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172화 (172/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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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아, 그러고 보니까 정글레인저하고 레지스탕스도 도와주기는 했지? 미안해, 내가 원래 지휘하고 있던 병사들의 숫자가 200명이라서 깜빡했어. 지금은 5만이지만 말이야, 5만!”

“이이이이익!”

자신을 놀려대는 류안의 얄미운 태도에 아트리에는 분한 듯이 부르르 떨었다.

“뭐, 어쨌든 말이야.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라고……부관?”

“알겠습니다! 분명히 사령관님께서는 소관이 생각하지 못하는 고매한 생각이 있으신 거겠죠! 실례하겠습니다. 필승!”

쾅!

츤츤거리면서 물러나는 그녀를 그는 시종일관 흐뭇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류안이 복면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머리카락이 전부 사라져버리게 된 것이 계기였지만, 발모제의 효과인지 아니면 야한 생각을 착실(?)하게 했기 때문인지 머리카락은 쑥쑥 자라나서 지금은 굳이 머리카락까지 가리는 복면이나, 투구를 착용하고 다닐 필요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면을 착용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성교 능력이 지나치게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얼굴만 보여주면 여자들이 너무 쉽게 넘어오잖아? 조금 튕겨주는 맛도 있어야지 이거야 뭐 너무 쉬우니까 원……’

다른 남자들이 들었다면 당장에 화형을 시킨다고 해도 시원치가 않은 벼락 맞을 소리였지만, 세상이라는 것이 원래 공평하지는 않듯이 류안이 이성을 유혹하는 능력은 지나치게 강력하게 업그레이드되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조절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설마, 까탈리아마저도 사근사근해질 줄이야.’

외모 자체는 아무리 잘생겨져봤자 유명한 남자 연예인들과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문제는 매력 수치가 120을 넘어가자 활성화된 참(CHARM)이라는 능력이었다.

[류안! 너 또 리어를 납치해서 아침까지 데리고 놀았다며? 정비반장이 또 샷건을 들고 날뛰고 있다는데 제정신……이, 음……]

[……왜 갑자기 혼내다가 말고 얼굴을 붉혀?]

[……이, 이쪽을 바라보지 마! 아, 아무튼 말이야. 그, 바, 바람을 피우는 건 안 좋단 말이야! 바람피우는 건……그……끄응.]

평소의 박력은 어디에 팔아먹고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면서 어딘가 맥 빠지는 태도로 화내는 듯, 화내는 것 아닌 시원찮은 태도로 어쩔 줄을 모르는 탈리아의 모습.

결국에는 견디다가 못한 그녀는 의상실로 달려가서 복면을 가져와서 덮어씌우고는, 겨우 진정되었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면서 입을 열었다.

[휴, 이제야 겨우 진정이 되네. 음, 괜찮은 것 같아! 앞으로 화를 낼 때는 이렇게 화를 내야겠어. 얼굴을 보니까……도저히 화를 못 내겠네. 도화살이 끼었다는 관상쟁이의 말이 맞았나? 머리카락이 자라니까 더 심해지다니……]

‘으음, 치트키의 효과가 지나치게 뛰어나군.’

설마 호감도가 MAX를 채우고 있는 여자 친구에게도 CHARM의 효과가 적용될지는 몰랐지만, 그 위력은 유리의 긴급조치로 인해서 정글레인저의 FEMDOM여전사들과의 호텔 데이트를 할 때도 여과 없이 발휘되었다.

[오, 오, 오, 오늘은……데, 데, 데, 데이트를 해주셔서……저, 저, 정말로 감사합니닷!]

십중팔구 만나자마자 침상으로 끌려갈 거라는 생각에 자양강장제까지 복용하고 만났는데, 데이트를 하는 내내 남자 아이돌과 염원하던 팬 미팅을 하는 수줍은 소녀팬마냥 말을 더듬어버리는 근육질의 누님들.

‘가끔씩은 사용하는 것도 좋겠지만……매번 이런 식이라면 공략하는 재미가 없겠어. 미안하지만 맨 얼굴은 당분간 봉인이다. 잘 있어라, 조각미남!’

덕분에 그의 CHARM에 사로잡히지 못하고 류안에게 공략당하는 대상으로 전락해버린 아트리에는, 자신이 그에게 일부러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면서 벽을 치면서 분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쿵!

“도대체가 우리 부대의 애들은 저렇게 재수 없는 가면남자의 어디가 좋다고 난리인 거야?! 아, 진짜! 기분 나빠! 아오오오오!”

***

류안은 15구역을 제압하기 위해서 마그누스 자치령에서 가장 뛰어난 전력을 긁어모아 5만의 정예군을 편성했다.

구성원을 살펴보면 제국군이 1만. 강화몬스터 군단이 4만.

총 1200명의 트라이엄프 대대에서는 불과 200명을 동원했으며 나머지 1천명은 밀리안 대학교에 남아서 잭에게 군사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가 대부분의 병력들을 자치령에 남겨놓고 온 이유는 겨우 마련한 기반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일단은 방어에 치중하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지만, 랑스도르프 관문을 공략해서 보급선을 확보하지 않는 것은 전선을 확장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도 존재하고 있었다.

‘15구역에 있는 제국군의 숫자는 파악되고 있는 것만 100만이 넘어. 게다가 어떤 의미에서는 강화몬스터 군단보다 성가신 그것들도 있고 말이야. 쓸데없이 대군을 끌고 와서 전선을 넓혀봤자, 쓸데없이 희생만 커질 뿐이야. 우리 군대는 뛰어난 전사들은 많아도 쓸 만한 지휘관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모자라니까…….’

류안이 현재 워 게임으로 지휘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숫자는 2만이다.

그 이상을 지휘하려면 우선적으로 아르고스 시스템을 확보해야만 했고 그것을 운영할 수 있는 오퍼레이터도 필요했다.

물론, 레드폭스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지만…….

개인의 무력 자체는 몰라볼 정도로 강해졌다고 그래도, 대군을 이끄는 전투에서는 아무리 개인플레이를 잘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었다.

‘마스터 코드만 제어할 수 있다면 강화몬스터 군단도 직접 움직이고 싶지만……해석에는 아직 시간이 걸린다고 했으니까……당분간은 번거로워도 소수정예로 활약해야지.’

소수정예라고 하기에는 5만의 군대도 충분히 많은 숫자기는 했지만 현대전에서는, 특히 우주 규모의 전투에서는 한 줌의 모래보다도 적은 숫자로 평가받는 것이 그 정도의 목숨이었다.

류안은 이 군대를 15구역의 레지스탕스의 본거지로 수송하기 위해서 자신의 직속상관인 율리안에게 요청해서, 아시모프급의 우주 수송선 3척을 지원받았다.

1척에 최대 1만 명을 수송할 수 있는 이 거대한 함선들은 15구역을 항행하면서 지상에 포착되는 수상한 지점들에 무차별적인 포격을 퍼부었는데, 우주전에서는 종이 함선이라고 불리는 수송선들마저도 지상에서는 그렇게 압도적인 위력을 보여주는 것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세력이 새삼스럽게 별 볼일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억울하니까 성공하자. 리사 슈미트는 펜져스의 별동대장일 뿐만 아니라 파비안의 딸이야. 사로잡을 수만 있다면 13구역이나, 15구역을 제압하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공적이지. 물론, 원정대로 넘길지 자치령으로 데려갈지는 내 마음이지만……’

통상적으로 펜져스는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원정대가 데드 오어 얼라이브의 현상금을 걸어놓고 있으며, 혹시라도 생포하게 되면 주저 없이 헌병대에게 넘기도록 되어 있다.

유리의 경우에는 자기 기술에 자기가 당해서 류안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말았지만, 통상적으로는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타인에게 굴복하는 법이 없다는 펜져스를 부하로 만들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대적인 사건이었다.

덕분에 그녀는 현재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는 자치령에 남아서 카스티야를 제어하는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지만, 류안은 그녀를 자신의 부하로 만든 것에 만족하지 않고 금은의 자매 모두를 자신의 부하로 삼으려고 하고 있었다.

‘펜져스가 악마다, 악마다, 그러지만 생각해보면 걔들처럼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애들도 드물잖아? 아무리 사악하다고 그래도 한 여자, 한 여자, 흑염룡과 진심을 담아서 설득한다면 결국에는 납득하게 될 거야.’

그런 인도주의(?)적인 생각과 자매덮밥에 대한 꿈으로 고간을 부풀리고 있을 무렵에, 수송함대는 마침내 레지스탕스가 제압하고 있는 서머벨 정거장에 도착하게 되었다.

***

15구역은 팔란티오 행성의 동대륙의 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자치령의 북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 거대한 그라프 쉬페 산맥에 기반을 두고 있는 광산, 공업 지대다.

이 산맥의 길이는 약 2700km이며 최고봉은 로디가쉬 산으로 높이는 약 9800m.

13구역과 마찬가지로 계획적으로 이주되어진 주민들의 구성원의 80%는 광부와, 엔지니어로 이루어져 있으며 동시에 복수 전공으로 지질학의 석, 박사 학위정도는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특징이 있다면 이들 전부가 유능한 공돌이면서 동시에 군인이라는 것.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코흘리개 꼬맹이들조차 수류탄을 조작할 수가 있고, 자체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드론을 제작해서 장난감으로 가지고 다닐 정도로 기계장치들이 흔한 사회였다.

이곳에서 슈발츠 제국에 맞서서 반란을 일으킨 사람도 군인이 아니라 메카닉 노동자들의 조합장인, 레더라는 근육질의 중년 남자가 주동자였다.

‘쳇, 남자라니 맥빠지는군.’

“하하하하하하하!! 어서 오십시오! 13구역, 아니. 마그누스 자치령의 영웅님! 확실히 소문대로 신수가……가면? 크흠, 어쨌든 훤칠하게 잘 생기셨군요! 하하하하하하!!”

퍽! 퍽! 퍽! 퍽!

“아프니까 때리면서 이야기하지 마세요. 그나저나 조합장님은 혹시 따님이 있습니까? 연세가 제법…….”

“아, 물론 있습니다. 저의 건장한 체구를 그대로 물려받은 예쁜 딸이 있지요. 참고로 벌써 결혼해서 애를 셋이나 낳았으니 애국자입니다. 애국자! 하하하하하!!”

“그, 그렇습니까?”

체구 자체는 카스티야에 비교하면 작다고 할 수가 있었지만 2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근육질의 남자는, 도저히 반란을 일으켰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책 없이 호탕하고 부담스러웠다.

“이야! 정말이지 보급품을 이렇게나 가져다줘서 살았습니다! 안 그래도 저번의 습격으로 지하의 인공사육장이 박살나는 바람에, 식료품이 떨어져서 곤란하던 참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쥐새끼라도 잡아먹어야 하나 고민했지 뭡니까?!! 하하하하하하하!!”

“그, 그것 참 곤란했겠군요. 그나저나 서머벨 정거장에 6사단의 본부가 있다고 들었는데 관계자 분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일단은 사단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아무리 재량대로 움직이는 독립부대라고 해도 같은 공화국의 군대였으니 형식적으로라도 부임 보고를 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

연락을 하고 찾아왔으니 원래대로라면 6사단의 관계자가 찾아와서 류안을 안내해야만 정상이었지만, 발착장에는 조합장과 레지스탕스가 마중을 나와 있을 뿐 방위군의 관계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레더는 6사단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가 무섭게 표정이 굳어버렸다.

“아……그 밥만 축내는 버러지들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뭐, 연락을 하고 오셨다면 알아서들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애초에 양반은 못 되는 염치없는 작자들이니…….”

“……네?”

어쩐지 느낌이 싸해지는 차갑기 이를 데 없는 반응이었지만 다음 순간에 호랑이도 제말 하면 나온다는 듯이, 방위군의 장교가 지프차를 타고서는 류안을 마중하러 찾아왔다.

“트라이엄프 독립부대의 대대장인 류안 중령님이십니까?!”

“그렇다만……귀관은 누구지?”

“필승! 6사단의 작전장교인 커티스 대위입니다. 타십시오! 사단본부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쳇, 겁쟁이들 주제에 이럴 때만 손이 빠르군.]

방위군을 소 닭 보듯이 째려보는 레지스탕스들과 그렇게 혀를 차면서 인사도 없이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버리는 레더.

그리고 커티스와 동행하고 있는 사병들은 그런 그들에게 완벽하게 주눅들은 모습이었기 때문에, 류안은 두 세력간의 기묘한 감정대립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설명을 가능하면 적게 쓰려고 했는데 이번 편도 설명이 길어졌네요.

제 팔자인 모양입니다. ㄷㄷ

그나저나 지난 편은 코, 코멘트가 죽었어...

이것이 무관심이 지배하는 개인주의 사회인가! 농담이고 죄송합니다. 재미없게 써서 그렇겠죠.

다, 다음 편은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장담은 못해요, 재미는 취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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