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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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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수많은 여자들과 파티걸을 번갈아가면서 즐긴 류안은 해가 떨어질 무렵에는 파티를 끝내고 탈리아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네버랜드에서 쫓아냈다.
넓은 수영장을 독차지하고 부유매트에서 수영복 차림의 그녀와 정열적으로 사랑을 나눈 그는, 밀림풍의 가든에서 따듯한 온수가 돌며 난로처럼 따듯한 물침대에 함께 드러누워서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는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쳇, 내가 아무리 적금을 쏟아 부어도 대학교는 못 사줄 것 같네.”
“대학교가 마음에 들어?”
“글쎄……솔직하게 말하면 잘 모르겠어. 애초에 나는 학교라는 걸 다녀본 적이 없거든? 예전부터 돈 많은 도련님들이나 가는 장소라고 생각했고, 범죄자 신분 때문에 근처에 접근하기만 해도 신고가 들어갔으니까……그런데 그런 장소를 이렇게……어? 그렇게 생각하니까 또 기분이 나쁘지가 않네? 오늘 우리들이 샌님들한테 제대로 한 방 먹인 셈이잖아?! 후후후, 하하하하하!! 꼴좋다, 새끼들아!!”
화이트 칼라들에 대한 안 좋은 기억들이 떠올랐는지 탈리아는 그렇게 외치면서 네버랜드를 향해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류안이 이 장소를 만들어낸 이유는 그녀와는 전혀 다른 이유였지만 신기하게도 그렇게 외치면서 울분을 터트리는 탈리아의 마음을 어째서인지 이해할 수가 있을 것 같았다.
‘대학교라……그러고 보니까 나도 전생부터 대학교랑은 별로 인연이 없었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의 특성상 전성기가 굉장히 어린 시절에 찾아와서 젊은 나이에 끝나버리기 때문에, 류안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게임대회를 쫓아다니느라 제대로 된 학창생활을 보내지 못했고 고등학교 때 학교를 중퇴하면서 곧바로 프로게이머로 활동을 시작했다.
중졸의 프로게이머.
어린아이들과 젊은 사람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지만 조금만 나이가 있고 교양이 있다는 사람들에게는 중졸과 프로게이머라는 이름은 무시와 멸시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얼마를 벌었다던가, 어떤 대회를 참가해서 무슨 상을 탔다던가, 어떤 유명인이랑 싸워서 이겼다거나, 등등. 처음에는 칭찬을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던 사람도 학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무시하고 얕잡아보는 태도로 나오는 게 보통.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연습을 하느라 보내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일상생활에 약간 맹한 구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모습을 못마땅하게 보는 사람들은 여지없이 혀를 차면서 이렇게 중얼거린다.
[쯧쯧쯧. 중졸이라서 무식해서 그렇지. 만날 방구석에서 게임만 했으니까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겠어? 배워먹지 못한 병신 새끼들…….]
피터팬 증후군.
단언하건데 젊은 시절에 은퇴한 프로게이머들이 가장 많은 판정이 내려지는 정신병이다.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내리는 진단이라고 하기보다는 단순하게 깔보고 무시하기 위해서 내려지는 사회부적응자의 낙인이라고 보는 편이 옳을지도 모르는 선고.
평생 학문에만 매진해서 다른 일을 잘 못하는 허당이나 평생 게임에만 매진해서 다른 일을 잘 못하는 허당이나 같은 괴짜인데도, 그 두 부류를 대하는 사람들의 대우는 천지 차이다.
그나마 류안의 경우에는 수많은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정점을 찍은 사람이니 사회에 나가서도 기억해주고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많다지만, 그보다 손이 약간 더 느리고 약간 더 승부의 운이 모자랐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의 기억에도 남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프로게이머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손가락이 느려지기 시작했을 때는 단순하게 지는 것만이 두려운 게 아니었어. 나 또한 예전에 사라졌던 수많은 프로게이머들처럼 어디론가 사라지는 게 무서웠지.’
어린 시절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하게 상대방과 게임을 하는 걸 즐겼다.
승리하면 기쁘고 지면 분한 게 당연한 일과.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사람들이 그것에 인생을 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아무 생각 없이 승리한 게임이 상대 선수에게는 은퇴가 달린 승부였다는 사실을 눈치 채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이겨도 웃을 수가 없는 일들이 많아졌다.
악수를 건네기도 전에 울음을 터트리면서 오열하는 사람들.
모자를 푹 눌러쓰고 그에게 원망의 말을 쏟아내고는 떠나버리는 친구들, 팀 동료들.
겨우 10대에서 20대 중반의 나이에 어디로 사라졌는지도 모르게 자취를 감춰버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들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가슴 속에 있는 소중한 무엇인가가 조금씩 마모되면서 깎여나가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마치 어른이 된 아이들을 네버랜드에서 영원히 추방해버리는 것처럼.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류안은 뭔가를 결심한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좋아, 결정했어. 밀리안 대학교는 내가 가지도록 하겠어. 어차피 은하를 지배할 예정인데 대학교 하나 인수하는 게 뭐가 대수라고…….”
“은하를 지배한다고?”
탈리아가 처음 들은 이야기라는 듯이 눈살을 찌푸리자 류안은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그게, 내가 말했던 적이 없었나?”
“없었어. 개자식아! 아니, 이 또라이 새끼가……너 설마 진짜로 은하를 정복할 생각이야?!”
“왜 그렇게 흥분하고 그래? 은하를 지배하면 좋잖아. 잘만 하면 너도 황후마마로 승진하는 거고…….”
“이 인간이 미쳤어, 미쳤어! 그냥 이 자식이 조금 높은 사람이 되고싶어 한다고 생각했는데 은하 정복이라고? 황후마마는 개뿔……도대체 나보고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야?!”
퍽! 퍽! 퍽! 퍽!
결혼에 대한 강력한 희망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류안을 두들겨 패면서 바가지를 긁어나가기 시작했다.
“아, 아야, 자, 잠깐만 기다려 봐. 설마 내가 은하를 정복하고 난 다음에 프로포즈를 하겠냐? 걱정하지 마. 남부럽지 않게 떵떵거리고 살 정도로 안정을 찾으면 알아서…….”
그렇게 말을 하고 있을 무렵에 밤하늘에서 한 기의 수송선이 네버랜드의 가든 앞의 공터로 착륙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조그의 본거지에서 압류한 소형의 관용선.
“이제야 오는군. 후크 선장…….”
“후크 선장은 누구야?”
류안에게 팔목을 잡힌 탈리아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질문을 던졌다.
“그런 사람이 있어. 네버랜드를 위협하는 악당인데. 즐겁고 행복한 어른이들의 나라를 노리는 아주, 아주, 아주 질이 나쁜 사람이지. 그래봤자 결국에는 피터 팬에게 깨지는 불쌍한 역할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피터팬은 또 누구야?”
“있어. 되게 무서운 친구……겉보기에는 나처럼 순수하고 천진난만하게 보이는 녀석인데. 사실은 어린아이들이 어른이 되기 전에 죽여 버리는 무시무시한 놈이야. 어린 시절에는 그 녀석을 좋아했는데 어딘가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에는 그 새끼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아무리 봐도 싸이코패스의 미친 웃음으로 밖에는 보이지가 않더라고.”
“뭐야? 그 미친놈들은……아니, 그 전에 누가 순수하고 천진난만하다고?”
“크, 크흠. 아무튼 나는 카스티야랑 나눌 이야기가 있으니까 잠깐만 다녀올게. 그 뭐냐……오래 걸릴지도 모르니까 방으로 돌아가서 먼저 자고 있어도 돼.”
오래 걸린다는 말에서 류안이 하려는 짓을 눈치 챈 탈리아는 약속했던 날짜가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한숨을 쉬면서 네버랜드를 떠나버렸다.
카스티야가 자신을 향해서 걸어오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류안.
“후크 선장이 무서워하는 건 악어가 아니라 자명종 소리라고 하지. 보아하니까 우리 선장(caption)님도 슬슬 약빨이 떨어지는 모양인데 다시 한 번 죽음의 자장가를 들려줘 볼까?”
딱!
손가락을 튕기자 잠시 후에 그녀는 처음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빠른 스피드로 허둥지둥 류안에게 접근해 왔다.
“늦어, 카스티야! 취임식이 끝나면 곧바로 튀어오라고 명령했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꾸물거릴 속셈이야?!”
“죄, 죄송합니다. 주인님. 제발, 제발 그 장치의 작동을 멈춰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과거의 당당함이나 오만함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는 비굴한 태도.
그녀의 몸속에서는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점점 더 빠르고 날카롭게 가속되어 가면서 종말을 향해서 질주해가는 위험한 소리로 변질되어 나갔다.
틱톡틱톡틱톡, 틱톡틱톡틱톡틱, 틱톡틱톡틱톡틱톡
[네 몸 속에 조그가 사용하던 자폭 장치를 심어놨어. 카스티야…….]
류안이 그녀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었던 날에 귓속으로 속삭여준 말이다.
다른 사람과 동귀어진을 시도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신호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한 줌의 핏물로 만들어 버린다는 무시무시한 물건.
“13구역의 총사령관에 취임했다고 네 취급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약간 번거로울 뿐이지. 너를 대신할 사람은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설마 잊어버린 건가?”
“하,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제발 이 소리를 멈춰주세요……이 소리를…….”
한 순간에 목숨을 끊어버리는 장치와 시계 초침을 통해서 작동되는 두 가지 기능을 겸비한 장치였고, 류안은 시도 때도 없이 그 시계 초침을 작동시키면서 그녀에게 죽음의 공포를 철저하게 학습시켜 나갔다.
“좋아. 패닉룸으로 가자, 자세한 보고사항은 거기에서 듣도록 하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카스티야를 패닉 룸으로 끌고 들어간 류안은 소파로 털썩 걸터앉으면서 그녀에게 가슴을 드러내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제국의 장성들만이 입을 수 있다는 금실로 수놓아진 하얀색의 기사단 제복차림의 그녀는, 굴욕과 두려움에 찬 표정으로 자신의 상의 앞단추를 풀어내면서 와이셔츠와 붕대를 풀어내고 터져 나오는 거대한 가슴을 꺼내보였다.
류안은 수영복 팬티를 벗어던지고 흑염룡을 보여주면서 명령을 내렸다.
“보고와 봉사. 둘 중에 하나라도 실수를 저지르면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시간을 두 배로 늘려버리겠어.”
“네, 네! 명심하겠습니다.”
예의범절을 가르친다는 말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린 카스티야는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흑염룡을 입으로 물고 자신의 침으로 윤활액처럼 발라낸 다음에, 가슴을 쥐고 물건을 감싸고 난 다음에 위 아래로 흔들어대며 파이즈리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철퍽, 철퍽!
‘파이즈리 하나만은 어느 여자보다도 훌륭하단 말이지…….’
거인족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거대한 체구 덕분에 그녀와 관계를 맺을 때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성인 여자에게 봉사를 받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웃집의 누나나 아름다운 유부녀를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서 마음껏 능욕한다는 망상을 떠올리면서 마치 자위를 하는 것처럼 그녀의 봉사를 만끽하는 류안.
“좋아, 그동안 가르친 보람이 있군. 이제는 보고를 들을 차례인 것 같은데?”
“네, 명령하신대로 정글레인저를 이용해서 강경파를 장악하는 일은 대체적으로 마무리가 되고 있습니다. 예정대로 온건파와 토의를 하면서 정치체제를 과두제를 진행하는 안건을 올렸으며, 공화국에서 총독을 파견하고 싶다는 요청은 내정간섭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좋아, 좋아. 죽을 쒀서 개를 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 남이 죽어라고 고생을 할 때는 코빼기도 안 보이던 새끼들이 감히 총독을 보내서 남의 밥그릇에 숟가락을 얹으려고 하다니……용납할 수 없지. 거절하면 제국한테 붙겠다고 메시지를 보내. 조종 장치가 손아귀에 있는 이상은 함부로 개수작을 부리지 못할 거야. 13구역은 반드시 자치령으로 독립해야만 한다.”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카스티야. 오늘 진급으로 네가 지휘할 수 있는 13구역 전체의 군대가 얼마나 되지?”
“30만입니다.”
“세상 참 거지같네. 나는 그렇게 죽도록 고생을 해서 겨우 1천의 군대를 움직일 수 있는데 너 같은 반골 년이 30만의 대군을 통솔하는 장이 되고 말이야…….”
“하흑! 죄, 죄송합니다!”
유두를 꼬집힌 그녀가 비명을 지르면서 용서를 빌었다.
“뭐, 좋아. 공중 병력이 없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30만 대군과 100만의 강화몬스터 군단을 지휘할 수만 있다면 본격적으로 전쟁을 시작하기에는 괜찮은 밑천이지. 내부 정비만 끝나면……아주 본때를 보여주도록 하겠어.”
그렇게 말을 마친 류안은 사정감을 느끼고 곧바로 카스티야의 입속으로 흑염룡을 깊숙하게 밀어 넣었다.
두근, 두근!
“꿀꺽, 꿀꺽, 커읏 컥, 컥!”
터무니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액들을 삼키다가 결국에는 감당해내지 못하고 토해버리는 그녀.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류안은 곧바로 따끔하게 혼을 내려고 하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까 카스티야. 너한테서 받기로 했던 보수를 아직 못 받은 것 같은데…….”
“네, 네! 뭘 원하시는지 말씀만 해주십시오.”
“예전에 네가 여자들을 안는 걸 원하면 질리도록 안게 해준다고 했잖아?”
“네, 그렇습니다. 원하신다면 제가 여자들을…….”
“그 보수. 정글레인저들의 여자 대원들과 한꺼번에 잠자리를 가지는 것으로도 받을 수 있을까?”
류안의 요구에 카스티야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사망 후 후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번 2편은 망했습니다.
코멘트 답변은 제 멘탈이 날아간 관계로 없습니다. 다음 편도 좀 위험한 내용이라 짤릴지도 모르고...
죽는건가...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