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184화 (184/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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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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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공략을 이어나가다가 안전지대의 모닥불에서 휴식을 취하던 류안은 마침내 행동할 시간이 찾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여자 친구에게 귓속말을 했다.

[잠시만 따라와 봐.]

[무슨 일인데?]

[둘이서만 할 이야기가 있어……]

[으음, 알았어.]

살짝 수상하게 여기는 눈치였지만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녀.

“어디에 가십니까?”

“둘이서 잠깐 할 이야기가 있어서 말이야.”

“……저도 같이 가면 안 될까요?”

“뭐야? 혹시 무서운 거야?”

“따, 딱히 그런 건 아닙니다!”

휘오오오오오오-!

아트리에의 외침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두컴컴한 던전의 내부에서 유령이 울부짖는 것 같은 음울한 소리가 때맞춰 울려 퍼졌다.

“히, 히익!”

“무서운 게 맞는 것 같은데?”

“아,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러면 여기에서 얌전하게 기다리고 있어. 안전지대가 괜히 안전지대야? 몬스터들은 이 근처로는 얼씬도 하지 않아. 유령이라면 모르겠지만……”

“세, 세, 세, 세, 세상에 유, 유령이 어디에 있어요?! 저는 멀쩡하니까 두 분이서 볼 일을 보고 오세요! 그, 그래도 가능하면 빨리……”

‘이건 써먹을 수 있겠군.’

아트리에가 유령을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류안은 약점, 아니 공략노트에 특이사항을 기록하고는 탈리아를 데리고는 안전지대 근처의 휴게소로 장소를 옮겼다.

“할 이야기라는 게 뭐……흐읍!”

질문을 던지기가 무섭게 자판기로 밀어붙여져서 키스를 당해버린 그녀는, 반사적으로 그를 밀쳐내려고 시도했다가 이내 저항을 그만두고는 순순히 행위에 어울려주기 시작했다.

“츄웁, 츄르릅, 츄웁……으응, 하아……정말이지 매번 갑작스럽다니까……”

“싫어?”

“싫지는 않지만……그래도 남들이 보면 어쩌려고 그래? 아트리에가 올지도 모르잖아.”

“보고 싶으면 보라고 그러지 뭐.”

“정말이지 이 짐승새끼는……흐음, 하앗!”

유두를 꼬집혀진 탈리아는 거칠게 신음을 내지르면서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었다.

괄괄한 성격과는 다르게 가볍게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달아오르는 그녀의 육체.

굳이 성감대 추측을 사용할 필요도 없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그녀가 느끼는 장소라면 어디든지 파악하고 있었고, 조교의 성과로 자신이 만져주는 것만으로도 음부를 적셔오는 사랑스러운 여인이었다.

바지를 벗기는 과정조차 귀찮았던 류안은 손가락 끝에 날카로운 지기를 만들어내서 검정색의 타이즈 바지에 1자로 구멍을 만들어냈다.

“빌린 의상에 뭐하는 짓이야?”

“나중에 배상해주면 되지.”

“하여간에 돈 좀 벌었다고 아까운 줄 모르고……아흑! 류, 류안! 사람이 말하는 도중에 갑자기……하읏, 하읏, 하아아앗! 아흑! 벼, 변태 새끼…….”

철썩, 철썩, 철썩, 철썩!

한쪽 다리가 들려진 상태로 피스톤 운동에 밀어붙여진 탈리아는 파도처럼 물밀 듯이 밀려오는 거대한 쾌락의 물결에, 어떻게 해서라도 정신을 유지하려는 듯이 그렇게 힐난해대기 시작했다.

‘후후후후. 저항해봤자 소용없다고 탈리아. 아무리 까칠하게 굴어봤자 네 몸은 말초신경 하나까지도 내게 지배당하고 있으니까. 자, 오랜만에 모습을 보여 달라고! 턀리아!’

“아흥, 하읏, 흐으읏, 아, 안 돼! 버, 벌써부터 가버릴 것 같아! 류, 류안……제발 천천히……아하아아아아아악!!”

푸슉, 푸슉, 푸슈슈슉!!

자비 없이 몰아세우는 그의 공세에 너무나도 쉽게 함락 당해버린 탈리아는 그를 끌어안으면서 절정에 떨며 조수를 뿜어내었다.

오르가즘에 도달해버린 충격으로 물기를 띄우고는 몽롱해져가는 눈동자.

그리고 자신의 허용량을 뛰어넘는 쾌락의 파도에 집어삼켜져버린 그녀는 이내 고혹적인 미소를 띠면서,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에게로 뛰어들어 안겼다.

“오랜만이예효, 주인님!!”

“왔구나. 턀리아!”

자신이 만들어낸 피조물이자 마음의 벗, 에로 이벤트의 진행도우미인 그녀와 격렬하게 포옹하면서 감동적인(?)해후의 기쁨을 만끽하는 그.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기는 한데……곧바로 해줘야만 하는 임무가 있어!”

“무엇이든지 말씀만 해주세효! 턀리아는 주인님의 것이니까요!”

“크윽……기특한 녀석 같으니…….”

걸핏하면 질투하거나, 차갑게 대하거나, 무서워하거나, 가면을 썼다고 놀려대거나, 순종적이면서도 은근히 그를 디스해오고 흉계를 꾸며대는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면서 yes, sir!를 외치는 그녀의 반응은 감동적이라고 할 만한 것이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하자 시원스럽게 수락해주는 그녀.

“그러니까 주인님은 아트리에도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겸사겸사 여자 몬스터들과도 즐기고 싶다는 이야기시네효?”

“바로 그거야!”

“알겠어효! 턀리아도 적극적으로 도와드릴게요! 하읏, 하으으응!”

철썩, 철썩.

그렇게 대답해오는 그녀는 류안과 연결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의 목덜미를 붙잡고는 스스로가 허리를 흔들어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나는 아직 사정을 하지 않았지?“

턀리아를 깨우는 작업에 열중하다보니 정작 흑염룡의 욕망에는 소홀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

“주, 주인님의 물건이……예전과는 달라졌어효! 하으읏, 굉장해……하아아앗! 세상에 이런 느낌이라니……꺄앗!”

“후후후. 힘내서 내 물건을 만족시켜보라고……예전보다 3배는 강력해졌으니까!”

“그, 그래서 이렇게 빨갛고 단단하군효! 하으으읏! 그, 그런데 너무 가버리면……이번에는 제 의식이 날아가 버릴지도 모르는데…….”

“그, 그건 안 되지…….”

탈리아가 절정에 도달하는 순간에만 나타나는 턀리아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잠재의식이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쾌락을 주입하거나 너무 오랫동안 밖으로 나와 있거나 뒷구멍을 건드리면 하늘나라로 돌아가 버리는 나무꾼 이야기의 선녀 같은 존재다.

최근에는 탈리아도 류안의 바람에 많이 너그러워지기는 했지만 타고난 서포터인 턀리아와 비교하자면, 팀킬이나 안하면 다행인 민폐급의 지원병.

‘아트리에를 덮치는 건 허락해주겠다고 말했지만……막상 눈앞에서 덮치려고 하면 막았을 게 틀림이 없어. 그러니까 작업이 끝날 때까지만 잠들어 있으라고……후후후후.’

그렇게 생각한 류안은 자신의 능력을 억제시키면서 턀리아의 질내로 조심스럽게 정액을 뽑아내고는, 불만스럽게 껄떡거리는 흑염룡을 달래면서 그녀와 함께 아트리에가 있는 화톳불로 돌아갔다.

“어, 어디에 갔다가 이제 오시는 거예요?! 하, 한참을 기다렸잖아요?”

“한 10분 정도밖에는 걸리지 않았는데?”

“10, 10분이라고요? 아, 아무리 생각해도 한 시간은 기다린 것 같았는데……그나저나 두 분은 왜 그렇게 찰싹 달라붙어 있으신가요?”

“헤헤헤. 사랑하는 주인님과 떨어지기 싫으니까효.”

“주인님? 효?”

태도만이 아니라 말투까지 이상해져버린 탈리아의 모습에 아트리에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별 일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그나저나 충분히 쉬었으니까 앞으로 나가자고……지도로 확인해보니까 3분의 1정도는 공략한 것 같은데…….”

“신나게 돌격이예효! 여왕 거미를 잡아서 주인님의 육노……크흠. 영광스러운 트로피를 장식해봐효!!”

“……뭔가 수상한데.”

달라져도 너무나도 달라져버린 탈리아의 모습에 아트리에는 찝찝한 표정을 지었지만, 여기까지 와서 혼자서 돌아갈 자신이 없었던 그녀는 속는 기분이면서도 할 수 없이 두 사람과 불안한 동행을 시작해 나갔다.

***

한 편, 류안 일행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던 로피아는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덤벼라, 인간! 난 트롤이지만 사실 한 번만 찔려도 죽는다!!]

[꺼져라, 남자 몬스터! 신 필살 음속 화염참! 제기라아아아알!!]

[크아아아앗!! The러운 트롤이 이런 애송이에게 죽다니……이, 이런 바보 같은……!!]

[트롤 녀석……당한 모양이군.]

[후후후……녀석은 던전 몬스터 중 최약체지.]

[인간 따위에게 지다니 몬스터들의 수치야……]

[여기도 남탕이라니 제기랄!!]

[크아아아아아아아!]

[해치웠다……드디어 남자 몬스터들을 물리쳤어. 이제 여자 몬스터들이 있는 파라다이스의 문이 열릴 거야!!]

믿어지지 않는 빠른 공략속도로 남자 몬스터들을 전멸시키면서 돌진해 들어오는 남자의 귀기어린 모습.

[살려주세요, 여왕님! 인간이……인간에게 겁탈당할 뻔 했어요!]

[인간이 몬스터를 겁탈한다고? 그런 말도 안 되는……뭔가 착각했던 거겠지.]

[아닙니다. 여왕님. 저, 저도 저 더러운 인간에게 가슴과 음부를 희롱 당했습니다. 옆에 있는 인간 여성들이 말려서 빠져나오기는 했지만……저 가면 인간은 진심이었습니다!]

자신의 머리를 옆구리에 들고 있는 듀라한의 보고에 할 말을 잃어버렸던 그녀.

[……알았다. 그렇다면 일단 여자 몬스터들은 전부 퇴각해서 후방에서 대기하거라. 정정당당하게 싸워서 죽는다면 전사들의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목숨보다 소중한 명예를 더럽힐 수는 없는 법! 가라, 전사들아! 저 건방진 인간에게 우리들의 긍지를 보여주어라!!]

하지만 거침없이 던전을 돌파해오는 남자는 강해도 지나치게 강했다.

‘……롱소드와 대방패만으로 저렇게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저 남자는 정체가 뭐지? 전사들의 움직임도 어딘가 이상하고……요즘 시대에 저런 낡은 병기를 자신의 유파로 삼는 무도가가 존재한다는 말인가? 게다가 어떻게 함정이나 숨겨진 길을 저렇게 정확하게 간파해내는 것이냐?!’

“더 이상은 두고 보지 못하겠습니다. 저희들을 보내주십시오, 여왕님!”

“여왕님!”

동료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는 모습을 영상으로 바라보던 혈기왕성한 여자 몬스터 전사들이 앞 다퉈서 그렇게 외쳤지만, 생각에 잠겨있던 로피아는 그녀들을 멈춰세우면서 옥좌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니, 내가 직접 상대하도록 하겠다…….”

“여왕님?”

“아무리 인간에게 항복했다지만……전사로서의 긍지마저 버린 것은 아니다. 그의 목적이 우리들의 혼을 우롱하는 것이라면……내가 직접 맞서서 절대로 꺾여나가지 않는 전사의 긍지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도록 하겠다!!”

“오오오오오!!”

“여왕 폐하께서 출전하신다!!”

비록, 인간들에게 항복하면서 굴욕적인 세월을 보내오기는 했지만 카슬란 조합의 이사인 카프의 배려로, 그들에게 치욕스러운 일을 당해본 적은 없었던 서머벨 던전의 몬스터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리가 없는 류안의 귀축스러운 행보에 오랫동안 억눌러왔던 복수심의 불길이 타오르는 여왕은, 실로 오랜만에 과거 시절의 위엄을 이끌어내며 그동안 한 번도 이끌어내지 않았던 던전 마스터의 진정한 힘을 해방해 나가기 시작했다.

“네놈이 어떤 종류의 마스터라고 할지라도 살아서 돌아갈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말거라! 주홍 거미의 사냥터인 강철의 실타래에서, 네놈의 육신을 한 조각도 남김없이 먹어치워 주마!!”

============================ 작품 후기 ============================

심연의 감시자로 놀리시길래 무희까지 진행했습니다!

연참검을 뽑을 수도 있었는데 이게 다 독자분들 때문...크흠.

이제 다크 소울은 조금씩만(?) 하고 열심히 쓰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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