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234화 (234/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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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이건 도대체……’

[로제]

직업: 로젠 바이스 화이트 필립 기사단의 단장.

나이: 25세

신체능력

체력: 2200/2200 마나: 3280/3280 신성력 600/600

근력: 92 민첩: 81 지력: 75 매력: 94

전투평가: A급

[엑스]

직업: 죽음의 일원. 특무부대 출신의 특전사(중위)

나이: 21세

신체능력

체력: 650/650 마나: 834/834 암暗에너지: 2350/2350

근력: 65 민첩: 118 지력: 97 매력: 87

전투평가: 준S급

[루치아]

직업: 드라코니안의 여전사. 드래곤과 청사조를 섬기는 무녀의 후예.

체력: ??? 마나: ???

근력: ??? 민첩: ??? 지력: ??? 매력: ???

전투평가: ???급

차례대로 떠오르는 사람들의 정보창에 류안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루치아가 웃음을 터트렸다.

“후후후후. 타인의 나디와 차크라를 감상하는 기분이 어떠신가, 서방님이여……”

“나디와 차크라라니 이건……”

게임의 정보창이 아니냐는 말을 하려던 그는 [용안]이 자신의 능력으로 변형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말을 멈췄다.

“당황하지 말고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서 집중하는 방식을 바꿔보아라. 어디를 어떻게 살펴보느냐에 따라서 파악할 수 있는 내용도 달라질 테니……‘

‘살펴본다라.’

고개를 끄덕인 류안은 그녀의 충고를 따라서 집중력을 발휘해 두 사람의 가슴을 뚫어져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두 사람의 상의가 투명해지는가 싶더니 곧이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두 쌍의 가슴.

[로제]

컵 사이즈: D컵(톱과 언더의 차이 17.8cm)

밑가슴 둘레: 73cm

유륜 크기: 중간

특징: 함몰유두

[엑스]

컵 사이즈: B컵(톱과 언더의 차이 11.3cm)

밑가슴 둘레: 68cm

유륜 크기: 작음

특징: 미유

‘오오오오오! 보인다, 보여……무시해서 미안하다 용안! 크흐흐흑. 어쩌면 나는……지금까지 이 능력을 손에 넣기 위해서 고생했던 걸지도 몰라.’

합법(?)적으로 타인의 알몸을 마음대로 살펴볼 수 있는 능력에 류안은 감동으로 전율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자,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다는 눈초리로 한심한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대는 루치아.

“끄응, 예상하기는 했지만 설마 용안으로 제일 먼저 살펴본다는 것이 남의 가슴 구경이라니……색마에게 교미허가증을 준다는 게 바로 이럴 때 사용하는 표현이로구나.”

“내가 알기로는 유라디스 은하에 그런 표현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그나저나, 비겁하다! 루치아. 자신의 정보는 ???으로 숨기면서 내 정보만 마음대로 훔쳐보다니……”

루치아에 대한 정보들은 아무리 용안으로 살펴보려고 애써도 ???밖에는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대신에 그녀의 직업을 파악하고는 비밀스러운 출생비화를 몰래 살펴본 것 같아서 뜨끔해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그녀는 나디와 차크라라는 것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류안의 감정이나 능력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꿰뚫어보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첫 대면상대의 모든 것을 한 눈에 꿰뚫어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터무니없는 능력.

“후후후후. 서방님이 용기사로서의 능력을 점차 각성시키다보면 점차[보는 법]과 [숨기는 법]에 노련해질 테니 안달하지 말거라. 그 대신이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이 능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법을 가르쳐주지. 반드시 이 두 가지를 명심하거라. 적의 전투능력을 파악하고 싶으면 그 사람의 손과 발을 눈여겨보고, 그 사람의 영혼을 살펴보려면 눈을 마주치거라.”

‘적의 전투능력을 알고 싶으면 손과 발을 살펴보고 영혼을 살펴보려면 눈을 마주쳐야 한다라…….’

상당히 의미심장한 가르침이었기 때문에 류안은 그녀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우선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두 명의 여성들을 다시 한 번 능력의 실험 대상으로 사용해보기로 했다.

우선은 [용안]을 발동시키면서 테이블에 올라온 두 사람의 손을 눈여겨보는 류안.

[로제]

병기숙련도: A급

가장 뛰어난 병기: 창과 방패(S급)

근접전투: S급(슈빙켄, 판크라치온 마스터)

특수능력: 영체감지, 신성의 포화, 전 능력 순간강화, 치유, 라이트닝 차지

[엑스]

병기숙련도: S급

가장 뛰어난 병기: 단도(S급)

근접전투: B급

특수능력: 심연화, 암暗물질 생성, 블러드 라이징, 암신격暗迅擊, 암마법(8급)

‘오오오오. 알아낼 수 있는 정보량이 장난이 아닌데?’

단순하게 손을 살펴봤을 뿐인데도 두 사람이 주로 사용하는 병기들과 능력의 등급, 거기에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능력들까지 단숨에 알아내는 [용안]의 능력에 그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더 나아가서 그 사람의 영혼을 살펴볼 수 있다는 눈동자를 살펴보려고 하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질문을 던져오는 로제.

“아까부터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살펴보는 것인가? 그대여……”

“저도 두 사람만 비밀스럽게 속닥거리는 게 엄청나게 신경 쓰이는데요, 대장님.”

두 사람의 질문에 여탕을 훔쳐보다가 걸린 사람처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버린 류안은, 헛기침을 하면서 철판을 깔고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기 시작했다.

“크, 크흠……설마 질투하는 거야? 엑스. 녀석……겉으로는 그렇게 나를 죽이겠다고 떠들더니만, 이제 보니까 고도의 츤데레였어.”

“잠꼬대는 제발 꿈속에서만 해주세요, 대장님. 그나저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가르쳐주실 건가요, 아니면……”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려고 하던 엑스의 말을 가로막은 사람은 루치아였다.

“우리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너 따위가 알 필요는 없다. 하찮은 잠자리 종년 주제에 겁도 없이 주인님 내외의 이야기를 간섭하려고 하다니,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구나? 그 뱃속에서 내장기관들을 모조리 끄집어내어 자신의 입장을 가르쳐주기 전에 요망한 입을 닥치거라.”

“……”

식사를 하면서 별다른 고저 없이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꺼내진 살벌한 말에 한 순간에 공기가 얼어붙어버리고 말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렇게 모욕적인 말을 들었으면서도 엑스는 물론이고, 뜬금없이 로제마저도 드래곤 피어에 압도당한 사람들처럼 찍소리도 내지 못하면서 굳어버렸다는 것.

류안은 그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괜히 자신마저도 주눅들어버리는 것을 느끼면서 두 사람의 영혼을 살펴보는 용안을 사용하지 못하고 저녁식사를 마치게 되었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동안 뒷정리를 마친 직후.

로스탐의 수리상태를 파악하고 타리잔의 탈출수단에 대한 점검을 가볍게 마친 류안은 정비소의 셔터를 내리고는,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등화관제(야간공습에 대비해서 조명들을 전부 다 끄는 것)를 지시해 나갔다.

타리잔의 경우에는 아직 교전지역에 들어가지 않는 중립지대였지만 제국공군의 긴급출동지역에는 밀접해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일어날지 모르는 오폭을 대비하라는 것이 지역책임자의 공문.

그리고는 등화관제를 철저하게 실시하는지를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수호자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었는데, 그런 행동들이 전부 다 자신을 찾아내기 위해서 벌이는 수작이라는 사실은 명약관화했다.

다행이라면 류안이 미남계를 사용해서 접수한 인물 중에는 수호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유한 귀족 출신의 미망인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

덕분에 그녀의 도움을 빌려서 타리잔 외곽에 위치한 별장을 접수하게 된 그는 이곳에 비밀스러운 근거지를 마련하고는 수호자들의 검문검색을 피해나가고 있었다.

‘로스탐의 수리는 대충 끝나가는군……하지만 떠나기 전에 이곳에서 마무리해야만 되는 일이 생겼어.’

반드시 처리해야만 되는 일을 발견하는 바람에 루치아와의 밤샘, 스파르타 성교 승부마저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류안.

그는 이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 조그마한 제실에서 기도에 전념하고 있는 로제를 방문해 나갔다.

“로제님……크흠.”

말을 걸려고 하던 류안은 그녀가 물에 젖어서 속살이 비추어지는 얇은 사제복을 차려입고 기도에 집중하는 것을 발견하고 헛기침을 하고 말았다.

크오오오오오!

예상대로 흑염룡은 난동을 부리면서 로제를 문답무용으로 덮치라면서 난동을 피웠지만, 심리적인 압박감과 말을 걸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진중한 분위기에 압도당해서는 가만히 서서 그녀의 기도가 끝나는 것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로젠 바이스라니……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를 할 수가 없는 특이한 집단이라는 말이지.’

로젠 바이스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보면 대충 역逆장미라는 표현 정도로 이해를 할 수가 있다.

장미라는 건 그의 전생에서는 주로 천주교에서 사용하는 중요한 상징물이지만, 유라디스 은하에서는 3대 종교에 들어가는 천족들의 왕이라는 빛의 신 데피리스의 중요한 신물이기도 했다.

그러니 그들이 사용하는 로젠 바이스라는 이름 자체가 천족들과는 대놓고 싸우자고 시비를 거는 셈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대표적인 의식이라는[나락의 도약]으로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의례와, 의식들은 악마숭배를 즐기는 사이비 종교라고 표현을 해도 할 말이 없는 종류의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제는 지금까지 류안이 본 어떤 사람보다도(비록 팔라딘을 만난 게 이번이 처음이기는 했지만)독실하다는 표현이 어울리고, 기사도의 화신처럼 느껴지는 행동들을 주저 없이 실천했다.

설명을 들어보니 로젠 바이스의 사제들과 팔라딘들은 가지고 있는 규율들과 규칙들이 완전히 다르다는 게 그녀의 이야기였지만, 도무지 같은 종교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팔라딘들의 행동규범은 청빈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신성력도 600이나 되고 말이야……설마하니 종교를 가지는 게 신성력을 확보하는 가장 빠른 수단이라는 건가? 이참에……쓸만한 종교를 하나 물색해 볼까?’

종교를 가진다는 사실을 마치 게임의 보너스 아이템을 획득하는 수준으로 생각하면서 신성을 모독해가던 류안.

때마침 기도를 마친 로제는 그제야 그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얼굴을 붉히면서 다급하게 치부를 가려나가며 우왕좌왕했다.

“어, 언제부터 거기에 서있던 것인가? 그대는……기, 기도를 할 때는 다른 사람들이 출입하지 않도록 알림표를 걸어놨는데……”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신선한데?’

그 모습에 오히려 주눅 들었던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자신감을 되찾을 수가 있었던 류안.

지금이라면 어쩐지 그녀를 덮치라고 해도 덮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지금 당장은 찾아온 용건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훗날을 기약하기로 결심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해 나갔다.

“사실은 조금 부탁드리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그, 그대가 하는 부탁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지만. 지, 지금 당장은 자리를 피해주지 않겠는가? 스, 스스로가 생각해도 한심하기는 하지만……그대가 바라보고 있으면 어째서인지 움직일 수가 없다……”

“사랑스럽다……”

“하, 하으읏……사, 사랑스럽다니 그대는 무슨……”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대답에 어쩔 줄 모르면서 부끄러워하는 로제의 모습에, 그는 자신이 찾아온 용건을 집어던져버리고는 그 자리에서 사랑을 나누기로 결심을 굳혀버렸다.

‘파비안의 아들인 크리스토퍼가 어디에 있는지를 물어보려고 했지만……잘 생각해보니까 남자새끼가 어디에 있는지를 물어보는 건 나중으로 미뤄도 되겠지.’

그렇게 생각한 그는 성큼성큼 다가가서 단숨에 입술을 훔쳐버리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표현이 있죠.

아, 그냥 그렇다는 말입니다. 딱히 이상한 표현으로 한 말은 아니니까요...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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