밍을 놓쳐버렸다는...흐규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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