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2 ----------------------------------------------
지상편
“꺄아아악! 설마 사브리나님의 정체가 다크엘프였다니 이럴 수가. 달링, 살려줘!”
“피부가 갈색입니다! 귀가 뾰족합니다, 소문대로 불길한 모습입니다! 당장에 화형 시킵시다, 스승님!”
‘사람 사는 풍경은 어디나 비슷하네’.
사브리나의 정체를 확인하자 바퀴벌레를 발견한 사람들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꺅꺅거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 류안이 한숨을 내쉬었다.
“화, 화형이라니 너무하세요!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흑흑. 이러니까 가능하면 사람들하고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건데.”
“입 다무세요, 사기꾼!”
“맞습니다. 생전에는 나름대로 존경하는 사람이었는데 충격입니다, 제 존경심을 돌려주기……흡!”
류안은 두 사람의 입을 막아버리면서 낯은 목소리로 경고를 날렸다.
“앞으로 한 마디만 더 다크엘프에 대해서 뭐라고 떠들어대면 두 번 다시는 놀아주지 않을 거야. 그냥 얌전하게 있어. 알았지?”
끄덕끄덕
그의 협박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리는 두 사람.
류안의 입장에서는 구석구석 핥아보고 싶은 매혹적인 초콜릿피부를 가지고 있는 미소녀를 탄압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이해할 수도 없었고, 이해해주고 싶은 생각도 눈곱만큼도 존재하지 않았다.
덕분에 살짝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사브리나.
일단은 좋은 인상을 주는데 성공한 모양이라서 그는 일단은 신사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기로 결심했다.
“직접 뵙는 것은 처음이군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현재 유라디스 은하에서 발할라에 도전하고 있는 류안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사령술사인 사브리나에요. 이, 일단은 다크엘프인 저를 감싸주신 것에 감사드릴게요. 하지만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당신에게 협조하는 일은 별개에요. 지금도 가능하면 곧바로 돌아가 주셨으면 좋겠는데…….”
“이해합니다.”
겉으로는 그렇게 대답하는 그였지만 완고한 태도에 짜증스러운 감정이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흑염룡이 그렇게 무서운가?’
텔넷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여자들을 능욕했다는 촉수부대의 활약(?)은 그 또한 다른 영혼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내용이다.
남자들의 경우에는 자신들은 따라할 수 없는 비겁한 방식으로 여자들과 사랑을 나누는 녀석들에게 온갖 악담과 저주를 늘어놓았지만, 여자들의 경우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는 것이 불편한 사실.
겉으로는 기억하기 싫었던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어딘가 아련한 표정을 지으면서 애증어린 감정을 표출하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은, 여자들에게는 어떤 식으로도 지울 수 없는 향기를 남기고 떠나버렸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사브리나에게는 그 향기가 공포심이라는 사실이지만.
‘안 그래도 2700년이나 처녀를 지켜온 여자를 더 보수적으로 만들어 버리다니……이런 한심한 녀석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공략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지가 눈앞이었기 때문에 류안은 일단, 자신들을 묶어놓고 있는 그물의 정체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시선을 눈치 채고 다시 한 번 친절하게 설명을 시작하는 사브리나.
“이번에는 무슨 방법을 사용해도 빠져나오실 수 없을 거예요! 초월적인 힘을 사용하신다면 모르겠지만 영혼체나 물질, 어떤 마법으로도 이 그물을 끊어버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물론, 약점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절대로 가르쳐드리지 않을 거니까요!”
“딱히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 그러시면 상관없어요.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이런 거짓말까지 믿어주다니 도대체 얼마나 좋은 사람인 거냐?!’
속으로 그렇게 외친 류안은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 열심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순식간에 발견되어버리는 허점.
‘그물은 튼튼해 보이는데 지탱하고 있는 매듭이 허술하기 짝이 없는데? 실체화로 조금만 무게를 가중시켜서 움직이면 금방 풀려버리겠어.’
거짓말을 못하는 사브리나가 이렇게까지 자신하고 있으니 그물을 찢어버리는 일 자체는 불가능했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녀가 정성들여 만들어놓은 함정들은 모두 어설프기 이를 데 없는 약점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능력 자체만으로는 류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지만 지나치게 상냥하기 때문에 무슨 짓을 저지른다고 그래도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만만함.
덕분에 그녀를 덮치는 계획을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입자단위로 분해되어버린 양심밖에는 남아있지 않았지만 흑염룡의 거대한 충동을 가로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일단은 시간을 끌면서 빈틈을 노리자.’
“이대로 방치하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제가 사브리나님을 찾아온 목적은 어디까지나 평화적인 정보교환이 목적이니까요. 그러니까 이렇게 하시는 게 마음이 편하다면 이대로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도 상관은 없습니다.”
“야,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그런데 역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건 익숙하지가 않아서……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제가 원격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통신구를 제작해드리는 건 어떨까요? 아무래도 반경 몇 km는 떨어져서 이야기를 해야 저도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제정신입니까?”
보다 못한 크리스가 그렇게 외쳤지만 류안은 재빠르게 그녀의 입을 가로막으며 억지웃음을 지어보였다.
“그거 좋은 방법이군요. 꼭 그렇게 해주십시오.”
“그, 그러면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통신구를 제작하는 것도 그렇고 바깥까지 모셔다드릴 하수인들을 소환하려면 약간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렇게 대답한 사브리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류안에게 등을 보이면서 뭔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좋아, 기회가 찾아왔군.’
곧바로 실체화를 통해서 그물을 흔들려고 시도하려던 그였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니 반동이 너무 크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사악한 발상을 떠올리면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신접神接!’
영혼체를 건드릴 수 있는 능력을 발동시킨 류안은 주저 없이 크리스와 노라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꺅! 엉큼해, 달링.”
“스, 스승님. 갑자기 무슨 짓을 하시는 겁니까?”
“뭐기는 뭐야? 평소에도 매번 하는 짓이지.”
“하, 하지만 사브리나님이 보고 있는데…….”
다크엘프라고 무시할 때는 언제고 그녀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부끄럽다는 듯이 시선을 회피해하는 크리스.
‘반응을 보니까 크리스를 건드리는 편이 더 효과적이겠군.’
사내아이 같은 단발머리에 면티와 군청바지를 입고 있는 그녀는 생전에 여자들로만 이루어진 용역 업체에서 일하던 작업 인부였다고 한다.
거친 일을 생업으로 삼는 여성인 만큼 씩씩함과 활발함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해바라기 같은 성격의 소유자지만, 다행스럽게도(?)험한 일을 너무 오랫동안 경험하는 바람에 정글레인저의 여자 대원들처럼 남자들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노리는 헌터로는 각성하지 않은 풋풋한 새내기였다.
덕분에 산전수전 다 경험한 노라와는 다르게 지금처럼 시시때때로 소녀처럼 수줍어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류안은 일부러 사브리나에게 과시하듯이 그녀와 닮은 크리스를 덮쳐나가기 시작했다.
“후후후후. 귀여운 것.”
“이, 이러시면 곤란하지 말입니……하읏, 스, 스승님.”
유두를 꼬집어 올리자 놀란 새처럼 몸을 부르르 떨면서 눈물을 찔끔거리는 그녀.
“아잉, 달링~~치사하게 크리스한테만 그러지 말고 나한테도 해줘.”
신접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류안의 등으로 자신의 커다란 가슴을 짓누르면서 아양을 떨기 시작하는 노라.
덕분에 그물의 내부는 순식간에 핑크빛의 무드가 뿜어져 나오면서 기묘한 열기를 뿜어내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니나 다를까 그 모습을 바라보는 처녀의 얼굴은 홍시처럼 붉어지고 말았다.
“지, 지, 지, 지, 지금 여기에서 갑자기 뭘 하시는 건가효?!”
뭔가 위험해 보이는 약품들을 들고 있는 상태로 허둥지둥하면서 외치는 사브리나였지만 류안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면서 크리스와 농밀한 키스를 계속했다.
“츄읍, 츄으으으읍, 츄우웁, 하읏, 스, 스승님…….”
“후후후. 몸은 솔직하군. 입으로는 안 된다고 중얼거렸던 주제에 유두는 벌써 딱딱하게 발기되어 있잖아?”
“아흑, 애태우시면 안……되지 말입니다. 흐읏.”
셔츠로 봉긋이 솟아오르는 크리스의 유두를 가볍게 튕겨낸 류안은 끝부분까지 빨개져 있는 그녀의 귀 끝을 가볍게 깨물면서 도발하는 것 같은 시선으로 사브리나를 쳐다보았다.
“꺄앗.”
눈을 마주치기가 무섭게 가볍게 비명을 질러대면서 눈동자를 피해버리는 그녀.
적반하장이 따로 없는 태도였지만 그런 파렴치하기 이를 데 없는 행위를 목격하면서도 한 마디의 항의도 이어나갈 수 없었다.
‘이, 이 사람들은 뭔가 이상해. 그, 그만두라고 해야 되는데……입이 안 떨어져. 도, 도대체 갑자기 저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가, 갑작스럽게 키, 키, 키스를 하지를 않나. 가, 가슴까지…….’
심장은 미칠 듯이 쿵쾅거리고 상기되어버린 얼굴은 데어버릴 듯이 뜨거웠다.
준신격의 영체를 구성하고 있는 그녀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영혼들과는 다르게 살아있을 때와 다름없는 생리현상을 그대로 경험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그런 점들이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이지를 흐려버리고 있었다.
‘슬슬 흔들어댈 타이밍이군.’
그녀가 패닉에 빠진 것을 확인한 류안은 크리스의 음부에도 준비가 끝난 것을 확인하고는 군청바지의 앞 단추를 풀어버린 다음에, 팬티를 옆으로 젖히면서 곧바로 흑염룡을 삽입시켰다.
“하으으으윽! 펴, 평소보다 훨씬 두껍고……뜨거워요!”
“긴장해서 그러는 거야. 내 집이라고 생각하면서 편안하게 즐기라고…….”
‘자, 자기 집처럼 생각하시면 곤란한데요!!’
이번에도 역시 말로는 간섭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절규하는 사브리나.
철퍽, 철퍽!
“하읏, 꺄핫! 하읏, 아으으윽! 너, 너무 격렬해요. 스승님! 조금만 더 천천히……하으읏!”
삐걱, 삐걱.
드드드드득!
실체화를 마친 류안은 다리를 M자로 벌리고 누워있는 크리스의 몸을 체중을 실어 찍어 누르면서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물을 지탱하고 있는 매듭에서도 역시 위험한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차마 바라보지 못하고 양쪽 귀를 막아버린 상태로 엎드려있는 사브리나는 그런 이변을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지만, 아쉬워하는 얼굴로 두 사람의 행위를 지켜보던 노라는 류안의 의도를 알아채고는 과연이라는 표정으로 그에게 귓속말을 속삭였다.
[아하! 갑자기 왜 그러는가 이상했는데 이런 목적이었구나? 달링~~.]
[알아챘으면 협력해 줘.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그물로……알았지?]
[흐음, 여자가 하나 더 늘어나는 건 별로 마음에 들지 않기는 하지만……알았어. 대신에 이 빚은 나중에 듬뿍 보상해주는 거다?]
[물론이지.]
그런 거래를 주고받으면서 노라와 키스를 나눈 류안은 크리스의 한쪽 다리를 들어올리면서 더욱 더 격렬하게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철썩, 철썩, 철석, 철썩, 철썩!
삐걱삐걱삐걱삐걱
투두두두두둑! 툭!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의 행위를 견뎌내지 못하고 끊어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져버리는 그물.
탁!
재빠르게 자세를 바꾸면서 크리스를 끌어안고 바닥으로 안전하게 착지하는데 성공한 류안은 밖으로 빠져나오며, 아직까지 엎드려서 귀를 틀어막고 있는 사브리나를 바라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받아랏! 그물 포박술!!”
“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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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줄 후기
역시 운동이 부족해서 그런지 상태가 쉽게 좋아지지는 않네요. ㄷㄷ
코멘트 답변
어쩐지 H씬을 굉장히 오랜만에 쓰는 기분이 듭니다. 음...초심을 잃어버려서 그런가, 힘들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