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130화 (13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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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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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된 표정으로 흑염룡을 정성스럽게 애무해 나가던 그녀는, 벅차오르는 기분을 억누를 수가 없었는지 그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사랑해요, 주인님.”

“네 마음은 전부 조작된 거야. 그런 자각은 있어?”

“네, 물론이에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주인님을 원망하는 마음은 손톱만큼도 생기지가 않아요. 태어나서, 태어나서 이렇게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 건 난생 처음이에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게 이렇게 멋지고 훌륭한 일이었다니……하아아, 멋져요. 주인님.”

황홀하다는 표정을 지르면서 흑염룡을 볼로 쓰다듬는 그녀를 보면서 그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처럼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제페토 왕자가 왜 그렇게 일레느를 믿지 못했는지 이해하겠군.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더니……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도대체가……하아…….”

그가 고민하는 모습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걱정된다는 표정을 짓던 그녀는 손을 내밀어서 그의 뺨을 어루만졌다.

“걱정하지 마세요. 모든 것은 주인님의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거예요. 그걸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요정의 가루를 뿌려드릴게요. 그러니 자유롭게 날아오르세요, 나의 사랑하는 주인님. 나의 사랑하는…….”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피터팬.

***

조그가 죽은 다음에 정글레인저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바라모스와의 전투 등의 이유로 400명 이하로 줄어들었던 그들은, 카스티야의 부재를 핑계로 독자노선을 걷는 이들이나 전역, 부서이동, 부상등의 다양한 이유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200명까지 줄어들었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200명의 정글레인저들은 카스티야가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그녀의 깃발로 집결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뿔뿔이 흩어진 인원들의 복귀율은 불과 30%.

복귀하지 않은 인물 중에는 산적두목 노릇이 마음이 들었는지, 낙양의 추적자처럼 멋대로 군사거점을 점령하고 아직까지도 지방정부에 굴복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물론, 그처럼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정글레인저만 있는 건 아니므로 현재의 단계에서는 그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현재의 정글레인저는 부대 유지를 위해서 인원 보충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카스티야가 지휘하던 시절의 인원이 절반이고 신입 레인저들이 절반으로 500명을 채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부대의 여성 대원은 약 104명.

카스티야는 현재 총사령관의 직무를 수행하느라 더 이상은 정글레인저를 지휘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후임으로 아르티에라는 여전사를 새로운 대장으로 지명했다.

그리고 그 결정에 정글레인저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르티에님을 차기 대장으로 지명하다니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중령까지 진급을 시키는 것도 어쩐지 작위적인 느낌도 들고 말이야……그래도 선임이 2명이나 되는데.]

[뭔가 생각하는 게 있으시겠지. 어쨌든 실력이 있는 것 맞잖아? 노련한 맛은 떨어지지만 젊고 패기가 넘치니까. 신입대원도 많아지고 13구역의 상황도 많이 바뀌었으니 정글레인저도 뭔가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신 거 아닐까?]

약간 파격적인 인사 조치였기에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고, 원래 다음 대장을 역임할 예정이었던 선임자들도 불만을 터트리기는 했지만 차마 카스티야의 명령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런 명령이 내려진 배후에는 그들이 상상도 하지 못하는 제멋대로인 이유가 개입하고 있었다.

[남자새끼가 대장을 하면 정글레인저를 내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가 없잖아? 내 취향의 예쁜 여전사를 대장으로 만들어 놔야 부대를 내 휘하로 정착시킬 수 있지. 후후후후후.]

하지만 한 남자의 그런 시커먼 속내를 짐작할 수가 없었던 아르티에는, 자신이 꿈에 그리던 정글레인저의 대장이 되었다는 사실에 마냥 감격하고 있었다.

‘카스티야 대령님이 내 마음을 알아주신 틀림이 없어. 역시 그 분을 따라가기로 했던 게 정답이야! 좋아, 그 분의 기대에 보답해서 정글레인저를 최고의 정예부대로 만들어 내겠어. 그리고 언젠가는……힘을 내자, 아르티에. 아자아자 파이팅!’

다른 레인저들이 축하인사를 건넬 때는 내색하지 않으며 겸손한 척 내숭을 떨었던 그녀지만, 속으로는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에 만세를 외치면서 환호성을 지르던 그녀다.

덕분에 카스티야를 향한 그녀의 충성심은 순식간에 숫자상으로 표시될 수 있는 최대치인 100을 뛰어넘었고, 마음속으로는 벌써 의자매를 맺고 도원결의까지 끝내서 한날한시에 죽자고 자신만의 은밀한 텔레파시까지 전송을 끝낸 다음이었다.

덕분에 카스티야가 여자 대원들, 그것도 예쁘고 젊은 여자 대원들만 집결시키라는 이상한 명령을 받으면서도 한 치의 의심이나 항명도 없이 받아들였다.

“필승! 총사령관님의 명령에 따라서 총 52명의 여성대원들을 모두 소집했습니다. 당부하신대로 결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제국의 경례법은 모두 폐지 당했기 때문에 연맹식으로 경례를 한 그녀가 보고를 마쳤다.

그것을 약간 어두운 표정으로 받아들이는 카스티야.

“수고했다. 대단한 일은 아니고 단순한 건강검진이니까 모두 편안한 기분으로 받도록…….”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여자 대원들은 군복의 상의와 바지를 벗어던지고는 군인들에게 지급되는 군청색의 나시티와 흰색의 삼각팬티만을 입은 모습으로 진료실의 앞쪽으로 도열했다.

“단말기에 자신의 신체 데이터를 적어주세요! 키랑 체중, 나이, 쓰리사이즈까지 빠짐없이 적어주셔야만 합니다.”

커다란 소용돌이 안경과 웃기는 가발을 쓴 간호사의 외침에 여자대원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키랑 체중은 알겠는데 쓰리사이즈는 왜 적으라는 거야?]

[그러게. 갑작스럽게 소집하는 것도 이상한데 갑자기 건강검진을 받으라는 것도 수상하고……처음에 진료실에 들어갔던 애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지?]

한 번 말문이 터지자 수상하다는 반응들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카스티야가 곤란하다는 얼굴로 눈썹을 찌푸리자, 위기감을 느낀 아트리에가 재빨리 뛰쳐나오면서 대원들을 향해 외쳤다.

“정글레인저!”

[Yes, ma`am!]

그녀의 외침에 곧바로 차렷 자세를 취하면서 외치는 대원들.

“제군들은 한 명의 여자이기 전에 전사로 태어났다. 내 말이 틀린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계집애처럼 떠들지 말고 상관의 명령에는 무조건 복종해라!!”

[Yes, ma`am!]

소란을 잠재운 그녀는 카스티야를 향해 돌아서면서 경례를 했다.

“부하들이 소란을 피워서 죄송합니다!”

“아, 아니야 차라리 소란을 피우고 의심하는 편이 나을 수도…….”

[카스티야 총사령관님. 닥터 부르트(귀축)선생님이 잠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 진료실로 와주시겠어요?]

진료실에서 흘러나오는 여성의 목소리에 카스티야는 안색이 새하얗게 질리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총사령관님이 왜 저렇게 당황하시지? 언제 어느 때라도 당당하신 분이었는데…….’

“몸이 안 좋으십니까? 어디 불편하신 데라도…….”

“아, 아무것도 아니야. 하하하하.”

손사래를 치고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진료실로 들어간 카스티야는 약 15분 이후에 다시 나왔다. 그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은 상기되고 머리카락은 땀으로 젖으면서 약간 초췌해진 몰골이 노골적으로 수상했다.

‘설마 정말로 이상한 걸……아니야. 카스티야 총사령관님이 정글레인저를 배신할 리가 없지. 의심은 겁쟁이들이나 하는 거야. 나는 총사령관님을 믿도록 하겠어!’

한 사람의 진료는 평균적으로 15분에서 20분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진료실에 들어간 사람들은 어째서인지 두 번 다시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수상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건물의 구조상 출구가 다른 곳에 있을 거라는 자기납득을 하면서, 아트리에는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기를 얌전하게 기다렸다.

[아트리에 대장님. 진료실로 들어오세요!]

마침내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자 아트리에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용기를 내면서 진료실의 내부로 들어갔다.

“필승! 어서오세요, 아트리에 대장님! 진료의인 유리 대위라고 합니다.”

진료실 안쪽에는 새하얀 가운을 입고 검은색의 고글로 눈을 가리고 있는 여자 의사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이한 행색이기는 했지만 나머지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진료실의 풍경이라서 어째서인지 마음이 놓이는 것을 느낀 그녀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 평범한 진료실이잖아. 역시 쓸데없는 걱정이었어…….’

그 다음 절차는 평범하게 진행되었다.

기분 탓인지 고글이 자동으로 열린 그녀의 눈동자에서 기묘한 형상을 한 뭔가를 본다거나, 무의식 속에서 꿈결과도 같은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진다거나, 암시에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정석대로 검사를 끝낸 아트리에.

“전부 끝난 건가요?”

“아니요.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메디컬 체크는 끝났지만 사실 여러분을 부른 건 얼마 전에 공화국에서 굉장히 독특한 의료기술을 지원받았거든요? 선국의 한의학을 이용하는 방법이라는데 자세한 내용은 저도 모르겠지만 마사지를 통해서 아주 미묘한 신체밸런스의 오차를 잡아주고, 동시에 마나연공법의 효율을 증가시켜준다고 하더라고요.”

“그, 그게 정말입니까?”

마나연공법의 효율이 올라간다는 말에 아트리에의 귀가 솔깃해졌다.

“네, 그것 때문에 공화국의 닥터 부르트(귀축)선생님이라는 아주 고명한 의사 분을 모셔 왔는데 그 분께서 워낙에 바쁘고 또 유명한 분이라서 선별된,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극비로 마사지를 해드리고 있어요.”

선별된, 특별한, 극비로.

감미롭게 울려 퍼지는 단어들에 입 꼬리가 양쪽으로 올라가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었던 그녀는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생각에 감격해서 눈물까지 날 지경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카스티야 총사령관님이 우리들을 따로 부른 이유가 다 있었어. 그리고 그 분의 깊으신 뜻을 알겠어! 맞아. 그동안 말이 양성평등이었지 제국의 상층부 새끼들이 얼마나 우리 여자들을 무시해 왔냐고. 말을 안 해서 그랬지 정글레인저의 인사권도 전부 남자들이 잡고 있고……그래서 총사령관님은 우리 여자 대원들에게 은근슬쩍 힘을 실어주려고 이런 일을 기획했던 거야. 아아, 총사령관님! 역시 당신이라는 분은…….’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네!”

자신을 유리라고 소개한 진료의는 그렇게 말하면서 아로마 향초에 불을 붙이고는 아트리에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냄새가 굉장히 좋네요. 뭐랄까……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드는 게……하아.”

“환몽초幻夢草를 섞은 아로마에요. 암시의 효과를 강화시켜주고 주의력을 떨어트려주죠.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제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실 거예요. 호호호호.”

노골적으로 비웃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그녀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로 들렸는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변을 했다.

“그렇군요. 선국의 신비로운……하아. 가능하면 이 향초를 좀 얻어갈 수 있을까요? 가끔씩 쓰면 정말로 좋을 것 같은데.”

두 사람은 잠시 후에 아편쟁이들의 소굴처럼 아로마에서 피어나는 연기가 자욱하게 뒤덮인 방으로 도착을 할 수가 있었다.

‘뭐야? 어째서 진료실로 들어가면 나오지를 않나 싶었더니만 전부 다 여기에서 늘어져 있었잖아?’

정확하게 여자 대원들의 숫자만큼 준비되어 있는 침상 위에는 먼저 진료를 받은 7~8명의 대원들이 엎드린 상태에서 널브러져 있었다.

전신은 땀으로 젖었고 머리카락들은 흐트러졌으며 음부에서는 새하얀 액체들이 흘러나오는 모습이, 맨 정신으로 봤다면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었겠지만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트리에의 눈에 한 여성 대원의 다리를 가위치기의 자세로 들어 올리면서 마사지(?)를 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휴, 다행이야. 이름이 부르트라고 그래서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여자 선생님이었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귀축선생님, 아니 류안은 반쯤 혼수상태에 있는 여자 대원의 질내를 거침없이 유린하고 있었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하윽, 하아악, 마, 말도 안 돼요. 당신이 여기에 어떻게, 하윽, 아, 안 돼. 안에는 싸면 안 돼요. 저한테는 남자 친구가……하으으으윽!!”

“겟츄!!”

두근, 두근!!

애원하기가 무섭게 그녀의 자궁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백탁의 액체들.

한쪽 다리를 자신의 몸 쪽으로 잡아당기면서 남아있는 정액들을 남김없이 뽑아낸 그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쯧쯧쯧, 남자친구가 있으면 조금 더 빨리 말할 것이지. 좋아, 그러면 기념으로 한 발 더 뽑아보도록 할까?”

유리는 그런 그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성큼성큼 걸어가서 무릎을 꿇으면서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새로운 환자가 왔어요. 주인님.”

============================ 작품 후기 ============================

2줄 후기

짤릴 만한 수위가 아니라서 죄송...(도망친다)

뒤편은 내일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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