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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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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엄프 부대의 안방마님 탈리아는 모처럼의 휴일에 자신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부하들의 민원을 확인하고는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19세 이상의 예쁜 여자에 관한 문제만 아니라면 한 번은 사용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전해지는, 중대 소원 수리함은 현재 쏟아지는 클레임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체 태업해버린 상태
[피해사례 내역]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서 가명 처리를 했습니다.
“탈모갤러리 회원을 능욕하다니 사람도 아닙니다. 모근이, 모근이…….”
-클라크 모 상병 증언
[제 다이안 몰리 슈퍼 선글라스 사하스 핏을 훔쳐갔어요! 그게 도대체 얼마짜리인지는 알고 그러신데요? 기스라도 나면 고소할거예요!]
-로아 모 케이트 리포터의 증언.
[월급, 월급 시끄럽다고 모기장에 가둬버렸어요!]
[굴욕이다, 파업이다, 삐뚤어질 테다! 귀축, 흐아아아앙!]
-불량품 모 콤비들의 증언.
[그 빌어 처먹을 xxx새끼가 정비 작업 중에 난입해서 우리 막내 치프님을 납치해갔네! 내가 그 장소에 있었으면 이 랄포드 샷건으로 대가리에 바람구멍을 내버리는……]
[워워워, 진정하세요. 정비반장님, 총구를 이쪽으로 향하지 마세요!]
[맞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대장님이 아니십니까? 일단은 리어양을 안전하게 구출한 다음에 남들의 눈을 피해서 처리하시는 게……]
-정비반장 모 씨와 정비대 일동의 증언
그 모든 민폐와 혼란의 중심에는 다름 아닌 그녀의 남자친구 류안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아, 얘는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답답한 마음에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짐작이 가는 부분은 있다.
율리안 중장의 방문.
위기에 빠진 트라이엄프 중대를 단 한 번의 개입으로 구해낸 율리안 중장은 류안이 차지하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던 승리의 영광을 한 순간에 독차지해버렸다.
그렇다고 그가 다른 대다수의 썩어빠진 방위군처럼 부하의 성과는 상관의 공적이고, 상관의 잘못은 부하의 책임이라는 식으로 행동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는 정 반대라고 할 수가 있는 행동을 취했지만, 류안이 견뎌내지 못할 정도로 많은 것들을 빼앗고 있었다.
그가 한 행동이라고는 바라모스를 쓰러트리고 난 다음에 트라이엄프 중대의 사열을 받으면서 류안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고 자원위성 압바우의 사령부로 돌아간 것이 전부.
다른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도 부대는 난리가 났다.
[야 봤어. 봤어? 나 지금 소름 돋은 거 보여? 와, 저게 진짜로 그랜드 마스터의 위엄이구나! 난 뒤에서 후광이 비추는 줄 알았다니까?]
[암, 남자라면 모름지기 저런 맛이 있어야지. 율리안 중장님의 공식 직함이 공군부원수였나? 캬~. 역시 공화국 공군의 절반을 지휘하는 사람의 포스는 뭔가 달라도 다르네.]
[그런데 공화국에는 공군이 따로 없지 않나? 어떻게 저런 분이 군단장이 아니라 사단장에 만족하고 있는 거지.]
[육해공군 전체가 지상군으로 통합된 상황이잖아. 공군이라는 것도 그냥 명칭만 가져다가 쓰는 거지, 요즘 세상에 어느 부대가 육해공을 구분하면서 싸운다고 그래?]
[내가 듣기로는 율리안님은 조금 더 실전적인 전투개입을 위해서 일부러 사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말이 2사단이지 실제로는 작전활동에 제한이 없는 무제한적인 개입이 가능하다고 들었어.]
마치 누군가에게 설명을 하는 것 같은 해설자들처럼 떠들어대는 부하들은 율리안이 남기고 간 여운에 취해서 류안을 공기 취급하기 시작했다.
남자들은 그가 벨레로폰으로 선보인 놀라운 무위를 떠올리면서 유라디스 은하의 유명한 소드 마스터들이나, 그랜드 마스터들에 대한 이야기로 열띤 토론을 시작했고 여자들은 류안의 가슴에 비수를 꽂아대는 가십을 서슴없이 떠들어 대었다.
[난 그동안 대장님이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남자인 줄 알았는데 말이야. 율리안 중장님을 보고 난 다음에 쳐다보니까 웬 오징어가 한 마리 서 있더라.]
[그러게 말이야, 성공한 남자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니까? 나는 공화국의 군복이 그렇게 멋있는 줄은 처음으로 알았어. 그 핏하며, 당당한 체구며, 그윽한 눈동자에 목소리까지……하아, 율리안 중장님. 저를 가지세요!]
[헐, 대박! 율리안님이 사용하는 향수가 한 방울에 1골드라고 불리는 샤란티아래!]
[안 돼. 이런 분이 품절남이라니……아니, 아니야. 아직 세컨드의 자리가 남아있어. 나는 포기하지 않을 거야!]
“……삐뚤어질 테다.”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린 류안이었지만 간신히 이성을 수습하면서 13구역의 주요 도시들을 해방시키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어디를 가도 자신보다는 율리안의 이름을 외치면서 만세를 외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경. 바라모스를 쓰러트린 그랜드 마스터 율리안 중장님을 환영합니다. 축]
[율리안님 나를 가지세요, 엉엉!]
[꺄아아악! 율리안 중장님의 다큐멘터리와 바라모스 퇴치 장면이 녹화방송으로 여과 없이 방송되고 있어. 어맛, 이건 봐야 돼!!]
류안과는 다르게 누가 선전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디에서 흘러나갔는지 그에 대한 선전영상물이 13구역의 실시간 검색어와 방송들을 장악해버리는 상황.
더 무시무시한 것은 정작 그 자신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숨어있던 추종자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며, 그의 영웅담과 미담을 끊임업이 확대하고 재생산해낸다는 사실이었다.
[저기, 미안한데 율리안 중장님에게 말 좀 잘 전해주겠나?]
협상은 류안이 진행하는데 레지스탕스의 지도자들이 전부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으니 미치고 활짝 뛸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류안의 공로를 소홀하게 처리했냐면 그건 또 아니었다.
현재 류안의 계급은 중위 (진)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으로 받은 계급일 뿐 율리안의 배려로 중령까지의 진급을 에스컬레이터로 약속받은 상황이다.
그에 따라서 트라이엄프 중대도 대대로 승격되었고 지휘하게 되는 병사들의 숫자도 5배로 뛰어서 1천.
아무리 전시라고는 하지만 공화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광속의 진급 일정이 잡혀버리는 바람에, 상부에서는 많은 논란이 벌어졌지만 13구역에서 세운 공적이 지나치게 뛰어난데다가 율리안 중장이 적극적으로 그의 필요성을 역설했기 때문에 얻어낸 성과물이었다.
그러면서 강화몬스터 군단과 조종 장치에 대한 정보도 상부로 알려지게 되었지만, 그 물건을 탐내는 사령부와는 다르게 율리안은 그마저도 자신이 전부 책임을 지겠다면서 류안에게 전권을 위임해주고 그를 2사단으로 편입시켜 버렸다.
그 소식이 팔란티오 행성전의 전쟁을 관망하고 있는 외신들에게 알려지면서 조만간 연맹의 전속 특파원이 류안이 부대로 합류한다고 알려진 상태. 게다가 외신들이 나서자 바키의 압력을 받는 공화국의 방송국 관계자들도 앞 다퉈서 그에 대한 정보를 요청해오는 바람에, 로아의 허파로도 바람이 잔뜩 들어가는 상황이다.
동시에 부대가 재편될 때까지 경계상태를 유지하는 짧은 휴가가 주어졌지만, 류안은 탄탄대로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질투심으로 삐뚤어지고 말았다.
“쳇, 나도 발할라에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만 있었으면 지금쯤 그랜드 마스터고 드라코니안 나이트고 뭐든지 되었을 거라고……무슨 놈의 발할라가 시도 때도 없이 불가능한 퀘스트를 던져주고 처리하라고 그러고 있어? 투덜투덜. 흥! 율리안도 잘 찾아보면 어딘가 못난 구석이 있을 거야. 반드시 찾아내고 말겠어!”
그러면서 객관적으로 율리안과 자신을 비교해보는 무의미한 짓에 열을 올렸지만 100문항 가까이 만들어진 그 비교 차트에서, 그가 승리한 것은 단 두 가지.
게임과 성교다.
“하하하하! 봤지, 봤어? 이런 100만년 동정 새끼. 내가 그동안 따먹은 여자들하고 클리어한 게임들의 숫자를 나열하면 율리안은 놀라서 까무러칠걸? 저 녀석은 평생을 살아도 아날로그 스틱하고 디지털 스틱이 뭔지도 구분하지 못할 거야!”
그렇게 공허한 외침이 지나간 후에는 98항의 패배와 격렬한 자기혐오로 땅바닥에 동심원을 그리면서 찌질 거리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금수저, 빌어먹을 발할라. 흥, 다 필요 없다고 그래……빌어먹을 13구역. 내가 아니었으면 몰살당했을 거면서 율리안, 율리안. 공화국의 존망이고 나발이고 그냥 돈이나 좀 벌어서 우주군으로 튀어버릴까 보다. 아니, 아니야. 이참에 우주 해적으로 취직해서 어디 쓸 만한 행성을 점령하고 독재 국가나 만들어 볼까?”
다행스럽게도 그 말을 실천으로 옮기지는 않았지만 우울증에 시달리다 못해서 부하들에게 놀부처럼 심술을 부려대는, 류안을 지켜보는 탈리아는 걱정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평소였다면 지나치게 잘난 그가 새로운 여자를 헌팅 할까봐 노심초사하면서 지켜봤겠지만, 지금은 그런 사소한(?)문제들은 아무래도 좋을 정도로 그가 신경 쓰이는 상태.
얼굴을 마주쳤다가는 또 마음과는 다르게 시비부터 걸어 버릴까봐 훌륭한 조언자인 잭에게 연락을 보냈지만, 그녀의 고민을 들은 그는 초탈한 사람처럼 허허 웃으면서 대답을 해 줬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모님! 대장님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푸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믿고 기다린다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겁니다. 겨우 그 정도로 무너질 분이 아니잖습니까?]
“하지만…….”
탈리아가 반박하려고 했지만 다음 순간에 리틀 보이의 외침이 통신을 가로막았다.
[물었다, 잭. 찌가, 들어갔다, 낚아라!]
[어이쿠, 이런! 무게를 보니까 오늘은 부대 전체가 회식을 해도……자, 잠깐만 스피아 교관. 지금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 이, 이럴 수가 스피아 교관이 전투력이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고? (펑!) 크윽, 젠장. 스카우터가. 치지지직.]
“……얘들 낚시하러 간 거 맞지?”
약간의 서바이벌이 가미된 낚시라고 하기는 했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세 사람이 늪지대로 와일드 피쉬 헌팅을 떠났다.
잭과 리틀보이는 꽤 예전부터 낚시에 관한 이야기로 죽이 맞았다는 모양이지만, 스피아의 경우에는 율리안 중장의 전투에 자극받아서 지상 최강의 여전사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파티에 합류했다고 한다.
그 성과가 무엇인지는 저녁 밥상에 어떤 정글 생명체(혹은 몬스터)가 올라오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그녀에게 중요한 건 그런 문제가 아니다.
한동안 고민을 한 끝에 탈리아는 자신이 직접 류안을 설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똑똑똑똑.
“류안, 방 안에 있어?”
[들어와!]
푸슈욱-
일단은 노크를 하고 방 안으로 들어갔지만 안쪽에는 이미 2명의 선객들이 있었다.
아니, 류안이 장착하고 있는 VR네트워크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3명. 그것도 전부 여자였다.
하지만 탈리아는 그런 장면에서 질투를 느끼기보다는 류안이 마치 노는 데 목숨을 걸은 유희왕遊戱王과도 같은 모습으로 앉아있는 모습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냐아아앙! 이, 인간! 더 이상은 카티아를 능욕하지 말라는 거다냥. 수, 순순히 그 잠자리를 카티아에게, 카티아에게 내놓으라는 거다냥!”
“훌쩍훌쩍, 살려줘, 머리 좀, 그만 만져.”
[으아아악! 졌습니다. 대장님, 제발……저는 지금 조종 장치 해석하느라고 바쁘다고요! 3차원 체스라니 어디서 또 이런 난해한 게임을 들고 와서 저를 능욕하시는 겁니까?]
편안한 안마 의자에 앉아서 전신 안마와 족욕까지 받고 있는 그 남자는 3명의 여자들을 손과 VR머신으로 동시에 농락해 나가고 있다.
겉으로는 단순하게 노는 것으로만 보이는 행위였지만 하나하나씩 살펴보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약간은 음란하면서도, 게임의 조건이 충족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가 있는 광경.
직접적인 성행위는 하지 않으면서 속옷까지만 벗기는 옷 벗기기 게임을 끊임없이 즐기는 모습이라고 할까?
평소였다면 덮쳐도 열 번을 덮쳤을 여자애들을 그냥 가지고 놀고만 있으니 상태가 영 좋지 못한 게 확실했다.
‘세상에 맙소사, 이게 도대체 어떤 구조로 만들어진 혼돈의 카오스지?’
두려움과 망설임을 애써 억누르면서 탈리아는 간신히 방 안으로 걸음을 옮기는 데 성공을 할 수가 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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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속만두// 우주가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는 건 맞지만 끝이 없다는 건 정설이 아닙니다. 다만 말씀하신대로 끝없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크기를 재는 것에 의미가 없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끝이 없다고 주장하는 건 제논의 역설처럼 정설이 아닙니다. 1조가 복리 이자로 계속해서 늘어난다고 그래도 실재로는 무한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수학적으로는 무한이라고 볼 수는 있지만요. 밤하늘이 어두운 것은 우주에 끝이 있다는 걸을 증명하는 것이다라는 이론은, 말 그대로 우주가 팽창한다고 해도 그 규모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설명해주는 이론입니다. 이론의 요점은 우주가 끝없이 무한하다면 별도 끊임없이 탄생하기 때문에 별의 숫자도 무한할 것이다. 고로, 밤하늘은 빛으로 가득해야 정상인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밤하늘이 어두운 것이다. 라는 게 요점입니다. 물론, 천체물리학의 특성상 어느 것이 옳거나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정설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는 3가지 이론에 위배되지는 않는 내용입니다.
가식적썩소// 요정님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물고기인간// 사실은 게임 능력도 있습니다!(진지)
NeoGGM// 피드백 감사합니다.
벌레// 이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갈 겁니다!
KeinHoof// 그리고 류안은 자신감이 죽었죠.
teadow/// 그러게 말입니다!
나르오으흐// 크흠, 크흠.
MardiGras// 크흐흐흠.
폭탄z기// 제가 따로 준비해 둔 게 있으니까 믿고 맡겨주시면 됩니다.
제르디엘// 크흠, 소설적 허용이라고 해주세요. 헤헷.
새우의역습// 감사합니다. 정주행 라이더다!!
시원한바람s// 이제 여러 사람 잡아야죠. 후후후.
Ghozt// 사랑은 세계를 구하지 않습니까? 하하하.
GudSyn// 그래서 주인공의 자리를 위협당한 류안이 삐뚤어졌습니다.
노스아스터//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드리죠...13구역에는 아마조네스가 없습니다!!(쿠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