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148화 (148/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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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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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3개월의 시간이 지나 오기조원의 수련을 시작한 지 1년 2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류안이 의심했던대로 오행의 수련이 진전을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브륜힐트의 교육방식에 문제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하다는 주장대로 교수법 자체는 틀리지 않았지만 문제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이나 성향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 실책.

시니스터를 교육하려면 시니스터의 방식을 이해해주는 눈높이, 맞춤형교육이 필요했지만 많은 양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경하기 이를 데 없는 브륜힐트의 교육방식은 조금도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그 사실을 먼저 깨달은 것은 류안이었다.

“죄송하지만 앞으로는 제 방식대로 저 혼자서 수련을 하겠습니다. 브륜힐트님은 가능하면 간섭하지 마시고 옆에서 호법역할에 충실해주세요. 주화입마에 빠진다거나, 제가 조언을 부탁드리는 경우에만 개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알았다.]

상당히 무례한 요구였기 때문에 불만스러운 표정이기는 했지만 마지못해 허락하는 그녀.

자신의 방법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못 먹는 감 찔러보자는 식으로 허락한 수련이지만, 아니나 다를까 류안이 자기주도식 학습을 시작하자 놀랍도록 빠르게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자.

후우우우웅!

[이런 터무니없는……]

단독수련을 시작한 지 겨우 2주일 만에 무아지경의 경지에 도달해버린 류안.

정파의 종사들이 목격했다면 입에 게거품을 물고 뒷목을 붙잡으면서 졸도해버릴 황당한 성과였다.

그리고 그 성과만큼이나 엉망진창이고 제멋대로인 수행방식.

상단전, 중단전, 하단전으로 기운을 운용하는 방법은 사파나 마교라고 할지라도 목숨이 아까워서 시도하지 못할 정도로 무모했고, 오행의 기운을 제어하는 방식도 상생이나 상극을 완전히 무시하면서 자신의 마음대로 기운들을 휘둘러 나갔다.

문제는 그런 방식이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

“과연 그렇군! 오호라, 바로 이거야!”

‘도대체 뭘 이해한거지?’

“음하하하! 오행의 기운으로 만들어낸 오나홀이다! 내가 생각해도 완벽한 재현이야, 으음……조임이 제대로인데? 유라디스 은하에서 상품으로 만들어 팔면 대박 나겠어!”

‘어째서 저런 물건을 만드는 거야?’

“후후후후. 저항하지 말고 오빠한테 오렴 목기木氣양. 어허, 오빠 믿지? 그냥 손만 잡고 자려고 그러는 거라니까. 잘 해줄게. 걱정하지 말고 오빠랑 손만 잡고 자자.”

‘도대체 오행의 기운한테 작업을 거는 이유가 뭐야?!’

생각을 읽었던 시절에도 이해할 수가 없었던 류안의 드립을 생각을 읽을 수 없게 되니 남은 것은 공허뿐, 브륜힐트는 결국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물론, 그의 수련법이 매번 성공하지는 않았고 하루에도 2~3번씩 주화입마에 빠진다거나 오행의 기운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재앙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그의 방식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얌전하게 호법역할을 수행하면서 그가 저지르는 사고를 처리하는 도우미로 전락하게 되었다.

어쨌든 그의 성과가 놀라운 건 사실이니까.

‘이정도 속도라면 5년? 아니, 3년이면 오기조원을 달성해버릴지도 모르겠군.’

하루라도 빠르게 수련을 끝내고 자신의 임무로 돌아가자는 생각에 마음을 편하게 먹고 그를 방치하기로 결심한 브륜힐트.

류안도 하루에 12시간 이상은 절대로 오기조원을 수련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못을 박아버렸기 때문에, 나머지 12시간에 대해서는 서로가 관여하지 않고,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합의했다.

그녀는 그 시간 동안에 정양을 하거나 멸망해버린 발할라의 세계를 정비하고 치안을 관리하는 경찰의 역할을 수행했다.

반면에 그는 그렇게 쟁취한 자유시간을 활용해서 브륜힐트를 공략할 수 있는 음모를 진전시키고 있었다.

그가 그런 음모를 본격적으로 계획하게 된 것은 오기조원의 수련을 시작한 지 1년이 되었을 무렵.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오기조원의 경지는 대부분 사라지게 된다.]

모든 것은 그녀가 꺼낸 이 한 마디의 말이 발단이 되었다.

***

백魄의 그릇에 영혼의 모습이 변형당하는 것이 기본이라서 프로모션이 일어나면 프레이야에게 받은 능력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성취들은 전부 사라진다는 것이 브륜힐트의 설명이다.

영혼의 능력은 살아있는 육체로는 사용할 수가 없으니 프레이야에게 받은 능력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쳐도, 2만에 가까운 마나보유량과 현재 A급까지 올려놓은 오행의 운용력 능력이 한꺼번에 날아가 버린다는 말은 류안이 그동안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통해서 얻은 능력들을 전부 날려버린다는 뜻이나 마찬가지.

SHM마나 연공법을 손에 넣었다고는 해도 그런 고생을 했는데도 현실세계에 그것밖에는 가져가지 못한다는 말에, 류안은 그동안 억눌러온 분노를 터트리게 되었다.

“그렇게는 못하지. 암, 못하고말고! 뭐가 발할라에는 개입을 할 수가 없으니까 이게 최선이라는 거야? 자기들은 지금까지 마음대로 사람의 인생을 휘저어놓고 나보고만 신들이 정한 규칙과 율법을 지키라고! 웃기지 마, 브륜힐트. 당신에게 뭔가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그리고 나는 그 방법을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 거야!”

사실, 그가 그렇게 극단적인 마음을 먹은 이유는 전부 프레이야의 임신 때문이었다.

‘현실로 돌아가면 내게 주어진 시간이 3개월 밖에는 없다고 말했어. 그 안에 팔란티오 행성을 제압하지 못하면 내 자식도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는 소리야. 내 여자들을 지키는 것도 버거운 마당에, 자식까지 지키면서 전쟁을 할 수는 없지. 신들에게는 대적하지 못해도 빌어먹을 제국 놈들을 쓸어버릴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손에 넣어야만 해.’

이미 2명의 펜져스를 제압한 류안이지만 그것마저도 절반 이상은 행운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더럽게 어려운 발할라의 난이도에 온갖 고생들을 해온 류안이었다.

펜져스.

그 대단하다는 율리안 중장마저도 섣부르게 대결을 시도하지 못하고 드라코니안인 루치아조차도 평범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괴물들.

그것만이 아니라 나머지 6대 세력들의 능력 자체가 터무니없기 이를 데 없었고 더 원이니, 올드 데우스처럼 우주적이고도 저력을 확인할 수가 없는 존재들이 득시글거리는 것이 유라디스 은하의 현실이었다.

그런 상대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신화에 도전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넣어야만 한다.

‘SS급의 성교능력을 손에 넣어서 스쿨드나 루치아를 손아귀에 넣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미안하지만 브륜힐트……당신의 능력을 이용하도록 하겠어. 오딘을 거역하고 내 부하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적어도 공범관계로 끌어들이기는 할 거야. 그래야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가 있을 테니까.’

류안은 자신에게 주워진 하루 12시간의 자유시간 동안에 그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 공략의 단서는 멸망해버린 발할라의 세계.

텔넷(telnet)에서 찾아낼 수가 있었다.

***

‘태명胎名은 프레이야가 지어준다고 했으니까 양보한다고 해도 말이야. 역시 진짜 이름은 내가 지어줘야 되겠지? 남자라면 철수, 여자면 영희로……아, 아니야. 사내새끼라면 대충 지어준다고 그래도 여자아이 이름을 함부로 지어서는 안 되지. 남자아이라면 돌쇠. 여자아이라면 강사랑스러우면서도부드러우리로 짓자. 으음……괜찮은 이름이기는 한데 역시 유라디스 은하 스타일로 외국인스럽게 지어야 하나? 아니, 잠깐만. 혹시 인간이 아니거나 자웅동체라면 어떤 이름으로 지어야 하지? 쌍둥이일수도 있잖아?’

태어날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는 작명센스를 보여주면서 고민을 계속하던 류안은 목적지로 걸음을 옮기던 도중에, 자신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손을 흔들어서 신호를 보내는 영혼들을 발견하고는 재빠르게 행동을 시작했다.

[오셨습니까, 스승님!]

[후후후후. 어서 오세요, 달링.]

이랑 뒤에 몸을 숨기고 엄폐하고 있다가 그가 접근하자 바짝 달라붙으면서 속삭이는 2명의 여인들.

[상황은 어때?]

[별다른 변화는 없어요. 지난 며칠 동안 들어오는 사람도 없었고 나가는 사람도 없었어요. 분명히 다른 통로는 없는데……하기야, 연구에 미친 사람들이라는 게 대부분 저런 식이기는 하지만요.]

류안의 질문에 그렇게 대답하는 성숙한 스타일의 여인.

제자 & 비치 콤비.

텔넷의 원주민들인 그녀들은 류안과 마찬가지로 영혼의 형상을 가지고 있다.

발할라냐, 환생이냐는 질문에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고 이 세계에 체류하는 것을 결정해버린 영혼들.

물질세계의 어떤 자극도 느낄 수가 없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영체를 가지고 있고 신성력의 덩어리라고 할 수가 있는 그들을 탐내는 존재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스쿨드의 표현대로 별로 추천하지 않는 위험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생을 선택하지 않은 수십만의 영혼들이 텔넷을 떠돌아다니면서 자신들만의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브륜힐트의 치안활동으로 잡귀들이나 악마적인 존재들이 그들에게 함부로 해코지를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겁 없이 돌아다니는 일이 가능하기는 했지만 그것도 류안이 수련이 끝날 때까지 시한부에 불과한 일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들도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은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입장은 느긋하기 이를 데 없었다.

[어차피 환생해서 어느 세계로 다시 태어난다고 사람 사는 데가 다 비슷비슷한 시궁창이잖아? 금수저로 태어난다는 보장도 없는데 뭐 하러 서두를 필요가 있어? 그럴 바에야 지금처럼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느긋하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지. 게다가 가끔씩 사람의 속살이 그리워지면 우리 달링이 해결해주니까. 후후후후.]

생전에 자유분방한 연애를 향유했다는 비치 누님인 노라의 입장.

[염력이라니 정말로 멋집니다! 끝내줍니다! 초능력자가 꿈이었는데 죽어서야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염력 마스터가 될 때까지 절대로 환생하지 않을 겁니다, 스승님!!]

그리고 류안이 브륜힐트에게 배운 염력을 사용하는 모습을 우연하게 목격하고는 제자로 받아달라면서 막무가내로 제자로 들어온 크리스의 입장이다.

당연하지만 그녀들은 모두 류안에게 진작에 공략당해버린 상태다.

‘목석이나 다름없는 브륜힐트와 관계를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까 말이야.’

프레이야를 임신시킨 것을 계기로 예전보다는 절조(?)가 생겼고 절륜의 부작용도 사라져서 성욕도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늦게 배운 도둑질에 중독당한 류안의 손버릇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게다가 신접神接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서 절규하는 영혼들에게는 구원이나 마찬가지.

다만, 예전처럼 문어발식으로 아무나 건드리고 다니지는 않았고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도 숨기고 있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단 2명만을 자신의 조수 겸, 애인으로 곁에 두고 있는 상태였다.

체력적으로 한계가 없는 영혼상태의 신접神接이기 때문에 24시간 무한대로 행위를 계속하는 것도 가능해서, 브륜힐트의 알몸을 보면서 생기는 욕구나 개인적인 성욕들은 전부 그녀들을 이용해서 해소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그가 찾아온 이유는 그녀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아니다.

노골적으로 흐트러진 옷차림에 가슴의 윗부분이 살짝 드러나는 비치스러운 옷을 입고 있는 노라라던가, 사내처럼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팬티와 커다란 엉덩이를 무방비하게 드러내는 크리스라던가.

크오오오오오오!!

인내심을 잃어버린 흑염룡이 사납게 포효하기는 했지만 오늘 그가 노리는 목표는 이랑 너머에 존재하고 있었다.

달칵달칵달칵달칵.

섬뜩하기 이를 데 없는 소리를 내면서 병장기로 무장한 상태로 동굴의 입구를 지키면서 경계를 서는 해골 병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귀기鬼氣를 있는대로 뿜어내면서 푸른 안광을 사납게 번뜩거리고 있는 녀석들.

명백하게 백魄을 조종하면서 만들어낸 이 가디언들은 텔넷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아주 유명한 사람이 동굴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해주고 있었다.

사령술사 사브리나.

다름 아닌 안개의 망자들은 만들어낸 사령술사들의 왕 무하크의 하나뿐이 딸이자, 그의 진전을 계승하고 있다고 알려진 SS급의 사령술을 습득하고 있는 준신격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 작품 후기 ============================

1줄 후기

죄송하지만 더 이상은 버티기가 힘들어서 내일 하루만 휴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코멘트 답변

휴식하고 온 다음에 제대로 할게요. 요즘 힘들어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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