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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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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디스 은하로 돌아온 류안은 당장에라도 터져나갈 것처럼 폭주하며 날뛰는 기의 소용돌이를 감지하고는 곧바로 shm마나연공법을 운용해 나가기 시작했다.
‘확실히 예전이라면 감당할 수가 없을 정도로 사나운 기운들이야……하지만!’
텔넷에서 도달한 오기조원의 경지를 발현시켜서 기운들을 제어해 나가자, 폭주 기관차처럼 사납게 날뛰던 녀석들도 거대한 순환의 흐름에 합류하면서 차분히 자리를 잡아나가며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시작되는 프로모션.
환골탈태를 통해서 그동안 오랫동안 류안을 괴롭혀온 영혼과 육체의 괴리가 사라지면서, 강신후의 혼과 류안의 육체가 마침내 하나로 결합해서 하나의 혼백으로 결합하는 과정도 시작되었다.
문제는 류안의 육체가 가지고 있는 규격에 영혼을 강제로 맞춰버리는 과정이다 보니, 육체가 학습하지 못했던 영혼의 나머지 능력들은 이 과정에서 전부 사라져 버린다는 것.
하지만 텔넷에서 흑염룡의 능력을 흡수하고 그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비책을 찾아낸 류안은 주저 없이, 영혼의 능력을 발동시키면서 프로모션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리버스 소울!’
후우우우웅!
능력을 발동시키자 마치 거미줄과도 같은 새하얀 실이 뿜어져 나오면서 환골탈태가 이루어지는 육체를 휘감아 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형체가 없는 영혼에 새로운 형틀을 부여하고 육체를 영혼의 규격에 맞춰서 변형시키는 반전의 술법.
하지만 류안은 이 술법을 완성해서 육체와 영혼을 고정시키기 전에 자신의 몸속에서 빠져나와 쏜살같이 도망치는 도깨비불 형태의 영혼을 발견하게 되었다.
슈우우우웅!
‘뭐지, 저 영혼은? 도대체 언제부터 내 몸속에 들어있던……설마?!’
과거에 존(zone)의 영역에 도달할 때마다 자신에게 출처를 알 수가 없는 불가사의한 능력들을 전수해주던 정체불명의 영혼.
스쿨드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루치아는 목격했다고 하는, 자신의 몸속에 몰래 숨어있던 존재를 처음으로 발견하고는 곧바로 여분의 실을 발사하며 체포를 시도했다.
‘정체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니라고! 이번 기회에 네놈의 능력까지 전부 다 흡수해 주마!!’
흑염룡의 ???급 고유능력을 흡수하면서 손에 넣은 이 영혼의 포박줄은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별다른 구속력을 발휘하지 않았지만, 영혼체에는 터무니없이 강력한 구속력을 발휘해서 준신급의 능력을 가지고 있던 사브리나마저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물건이었다.
촤아아악!
‘훗, 걸렸군.’
도망치려는 영혼을 사로잡은 류안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지만 그렇게 우위를 잡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뿐.
화르르륵!
파칭!
다음 순간에 그 영혼은 무시무시한 푸른 섬광을 뿜어내면서 순식간에 포박줄을 끊어내면서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흑염룡의 능력으로도 구속할 수가 없는 영혼이라고?’
터무니없이 강력한 상대방에게 순간적으로 당황해버리고 말았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쓰고 있기에는 시시각각 진행되는 프로모션을 제어하는데 신경을 쓰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류안은 정체불명의 상대에게 신경을 끄기로 결심하고는 자신의 영혼의 규격에 맞춰서, 신체를 재구성하는 일에 모든 여력들을 쏟아부어 나가기 시작했다.
***
고오오오오오!
한편으로 류안의 곁에서 무방비의 상태로 변해버린 그가 누군가에게 방해받지 않도록 호법을 서던 유리는, 난생 처음으로 목격하는 신비로운 관경에 넋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빛깔의 고치라니……너무나도 아름다워. 역시 주인님은 신비로우신 분. 하아아아아아!”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주, 주인님은 괜찮은 건가?”
프로모션의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신체검사를 기다리던 정글레인저의 여자 대원들을 돌려보내고 돌아온 카스티야는,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황당한 광경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질문을 던졌다.
“입 다물고 호법이나 열심히 서고 있으세요. 암퇘지 양. 혹시 죽음이 등장하기라도 한다면, 그 쓸데없이 거대하고 튼튼한 몸을 고기방패로 던져서라도 주인님을 보호하라고요. 제 말 알아들으시겠어요?”
터무니없는 폭언이었지만 그녀에게 정신지배를 받고 있는 그녀는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 그래. 주인님을 보호해야지……”
‘젠장, 류안을 해치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 같은데. 아니, 아닌가? 괜히 덤볐다가 당하는 건 내가……크윽.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정신을 집중하기가 어려워. 오늘은 아니야. 이런 컨디션으로 괜히 모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지.’
유리의 최면으로 항상 그런 방식으로 충성심을 유지하고 있던 카스티야는 이번에도 역시 천재일우의 기회를 눈앞에 두고서도, 마지못해 순종적으로 류안의 호법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러는 도중에 유리가 마취시켜서 진정시킨 FEMDOM여전사들이 정신을 차리게 되었지만, 그녀들을 설득시켜서 되돌려 보내는 작업도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다.
“보다시피 대장님은 지금 프로모션을 진행시키느라 성행위를 하실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오늘은 포기하고 얌전하게 돌아가도록 하세요. 나중에 카스티야 총사령관님께서 책임지고 대장님과의 24시간 호텔 데이트를 선물로 드릴 테니까……대신에 오늘 이곳에서 일어났던 일은 철저하게 비밀로 지켜주셔야 해요. 알았죠?”
“총사령관님의 약속이라면야……”
행위가 계속되지 못한다는 소리에 약간 아쉬워하는 눈치들이지만, 사정이 사정이었고 류안의 신체를 담보로 내거는 보상도 화끈했기 때문에 남자의 속살을 맛본 그녀들도 순순히 돌아가게 되었다.
암시에 빠져있던 정글레인저의 신임 대장인 아트리에에게도 신체검사가 연기되었다는 적당한 거질말로 돌려보내는 것을 마지막으로, 현장에는 단 세 사람만이 남아있게 된 상태.
약 5시간 동안이나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 가운데 프로모션이 진행되었고 마침내, 류안이 틀어박힌 고치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이해할 수가 없는데……프로모션은 프로모션인 것 같은데, 이런 방식의 환골탈태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다. 펜져스도 그렇고, 마왕군, 아니 더 원의 리다가 탈피를 하는 과정도 이런 방식은 아니었는데……”
“시끄럽게 꿀꿀거리는 더러운 암퇘지로군요. 그런 평범한 범인들과 주인님을 감히 비교하시는 건가요? 후후후후. 좋아요,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가르쳐 드리도록 하죠. 맞아요! 이것은 그야말로 벌레가 아름다운 나비로 태어나는 것과도 같은 아름다운 변태, 즉. 환골변태라고요!!”
“환골변태라니……그런 용어가 존재하고 있었나?”
“당연히 아니죠. 왜냐면 제가 지금 막 만들어 낸 단어니까요! 어감이 환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특히나 뒤에 변태라는 단어가!”
“……”
정신이 나간 것 같은 스스로의 터무니없는 작명 센스에 자아도취에 빠지면서 황홀해하는 유리의 모습에, 카스티야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버리고야 말았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최종 페이즈에 들어갔는지 격렬하게 요동치면서 꿈들거리기 시작하는 고치의 모습.
두쿵, 두쿵!
“꺼내드려야 하는 게 아닐까?”
마지막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감지한 카스티야가 질문했지만 유리는 단호하게 맞받아 쳤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새가 알의 껍질을 깨고 나오려고 하는 과정을 도와주면 오히려 죽어버린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가요? 지금은 얌전하게 지켜봐 드려야만 하는 순간이에요!”
“그, 그렇군.”
그럴싸한 주장에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납득했지만 한동안 격렬하게 요동치던 고치는, 잠잠해졌다가 흔들렸다가를 반복하면서도 조금도 찢어지지 않는 견고한 모습으로 멀쩡하게 시간을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10분, 20분, 30분,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헛되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지쳐나가는 모습으로 요동치는 시간보다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고치의 모습.
한 눈에 봐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보다 못한 카스티야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아무리 봐도 빠져나오지 못해서 발버둥치는 느낌이 강한데……”
“분명히 착각이겠죠. 저는 주인님을 믿어요! 설마 자신이 만들어낸 고치가 너무 단단해서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견고하다거나, 그런 바보 같은 이야기가 세상에 존재하고 있을 리가 없잖아요?”
“확실히 그렇군. 그렇게 똑똑한 척은 혼자서 다 하던 주인님께서 그런 멍청한 실수를 저지를 리는 없겠지……”
뜨끔.
두쿵, 두쿵, 두쿵, 두쿵!!
기분 탓인지 그 소리에 뜨끔해버린 고치가 빠져나가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치는 것 같은 기색을 보여주었지만, 끝내 조그마한 틈새조차도 만들어내지 못한 류안은 자신의 멍청한 실수를 인정하면서 모스 부호로 SOS를 전송해 나갔다.
퉁퉁퉁 퉁-. 퉁-. 퉁-. 퉁퉁퉁.
“앗, 헬프 요청이다!”
“빨리 도와드려요, 빨리!”
두 사람 모두 군인이었기 때문에 국제적인 구조 요청을 순식간에 파악하고는 재빠르게 초진동 나이프를 사용해서 고치를 해체하는 데 성공.
프로모션을 마친 류안이 알몸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맛!”
“세상에 이럴 수가……”
“허억, 허억……후후후후. 뭘 그렇게들 놀라는 거야. 그래. 내가 군단이……허억, 허억.”
막강한 힘을 손아귀에 넣은 류안은 어떻게든 중2력이 넘치는 대사를 읊어나가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고치를 깨부수려고 대부분의 체력을 소진시켜버린 데다가 저산소증으로 인한 호흡 곤란으로 쉴 새 없이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잘생기고 꼴사나운 모습의……대머리라니.”
“멋있어요, 주인님.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문어로 다시 태어나셨네요.”
“……네?”
자신의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두 사람의 터무니없는 발언에 류안은 자신의 머리로 손을 올려서 매끈거리는 피부를 쓰다듬어 보았다.
매끈매끈.
“……아니, 잠깐만 기다려. 젠장……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환골탈태라는 게 원래 육체를 재구성하는 거라지만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머리카락을 날려버리는……”
“머리카락만이 아니에요. 눈썹하고 흑염룡 주변의 털도 깔끔하게 날아갔어요. 자, 여기에 거울이 있으니까 직접 한 번 확인해보세요. 주인님!”
유리가 그렇게 말하면서 손거울을 가져오자 류안은 빼앗듯이 넘겨받아서 곧바로 자신의 외모를 살펴나가기 시작했다.
SS급의 성교능력으로 진화하기 위한 프로모션이었던 만큼 프레이야의 가호와 흑염룡의 고유능력이 결합, 강화되면서 매력수치는 100을 돌파했다.
덕분에 율리안에게 필적하는 절세 미남자의 포스를 풍겨내는 훌륭한 외견을 소유하게 된 류안이지만, 거울로 비추어지는 그의 모습에는 패션의 완성이라고 할 수가 있는 털이란 털은 전부 사라져버린 마네킹 남자의 모습만이 투영되고 있었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 그대로 굳어버리는 류안.
“음, 확실히 옛날에는 환골탈태가 이루어질 때 피부가 깨져나가는 것과 동시에 전신의 모든 털이 빠져버린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요즘 마나연공법에는 그런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마나운영법이 기술되어 있다고 들었는데……신기하네요. 무슨 마나연공법을 사용하신 건가요?”
당연하지만 브륜힐트에게 배운 shm마나 연공법이 요즘 마나연공법의 모용을 사용하고 있을 리는 없었다.
“아무래도 특이한 프로모션을 경험하다보니 일어난 자연 현상이 아닐까? 그래도 뭐, 털이야 금세 자라나는 것이니까 너무 상심하지는 않아도 괜찮습니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의 남자다운 모습이 오히려…….”
카스티야는 그렇게 말하면서 순수하게 호감을 표시했지만 조금의 위안도 얻어낼 수가 없었던 류안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절규를 터트리고야 말았다.
“이런 빌어먹을 발키리 같으니라고! 나중에 두고 보자, 브륜힐트! 으아아아아아악! 자라나라, 머리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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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줄 후기.
주인공의 화려한 귀환을 기대하셨던 분들에게는 죄송...
그래도 이제부터 나름 화려하게 깽판을 치고 다니니까 기대하셔도 괜찮습니다. 아마...
브륜힐트와 헤어지는 것처럼 묘사되었지만 가끔씩 소환합니다. 다만, 발할라에 직적접으로 개입하지는 않습니다.
지상편에서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