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235화 (235/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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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흐으읍!”

갑작스러운 기습에 당황한 로제는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면서 귀 끝까지 새빨개져버린 표정으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얼마나 흥분했는지 끌어안은 몸에서 느껴지는 떨림과 열기가 방안을 사우나처럼 후끈거리게 만들었고, 류안은 마치 조그마한 사냥감을 구석에 몰아넣은 사냥꾼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미, 미안하지만 나는……”

우왕좌왕하며 떨리는 손으로 그를 밀어내려고 시도하는 로제였지만, 그런 그녀의 목덜미를 움켜잡고는 열정적인 키스를 이어나가며 입술을 열어젖히려고 시도해 나가는 류안.

“흐읍, 흐으읍, 으으읍, 읍읍읍!”

‘당황해서 그런지 의외로 완강하게 저항하는군.’

그녀의 가드가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생각에 그는 사제복의 치마를 들쳐 올리면서, 달덩이처럼 탐스러운 엉덩이를 양손으로 움켜 잡았다.

꽈아악!

“꺅?!”

귀여운 목소리로 비명을 내질러오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입속으로 파고들어간 류안.

“으으으읍?”

달아나려고 발버둥치는 사냥감을 단숨에 사로잡아버리고는 그대로 휘감아서 정렬적인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

“츄우웁, 츄르르릅! 츄우우웁! 츕, 츕! 하앗, 하으아아앗!”

그렇게 완벽히 농락당해버린 로제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리는 쾌감을 느끼면서, 딥키스만으로 절정에 도달해버리며 성대한 비명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덕분에 자유의 몸으로 풀려나고 난 다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로 멍하니 주저앉아버린 그녀.

‘좋아, 성공적으로 요리를 마쳤으니 다음에는 메인 디쉬를 음미해 볼까?’

무력화된 그녀를 바라보면서 입맛을 다셔나가는 류안.

속살이 비치는 얇은 레이스의 천으로 구성이 된 사제복을 차려입고 있던 그녀는, 부정을 씻어낸다는 의미로 물바가지를 뒤집어쓰고 흠뻑 젖어버리는 바람에 알몸보다도 선정적인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정한 몸가짐과 경건함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기를 범하는 것 같은 배덕감을 음미하면서 흑염룡을 발기시키는 류안.

‘후후후후. 일단은 모습을 감추고 있는 함몰유두를 해방시켜주는 작업을……’

음흉한 속셈으로 가득찬 손길을 뻗어나가면서 그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릴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류안은,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로제가 갑작스럽게 울음을 터트리는 바람에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흑, 흐으읍, 흐으으으윽……”

“어, 저기……가, 갑자기 왜 그러시는 겁니까? 로제님.”

자신이 지나치게 강압적으로 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와중에, 울음을 집어삼키면서 대답해오는 그녀.

“훌쩍, 가, 갑작스럽게 추태를 보여줘서 미안하다. 그대여……나도 갑자기 내가 왜 이러는지를 모르겠다. 크흡……부, 분명히 그대와 맺어지게 되어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일 터인데……어째서. 흐흑……”

덕분에 류안은 망치로 뒤통수를 강하게 얻어맞는 것 같은 충격에 휩싸여버리고 말았다.

‘혹시……지금까지 내가 다른 여자들만을 상대해 와서 그런 건가?’

로제를 만난 것은 불과 3일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면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얼굴을 보여준 순간부터 그녀가 진지하게 자신에게 반했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작 류안은 자신에게 열렬하게 구애해오는 그녀에게는 손끝 하나도 건드리지 않으면서, 인재들을 영입한다는 허무맹랑한 핑계를 대며 여자들을 건드리고 다녔으니 잘잘못을 따지자면 입이 열 개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기는 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서 그가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가 같은 핑계를 대면서 남자들과 마구잡이로 잠자리를 가져왔다면 어땠을까?

게다가 그녀는 그런 상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으니 겉으로는 괜찮은 척 쿨하게 행동하고 있더라도, 속으로는 억하심정이 무너지는 것을 억누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인한 줄로만 알았는데……생각보다 여린 구석이 있었군.’

그런 로제가 측은해진 류안은 그녀를 자신의 품속으로 끌어안으면서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줬다.

“나쁜 남자라서 죄송합니다. 로제님……아니, 로제. 지금부터라도 정식으로 부탁을 드릴 테니까, 제 여자가 되어주시겠습니까?”

“그, 그건……”

“당신이 해주셨던 고백들에 yes라고 대답한다는 소리입니다. 물론, 당신 하나만을 바라보면서 살아가지는 못하겠지만……”

굉장히 이기적인 전제가 딸려오기는 했지만, 그의 대답을 들은 로제는 지금까지 봐온 어떤 표정보다도 자애로운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그를 끌어안았다.

“아아……그대의 마음이 잠시만이라도 내 곁에서 머물러진다면 어떤 형태라고 그래도 상관이 없다. 고맙다, 그대여……이 세상에 태어나줘서……그리고 이런 보잘 것 없는 여자를 사랑한다고 말해줘서……으읍!”

마치 고해성사를 듣는 것처럼 울컥해져버리는 고백을 받아버린 류안은 더 참아내지 못하고 키스를 통해서 그녀의 입을 가로막아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로제는 그것을 음미하려는 듯이 두 눈을 감아 내렸지만 그의 표정은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이 일그러져 있었다.

‘쓸데없는 감상에 사로잡히지 말자. 어차피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건 전생의 인연을 끝으로 털어버리기로 했잖아? 지금의 나에게는 책임져야만 하는 여자들이 너무나도 많아……그러니까 과거에 사로잡히지 말고 본능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라, 류안! 이 자리에서 그녀를 범해버리는 거야!’

그동안 그는 마치 지나치게 밝은 태양빛은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로제를 어려워했다.

그리고 그녀의 고백을 듣고 나서야 루치아가 이야기하던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한 정체를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전생의 여자 친구였던 세희.

[……그렇다면 내기해볼까?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누가, 누구를 더 좋아하고 있을지를 말이야. 뭐, 솔직하게 말해서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지만……걱정하지 마. 네가 세상에서 제일 못생기고 성질 더러운 노친네가 되더라도 마누라님께서 책임지고 돌봐주실 테니까. 그러니까 전생에 나라를 구한 수준으로 운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감사하며 살아. 세상에 나 같은 여자가 어디에 있냐?]

풋풋했던 어린 시절에 서로밖에 몰랐던 시절에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려버린 류안은, 자신의 가슴을 옥죄어오는 죄책감을 필사적으로 떨쳐버리면서 로제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하앗!”

크오오오오오오!

다행스럽게도 그런 최악의 기분에 사로잡혀버린 순간에서도 흑염룡은 언제나처럼 자신의 역할을 해내겠다는 듯이 단단히 발기하고 있었다.

촤아아악!

와장창!

서둘러서 그런 감정과 트라우마들을 떨쳐내 버리기 위해서 근처에 있는 탁상에 물건들을 쓸어버리고는, 로제를 번쩍 들어 올려서는 그 자리에 쓰러트려버렸다.

“처, 처음이니까 부디 천천히……아아아악!”

갑작스러운 처녀상실의 고통으로 비명을 내지르는 그녀.

하지만 류안은 배려한다는 생각은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으면서 단순하게 자신의 성욕을 충족시키는 것만을 목적으로 로제의 허리를 고정시키고는, 마치 오나홀을 사용하는 것처럼 격렬하게 피스톤 운동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철석, 철썩, 철썩, 철썩!

“하앗, 하아앗, 하앗, 하앗……무, 무슨 일인가? 그대여……갑작스럽게 그렇게 울 것만 같은 표정……으으으읍!”

‘닥쳐!!’

지독한 취급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이변을 눈치 채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는 그녀의 입술을 키스로 막아버린 류안은, 함몰유두로 손가락을 집어넣어서는 봉우리를 붙잡아서 억지로 잡아 비틀면서 밖으로 끄집어냈다.

“하악, 하아아아아아악!”

초절기교로 느껴지는 고통과 쾌락에 몸부림치면서 성대한 절규를 토해내는 로제.

철썩, 철썩, 철썩, 철썩!

“하앗, 하앗, 하아아앗, 하아아아아앗, 아하학! 너무나도 굉장해……몸이, 이상해……하아아앗!”

그렇게 강압적인 행위에도 불구하고 SS급의 성교능력의 힘은 변함이 없어서 피스톤 운동이 가열되어 나갈 때마다, 그녀는 들뜬 숨을 토해내며 교성을 질러나갔다.

그런 로제를 바라보며 어딘가 안심하는 기분에 사로잡히면서도 필사적인 자기변명을 중얼거리는 류안.

‘어차피 여자들은 전부 다 똑같은 생물이야. 겉으로는 싫다고, 싫다고 그러면서도 결국에는 성교능력의 힘만 사용하면 암퇘지들처럼 쾌락에 헐떡거리지……세희도 나보고 사랑한다느니 어쩌느니 떠들어댔지만 사실은 SSS급의 성교 능력에 빠져버려서 그렇게 달라붙었던 거잖아. 목숨을 걸 정도로 좋아한다느니, 어쩌느니 그럴싸하게 떠들어봤자 결국에는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인거야. 자신보다 타인을 더 위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

맹렬하게 폭주하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털어버리기 위해서 허리를 움직이는 속도를 빠르게 올려나갔지만, 다음 순간에 자신을 와락 하면서 끌어안아버리는 로제의 행동으로 그의 생각은 거기에서 멈춰버리고 말았다.

“미안해요, 그대여……그대에게 그런 얼굴을 하게 만들어서 죄송해요. 그럴 생각으로 꺼냈던 말은 아니었는데……”

“……어째서?”

어째서 자신에게 사과하느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목이 메어버리는 바람에 질문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 작품 후기 ============================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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