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4 ----------------------------------------------
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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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린 길로틴이 폭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류안은 복잡해진 머리를 개운하게 만들기 위해서, 자신을 기다리며 서성거리고 있는 레베카와 만나기로 결심을 굳혔다.
“실례지만 동행으로 따라온 레베카 중위와 이야기를 나눠도 괜찮습니까? 대사님.”
“물론이에요. 하지만 대신에 조건이 하나 있어요.”
“조건이라고요?”
류안이 핀잔하는 눈초리로 바라보자 양심이 찔렸는지 새치름한 표정으로 헛기침을 하는 그녀였지만, 물러설 수 없다는 듯이 꿋꿋하게 버티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
“흠흠, 이래보여도 저는 베키와 절친이라고요? 명색이 공화국 최고 권력자의 따님이시니까 반정부조직을 이끌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유용한 호구……아, 아니. 친구라고요! 제가 저 안하무인에 세상물정 모르는 시건방진 계집, 아, 아니……공화국의 공주님과 친해지느라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아세요? 전생부터 이어져 내려온 상인의 혼을 걸고 절대 공짜로 넘겨드릴 수 없어요!”
친구라고 주장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사악한 속내가 줄줄이 흘러넘치고 있기는 했지만, 그녀의 말대로 레베카를 2사단에서 빼내서 자신의 대사관으로 소속시키는 절차를 밟은 이유는 분명히 류안, 자신을 겨냥하는 노림수가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가 있었다.
“원하는 게 뭡니까?”
“앞으로 공식석상이 아닌 자리에서는 저를 아네타라고 불러주세요!”
“그게 전부입니까?”
“네, 본의 아니게 부하들을 잠입시켜서 기분을 상하게 해드렸으니까……베키와 자리를 주선해드리는 건 제 사죄의 표시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래도, 그……가능하면 상냥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여러 가지로 대단하신 분이라고 들었거든요……”
진심으로 하는 소리인지 계산이 깔려있는지는 짐작을 할 수가 없었지만, 두 사람의 사이에서 일어나게 될 일을 짐작하는 것인지 얼굴을 붉히면서 소곤거리는 아네타의 말에 류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잠시 후, 레베카에게 다가간 그녀는 귓속말로 소곤거렸다.
[오랜만에 만난 왕자님께서 둘이서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대……그러니까 잘 해봐!]
[와, 와, 왕자님이라니 무슨 소리야?! 나, 나한테는 약혼자가 있다니까?!]
그녀를 홍당무로 만들어버린 아네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남기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스피아의 경우에는 마지막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 남아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입술을 깨물면서 고개를 돌려버렸지만,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던 류안은 그녀를 노려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지금은 잠시 헤어지지만……다음에 만날 때는 완벽하게 공략해주겠어, 스피아. 레베카가 다시 나에게 돌아왔듯이 너 또한 나에게서 빠져나가지는 못할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스피아를 보내준 류안은 자신에게 돌아온 레베카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거침없이 걸음을 옮겨나가기 시작했다.
“오, 오랜만이야……”
“……”
아무런 대꾸 없이 계속해서 가다오자 주춤거리면서 뒷걸음질 치는 그녀.
“가, 갑작스럽게 가면은 왜 쓰고 다니는 거야? 혹시 싸우다가 다치기라도 한 거야? 그런 거라면 내가 좋은 의사를 소개시켜 줄 수도 있는데……아, 아니. 그게……저기……”
정신없이 떠들어대며 횡설수설하던 레베카는 벽으로 내몰리고도 그가 걸음을 멈추지 않고 벽치기를 하며 접근해오자, 중압감에 짓눌려버린 그녀는 숨을 들이키면서 완전히 굳어버리고 말았다.
“무, 무슨 말이라도 해 줘…….”
숨결이 닿을락말락한 거리에서 마치 맹수와 마주쳐버린 사슴처럼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애원해오는 그녀.
류안은 그런 그녀의 눈가를 손가락으로 훔치면서 그윽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보고 싶었어.”
“!!”
고백과도 같은 중얼거림에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놀라면서 눈을 치켜뜨는 레베카.
류안이 그런 그녀의 입술을 단숨에 훔쳐버리자 순간적으로 반항하는가 싶더니, 이내 눈을 감으면서 그를 끌어안고는 적극적으로 그의 키스에 호응해오기 시작했다.
“음, 으으읍, 류안, 류안…….”
그동안 쌓여있었던 것이 많았는지 막혔던 둑이 한꺼번에 무너져버리는 것처럼 애타게 그의 이름을 불러오는 그녀.
뜨겁게 달아오른 몸에서는 벌써부터 땀과 애액으로 젖어들면서 마치 페로몬처럼 좋은 냄새를 풍겨왔기 때문에, 류안은 자연스럽게 손을 움직이면서 그녀의 제복 상의의 단추를 풀어내며 가슴골로 손을 넣어나가기 시작했다.
“아, 안 돼……아직 샤워도 하지 못했는데……”
이런 상황까지 와서도 그런 점을 신경 쓰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속으로는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류안은 그녀의 땀으로 번들거리는 새하얀 목덜미를 입술로 애무해가면서 그녀를 안심시켜 주었다.
“걱정하지 마, 어중간한 샴푸 냄새보다도 훨씬 더 향기로우니까.”
“……변태. 하아아아! 류, 류안……아무리 그래도 이런 장소에서 어디까지……하아아앗!”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고 있는 장소는 집무실 앞의 통로에 사방이 개방되어있는 대기소의 한 구석이었다.
덕분에 레베카는 누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는지 새빨개진 얼굴로 애원해왔지만, 그런 모습이 사랑스러웠던 류안은 그런 의사를 무시하고는 계속해서 그녀의 옷을 벗겨나가면서 애무를 진행해 갔다.
공화국의 공주님이라는 별명답게 군인 생활을 하면서도 조금도 거칠어지거나 빛이 바래지지 않는 반짝거리는 외모를 간직하고 있는 그녀.
스쿨드를 떠올리게 만드는 아름다운 금발의 머리카락이며 군복을 벗겨나갈 때마다 그에 대비되는 새하얗고 부드러운 살결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마치 신화 속에 등장하는 알몸의 요정들을 겁탈해 나가는 금기禁忌를 범하는 것 같은 착각에 류안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면서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게걸스럽게 탐닉해 나가기 시작했다.
“할짝, 할짝, 할짝, 할짝.”
“하앗, 하앗, 하아아아악! 겨, 겨드랑이를 핥다니 변태 같아……하아아앗! 어, 어째서 이런 일을 이렇게까지 능숙하게 잘하는 거야! 이, 이런 게 평범한 사람들이 나누는 진짜 사랑이라는 거야?”
류안이 너무 능숙하게 자신을 리드해가자 그것이 다른 여자들과의 경험으로 나온 테크닉이라는 생각에 질투심에 사로잡혔는지, 레베카가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그렇게 질문해오자 그는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맞받아 쳤다.
“마음에 안 들어?”
“……다, 다른 여자들에게는 이러지 마. 앞으로 나 하나만 바라봐준다면 원하는 건 뭐든지 다 이루어줄 테니까……”
“율리안과의 약혼도 포기할 건가?”
“……포기할게. 아, 아빠는 인정해주지 않겠지만 사랑의 도피라도 감수할 테니까……”
엄청나게 큰 결단을 내렸다는 듯이 비장한 모습으로 그렇게 대답해오는 레베카였지만, 다른 여자들을 포기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던 류안은 그녀의 머리를 자상하게 쓰다듬어주면서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다른 여자들을 포기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어. 물론, 너를 포기할 생각도 없으니까 그냥 얌전하게 따라오기나 해. 참고로 사랑의 도피는 적극적으로 지지해줄게. 너 하나 정도는 충분히 지켜줄 수 있을 정도로 성공했으니까…….”
“그, 그런 식으로 넘어가려고 하지 마. 나, 나는 진지하다는 말이……으읍, 하앗, 류, 류안……이, 바보……”
몸을 제대로 겨눌 수조차 없는 격렬한 쾌감에 저항할 수단을 잃어버린 레베카는, 소파를 의지한 상태로 엎드려서 무방비하게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있는 자세로 간신히 버티면서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수확의 때가 찾아왔음을 느끼고는 그녀의 바지에서 허리띠를 풀어내고는 주황색 팬티를 입고 있는 탐스러운 엉덩이를 해방시키는 류안.
‘좋아, 처음인 건 확실하지만 애무를 한 덕분에 확실하게 젖어있군……후후후후. 율리안의 약혼자가 되었다고 들었을 때는 두 번 다시는 기회가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역시 사람은 착하게(?)살아야 해.’
크오오오오오!
완벽하게 무력화된 그녀의 모습에 전투 준비를 끝내고는 그에게 거사를 요구해오는 흑염룡.
하지만 팬티의 입구를 열어젖히고 그 머리를 질내의 입구로 밀착시키면서 준비를 갖춰나가는 순간에, 통로가 소란스러워지면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대, 대장냥이가 좋아하는 건 카티아다냥! 일주일에 한 번은 육구 마사지도 해주고……털도 빗질해준다냥! 개다래 페리뇽이 얼마나 맛있는지 먹어봤느냥? 냄새나는 멍멍이냥 주제에 건방지다냥!]
[흥! 나도 류안이 평생을 함께하자고 그러면서 내 이니셜이 들어간 고급 개목걸이를 사줬거든? 그리고 육구 마사지는 너만 받는 줄 알아?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고양이가 어디서 주제도 모르고……]
[하아……카티아씨도 그렇고 리키아씨도 그렇고……종족을 가리지 않고 발정해대는 그런 남자가 어디가 좋다고 그렇게 싸워대시는 건가요? 저는 어젯밤에도 갑작스럽게 습격당하는 바람에 오전 10시까지 기절해 있다가 간신히 일어났다고요? 게다가 제 거미줄까지 마장기를 제작하는 데 사용한다면서 마음대로 뽑아가고는……]
[지, 지금 어젯밤에도 사랑을 받았다고 자랑하는 거야, 로피아?!]
[……어디를 어떻게 해석하면 그런 발상이 나오는 거죠?!]
[냐아아앙! 멍멍이냥던지 거미냥이던지 건방지다냥! 기왕 이렇게 된 거 대장냥이에게 가서 누구를 제일 좋아하는지를 가려보자냥!]
[흐, 흥! 딱히 나는 그런 승부를 하지 않아도 자신 있지만……고양이나 주홍거미가 그렇게 나온다면 받아줘도 상관없거든?!]
[저, 저는 가고 싶지 않아요. 찾아가면 분명히 4p를 당한다니까요? 어제도 그렇게 엉망진창으로 당해버렸는데……더 이상은 싫어!!]
[잔말 말고 따라와! x2 냥!]
도망치려는 로피아를 협동공격으로 제압해버린 카티아와 리키아는 그녀를 질질 끌면서 집무실로 접근해왔고, 덕분에 정신을 번쩍 차려버린 레베카는 자신이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를 깨닫고는 허둥지둥 옷가지를 수습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레베카의 행동을 저지하면서 질내의 입구로 흉악하게 발기해있는 흑염룡을 들이밀어오는 류안.
“이,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하으으으으윽!!”
푸슉!
경악하면서 손사래를 쳐오는 그녀의 음부를 단숨에 관통해버린 류안은 3명의 여자들이 접근해오는 상황에서도, 태연스럽게 자신의 물건에 음란하게 달라붙어오는 그녀의 질내를 만끽하면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응? 조금 전에 대기실 근처에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냥!]
[킁킁! 어쩐지 류안의 냄새와 섞여서 모르는 암컷의 냄새가 풍겨오는 것 같은데……뭔가 수상쩍은데? 호, 혹시 나를 내버려두고 또 다른 암컷이랑 바람을 피우는 건!]
[서둘러서 가보자냥!]
“흐으으읍!”
눈앞에 닥쳐오는 위기상황에 레베카는 처녀상실의 고통에도 신음소리를 억누르면서 자신을 찍어누르고 있는 류안을 노려보았다.
============================ 작품 후기 ============================
제가 쓰면서도 새삼스럽게 주인공이 쓰레기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1편이네요.
뭐, 하렘물의 숙명이니 어쩔 수 없는 게 아니겠습니까...크흠.
이런 장면에서는 양심미터기를 잠시 꺼두셔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