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70화 (7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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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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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가리고 있는 제시카의 손을 붙잡으니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녀를 바닥으로 눕히고 팔을 치우려고 하자 부끄러웠는지 반사적으로 힘을 주면서 버텼지만, 키스와 애무를 통해서 가볍게 풀어나가자 얼마 버티지 못하고 떨어지고 말았다.

“츕, 츄르릅, 츄웁. 하아…….”

탄식처럼 터져 나오는 그녀의 한숨이 새하얀 입김으로 변하면서 허공으로 피어오른다.

불과 몇 번의 접촉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주변의 온도가 몇 도는 올라가는 기분이 들었다.

“키스가……너무 능숙하신 거 아닌가요?”

약간은 몽롱해지는 표정으로 그녀가 멍하니 중얼거린다.

“이 정도로 놀라면 곤란합니다. 교관님이 저를 여러 가지로 평가하시기는 했지만 사실 제가 가장 자신이 넘치는 특기분야는 이쪽이거든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지금 상황에서 대화가 필요합니까?”

“그것도, 그러네요.”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그녀는 잔뜩 긴장했는지 움직임이 딱딱했다.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러는지 아니면 성행위에 대한 트라우마가 존재해서 그러는지 소극적이기 이를 데 없는 모습이다.

‘뭐 좋아. 나도 사냥당하는 것 보다는 사냥하는 쪽을 좋아하니까.’

기왕에 엎지른 물이니 철저하게 공략을 하자는 각오를 다진 나는 곧바로 성감대 추측을 발동해서, 한 손으로는 전부 감쌀 수 없는 그녀의 풍만한 유방을 양 손으로 잡고 주물러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붉은색 점의 인도를 따라서 손을 움직여나가자 마치 아이를 가진 유부녀의 젖샘을 자극해나가는 것 같은 묘한 느낌을 받았다.

“하윽, 하악. 하아…….”

계속되는 행위에 유두가 단단히 발기되면서 헐떡거리기 시작하는 그녀.

‘처녀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설마 아니겠지?’

모유.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한 단어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버린다.

출산을 한 해산부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게 모유다. 자연스러운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알려져는 있지만 초유만 주고 젖이 끊어졌다는 등, 나와도 많이 나오지 않아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해산부도 그런 사람들이 있는데 출산을 하지 않은 여성이 자연스럽게 모유를 뿜어낸다는 것은 말 그대로 밤하늘의 별 따기.

물론 호르몬의 작용이라는 게 사람의 체질이나 환경에 따라서 변화할 수 있는 조건인 만큼, 절대로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여성들과 관계를 하면서도 모유가 나오는 여성을 발견한 적은 없었다.

‘애초에 출산을 한 여자를 건드려 본 적은 없으니까…….’

가능성이 낮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유전이라는 희망의 노스탤지어가 눈앞에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묘한 기대감에 휩싸인 내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면서 유방을 움켜잡으면서 혀로 유두를 드리블해 나갔다.

“으그으으읏. 어, 어째서 가슴을 계속…….”

“기분이 별로신가요?”

“아니요, 그런 건 아니지만, 웬만하면 다른 곳으로……하아앙!”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신음을 터트리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나는 머릿속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성감대 추측이라는 건 애초부터 정확한 성감대를 알려주는 능력이 아니다.

틀린 장소를 애무하면 우선적으로 반응부터가 시원치 않았고 성감대가 변화하는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가슴은 확실하게 반응을 하고 있었고 성감대가 유두로 집중되어 있었다.

“하윽, 하아앙, 하으읏!”

신음소리만 들어봐도 그녀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느끼고 있다는 건 누가봐도 자명한 사실.

지금까지 상대를 해 온 여성들의 경우에는 성감대를 자극당하면 아무리 저항이 거센 여자라도, 그녀처럼 애무를 멈추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없었다. 물론, 행위 자체를 그만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그 쾌감을 느끼고 나면, 무의식적으로 그 기분을 다시 맛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쾌감에 저항을 한다는 것은 그녀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뜻.

머릿속에 떠오르는 가능성은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입 꼬리가 올라가려는 것을 애써 억누르면서, 능청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혹시라도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다면…….”

“아니, 아니에요. 그런 건 아니지만 기분이 너무 좋아져 버리면 곤란한 일이 생겨서…….”

용케 그 단어를 입에 담지는 않았지만 스스로가 생각해도 변명이 궁색했다는 걸 깨달았는지, 얼굴은 홍당무처럼 붉어지며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린다.

그렇게 곤란해 하는 그녀의 모습이 상당히 귀여웠던 탓에, 나는 가볍게 키스를 하면서 그녀의 한쪽 손을 붙잡고는 내 뺨으로 가져다가 대었다.

차가운 손에서 느껴지는 시원함이 마음에 든다.

“하아, 하아.”

뜨거운 입김을 불며 얼어붙은 그녀의 손을 녹여가면서, 한 손으로 필사적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그녀의 귓가로 조그마하게 속삭였다.

“굉장히 귀엽습니다. 제시카 교관님.”

“……이렇게 창피할 줄 알았으면 차라리 얼어 죽는 게 나을 뻔 했어요.”

“막으셨다고 그래도 결국에는 저한테 덮쳐졌을 겁니다. 사실은 파일럿 슈츠를 벗고 알몸이 된 교관님을 본 순간부터 이미 한계였거든요.”

“…….”

저항하지 않는 나머지 손을 움직여서 내 흑염룡을 쥐게 만들었다.

화영의 때도 그랬지만 미개한 필멸자들, 아니 여성들은 마치 생물처럼 뜨겁게 약동하는 내 물건을 만졌을 때는 대개 이런 반응들을 보인다.

“꺅! 이, 이게 도대체 뭔가요?”

마치 화상이라도 입는 것처럼 화들짝 놀라버리는 그녀.

“직접 보시면 알 텐데 말입니다?”

“아, 안돼요. 지금은 표정을 보여드릴 수가…….”

“알겠습니다. 그러면 교관님은 몸은 제 마음대로 다루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재빠르게 음부와 가슴을 동시에 애무해 나갔다. 번개와도 같은 손놀림에 연거푸 신음소리를 토해내면서 무력하게 흐트러져가는 그녀.

‘얼굴이 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한 나는 그녀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도록 쾌감을 주면서 온몸의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버린 이후에, 한 쪽 다리를 치켜 올리면서 곧바로 음부를 향해서 흑염룡을 돌진시켜 들어갔다.

“하으으으윽!!”

삽입과 동시에 절정에 도달하고는 신음소리를 터트리는 그녀. 곧바로 뒤로 누워버리면서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 두툼한 엉덩이를 붙잡고 승마위로 일으켜 세우자 균형을 잃어버린 그녀의 양손이 바닥을 짚는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그녀의 얼굴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흐트러져 있었다.

쾌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울먹거리면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 그 순간에는 방위군 에이스의 표정이 아니라, 순진무구한 소녀의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니까 왜 숨기고 그러십니까. 이렇게 귀여우신 걸…….”

“모, 몰라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앙탈을 부려오는 그녀. 나는 목 뒤를 붙잡으면서 얼굴을 끌어내리며 키스를 한 다음에 엉덩이를 붙잡고는 위아래로 흔들어 나갔다.

철썩, 철썩, 철썩!

“하윽, 하악, 하앗, 흐윽, 하아아악!!”

물결치듯 요동치는 그녀의 몸이 불빛을 받으면서 음란하게 번들거린다.

그 격렬한 쾌감을 참아낼 수 없었는지 내 머리를 양 손으로 붙잡고는 신음소리를 억누르는 그녀. 그러면서 유방이 내 입가로 접근했기 때문에 재빠르게 유두를 물고 격렬하게 빨아나가기 시작했다.

‘터져라, 터져라. 나와라, 나와라.’

철썩, 철썩, 철썩!

마치 술자리 게임의 리듬을 외우는 것처럼 속으로 연호하면서 행위를 계속하자, 그녀가 몸부림을 치면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뽁! 하는 소리와 함께 입술에서 유두가 떨어져 나가는 것과 동시에 절정에 도달해버린 그녀가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비틀어댄다.

“아흑, 하아아아악!!”

촤아아악!

‘터졌다!!!’

마치 로데오의 위에서 날뛰는 것처럼 격렬하게 요동치는 바람에, 나는 카우보이라기보다는 말 주인에게 충성하는 말의 심정으로 양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고정시키면서, 흑염룡을 마사지하는 경련을 음미해 나갔다.

‘지렁이 천 마리가 우글거린다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군.’

세 번째 다리에서 느껴지는 감촉도 감촉이지만 절정과 동시에 뿜어져 나오는 유전이, 반짝거리는 백금처럼 찬란한 빛을 내고 있어서 나는, 마치 사막을 헤매다가 오아시스를 발견한 사람처렁 허리를 일으켜 세우면서 그것들을 탐닉해 나갔다.

“하윽, 하아악. 이, 이러시면 안 돼요…….”

나는 대답하는 대신에 유방을 단단하게 잡아 물면서 모유를 더욱 더 힘차게 뽑아나갔다.

절정이 가신 후에도 단순하게 그 행위만으로도 몸을 부르르 떨면서 두 눈을 감고 눈물을 머금어버리는 그녀. 어쩐지 스스로가 짐승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녀를 더욱 더 농락하고 싶다는 욕구가 무럭무럭 솟구쳐 오른다.

레베카를 발견한 건 그 순간의 일이다.

‘……어?’

자신의 딴에는 보이지 않도록 벽에 붙어서 숨어있었지만 파일럿 슈츠로 드러나는 몸매의 곡선이라던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단정한 스트레이트의 금발머리가 고스란히 시야로 노출되고 있다.

제시카는 내 위에서 헐떡거리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 그녀의 등장을 눈치 채지 못했다. 만약에 알았으면 행위를 중단할 게 뻔해서 곁눈질로 동태를 살피자 뭔가 이상한 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쩐지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은데…….’

그녀는 우리를 등지는 형태로 벽에 기대어 있다.

미연시라면 행위를 훔쳐보던 여자아이가 흥분을 참지 못해서 스스로를 위로하다가, 물에 물 탄 듯이 술에 술 탄 듯이 3p로 이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가 않다.

다리가 풀렸는지 그 자리를 떠나지는 못하고 있지만 고개를 떨어뜨린 상태로 감정을 억누르듯이 어깨를 부르르 떨어대는 모습이 분노인지, 좌절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반짝거리는 물체.

‘처량하게 울고 있다고……그 자존심 덩어리인 레베카가?’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모르게 행위를 중단하며 그녀에게 달려가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지만 최악의 선택이라는 생각에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면서, 제시카가 그녀를 눈치 채지 못하도록 더욱 더 격렬하게 행위를 계속해갔다.

“하앙, 하윽, 하으윽, 하아아아아악!!”

그녀의 교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레베카의 흐느낌도 격렬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안 좋아. 이대로 돌아가도록 내버려두면 지금까지 힘들게 쌓아올린 호감도가 한 순간에 날아가 버릴 수도 있어.’

애증이라는 건 저울과 같아서 균형이 맞으면 어느 한 쪽으로 가볍게 무게를 실어주는 것만으로도 다른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는 감정이다.

하지만 어느 한 쪽으로 지나치게 무게를 가중시키면 저울 자체가 망가져 버리면서, 아무리 반대쪽으로 무게를 실으려고 애써도 극단적인 감정으로 돌변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 밸런스는 스스로가 회복할 수도 있지만,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냉정해지지 못하는 부분들은 존재하고 있다.

이를 테면 첫사랑이라던가…….

‘젠장, 이래서 처녀들은 쉽사리 건드리지 않기로 했던 건데.’

안 그래도 자존심이 강한 그녀를 실컷 놀려대었으니 쉽사리 인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녀가 내게 반했다는 것은 진작부터 눈치를 채고 있었다. 기숙사의 일이 있기 전까지는 내심으로는 긴가민가하고 있었지만, 그 때 보여주었던 반응으로 확신을 가지고 있던 상황.

동시에 제시카의 존재 또한 그녀에게는 멘토이자 친언니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웠던 사이였다. 얼마나 친하고 깨소금이 쏟아졌는지 방향을 모르는 질투심까지 날 정도로.

그러니 이 사태를 비유하자면 그녀는 누구보다 신뢰하고 좋아하던 두 사람이 붙어먹은 모습을 목격하고 만 셈이다.

비유하자면 마치 NTR을 당한 사람의 심정이라고 할까?

천일야화에는 왕비와 후궁들이 흑인 노예들과 난교를 벌이는 모습을 목격하고는 충격을 받은 왕이 동침한 여자들을 모조리 죽이는 사이코패스로 각성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치닫는 경우는 드물다고 해도 의외로 상처를 받기 쉬운 그녀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내기며 약속같은 것들은 전부 때려치우고 사관학교를 자퇴하고 사교계로 도망쳐버릴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는 어느 날 갑자기 점을 하나 찍고 나타나서 “복수해주겠어.”라는 말을 꺼내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상대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정적이 탄생하는 건 문제도 아니다.

‘안 돼. 그런 사태는 막아야만 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미니게임 5단계를 사용하면서 새롭게 각성한 능력을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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