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171화 (171/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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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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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오 행성의 표면은 55%의 해양과 45%의 지표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륙은 크게 동대륙과 서대륙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중앙해에는 행성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제 1구역, 타리잔이라고 불리는 조그마한 섬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지역은 슈발츠 제국의 황제가 처음으로 착륙했다는 역사적인 사실 때문에 역대 총독들의 무덤이나, 기념물, 대연설장 같은 상직적인 건축물들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지 실질적으로는 대단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는 않았다.

비유하자면 엠퍼러 랜딩이라고나 할까.

사실, 황제가 굳이 이 장소를 자신의 첫 번째 착륙지로 선정한 이유는 개척민들을 만나는 일은 뒤로 미루고, 한적한 남국의 섬에서 후궁들과 피서를 즐기고 싶다는 권력자의 시답잖은 변덕이 원인이었지만 덕분에 이 외진 장소를 관리하기 위해서 이 섬에 상주시킨 주민들의 숫자가 10만이 넘어간다는 사실이 아이라니라면 아이러니다.

어쨌든 이렇게 실질적으로는 별다른 쓸모가 없는 1구역을 내버려두고 제국민들은 팔란티오 행성을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2구역을 건설했는데, 처음부터 군사전략적인 목적을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식과는 전혀 다른 특이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이 구역의 이름은 GIANT CLAM(대왕조개)

해저의 깊숙한 장소에 위치한 이 구슬 모양의 건축물의 정체는 움직이는 기동 요새도시다.

총인구 5천만.

우주에 날아다니는 기동요새보다는 작고 초중전함보다는 크게 건조된 이 건축물은 심해의 압력을 견뎌내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중량의 장갑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잠수함처럼 자유자재로 부유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대체적으로 해저의 밑바닥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런 대왕조개가 주로 사용하는 기동방식은 황당하게도 굴러다니는 것.

물론, 회전하는 부위 자체는 외부 장갑으로 한정되어 있었고 내부의 생활공간은 완벽한 내진설계로 인해서 지지축으로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장갑이 박살나지 않는 이상은 어떤 외부자극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가끔씩 해저의 크레바스(갈라진 틈)을 뛰어넘을 때나 지표면이 불안정한 장소를 이동할 때는 폭발적인 추진체의 도움을 받아서 순간적으로 부유하는 이동방식을 사용하는데, 덕분에 해저를 통해서 행성 전체의 바다를 누비며 돌아다니기 때문에 위치를 측정하는 것도 어렵고 신출귀몰하기 이를 데 없었다.

파비안이 숨어있다고 짐작되는 장소도 바로 이 대왕조개다.

이 기동요새를 필두로 해저에 존재하는 15개의 구역의 해저도시들은 원정대의 궤도포격으로는 무너트릴 수 없는, 바다라는 천연의 보호막을 방패막이로 삼아서 펜져스가 이끄는 막강한 해군 전력을 바탕으로 해양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까다로운 조건이야말로 원정대에게는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할 수가 있었는데, 공화국이 그토록 간절하게 원하는 팔란티오 행성의 주요자원들이 바로 이 바다 속에 70%이상 매장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천연자원, 희소금속, 비철금속, 등등.

그중에서도 가장 가치가 높은 희소금속은 아르티늄이라는 것으로 100g에 리조트 행성을 하나 구입을 수가 있을 정도로 가치가 컸으며, 팔란티오 행성에만 약 500kg정도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정대가 점거하고 있는 오리하르콘, 다이아몬드 위성의 가치도 상당하기는 했지만, 공화국의 파멸적인 재정적자를 메우려면 반드시 심해자원을 채취해야만 했기 때문에 행성점령전의 최종 목적은 바로 이 해양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었다.

물론, 현실은 지상조차 제압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것이 현실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나머지 30%의 자원을 채취하고 운반하는 것은 주로 동대륙과 서대륙에 각각 위치하고 있는 언더월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사실상 해양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도시들은 지하철을 통해서 물류를 주고받고 있었다.

류안이 공략하기로 결심한 15구역은 자원채굴장과 함께 전쟁병기를 생산할 수 있는 공업지대가 구비되어 있었으며, 총 7개의 정거장 중에서 2개의 정거장을 레지스탕스가 제압하고 있었고 원정대의 6사단과 함께 백은의 무희 리사 슈미트를 상대로 절망적인 저항으로 녹초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주시자가 바라보고 있는 하늘은 평화로웠기 때문에 그는 이동하는 동안에, 트라이져 강습함에 위치한 자신의 집무실에서 짬 타이거를 능욕하면서 놀고 있었다.

“하읏, 하아아앙. 거, 거기만은 안 된다냥. 하냥~! 마, 말도 안 되는 테크닉다냥. 이, 이것이 세계동물귀미소녀 보호협회장의 실력이라는 거냥?!”

애타는 목소리로 신음소리를 내지르는 그녀의 배꼽을 슬그머니 핥으면서 키스해 나갔다.

“후후후후, 핑크빛의 육구가 떨리는 모습이 사랑스럽구만, 아가씨. 내가 뭐라고 그랬어, 인간의 손길도 생각보다는 훨씬 쓸 만하지 않나? 어때, 이쯤에서 슬슬 THE 류안냥에게서 내 쪽으로 갈아타는 것이 말이야. 그렇게만 해준다면 앞으로 삼시세끼 참치 반찬에 매일, 매일 이런 쾌락으로 교성을 내지르게 해주겠어.”

“그, 그럴 수는 없다냥! 비록 권력을 이용해서 내 육체를 가지고 놀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정신까지는 굴복하지 않을거다냥. 카티아는, 카티아는 THE 류안냥이의 것이다냥!!”

쾌락에 굴복하지 한 남자에게 순정을 받치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을 그는 비웃어 나갔다.

“훗, 예전에 사귀었던 달링냥이는 까맣게 잊어버린 주제에……”

“딸꾹, 냥! 그, 그걸 말하는 건 비겁하다냥! 후냐아아아앙! 대장냥이가 괴롭힌다냥!! 털 손질 좀 잘하는 거 가지고 주제도 모르고 기어오른다냥! 인간 주제에, 인간 주제에! 냥!”

류안의 무릎에 앉혀져서 대면좌위의 자세로 빗질을 당하고 있던 카티아는 그렇게 말하면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벗어나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꼬리로는 슬그머니, 빗을 쥐고 있는 손을 툭툭 건드리면서 봉사를 강요해오는 제멋대로의 사랑스러운 짬 타이거.

그동안 그녀는 THE 류안냥이라는 희대의 제비에게 속아버리는 바람에 간도 쓸개도 전부 다 넘겨주고는 트라이엄프 부대의 공식 짬 타이거로서 영혼까지 저당 잡히고 말았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불쌍하고도 불쌍한 카티아의 사연.

정키치킨의 유혹에 넘어가서 자치령 시골을 벗어나 트라이엄프 부대라는 도회지로 상경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생면부지의 외로운 생활에서 다가온 두 제비묘와의 만남은 그녀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고 말았다.

그 전까지는 달링냥이라는 한 고양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순애보였지만, THE 턀리아냥과 THE 류안냥이라는 제비들과 만나게 되면서 사각관계 수라장 속에서 줏대 없이 흔들리는 강아지풀처럼 방황하며 질퍽거리는 나날.

그러는 사이에 도회지 생활로 지친 마음의 틈을 노리고 파고들어온 THE 류안냥이라는 나쁜 고양이의 매력에, 끝내 달링냥이를 배신하고 그에게 몸과 꼬리까지 허락하고 말았지만 간신히 마음을 정리했다고 생각했던 순간에 이번에는 세계 동물귀 협회장인 직장상사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을 능욕하기 시작한 것이다.

THE 류안냥이를 생각한다면 육구를 깨물어서라도 참아야 하는 게 도리였지만 절륜하기 이를 데 없는 그의 테크닉에, 마음과는 딴판으로 한심스러운 교성을 내지르는 것이 인정하기 싫은 현실이었다.

게다가 분명히 그토록 증오하고 싫어했던 인간이것만 어째서인지 그 남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THE 류안냥이와 똑같은 목소리, 똑같은 냄새,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끌려버리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마성의 수컷, 류안.

‘이래서는 안 되는 거다냥. 단호하게, 단호하게 싫다고만 해야 되는 거다냥. 하아아앙, 이, 인간 주제에 손놀림이 발칙하다냥, 나, 나도 모르게 느껴버린다냥!’

그렇게 생각하면서 도리질을 치는 모습이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던 류안.

극S의 본능이 작용했던 것인지 그렇게 가지고 노는 것만으로도 재밌기는 했지만, 기장이 밀려 올라가면서 무방비하게 드러나고 있는 핑크빛의 엉덩이라던가 꼬리가 삐져나온 모습을 발견하고는 흑염룡이 또다시 자신을 채근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크오오오?

‘으음, 가지고 노는 것도 좋지만 슬슬 본격적으로 이벤트를 회수해 볼까? 이쯤에서 수인화를 사용해서 내 진정한 정체가 사실은 THE 류안냥이었다는 것을 가르쳐주면 완벽하게 넘어오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슬금슬금 마수를 뻗어나가던 그였지만 다음 순간에 누군가가 집무실의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누구지?”

[정글레인저의 대장인 아트리에 중령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아, 그래. 잠시만 기다려 봐.”

류안이 짬 타이거를 능욕하는 모습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변태행위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재빠르게 카티아를 캣 타워로 데려가서 앉혀놓고는 태연한 모습으로 아트리에의 방문을 받았다.

“들어와.”

“필승! 다름이 아니라 15구역의 관문인 랑스도르프 요새의 상공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찾아왔습니다.”

“……굳이 그런 일을 보고하려고 찾아올 필요는 없지 않나? 어차피 변변한 대공무기도 없으니까 이 고도를 공격해 들어오지는 못할 텐데.”

로이케 강과 이어진 15구역과의 경계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제국의 요새.

주시자의 집중포격으로 요새의 상부는 완전히 날아가 버리고 말았지만 지하의 방공호를 거점으로, 아직도 수만에 이르는 제국군이 지리적인 이점과 지상의 화력을 바탕으로 관문을 사수하고 있었기 때문에 류안도 괜히 그런 장소를 공략하느라 군대를 소모시키지 않고 공중으로 우회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사령관님의 지시를 전달받기는 했습니다만 다시 한 번 재고해주시기를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15구역을 공략하실 생각이라면 전군을 동원해서라도 관문을 돌파해두는 것이……”

“뭐 하러 그런 짓을 해?”

“안정적인 보급로를 확보하는 것의 전략의 기본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적의 규모를 생각하면 전군을 동원해도 승패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겨우 겨우 5만의 병력만을 동원시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후후후후. 질투해서 날뛰는 모습도 귀엽네.’

아트리에는 흥분해서 외치고 있었지만 그녀의 속내를 짐작하고 있는 류안은 그런 앙탈이 흐뭇하기만 할 뿐이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카스티야의 명령으로 난데없이 그의 휘하로 편입되어버린 아트리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정글레인저 여전사들과의 전원 동침계획을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와도 관계를 맺지 못하는 바람에 까칠해져버린 상태.

류안이 흑염룡과 결합하면서 습득한 참charm에 관련된 능력들을 사용하면 당장이라도 공략할 수가 있었지만, 너무 쉽게 공략해버리면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능력을 억제하고 가면을 써서 얼굴을 감춘 상태로 그녀를 자신의 막료에 앉혀놓고는 굴욕을 주면서 놀려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의도에 고스란히 놀아나고 있는 아트리에의 자존심은 상할 대로 상해버린 상태.

‘계급이 똑같은 사람을 갑자기 직속상관으로 모시는 것도 짜증나는데 뭐 이렇게 가볍고, 벽창호 같은 남자가 다 있어?’

하지만 그는 그런 속내를 완전히 꿰뚫어보고는 더욱 더 신명나게 놀려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내가 마그누스 자치령을 함락시킬 때 사용한 군대의 숫자가 200명인데 이번에는 5만이니까 250배는 늘었네. 이 정도면 충분하고도 남지 뭐가 불만이야?”

그 수치에 정글레인저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에 그녀는 얼굴이 머리끝까지 빨개지면서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뭐, 뭐라고요?!”

============================ 작품 후기 ============================

후기

역시 설명을 쓰면 저도 힘들고 여러분도 힘들 듯...어쨌든 다음 편에는 설명이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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