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165화 (165/291)

0165 ----------------------------------------------

지상편

첨벙!

에이르의 샘에 주저앉혀진 브륜힐트는 막무가내로 자신에게 키스하려고 덤벼드는 류안을 양손으로 가로막았다.

“자, 잠시만 기다려다오. 부탁이 있다.”

“크르르르르르. 뭡니까? 사소한 내용이라면 나중에 합시다, 나중에……”

“부탁이니까 부드럽게 해주지 않겠는가? 지, 지난번처럼 막무가내로 범해지는 것만은 사양하고 싶다……”

“훗, 무서우신 겁니까? 천하의 발키리님께서.”

류안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존심을 자극했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브륜힐트는 부끄럽다는 듯이 얼굴을 붉히면서 뾰로통해진 모습으로 중얼거렸다.

“……그대는 심술쟁이구나.”

두근

‘뭐, 뭐지? 평소와는 다르게 브륜힐트가 사랑스럽다!’

몸매와 얼굴로만 따지면 지금까지 만났던 여자들 중에서도 베스트 5에 들어갈 정도로 사랑스러웠지만, 성격이나 언행에서는 조금의 귀염성도 찾아볼 수가 없었던 그녀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이 180도 달라진 것처럼 어른스러운 품위를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애쓰면서도, 순간적으로 보여주는 부끄러워하는 반응이 사랑스럽기 이를 데 없는 모습.

‘설마……그녀가 나를 의식하는 건가?’

잠시 동안 그런 생각을 하면서 흔한 남자들의 착각에 사로잡히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류안이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그녀에게 저질렀던 만행들을 떠올리면서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고 머릿속을 차분하게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브륜힐트의 추가타.

“너무 괴롭히지 말거라, 두려운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나, 남자에게 안기는 것은 처음인 것을…….”

“우오오오오오! 브륜힐트님!!”

“어, 어째서 더욱 흥분하는 것이……하읍, 흐으읍, 흐읏!”

브륜힐트는 자신의 입술에 키스하면서 혓바닥을 휘감아오는 류안의 딥키스에 부끄럽다는 듯이 얼굴을 붉히면서도, 조그마한 혀를 날름거리면서 열심히 호응해 나갔다.

“츄읍, 츄르릅, 츄웁, 하앗……역시 이상하다. 예전에도 그대와 키스를 하기는 했지만 어째서 이런 기분이 느껴진다는 말이냐……하으읏!”

“기분이 어떻기에 그러시는 겁니까?”

“그, 그것은…….”

대답하지 못하고 눈을 마주치지도 못한다.

처음 만났을 때의 그녀는 무엇이든지 전부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태어날 때부터 신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필멸자들이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각들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브륜힐트.

현재의 그녀는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실감하고는 당황하고 있었다.

과거에 그녀는 필멸자들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쾌락을 천박하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항상 숭고한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서 임무를 수행하는데 방해되는 잡다한 감정이나, 감각들을 심두멸각으로 차단하면서 살아온 그녀.

류안이 주장했던 능력을 제외하면 평범한 인간과 똑같은 불완전한 감정에 지배당하는 존재였던 그녀는, 그런 보호막을 너무나도 쉽게 뚫어버리면서 자신에게 쾌락을 가르쳐주는 그의 애무에 아무런 면역도 없이 농락당하고 있었다.

“불쾌하십니까?”

“불쾌하지는 않다. 오히려 조금 더……아니, 지금의 말을 잊어주기를 바란……하으읏!”

유두를 꼬집자 전기에 감전되어버린 사람처럼 격렬하게 몸을 떨면서 신음해버리는 브륜힐트.

초절기교의 테크닉으로 가볍게 절정에 도달해버린 그녀는 애절한 표정으로 눈물을 머금으면서 경련하고 있었기 때문에, 류안은 그녀를 조금 더 괴롭혀주고 싶다는 생각에 한 가지 짓궂은 계획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 참에 그것을 한 번 시도해 보도록 할까?’

“알겠습니다. 브륜힐트님……그렇다면 원하시는대로 처음에는 난이도가 낮은 일부터 차근차근히 시작해보도록 하죠. 후후후후후.”

“그, 그대가 그렇게 웃을 때는 별로 신뢰되지는 않는다만……”

“에이 참, 브륜힐트님도 그동안 속고만 살았습니까?”

“그렇게 능청스럽게 이야기 할 때도 신뢰되지 않는다. 또 무슨 속셈을 꾸미고 있는 것이냐?”

“…….”

자신을 지나치게 잘 파악하는 그녀에게 할 말을 잃어버리는 류안.

‘젠장, 과거에 내 신상을 털었던 경험 때문인지 가드가 단단하군.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계획을 멈출 수는 없지. 이번에야말로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새롭게 태어난 흑염룡ver2.0의 진정한 힘을 시험해 볼 순간이니까……’

그렇게 생각한 그는 주저 없이 바지를 벗으면서 그녀의 눈앞으로 흑염룡을 들이밀었다.

크오오오오!!

“꺄아아악!”

“처음 보시는 것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무서워하는 겁니까?

“그, 그것은 그렇지만……지금의 그대는 모든 것이 두렵다. 무엇을 꾸미는지 솔직하게 말해다오. 그것으로 나를 어쩌려는 것인가?”

“제가 아니라 브륜힐트님이 봉사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네. 펠라치오라는 것인데……무엇인지는 알고 계시겠죠? 제 기억들을 읽어봤으니 말입니다……”

끄덕끄덕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테니 흑염룡을 브륜힐트님의 입과 가슴으로 봉사해 주십시오. 그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습니다.”

“확실히……그렇군. 알겠다. 그대의 말에 따르도록 하지.”

그제야 브륜힐트는 경계심을 풀면서 흑염룡을 자신의 가슴으로 끼워놓고는 조그마한 입술로 봉사해 나가기 시작했지만, 그 행위에 정신이 팔리는 바람에 류안이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것을 캐치하지 못했다.

‘후후후후. 걸려들었군……’

“츄릅, 츄르릅, 츄웁, 으음, 하앗……으읏, 어째서 이런 행동으로……몸이, 하읏, 하아앗.”

자신의 쾌락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봉사를 해나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브륜힐트의 표정은 점점 더 상기되어가면서, 새하얗고 깨끗한 피부들이 흥분으로 피가 끓어오르면서 음란하기 이를 데 없는 선홍의 빛깔을 띄어나가기 시작했다.

에이르의 샘물로 젖어버린 몸에서는 물이 아닌 다른 액체들이 송글송을 맺히고, 오금을 조이면서 허벅지를 가늘게 떨어대는 모습이 마치 화장실을 참는 것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브륜힐트.

‘이것이 각성한 흑염룡의 진짜 능력이지. 음하하하하.’

과거에는 단순하게 크게 세우고, 오래 지속되며, 무시무시한 양의 정액을 생산해내는 녀석이었다면 지금은 이성을 보다 스마트하고 효율적으로 사로잡기 위해서 진화에 성공한 흑염룡.

겉모습의 비쥬얼 자체는 여전히 필멸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흉악한 모습이지만, 입술과 마찬가지로 농후한 페로몬이 농축되어 있어서 그 체향을 계속해서 맡는 것만으로도 류안에게 호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첫째.

거기에 정액은 물론이고 쿠퍼액에도 상대방을 흥분시키고 쾌락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천연의 미약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단순하게 펠라치오를 통해서 조금씩 흡수하는 것만으로도 대상을 발정시키고 약간이지만 대상을 중독 시키는 효과까지도 가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읏, 하앗……이, 이것은……아앗, 미, 미안하다. 내가 너무 열중한 나머지 천박하게……하앗, 하앗.”

미약에 취해서 자신도 모르게 흑염룡을 탐닉하면서 음부를 만지작거리던 브륜힐트는 완전히 흥분해버린 상태에서, 용케 이성을 되찾고는 사과와 함께 흑염룡을 놓아버렸다.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오히려 사랑스러웠기 때문에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격려해주는 류안.

“아닙니다. 브륜힐트님. 굉장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나저나 펠라치오를 하면서 그렇게까지 흥분하시다니……제 생각보다 훨씬 더 음란하신 모양입니다.”

“그,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부, 분명히 그대가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이 틀림이 없다.”

“제가 무슨 짓을 했다고 그러시는 겁니까?”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짓을 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다면…….”

투정을 부리는 것 같은 브륜힐트의 태도에 류안은 그녀를 자신의 품속으로 끌어안으면서 부드럽게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었다.

“느끼시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귀여운데 왜 그렇게까지 자신의 본성을 거부하시는 겁니까?”

“……그건……나도 모르겠다.”

“모르시면 이제부터 차근차근히 배워나가면 됩니다. 뭐든지 첫 번째 경험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류안은 오딘의 권능을 조종해서 브륜힐트의 처녀막을 보호하고 있는 봉인을 해제시켜버렸다.

그 행동의 의미를 눈치 채고는 그의 상의를 붙잡으면서 두려운 듯이 양쪽의 손을 부들부들 떨어나가는 그녀.

“지금부터 삽입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로 괜찮겠습니까?”

“……그대에게 주겠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이 이상은 심술궂게 굴지 말고 가져가도록 하거라. 부디 그, 그대가 원하는 대로……하으읏!!”

첫 번째 삽입의 충격으로 브륜힐트는 자지러지는 것 같은 비명소리를 토해내었다.

오딘에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하면서 평생 동안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았던 금기의 영역.

그 장소를 단숨에 장악해버린 흑염룡은 사나운 울음소리를 토해내면서 이내 격렬하게 남아있는 처녀막의 잔여물들을 찢어나가기 시작했다.

크오오오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꺄아아아악!!”

쉴 새 없이 이어져 나가는 격렬한 피스튼 운동에 자지러지는 비명을 질러대었던 그녀.

하지만 고통은 잠시 잠깐의 일이었을 뿐, 그녀는 물밀듯이 밀려드는 거대한 쾌락의 파도에 집어삼켜지면서, 이내 환희에 찬 교성의 소리를 바뀌어 나가기 시작했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하읏, 하앗, 하아아앗, 하읏, 하아아앗! 괴, 굉장해. 이것이 그대가 말하는 진정한 음양의 조화인가, 하앗, 흐으으읏, 하아아앗!!”

순식간에 고통이 사라져버린 것은 브륜힐트 자체의 능력이기도 했지만, 흑염룡의 쿠퍼액에서 흘러나오는 미약 성분들이 상대방의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마취와 치료의 효능을 동시에 발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스톤 운동을 도와주는 윤활유의 작용과 미약 성분 자체가 발정제의 작용을 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

마지막으로 흑염룡 자체의 발기상태가 대상의 질내의 형태에 맞춰서 가장 이상적으로 형태로 자연스럽게 변화되었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속궁합이라는 것을 대상에 맞춰서 조절하는 게 가능해진 류안이었다.

덕분에 브륜힐트는 첫 경험인데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는 쾌락에 사로잡혀서 자신의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후후후후. 어떻습니까, 브륜힐트님? 당신이 모르는 세계가……그렇게까지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하앗, 하아읏, 하아앗! 그, 그대의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동안……하아아앗! 그대를 업신여겨서 미안했다. 나의 사과를……흐으읏, 바, 받아다오!!”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후후후후. 이미 그런 사소한 과거 따위는 잊어버릴 정도로 큰 것을 받았으니까요. 자, 이제 슬슬 마지막입니다!”

류안은 그렇게 외치면서 라스트 스퍼트를 시작했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하읏, 하앗, 하아아앗, 하읏, 하아아앗! 그, 그대의 물건이 내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하아앗, 사납게, 꿈틀거리고, 무엇인가가……하아아아앗, 뭔가, 와버려, 하앗, 앗, 꺄아아아아아악!!”

두근, 두근!

자신의 자궁을 한가득 채워나가는 류안의 사정에 오르가즘에 도달해버린 브륜힐트는, 난생 처음으로 느껴지는 쾌락의 파도에 전신이 붕 뜨는 기분을 느끼면서 에이르의 샘으로 무력하게 쓰러져 버렸다.

행위는 그곳에서 멈추지 않고 곧바로 두 번째로 진입해 나갔지만 두 남녀가 텔넷에서 보낸 밤은 그것으로 마지막이었다.

============================ 작품 후기 ============================

후기

텔넷 편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브륜힐트와의 행위가 살짝 아쉽다는 분들은 나중을 기대해주세요.

노닥거림 + 행위 에피소드도 있으니까요...아, 그런데 귀찮으면 스킵할지도...

투표를 마치고 돌아오신 모든 분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여러분들이 진정한 민주시민이고 국가의 주인이십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