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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역습의 용밀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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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건 말도 안 돼……어떻게 내가 대마왕 따위에게 포로 잡힐 수가 있는 거지? 나, 나는 이 세계를 지배하는 전지전능한 여신이란 말이야!!”
마족들에게 잡혀온 잉여신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계속해서 소리를 질러댔다.
알몸으로 형틀에 묶여져있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가학적인 미소를 지어보이는 류안.
“미안하지만 네 여신의 권능은 모두 사라졌다. 네년은 이제 단순한 인간……그 이하의 암퇘지에 불과하지.”
류안이 겨우 한 달 만에 최종보스라고 할 수 있었던 그녀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잉여신의 자리를 탐내는 마녀신들과 협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은 그에게 잉여신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그것은 전 세계에 존재하는 잉여신의 힘의 근원인 여신상들을 최대한 많이 파괴하는 것이었다.
[이 세계에는 너무나도 많은……여신상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마왕군이 제아무리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온 세계를 돌며 여신상들을 파괴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마녀신들은 그렇게 경고했지만 류안은 태연하게 웃으면서 그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해 버렸다.
‘마왕군이 못 부수면 인간들에게 부수게 하면 되지.’
[여신상 내부에는 용사들이 모험을 떠나는 데 필요한 금은보화들이 숨겨져 있다더라!]
그는 인간세계로 이런 소문을 퍼트리는 것과 동시에 정말로 약간의 재물이 숨겨져 있는 가짜 여신상들을 제작해서 인간세계 곳곳에 숨겨놓았다.
그러자 탐욕에 눈이 먼 인간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여신상을 파괴하기 시작했으며, 불과 한 단 말에 마녀신들이 잉여신의 힘을 넘어설 수 있을만한 숫자들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마녀신들은 잉여신을 대마왕에게 바치겠다는 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했다.
“우, 웃기지 마! 무슨 더러운 수작을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용사들이 이 사실을 알면 너 따위는……꺄악!!”
촤악!
상황파악을 못하는 그녀에게 본때를 보여준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여사제였다.
가터벨트에 본디지 스타일.
정숙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가슴과 치부를 드러내고 있는 요녀가 따로 없는 모습으로 휘둘렀던 채찍을 능숙하게 회수해오는 그녀.
“닥치세요, 더러운 암퇘지 년! 감히 위대하신 주인님의 말씀에 토를 달다니……자신의 분수를 알고 꿀꿀거리세요!”
“너, 너는……한 때나마 나를 섬겼다는 년이 어떻게 감히 나를……꺄아아악, 하윽, 하아아앗!”
그 터무니없는 모습에 배신감에 사로잡혀서 치를 떨며 분노하는 잉여신이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채찍질뿐이었다.
촤악! 촤악! 촤악! 촤악!
잡티하나 없이 깨끗하고 육감적인 피부로 그어져 나가는 새빨간 선들.
“그, 그만……제발……더 이상은……하아아앗!”
신으로 태어나서 한 번도 육체적인 감각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던 그녀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리며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아직 멀었습니다! 부히이이잇! 하고, 암퇘지라면 암퇘지다운 목소리로 울어주세요!!”
촤악! 촤악! 촤악! 촤악!
“끼야아아악!!”
부르르르.
쏴아아아아!
급기야는 고통이 한계를 넘어서자 방광이 풀려버린 그녀는 그 자리에서 실례를 저지르고 말았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면서 순식간에 눈물과 땀, 갖가지 채액들과 상처들로 더럽혀져버린 잉여신의 모습에 경멸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비꼬기 시작하는 사제.
“훗, 한 때나마 여신이었다는 분께서 겨우 이 정도의 고통을 참아내지 못하고 지려버리는 꼬락서니라니……배변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을 보니 여신이 아니라 가축만도 못한 버러지였군요?”
“크윽, 흑……”
그녀의 말에 참아내기 힘든 모멸감과 서러움을 느끼면서 눈물을 흘려나가는 잉여신.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그녀를 위해서라면 간도 쓸개도 내어줄 것처럼 행동하던 사제는 예전의 그녀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악녀의 표본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내심으로 감탄을 터트려 나가는 류안.
‘이이제이라더니……악녀는 악녀로 제압하는 게 효과적이군.’
처음부터 그녀가 선량하거나 올곧다는 표현과는 거리가 먼 내숭과 가식의 화신이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지만,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 그녀의 악랄함은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원래는 자신이 꺼냈던 말처럼 소금광산으로 보내버려서 평생 동안 노예의 삶을 체험시켜줄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플렛 스토커를 시작으로 지옥의 입구 근처쯤 되는 충격과 공포를 경험시켜주자 눈물과 콧물을 있는 대로 쏟아내며 자신에게 매달려왔던 사제.
[제, 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대마왕님. 아, 아니, 주인님……당신이 원하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게요. 더 이상은 어떤 무례도 저지르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제발, 제발……]
[정말로 뭐든지 할 수 있나?]
[네, 네! 물론이에요. 그러니까 제발 이것들을 멈춰주세요……더 이상은 싫어……]
잠시 동안 “뭐든지 할 수 있으면 이 정도로 우는 소리를 하면 안 되지.”라는 답변을 하고 싶어서 격렬한 충동에 휩싸였던 류안이지만, 한편으로는 고양이가 생쥐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그녀가 얼마나 자신에게 충성해올지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무력하게 주어진 사명과 임무에만 충실해야만 했던 용사시절과는 다르게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과 힘을 가지고 있던 류안.
사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졌던 그는 사제의 부탁대로 그녀를 고문하는 것을 멈추고 한 때 자신이 섬기던 잉여신을 괴롭히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촤아아악!
기절해버린 잉여신에게 물 양동이를 끼얹으면서 그녀를 깨워버리는 사제.
“히이이익!”
생살을 도려내는 것 같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한기에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버린 잉여신이 오들오들 떨기 시작하자, 그런 그녀에게로 다가간 사제가 채찍으로 턱을 들어 올리면서 질문을 던졌다.
“아무리 멍청한 가축이라도 이쯤하면 뭐라고 울부짖어야 할지 학습했겠죠? 저와 주인님이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울어보세요……암퇘지 님.”
“……부히!”
“안 들리는데요?”
촤아아악!
“부히이잇! 부히이이이잇!”
채찍질에 얻어맞고 구슬픈 목소리로 울어대는 잉여신을 바라보면서 비로소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인 사제는, 류안을 향해서 공손하게 무릎 꿇으면서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헌상해 왔다.
“실례를 끼쳐드렸습니다.”
“……수고했다.”
트집을 잡아보려고 해도 나무랄 데가 없는 솜씨를 발휘해버리는 바람에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약간 복잡한 마음이 생기기는 했지만 그녀에 대한 생각을 뒤편으로 밀어버리고는 잉여신에게로 다가가서 질문을 던지는 류안.
“하나만 물어보자, 암퇘지……”
“뭐, 뭔데……아, 아니. 질문이 무엇이십니까? 주인님……”
반말로 대꾸하려는 그녀에게 사제가 채찍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며 협박해 들어가자 재빠르게 태도를 바꾸면서 공손하게 대꾸해오는 잉여신.
“도대체 용사들을 그렇게까지 악랄하게 부려먹어 온 이유가 뭐야?”
“악랄하게 부려먹다니 그게 무슨 소리죠? 용사들은 애초에 저를 위해서 일하는 노예들이라고요. 주인이 노예들에게 임무를 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처음부터 자각도 없었던 거냐.’
자신이 그들에게 고통을 준다는 자각도 없이 용사들의 헌신을 당연하게 여기는 잉여신의 태도에, 류안은 혈압 상승하는 것을 느꼈지만 꾹 눌러가면서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 귀중한 아이템이나 돈에 집착했던 이유는 뭐야? 네가 이 세계의 지배자라며……그렇게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있으면 조금은 용사들에게 나눠줬어도 되는 거 아니야?”
“네? 어째서 제가 제 명품 아이템들이나 금은보화를 노예들에게 나누어줘야 되는 거죠? 재산이라는 건, 남들은 가지지 못하고 자기 혼자서 독차지하고 있어야 빛을 발하는 거라고요……그래야 노예들이 주인님을 존경하고 따를 거 아니에요?”
이 대답에서 그는 인내심이 바닥나버릴 뻔 했지만 뒷목을 붙잡으면서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 그러면……용사들에게 대마왕을 물리치고 이 세계를 구하라는 사명을 말했던 건 뭐야?”
“에이, 그거야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죠. 아무리 그래도 노예들에게 “노예새끼들아! 가서 마왕군을 때려잡고 그녀들의 돈을 빼앗아 와!”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일종의 동기부여라고나 할까, 그럴싸하게 명함 하나만 만들어주면 자기들이 뭐라도 된 줄 알고서 신나서 활동하는 모습이 아주……저, 저기요. 주인님?”
류안이 자신의 대답에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여신은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사색이 되어버리고 말았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그래……이걸로 확실하게 알았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네 년만은……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
“끼야아아아악!!”
지옥의 악귀가 따로 없는 그의 모습에 다시 한 번 황금수를 뿜어버리며 기절해버린 잉여신은 다음에 눈을 뜬 순간에 진정한 지옥이 무엇인지를 경험하게 되었다.
류안은 그녀에게 자신이 직접 제작한 노예복과 목줄을 걸어놓고 미니게임이 끝나기 전까지 끌고 다니면서 오나홀처럼 범해대며 24시간 고문해 나갔고, 그 충격으로 육체와 자아가 파괴되어버리면 흑마법의 힘을 사용해서 다시 한 번 회복시켜서 고문을 시작해 나갔다.
“허리를 흔들어라 빌어먹을 암퇘지 년! 오늘의 할당량을 채워내지 못하면 몬스터들에게 먹이로 던져준 다음에 다시 한 번 부활시켜서 능욕해주마!!”
“부, 부힛, 부힛, 부히히이잇!!”
철썩, 철썩, 철썩!
그의 일갈에 애처롭게 울부짖으면서 필사적으로 허리를 흔들고 있는 잉여신은 가슴에서는 모유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배는 그의 14번째 자식을 잉태하고 만삭으로 부풀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와 마찬가지로 만삭의 몸이 되어버린 성기사의 전 여인들이 류안에게 달라붙으면서 애절한 목소리를 토해냈다.
“치, 치사해요, 주인님……암퇘지 육노예에게만 그렇게 사랑을 베풀어 주시고……저에게도 주인님의 물건을 주세요.”
“순서를 지켜, 사제! 주인님……주인님의 첫 번째 아이를 잉태한 게 저라는 걸 알고 계시죠? 이런 노예 년들과는 나중에 즐기시고 저에게도 자비를……”
“저, 저도……주인님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요!”
아름다운 여성들의 전라로 애원해오는 모습은 언제 봐도 흐뭇하기 이를 데 없는 광경이었지만, 류안에게는 미니게임을 마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 남아있었다.
그것은 바로 용사들에 대한 문제였다.
[그런 일을 한다고 현실이 변하는 건 아니에요. 어차피 가상에서 일어난 일이고 미니게임이 끝나면 전부 다 없던 일이 되어버릴 텐데……거기에 대체 무슨 의미가……]
일련의 광경을 지켜보던 브륜힐트가 그렇게 질문했지만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의미라면 충분하고도 넘치니까 잔소리 지껄이지 마. 빌어먹을 세계는 용사에게 매번 구해지는 주제에……가끔씩은 세계가 용사들을 구원해야 공평하잖아?”
류안은 잉여신을 대신해서 세계의 질서를 관리하게 된 마녀신들과 협상을 통해서 이 세계에 인간과 마족, 그리고 용사들이 모두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심을 했다.
그가 용사들의 대표를 향해서 제시한 내용은 다음과도 같았다.
“우리 마왕군과 평화롭게 공존할 생각이 있다면 세계의 절반을 용사들에게 선물로 줄게.”
네.
아니오.
협상의 대표로 나온 사람은 용밀레 퀘스트1에서 류안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로는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 용사였다.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지만 대신에 그를 향해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보이면서‘네.’를 선택해 왔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허리를 굽혀오며 감사해오는 모습에, 류안은 오히려 자신이 구원받은 것 같은 기분을 느껴버리고 말았다.
-역습의 용밀레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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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길어져서 생각보다 급하게 끝낸 감은 있지만...
그래고 해피 엔딩이니 좋은 게 좋은...크흠.
이번에는 처벌 장면이나 H씬이 조금 더 길기를 바랬던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
H장면은 본편에서 만회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