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116화 (116/291)

0116 ----------------------------------------------

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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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오오오!

투타타타타!!

[흩어지지 마, 진형을 유지해야만 한다!]

[크아아악!]

제국군은 몬스터 군단과 어우러져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었다.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웨어울프의 재빠른 움직임에 총구를 제대로 겨냥하지 못하는 병사들.

결국에는 초진동 나이프를 꺼내들면서 근접전을 펼치지만 이내 월등한 스피드와 공격력을 자랑하는 그들을 감당하지는 못했다.

배틀 슈츠와 중화기로 무장한 병사들은 웨어울프를 상대로 무쌍을 펼쳤지만, 싸이클롭스에게는 무력했고 마장기들과 차량들은 그들에게 맞섰지만 키메라의 전투력은 B급 마장기인 시라이온을 상회하면서도 대량 학살에 특화되어 있었다.

복잡하게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로 그들의 전투력은 호각이면서도, 제국이 우세.

하지만 난전에서 벗어나 진형을 회복하는 제국군을 향해서는 어김없이 레지스탕스의 융단포격이 날아들었다.

[정글레인저의 돌격을 엄호해야만 한다, 포신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제국군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라!]

[네, 알겠습니다!]

잭의 지휘를 받는 레지스탕스가 끊임없이 화력을 쏟아부었다.

콰콰콰쾅!!!

[크아아악!]

“좋아, 잘하고 있어. 잭!”

그들의 엄호를 받으면서 거침없이 질주해가는 200기의 엘리게이터 가아.

류안과 카스티야는 부대를 양분하며 전자석 신발을 이용하는 벽면주행으로 전장을 우회, 단숨에 조그를 호위하고 있는 시라이온 친위대를 향해서 화력을 집중시켰다.

[포메이션 D로 전환한다,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조그님을 지켜야만 한다!]

[어디 한 번 막아봐!!]

투콰콰콰쾅!

조그를 호위하고 있는 십여 기의 시라이온이 오리온 실드를 앞세우면서 정글레인저의 공격을 막아선다.

폭발반응장갑을 사용하는 재규어의 실드보다 한 단계 위쪽의 기술을 사용한다는 제국의 첨단병기로, 고밀도의 분말이 마나를 주입하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액체형태로 적의 포탄이 주는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시켜주는 물건.

투쾅!!!

[크아아아악!]

하지만 허용량을 뛰어넘는 과도한 충격에 결국에는 벌집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다크 클라우드!]

자신을 지키는 부하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조그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반경 수백 미터가 순식간에 암흑으로 뒤덮여버리는 마법과도 같은 능력.

‘저게 펜져스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심연의 악마가 지닌 능력들 중에서 하나인가?’

약간 놀라기는 했지만 당황할 정도는 아니었다.

“카메라 시야 전환!”

열화상 카메라의 시야를 통해서 맹렬하게 도망치는 조그의 스퀴드가 포착된다. 마치, 먹물을 뿜어내면서 도망치는 오징어처럼 유연하고 재빠르게 이를 데 없는 모습.

‘A급이 탐나기는 하지만 저건 탑승하지 말도록 하자.’

터무니없이 뛰어난 성능이기는 했지만 비쥬얼적으로 상당히 안쓰러운 모습이었기 때문에, 류안은 속으로 그렇게 다짐을 했다.

[어떻게 할까? 대장.]

겨우 살아남은 적 시라이온의 조종석으로 정글도를 박아 넣던 카스티야가 질문을 던졌다.

이대로 반전해서 제국군의 주력부대를 끝장낼 것인가?

아니면 조그를 쫓아갈 것인가?

“절반은 조그를 쫓고 나머지 절반은 조종 장치를 점거하고 있는 아군을 구원하도록 하는 게 어떨까?”

“좋아.”

총사령관이 혼자서 도망치는 모습을 목격한 제국군의 동요는 눈에 띄게 심했다.

[조그님이 우리들을 버렸어.]

[서, 설마 이대로 끝장이라는 건가?]

웅성웅성.

가만히 눈치를 보던 몇몇 병사들은 아예 무기까지 버리면서 달아나는 상태.

슈발츠 출신의 용맹한 지휘관들은 여전히 기세를 잃어버리지 않고, 결사항전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전세는 이미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상황이다.

통신이 차단되었기 때문에 류안은 외부 스피커의 볼륨을 최대한으로 키우면서 전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외쳤다.

“뒷일은 부탁한다. 잭!!”

[맡겨만 주십시오!!]

투쾅! 투쾅! 투쾅! 투쾅!

전장을 통과해버린 200기의 엘리게이터 가아는 그대로 적의 심장부를 향해서 돌진해 들어갔다.

[네가 구축한 거미줄 네트워크에 따르면 이 앞으로는 2지역으로 통로가 나눠져 있어. 왼쪽길은 조종 장치로 이어져 있고 오른쪽 길은 바라모스가 있는 장소로 이어져 있지.]

“조그는 아마도 바라모스가 있는 장소로 갔을 거야.”

[어떻게 장담하는 거지?]

“간단해. 조종 장치가 파괴당했다고 생각할 테니까 자신이 자살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겠지. 그러면 바라모스를 깨워서 조금이라도 많은 피해를 주자, 뭐 그런 게 펜져스들의 사고방식 아니겠어?”

[……맞는 말이네. 그 개자식들은 전부 그런 놈들이니까.]

잠시 생각에 잠겼던 카스티야가 입을 열었다.

[병력을 반으로 나누지. 내가 조그를 붙잡으러 가겠어.]

‘역시나 그렇게 나오는군…….’

계약서를 작성한 이유로는 대부분의 작전을 공유하는 두 사람이지만, 아직까지도 서로에게 비밀로 하고 있는 물건이 존재하고 있었다.

돌 메이커.

심연의 악마의 능력을 지닌 펜져스를 식물인간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고 전해지는 무시무시한 물건.

조종 장치를 안정시키는 신호 교란기를 만들어낸 직후였으니, 조그의 생사는 이제 2차 문제로 변해다고 할 수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생포하는 일에는 아직까지도 커다란 가치가 남아있었다.

마스터 코드.

‘녀석이 자신의 몸으로 임플란트한 그 물건을 가져야만 몬스터 군단을 움직일 수가 있으니까.’

조종 장치를 손에 넣었으니 느긋하게 조사를 하면 언젠가는 그 원리를 알아낼 수도 있겠지만, 마스터 코드의 정체가 뭔지를 아는 사람은 13구역을 통틀어 조그밖에는 없다고 알려져 있다.

‘만약에 녀석이 자살했다가는 마스터 코드를 모방하는데 몇 개월, 아니,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지.’

수십만에 이르는 강화몬스터 군단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가 있다는 사실은, 13구역을 지배한다는 사실보다도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카스티야에게 맡기는 게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 같아서 불안하기는 하지만…….’

“좋아. 그러면 나는 조종 장치를 확보하겠어.”

그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주저 없이 조종 장치를 향해서 방향을 돌렸다.

[조심하라고!]

“너야말로!”

서로간에 안부를 걱정해주는 화기애애한 모습이지만, 카스티야에게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류안에게도 꿍꿍이가 존재하고 있었다.

‘작전 성공률이 40%밖에는 되지 않는 게 영 마음에 걸린다는 말이지…….’

현재 그는 존의 영역에 들어가면서 모든 능력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상황.

두뇌회전은 평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게 돌아갔으며, 지휘관의 감이라는 녀석도 날카롭게 작동하고 있었다.

전략과 전술이 한 수 아래인 게 틀림이 없는 조그의 수작은 하나부터 열까지 꿰뚫어보는 상황이었고, 프로게이머가 아마추어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농락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승률을 가르쳐주는 미니게임은 그에게 불안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뭔가 놓치고 있는 게 있어. 카스티야의 배신일까? 아니면 바라모스? 그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항상 최악의 사태를 가정하는 게 지휘관의 역할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류안은 다양한 변수를 두고 작전을 구상해 왔다.

충분히 승산이 있는 작전이었고 행운마저도 자신의 편으로 돌아서는 상황이라면, 적어도 80%는 나올 거라고 기대했지만 결과는 딱 그 절반이라고 할 수가 있는 40%.

‘도대체 뭐를 놓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전을 수정하기는 했어. 약간은 번거롭더라도 발로 뛰면서 하나하나 확인해야지. 일단은 내 여자들(?)의 안전부터 확보해 놓자.’

하지만 격렬한 저항이 예상되었던 조종 장치의 통제구역은 이미 아일라의 기지로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였다.

인근에 있는 통신 관제소를 비롯해서 약간의 제국군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전고 10m인 엘리게이터 가아의 위용을 확인하는 순간에 무기를 버리면서 항복을 선언했다.

“이쪽이야, 이쪽!”

“탈리아!”

격벽이 열리면서 잠입조와 합류한 류안은 조종석을 열고는 여자 친구와 감동적인 포옹을 나눴다.

크오오오!

“인간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흑염룡은 세우지 마라.”

“……네.”

잠시 건강해졌던 아들을 다시 재운 류안은 조종 장치에 설치되어 있는 자폭장치를 제거하는 처리반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해킹 장비를 통해서 조종 장치의 정체를 해석하고 있는 레드 폭스를 발견하고는 가깝게 다가가서 질문을 던졌다.

“어떤 거 같아?”

“아, 대장님. 일단 크랙킹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역시나 마스터 코드가 없으면 강화몬스터 군단을 통제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생각보다 훨씬 더 난해하고 복잡하네요. 인정하기는 싫지만 교장님은 풀 수도 있을 것 같은데……아, 아니에요. 제가 풀겠습니다. 최선을 다할게요!”

애쓰는 모습이 여러모로 기특하기는 했지만 류안이 바라던 대답은 아니었다.

‘역시 마스터 코드를 손에 넣으러 가는 쪽이 정답이었군.’

잠입조의 안위를 확인하자 마음이 놓이기는 했지만, 조그를 추격하는 경쟁에서는 카스티야에게 압도적으로 뒤처지고 말았다.

‘하지만 내 계산이 정확하다면 아직까지는 약간 여유가 남았지.’

거미줄 네트워크를 통해서 바라모스를 깨우기 위한 통로의 격벽들을 차단해놓은 상태.

게다가 그 지역에는 아직 상당한 규모의 제국군이 존재했으니, 카스티야는 지금쯤 의외로 격렬한 전투를 펼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장소에는 한 가지 변수가 더 존재하고 있었다.

카스티야의 여동생.

‘조그가 인질로 잡을지 아니면 카스티야가 먼저 확보할지는 모르지만, 잘만 하면 제법 시간을 벌 수도 있겠지. 아니, 어쩌면 그녀의 존재야말로 카스티야를 공략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지도…….’

인사기록을 통해서 그녀의 가정사를 전부 파악하고 있는 류안이라서,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떤 충격적인 화학작용을 일으킬지는 두고 봐야 하는 일이었다.

“그나저나 넘버즈들의 모습은 보이는데 아일라 양의 모습이 안 보이네?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이번 작전의 1등 공신인데 인사라도 나누고 싶었는데…….”

“아, 저기 그게…….”

평범한 질문이지만 레드 폭스는 말꼬리를 흐리면서 시선을 피해버렸다.

“왜 그래?”

“아일라 양이라면 여기에 있어. 류안.”

산뜻한 여자 친구의 목소리에서 원인모를 불안감을 느끼는 그는 잠시 심호흡을 한 다음에,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그러니까, 아일라 양?”

탈리아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아일라는 류안의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고,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왜 그래요, 아일라 양? 백마 탄 왕자님께서 부르시는데 답변을 하셔야죠.”

‘망할…….’

탈리아의 비꼬는 말투에서 그녀가 어떤 봉변을 당했다는 사실을 단숨에 눈치 채고 만 류안이었다.

“히끅, 네, 넵! 아, 아닙니다. 대장님과 사모님은 천생연분이십니다. 백마를 타기는 타셨지만 저 말은 사모님을 위한 것입니다. 저 따위는 그저 사모님의 발가락의 때를 달여 마셔도 감지덕지하는 미천한 존재입니다.”

[……그렇게까지 오버할 필요는 없어. 적당히 해라? 적당히.]

[네, 넵! 죄송합니다. 사모님!!]

무슨 일을 겪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잠깐 화장실을 갔다 왔는지 군기가 제대로 들어간 모습이라서 류안은 한숨을 쉬고 말았다.

‘그래도 공략은 하겠지만.’

============================ 작품 후기 ============================

1줄 후기

오늘 코멘트 답변은 쉬겠습니다. 내일 할게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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