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105화 (105/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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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카스티야의 여동생에 관한 파일이잖아?’

실험자들의 명단에서 니나라는 이름을 발견한 류안은 그녀의 내력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특이사항으로 표기되어 있는 내용들을 살펴보니 카스티야는 모계 쪽에 아주 특별한 거인족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고 적혀져 있었으며, 니나에게는 아쉽게도 그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거인족의 피를 물려받아서 키가 2m를 훌쩍 뛰어넘으며 거의 3m에 이르는 키와 근육질의 신체를 가지고 있는 카스티야.

반면에 니나는 키 1m 60cm에 근육질은커녕 가녀리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험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아리따운 여성이었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현재 그녀의 상태는 별로 좋지는 않다는 사실.

다른 사람들처럼 실험의 희생양으로 전락하지는 않았지만 조그에게 학대를 받았는지 피골이 상접했고, 유아퇴행증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적혀져 있다.

그런 그녀에 대한 판정은 다음과 같았다.

[필요한 거인족의 유전 특성이 불충분. 프로젝트 요툰의 촉매로는 부적합. 인질 이외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음. 조그님의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처분을 보류함.]

‘프로젝트 요툰이라니……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거인들의 이름이잖아? 그러고 보니까 어젯밤에 카스티야를 써서 완벽한 전사를 만들겠다는 소리를 떠들어댔지. 어디 한 번 검색해볼까?’

하지만 관련한 파일을 발견하고 클릭하는 순간에 강력한 시큐리티 락에 가로막히면서 진행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레드 폭스, 지금 상황은 보고 있지? 어떻게든 안 될 것 같아?”

[죄송합니다. 대장님! 이건 미니 스파이더의 장비만으로는 크랙킹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알겠어.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미니 스파이더들의 에너지도 슬슬 모자라는 것 같고 일단은 이 정도로 만족…….”

그 순간에 한 여성이 미니 스파이더가 크랙킹을 하고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푸슉!

[하아, 갑자기 난데없이 마이누스 떼거리가 환풍구로 들어오고 난리야? 공기 탁한 거 봐……이럴 때는 생산라인들은 좀 멈춰놓고 처리하면 얼마나 좋아?]

“이럴수가슴…….”

류안은 어마어마한 가슴을 휘감고 있는 멋진 6을 그려진 여자 연구원을 발견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작아서 죄송하네요.]

그리고 들려오는 레드폭스의 작고 불만어린 투정.

“아일라! 아일라가 아닌가?!!”

그리고 지나가던 모건 박사가 그녀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면서 외쳤다.

“아는 사람입니까?”

“아는 사람이고말고! 카스티야 이전에 레지스탕스를 지휘하던 볼튼 사령관님의 따님일세! 게다가 대학교 시절에는 내가 가르치던 수제자였네. 마이크, 마이크를 연결해주게!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싶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던 류안은 나머지 5기의 미니 스파이더를 충전받을 수 있는 지역으로 후퇴시키고 나머지 한 기의 미니 스파이더를 그녀의 등 뒤로 접근시켜 나갔다.

“뭐라고 말을 겁니까?”

“마이크를 줘 보게. 내가 직접 이야기하겠네.”

모건은 그렇게 말하면서 류안이 내미는 외부 마이크를 빼앗으면서 있는 힘껏 외쳤다.

“누가 무균실에 애완용 햄스터를 가지고 들어오나!!”

[……모건 교수님?]

그 목소리를 들은 그녀가 제자리에서 우뚝 멈춰섰다.

“그래 날세, 오랜만이네. D-학점.”

팔짱을 끼면서 돌아선 그녀는 미니 스파이더를 발견하고는 약간 시큰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겨우 그거가지고 수석장학생한테 낙제점을 주다니 너무하는 거 아닌가요? 게다가 언제 적 이야기인데.]

“흥! 수석장학생이던지 귀족의 따님이던지 규칙을 어겼으면 응당한 대가를 받아야지! 자네가 다른 길을 걷는다면 모를까, 생명공학자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간다면…….”

[생명의 존엄함을 가슴에 새기고 모든 실험체들에게 경의를 표해야 한다. 맞죠? 제가 기억력 하나는 좋거든요……예전에도 그랬잖아요?]

그렇게 대답하는 그녀는 어느새 눈물을 흘리면서 흐느끼고 있었다.

“아일라군.”

[교수님이 맞네요. 살아계셔서 다행이에요. 정말로……다행이에요.]

바닥에 주저앉아서 쉴 새 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모건은 여느 때보다도 무겁게 입술을 열었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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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의 해후가 끝나고 통신을 건네받은 류안은 그녀에게 요툰 프로젝트가 뭔지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단독으로 주시자를 격파할 수 있는 바라모스라고 불리는 전략 생물병기에요. 크기가 커서 반대로 노려지기 쉽다는 단점은 있지만, 조그의 계산이 정확하다면 적어도 3기의 주시자를 격파할 수 있어요.]

“……그게 정말입니까?”

[네, 인정하기는 싫지만 조그는 이 분야에서는……저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천재거든요. 이 3기라는 수치도 최소한으로 잡은 숫자고, 만약에 카스티야 대령님이 그 남자의 말대로 아주 특별한 존재라면……어쩌면 상상을 뛰어넘는 괴물이 탄생해 버릴지도 몰라요.]

“카스티야가 왜 그렇게 특별한 겁니까?”

[모건 교수님이 말씀해주지 않았나요? 대령님이 밀림의 여왕 말고 다른 별명으로는 뭐라고 불리는지……]

아일라의 말에 류안이 모건을 째려보자 그는 찔끔하면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불사신이네. 카스티야에게 붙어있는 또 다른 별명이 바로 불사신 카스티야지…….”

“……네?”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들은 류안은 잠시 동안 멍청한 표정으로 굳어버렸다가 오랜만에 자신의 임무 창을 확인해 보았다.

[임무확인]

10.불로불사의 능력을 손에 넣는다.

그리고 모건의 멱살을 잡았다.

“카스티야가 불사신이라고요? 농담이나 별명이 아니라 정말로 그냥 불사신인가요? 총으로 쏴도 안 죽나요? 배에다가 칼을 꽂아도요? 화염방사기로 불태워도요?”

“자, 잠깐만 흥분하지 말고 진정하게. 일단 멱살을 내려놓으면 차근차근 설명해 주겠네. 아니, 그것보다 자네는 카스티야한테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건가?”

“지금 흥분을 안 하게 생겼습니까! 불사신이라면서요? 그렇게 중요한 사실을 왜 여태까지 숨기고 있던 겁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대령님이 아니라 대령님의 선조였던 거인이 불로불사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류안의 말에 대답한 사람은 아일라였다.

“그럼 그 선조라는 거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설마 불로불사인데 죽었다거나 하는 조크를 하지는 않으시겠죠?”

[워낙 먼 옛날의 일이라서 지금은 전설로만 전해지는 거인이에요.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슈발츠 제국의 탄압을 피해서 워프존이 존재하지 않는 머나먼 별의 바다로 여행을 떠났다고 알려져 있어요. 13구역에서는 제법 유명한 전설이라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 이야기죠. 대령님의 가문도 덕분에 꽤 유명했어요.]

그녀의 설명에 이어서 류안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온 모건도 설명을 이어나갔다.

“크, 크흠! 카스티야는 그 집안에서는 거의 수십 대 만에 태어난 거인의 유전형질을 강하게 물려받은 아이일세. 덕분에 여동생과는 다른 가족들과는 다르게 어지간한 부상이나 심각한 감염에도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지. 레지스탕스의 전투가 한참 과열되었을 때는, 거의 의사들이 고개를 저었던 심각한 중상을 입은 경우도 있었는데 부활했다네. 그 때 얻은 별명이 불사신이고……조그도 그 때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지. 먼 이야기도 아니고 불과 한 달 전의 이야기일세.”

그 때부터 조그는 카스티야를 생포하기 위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카스티야의 전투력이라는 것은 맨몸으로도 머포크 서 너마리는 가볍게 때려잡는 경지였으며, 정글레인저를 위시하는 마장기 부대의 생존력이라는 것은 WOMAN vs WILD의 수준.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달아나는 것 하나만큼은 불사신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생존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조그는 그녀가 스스로 굴복하도록 정신과 육체를 괴롭히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녀한테는 그런 방법도 안 통할 것 같은데 말이지.’

삼국지연의로 비유하자면 여포처럼, 폭주 기관차처럼 통제하기 어렵고 화끈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보니, 류안은 카티아를 포획할 때처럼 적절한 함정을 파서 생포를 하지 않는 이상은 굴복시키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

“……누군가 그녀의 자연치유력을 테스트해 본 적은 없습니까?”

그의 질문에 모건이 곧바로 대답을 했다.

“왜 없겠는가? 나 또한 호기심을 느끼고 그녀의 자연 치유력을 테스트해 본 적이 있었네. 확실히 불사신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다소 과장된 게 사실이지만,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네. 도마뱀처럼 잘려나간 부위까지 새롭게 돋아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괴사한 피부까지 아무런 후유증이 없이 복원되었네. 스테미나도 체력도 비정상적으로 훌륭하고 말이야.”

그리고 이번에는 아일라가 모건의 말을 보충했다.

[조그는 대령님의 치유능력을 바라모스에 주입시키면 주시자의 전략 포격을 얻어맞아도, 세포들을 재생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만약에 그걸 현실로 실현시킨다면……주시자들의 모든 포화를 집중시켜야만 할 거예요. 물론, 아직까지는 가정에 불과한 이야기지만…….]

“그게 현실로 일어나면 원정대 전체가 타격을 입겠군요.”

아일라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한 가능성을 가진 이야기였기 때문에 류안이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요툰 프로젝트가 완성되려면 얼마나 남았습니까?”

[사실,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바라모스를 움직일 수는 있어요. 문제는 상태가 불안정해서 배양액에서 꺼내면 겨우 2~3일 밖에는 움직이지 못하고 소멸할거라는 게 문제죠. 주시자들을 몇 기 격파하고 동귀어진을 목적으로 한다면……이미 충분한 수준이에요. 원한다면 그 1기만으로도 악어의 어금니의 레지스탕스를 전멸시키고 13구역을 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고요.]

“……말 그대로 결전 병기라는 거군요.”

유라디스 은하의 모든 악질적인 사회풍습과 전통들은 슈발츠 제국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제국에서 독립을 쟁취한 연맹이나 마왕군들은 모두 그 악폐습을 벗어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벗어나려고 해도 뿌리부터 오염되어 있더라는 사실을 여기저기에서 발견할 정도였다.

언어조차도 독자적으로 만들지 못하고 화폐 제도 중에서는 최악의 화폐 제도라는 골드를 아직까지도 기본 통화로 사용하고 있는 점이나, 입법을 하는 과정에서도 제일 먼저 슈발츠 제국의 판례를 찾아보는 것이 많은 것이 유라디스 은하의 현실이다.

권력을 쥔 사람들이나 장군들이 집착하는 BFG(BIG FUCKING GUN)병기에 대한 집착도 그 중에서 하나.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큰 거 한방이면 전쟁이 끝난다는 인식이 많았기 때문에, 난장판이 펼쳐지는 국지전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는 이런 식으로 한 방으로 뭔가를 끝내버리려고 하는 경우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확실히 유라디스 은하의 기술력이라면 그런 무기에 집착하는 것도 이해는 가……하지만, 세상에는 언제나 자이언트 킬링을 실현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니까 인생이 재미있다는 거지. 매 번 강한 사람들만 이기면 그게 도대체 무슨 재미라는 거야? 일단 머포크 군단을 쓰러트리고, 본거지를 급습하고, 바라모스를 쓰러트리고, 조그의 척추에 돌 메이커를 꽂아버리면……아마, 안 될 거야. 젠장…….’

류안은 이마를 감싸 쥐면서 새로운 적의 등장에 좌절하고 말았다.

그리고 과도한 업무로 지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고양이와 놀기로 결심했다.

============================ 작품 후기 ============================

2줄 후기

기승전 고양이죠. 따, 딱히 수인족을 좋아해서 그러는 건 아닙니다. 수인족은 그냥 최고일 뿐이니까요.

코멘트 답변

『예린♡연비♪』//답변은 이미 드린 거나 마찬가지라서...

물고기인간// 후후후후. 땡!

벌레// 자꾸 그러시면 나중에 건전한 동물농장 특집을 만들어 버립니다? 쓰신 거 다 나오는 아주 건전한 동물농장을...

슈퍼세슈// 미약따위...후후후.

St0// 기본적으로 수인족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리퀘가 많으니까 웬지 그냥 튕기고 싶...아, 아닙니다.

KeinHoof// 그리고 발할라에 간 쥐들의 복수가 시작되는데...

노스아스터// 수인족 좋아하시는 분들이 대동단결을 하신 건가...

코모에// 그런 거 쓸 줄 모릅니다!

世進// 약 같은 건 복용하지 않습니다. 제가 약쟁이라면 다른 약쟁이 작가님들에게 실례...아, 그런데 손가락을 3개 펴고 있는데 6개로 보이네요. 우헤헤헤.

MardiGras// 정주행 라이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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