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99화 (99/291)

0099 ----------------------------------------------

지상편

지상에서 약 200m쯤 떨어진 상공까지 하강한 트라이져 강습함은 착륙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긴급회수장치의 와이어를 내리기 시작했다.

[어째서 착륙하지 않는 거냥? 이러면 지원자들이 탑승을 할 수가 없다냥.]

그 모습을 보면서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카티야.

“우리 부대가 자랑하는 가장 신속한 적재수단입니다. 한 번 구경해보시죠.”

류안은 그렇게 말하면서 내려오는 몇 가닥의 와이어를 컨테이너의 앞뒤로 고정시키고는 부하들에게 끌어올리라는 명령을 내렸다.

위이이이잉-.

탈리아를 회수할 때와는 다르게 총알처럼 빠르게 잡아당긴 이후에 에어백으로 캐치하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족히 수십톤은 나가는 컨테이너가 빠른 속도로 끌어올려지고는 크레인에 부착되면서 곧바로 화물칸으로 차곡차곡 쌓아올려졌다.

내려진 와이어의 숫자는 총 16개.

한 번에 4개의 컨테이너가 도르레처럼 빠르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더니 카티야는 놀란 눈초리로 박수를 치면서 재밌다는 듯이 감탄을 터트렸다.

[신기하다냥! 이렇게 빨리 짐을 나르는 기계는 처음으로 본다냥! 하지만 카티아가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냥!]

쿵! 쿵! 쿵! 쿵!

그녀는 그렇게 외치면서 타이거 샤벨을 움직이면서 정말로 고양이처럼 민첩하게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훨씬 더 날렵하군.’

기동성에 중심을 맞추고 특별한 개조를 했는지 일반적인 타이거 샤벨의 스펙을 훨씬 뛰어넘는 재빠른 움직임에 류안은 식은땀이 나는 기분이 들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동물귀 미소녀의 재롱에 잠시 손길이 멈췄지만 방어기제강화의 도움으로 재빠르게 정신을 차리면서 신속하게 짐을 고정시키는 작업을 이어나갔다.

급하다는 변명과 함께 긴급회수장치의 신속함을 어필한 덕분인지 거의 대부분의 물자를 강습함으로 적재할 때까지 그것을 수상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화물을 끌어올릴 때는 누군가가 불안하게 생각한 모양인지 카티야가 갑작스럽게 류안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잠깐만 기다려랴냥!]

“왜 그러십니까?”

[달링에게서 잠깐만 작업을 중단시키라는 연락이 왔다냥! 통신을 하고 있을 테니까 잠시만 그대로 대기하고 있으랴냥!]

‘달링이라고?!!’

또 다른 묘인족 미소녀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던 류안의 표정은 뭐 씹은 사람처럼 찌푸려지고 말았지만, 적들이 수상하게 생각하는 와중에 더 이상 다른 데 신경을 쓸 시간은 없었기 때문에 재빠르게 화물을 정리하고 있는 애니에게 긴급통신을 보냈다.

“적재한 물량의 수량은 파악했어? 지금 당장 이탈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떤 것 같아?”

[언제든지 탈출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약간 빠듯하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괜찮을 것 같……아! 컨테이너 4개는 페이즈 3를 시작하는 동시에 긴급 회수모드로 한 번에 끌어올리면 어떨까요? 그러면 약간이지만 여유 분량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니의 아이디어에 고개를 끄덕인 류안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좋아. 다들 들었지? 나머지 화물에 와이어를 장착시키는 데로 곧바로 페이즈2를 종료하고 페이즈3로 진행한다. 전력으로 탈출하는 데 집중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부하들의 대답을 들은 류안은 카티아가 통신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몰래 손을 움직이면서 나머지 컨테이너에도 하나씩 하나씩 와이어를 연결시켜 나갔다.

그 행동을 눈치 채지 못했는지 천진한 표정으로 통신을 재개하는 그녀.

[화물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우리들이 직접 실어주는 게 좋을 것 같다냥. 강습함을 착륙시키면 지원자들이 직접 짊어지고 싫겠다고 한다냥!]

“알겠습니다. 그런데 카티아 양. 도와주신 대가로 카티아 양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 있는데 받아주시겠습니까?”

[냥? 혹시 뇌물을 주려고 그러는 거냥? 카티야는 뇌물 좋아한다냥!]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류안은 엘리게이터 가아의 손아귀로 뭔가를 쥐어서 카티아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다가오더니 이리저리 타이거 샤벨의 머리를 흔들면서, 흥미를 보이는 그녀.

[그게 뭐냥, 인간? 혹시 맛있는 거냥? 개다래 나무냥? 안달나게 하지 말고 빨리 주먹을 열어보라냥!]

류안은 씨익 미소를 지으면서 VR머신의 시야를 선글라스 모드로 전환했다.

“섬광탄입니다.”

쾅!

[냐아아아아아앙!!!! 눈부시다냥!!!!]

시야를 테러하는 눈부신 빛에 카티야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서 바닥을 뒹구는 사이에 류안은 재빠르게 나머지 와이어를 장착시키면서 강습함으로 명령을 내렸다.

“긴급회수장치를 작동시키는 동시에 적들을 무력화시킨다! 서둘러!!”

[네!!]

와이어의 장착이 끝난 컨테이너들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속도로 끌어올려지면서 에어백으로 캐치되었다. 동시에 강습함의 상부에서는 좌우로 전개되어 있는 포문이 일제히 열리면서 적들을 조준하는 동시에 수십 발의 미사일이 발사되어 나갔다.

콰아아아아아앙!!

자신들을 향해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바라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진 와이즈 캣의 병사들이 발작적으로 난사를 하기 시작했다.

[미사일이다! 떨어지기 전에 쏴서 폭발시켜, 발사, 발사!!]

투타타타타타!!

콰앙!

푸쉬이이이이이-.

[제, 젠장. 미사일이 아니야! 연막탄이다!!]

산발적으로 발사한 몇몇 총탄들이 운 좋게 미사일에 맞았지만 폭발이 일어나는 대신에 검은색의 연기 덩어리가 터져 나오면서 와이즈 캣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콜록! 콜록! 최루 가스가 섞여져 있어. 젠장!]

[가스가스가스! 서둘러서 방독면을 착용해!!]

대부분의 보병들이 무력화되고 차량들과 마장기만이 산발적으로 반격을 시작했다.

적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이탈준비를 마친 강습함은 부스터를 작동시켜서 곧바로 이탈을 시작했고, 류안은 그런 강습함을 따라서 질주하면서 동시에 어깨에 부착되어 있는 연막탄을 다연장 로켓포를 통해서 추가로 발사했다.

콰아아아아아아!!!

[열화상 카메라로 전환한다. 지상의 적은 신경 쓰지 말고 강습함을 떨어트려! 놓치면 끝장이다!!]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지!”

류안은 양 손으로 플라즈마 캐논을 장비하고 강습함을 조준해오는 대공포와 터틀을 향해서 견제사격을 시도했다.

투쾅! 투쾅! 투쾅! 투쾅!

쾅!!

[크아아아악!]

[젠장, 지상의 적부터 공격해! 지원대는 뭐하고 있나? 몰 헌터는 언제까지 틀어박혀 있는 거야!!]

순식간에 2기의 대공포와 터틀 1기가 박살나고 폭발에 휘말린 병사들이 죽어나가자 류안을 향해서 포화가 집중되었지만, 잠시 후에는 곧바로 땅 속에 잠복하고 있던 몰 헌터들이 일제히 튀어나오면서 류안의 주변도 몰 헌터로 가득 차게 되었다.

크아아아아아!!!

헌터는 암석처럼 딱딱한 등껍질에 수많은 집게발과 촉수들을 가지고 있어서, 마치 거대한 소라게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 덩치가 얼마나 커다란지 엘리게이터 가아의 모습을 가려버릴 정도.

하지만 몰 헌터들은 그를 공격하지 않았다.

‘시야가 차단되고 있으니까 열원만으로는 몰 헌터들과 나를 구분하지 못하는 모양이군. 덕분에 살았어! 이제는 강습함이 빠져나가도록 지원해주기만 하면 돼!’

그들이 뿜어내는 맹렬한 열기가 자신을 보호해주는 방패막이가 되었다는 사실에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은 류안은 강습함을 공격하는 적들을 견제하면서, 계속해서 기지 밖으로 질주해 나갔다.

하지만 그런 우세도 잠시.

크아아아아아아!!!

촤아아아악!!

수십 마리에 이르는 몰 헌터들이 강습함을 조준하며 촉수를 발사했고 그것이 놀랍게도 마나 실드에 다닥다닥 달라붙어버리자, 상황이 순식간에 역전되고 말았다.

파지지직!

[큰일입니다 대장님, 적들에게 끌어당겨지고 있습니다!]

“실드를 해제하고 도망치면 안 되겠어?”

현재 트라이져 강습함의 고도는 940m.

긴급 부상과 부스터를 사용해서 최대한 빠르게 빠져나가려고 시도했지만 가속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아슬아슬하게 몰 헌터의 사정거리를 벗어나는 데 실패해버렸다.

[안 됩니다. 실드를 해제하면 그 순간에 촉수들이 본체로 달라붙으면서 바닥으로 끌어내려질 것입니다. 어떻게든 해주십시오! 지금도 엔진에 부하가 걸리기 직전입니다!]

“젠장, 알았어!”

이반과 교신을 마친 류안은 재빠르게 엘리게이터 가아를 조종해서 강습함을 붙잡고 있는 몰 헌터들의 사이로 뛰어들어가, 플라즈마 캐논을 발사했다.

투쾅! 투쾅! 투쾅! 투쾅!

몇 번의 사격으로 십여 개가 넘는 촉수가 끊어지기는 했지만 강습함을 탈출시키는 데는 역부족.

설상가상으로 거리가 닿지 않는 뒤쪽에 있는 몰 헌터들이 강습함을 붙잡고 있는 촉수에 달라붙으면서 마치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힘을 보태자, 함선은 더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끌려내려오기 시작했다.

“서로의 촉수는 부식시키지 않는다는 소리지? 좋아, 누가 이기는지 어디 한 번 해 보자!”

류안은 엘리게이터 가아를 조종해서 촉수들의 중심부로 들어가서는 정글도를 양손으로 꺼내들고 호버링 모드를 해제시켜서, 두 개의 제트 엔진을 하나는 왼쪽 팔의 전면으로 다른 하나는 오른쪽 팔의 후면으로 향하도록 조정했다.

발바닥에서는 마치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것처럼 바퀴가 튀어나오고 VR머신의 화면에서는 제트 엔진을 점화시키는 레버가 튀어나온다.

류안은 그것을 작동시키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추진 장치 작동! 가라 아스라……아니, 엘리게이터!!!”

쿠아아아아아아아아!!!

무시무시한 엔진 소리와 함께 피부가 저릿저릿할 정도의 G가 류안을 압박하면서 엘리게이터가 팽이처럼 빙글빙글 회전하기 시작했다.

후우우우우웅!!

정글도를 양쪽으로 눕히자 마치 한 자루의 거대한 회전 톱날처럼 변한 상태에서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시야를 강습함으로 전환시키고 귀를 차단해서 균형 감각으로 보호하는 조치를 취한 류안은 마치 3자의 눈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처럼 자신의 마장기를 조종해 나가면서 촉수들을 순식간에 끊어나가면서 외쳤다.

“내가 바로 팽이 바바리안이다. 개자식들아!!!”

크오오오오오오!!!

몰 헌터들이 비명과도 같은 괴성을 지르면서 트라이져 강습함을 놓쳐버렸다.

[됐습니다! 대장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안전 고도로 상승한 강습함은 곧바로 부스터를 재가동하며 와이즈 캣의 영역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지상에서는 여전히 대공포로 사격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화력만으로는 구축함의 포격도 견뎌낸다는 강습함의 실드를 박살내는 것이 불가능한 일.

“좋아! 그대로 빠져나가서 약속한 포인트에서 합류하자! 서둘러!”

[대장님도 조심하십시오!]

“걱정하지 마! 제트 엔진을 폼으로 장착한 건 아니니까!”

그렇게 외친 류안은 이번에는 왼쪽 팔의 엔진을 후면으로 전개시키면서 몰 헌터들의 사이로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젠장, 지상에 있는 적이라도 잡아야 한다. 사격! 사격!!]

류안을 포착하는데 성공한 와이즈 캣의 병사들이 화력을 집중시켰지만 마치 F1레이서처럼 신속하게 질주해나간 그는, 연막과 몰 헌터를 방패막이로 삼으면서 활주로를 질주해 순식간에 밀림으로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비행을 하기에는 양력이나 출력이 모자라지만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호버링 모드나 지금처럼 질주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제트 엔진.

하지만 요철이 많은 밀림에 들어서는 순간에는 짐 덩어리로 전락해버려서 속도를 내기 위해서 바닥으로 던져버렸지만, 밀림전에 특화되어 있는 엘리게이터 가아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적들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위망을 빠져나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단 한 대만이 류안을 따라잡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카티아의 타이거 샤벨이 아름드리나무를 발판으로 삼으면서 거대한 동체로는 믿어지지 않게 날렵하게 날아오면서 그를 공격해 들어왔다.

투쾅!!

[인간, 카티아와 달링을 속이다니 용서하지 못한다냥!!]

캣 너클이라고 불리는 귀여운 이름에는 어울리지 않는 흉악한 병기를 양 손에 착용하고는 지면에 거대한 크레이터를 만들며 분노하는 그녀.

“애초에 우리를 속이려고 했던 건 너희들이잖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냥! 애초에 인간들이 13구역으로 들어오지만 않았어도 카티아는 평화롭고 즐겁게 살았을 거다냥! 거짓말만 늘어놓는 인간들은 꼴도 보기 싫다냥! 모두 없애버릴 거다냥!!]

깊은 원한이 느껴지는 그녀의 반응에 머리를 긁적거린 류안은 강습함과의 합류 포인트를 확인했다.

남아있는 거리는 불과 1km.

상당한 거리를 질주해 왔으니 와이즈캣이 쉽게 따라잡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에 대략적으로 계산을 해보니 적어도 30분 동안은 그녀와 놀아줄 시간이 있어보였다.

‘아니, 잠깐만 그 정도면 카티야를 포획하는데 충분한 시간이잖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머릿속으로 사악한 계획이 떠오른 류안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에게 통신을 보냈다.

“그나저나 혼자 왔니, 야옹아?”

============================ 작품 후기 ============================

2줄 후기

100화까지 1편 남았는데 급 지치네요. ㄷㄷㄷ 역시 3연참을 준비하는 건 피가 말리는 듯. 하, 한편씩만 하면 안 될까요. 뭐처럼 연재보유분을 확보했는데...

코멘트 답변

sonage// 멍청해서 귀엽죠. 백치미있는 여자 좋아합니다.

물고기인간// 당연히 존재하지만 대부분이 부작용이 심합니다. 인간을 기준으로 제일 강력한 개조는 나락의 도약 정도니까요. 하지만 무협지나 드라코니안 라이더처럼 환골탈태는 가능합니다.

라프하임// 어제 정신이 좀 없어서 실수했네요. 감사합니다. 이 코멘트 아니었으면 모르고 넘어갔을 듯. ㅠ.ㅠ

벌레// 동물농장돋네요. 제가 동물귀 미소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이...음.

미노리네강아지//아, 그러고 보니 그 분도 있네요. 조그라는 이름이 독일어 중에서 어감이 별로인 걸 살짝 변형시킨 건데, 정작 뭘 변형시켰는지를 까먹었다는...

NeoGGM// 조금 더 수인화를 시켜도 괜찮지만 너무 나가면 그렇고 팔과 다리까지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ㅎㅎ

호야[虎夜]// 진정하세요. 하악하악

에프론// 그러네요. ㅠㅠ 3연참 준비하느라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고보니까, 예전에 고양이 키울때도 자주 육두구라고 했는데 습관인 듯...

그레이드론159//1편에다가 써도 최신 편에 답변을 합니다. ㅎㅎ

Nearthals//트라이엄프에 나오는 모든 등장여성들은 성인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밝고 건전한 소설을 지향합니다. 지, 진심입니다.

8시 44분에 작성했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