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59화 (59/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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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류안 생도! 몇 단계에 도전할 생각입니까?”

재촉하는 교관의 말에 나는 정신을 차리면서 VR헬멧을 착용했다.

‘어떤 식으로 상대해줄까?’

도전장을 받았으니 이제는 답장을 줄 차례다.

일반적인 마장기 조종법은 기본교육과정으로 포함되어 있지만 병과특기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200명의 부사관 출신의 장교후보생들 중에서 이 훈련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5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총 8단계로 나누어져있는 이 훈련에서 보통 생도들이 도전하는 최고 난이도는 5단계 정도이며, 6단계부터는 생도들에게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서 밥만 먹고 이 훈련만 연습하는 훈련교관들의 시범용, 7단계부터는 외부에서 초청한 에이스 파일럿들의 실력과시용, 8단계는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일종의 디버깅용 난이도기 때문에 사람이 클리어 할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가 아니다.

‘미니게임 5단계를 사용하면 7단계, 아니 어쩌면 8단계에 도전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예 찍소리도 하지 못하게 눌러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랬다가는 뭐처럼 불이 붙은 레베카의 승부욕을 꺼트려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잠시 동안 고민을 한 나는 교관을 향해서 입을 열었다.

“5단계에 도전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출석번호 41번 류안 생도. 마장기 사격훈련 5단계 시작!”

그 말과 동시에 VR머신이 가동되면서 마치 서부 황무지의 한 가운데로 들어온 것처럼 주변의 시야가 전환되어간다.

현재 내가 탑승하고 있는 마장기는 B급의 레오파드.

방위군에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는 재규어의 상위호환 성능을 지니고 있는 기체로 재규어를 대체하는 차세대 주력병기로 주목받고 있지만, 방산비리가 개입되어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잦은 기체트러블과 예산문제 등을 이유로 극소수만이 실전에 배치되어 있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병기다.

전체적인 성능은 같은 B급인 타이거보다 떨어지지만 방어력과 안정성이 높고 무엇보다도 가격이 싸다는 게 제일 큰 장점.

기본적으로는 같은 조종방식을 사용하지만 추가 기능들이 부착되어 있어 레오파드를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으면 재규어를 다루는 것도 식은 죽 먹기라는 평가라서, 재규어를 병과특기로 선택하는 장교후보생들은 반드시 이 기체로 훈련을 받는다.

물론, 예산문제를 이유로 가상현실에서만 사용하지만.

[READY]

허공으로 떠오르는 메시지를 보면서 나는 어썰트 라이플을 3점사 모드로 전환하고는 정면을 향해서 조준시켜 나갔다.

[START!]

우우우우우웅!

시작과 동시에 지평선에서 전투드론들이 튀어나온다 온다. 불량품콤비처럼 허공으로 떠다니는 타입, 지상으로 기어 다니는 타입, 바위나 선인장 같은 엄폐물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내미는 설치형 타입.

3종류의 드론들이 시야를 벗어나기 전에 최대한 많이 처리하는 게 목표.

시야에 보이는 적들을 빠르게 처리하면 처리할수록 새로운 드론이 튀어나오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스스로가 감당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페이스를 배분하면서 표적들을 정리해 나가는 것이 좋은 기록을 낼 수가 있는 요령이다.

이런 식으로 훈련을 하는 이유는 전투의 흥분에 휘말려서 난사를 퍼붓지 말고 침착하게 전황을 판단하라는 의미였지만…….

퍼펙트 클리어로 기록 경쟁을 하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투타타! 투타타! 투타타!

퍼엉! 퍼엉! 퍼엉!

십자로 뿜어져 나오는 어썰트 라이플의 화염에 맞춰서 폭발해 나가는 전투드론들.

초반은 일단 과거에 진행했던 방식으로 여유로운 진행에 초점을 맞췄다. 물론, 말이 여유롭다는 거지 B급 사격능력과 SS급의 게임능력이 동시에 적용되었기 때문에, 1대를 격파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평균 0.6초.

사격지원시스템이 표적을 자동으로 마킹해주며 사격을 보좌해주지만 전투드론의 방어를 뚫어서 3점사 전 탄을 명중시켜야 격파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속도를 내는 것만 해도 평범한 사람들은 흉내 내기 어려운 수준이다.

문제는 레베카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퍼펙트 클리어를 해버렸기 때문에 이 타임을 유지하면 결국에는 패배할 것이다.

‘이 타임을 유지해 나간다면말이지.’

[현재까지 격추한 드론 103기. 경과시간은 1분입니다.]

페이스 배분을 하면서 침착하게 격파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놓쳐버린 드론은 없다.

“슬슬 시작해볼까?”

타임을 가속시킬 순간이 찾아왔기 때문에 나는 주저 없이 미니게임 1단계를 발동했다.

‘시간 설정 20초. 미니게임 챌린지!’

[choose your game style!!!!]

시간이 멈추고 공중에서 슬롯머신이 나타난다. 레버를 돌리자 화면이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잠시 후에는 정지.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이라서 시간이 정지하는 일도 익숙해졌다.

[land mine search!]

‘아, 젠장. 지뢰 찾기네…….’

우주전함이 날아다니고 VR머신으로 무궁무진한 체감형 게임들이 넘쳐나는 시대.

나는 갑자기 게임이라고는 그거 하나밖에 깔리지 않은 석기시대의 낡아빠진 고물 컴퓨터 앞으로 끌려온 사람처럼, 턱을 괴면서 신경질적으로 마우스를 클릭해 나갔다.

묘하게 중독성 있는 게 더 짜증난다.

‘지뢰 찾기 재밌어. 젠장!’

[기록을 갱신할 확률이 올라갑니다. 현재 승률 100%]

[2단계 도전에 성공했습니다. 20초 동안 사격능력이 S급으로 증가합니다!]

굳이 5단계로 갈 필요도 없이 2단계에서는 이미 클리어 조건을 달성했기 때문에, 나는 어설트라이플을 3점사 모드에서 풀 오토 모드로 전환시켰다.

‘3점사가 느리다면 난사로 속도를 올리면 되지!’

투타타타타타타타!!!!

어설트 라이플이 불길을 뿜으면서 전투드론들을 격추시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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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오오오!!!!

벌떡!

“마, 말도 안 돼!!”

레베카는 자리에 일어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외치고 말았다.

류안의 도전은 메인 스크린을 통해서 중계되었기 때문에 밖에서도 구경을 할 수가 있다. 두 사람의 대결은 이미 다른 생도들에게도 화제가 되고 있는 터라서, 그녀의 도발을 그가 어떤 식으로 받아칠지에 대해서는 교관이나 생도 너나할 것 없이 몰려들어서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뜨거운 승부가 펼쳐질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그가 예전과 다름없이 페이스를 배분하면서 차분하게 드론들을 격추시키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그가 타임을 단축시키는 대신에 안정적으로 퍼펙트 클리어를 노린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이 풀 오토 모드로 전환되는 순간에 뒤집어지고 말았다.

“난사로 사격을 하는데 저렇게 정확하게 꽂힌다는 게 말이 돼?”

“미친! 전투드론들이 무슨 벌레들처럼 사방에서 튀어나오고 있잖아!!”

병사들이 경악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썰트라이플을 풀 오토 모드로 전환하면 사격지원시스템의 도움으로, 마치 자동차의 핸들이 잠기는 것처럼 마장기의 팔도 부드럽게 고정되어진다.

하지만 그 한 발, 한 발이, 상당한 크기의 소구경 대포를 발사하는 것처럼 격렬한 반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3초만 방아쇠를 당겨도 조준이 흐트러지고 만다.

그래서 전투드론들을 조금이라도 더 격추하고 싶어 하는 생도들이 마지막 순간에 풀 오토 모드로 전환하는 건, 가끔씩은 있는 일이지만 순식간에 제어를 벗어나기 때문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3점사로 돌려버리는 게 보통이다.

단순하게 한 지점을 목표로 난사를 쏟아붓는 것도 어려운 작업인데 류안은 그걸 사방팔방 자유자재로 쏴갈기면서 전투드론들을 정확하게 격파시켜나갔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빨랐는지 순간적으로 너무나도 많은 드론들이 격파되는 바람에, 그 숫자를 충원하기 위해서 쏟아져 나오는 전투드론들에, 중앙 통제컴퓨터가 처리속도를 감당하지 못해서 VR필드 전체가 순간적으로 버벅거렸을 정도다.

‘프레임이 따라가지 못하는 격파 속도라니…….’

레베카는 경악으로 벌려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겨우 20초 만에 96기의 전투드론을 격파해내는 묘기를 보여준 류안은 과열로 뜨거운 연기를 뿜어내는 어설트 라이플의 총신을 냉각시키는 여유까지 보여주면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려고 하는 마지막 한 기의 전투드론을 조준하면서 3점사 모드로 전환시켰다.

투타타!

펑!

그 압도적인 클리어 방식에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할 말을 잃어버리고 있는 상황.

푸슉!

그러거나 말거나 태연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으로 VR머신을 빠져나온 류안은, 얼빠진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교관을 향해서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기록 갱신 안하십니까?”

그제야 정신을 차린 훈련 교관이 허둥지둥 버벅 거리면서 마이크로 외쳤다.

[류, 류, 류안 생도! 훈련 난이도 5단계 퍼펙트 클리어. 격파한 드론의 숫자는 총 200기로 클리어 타임은 1분 23초. 사관학교 신기록 달성!]

오오오오오오오!!

그는 자신을 얼빠진 표정으로 바라보는 레베카를 향해서 오른손의 검지손가락을 세우고 좌우로 까딱거렸다.

‘네가 9초를 갱신했기에 나도 9초를 갱신해 봤지. 어디 한 번 깨보려면 깨보라고.’

그 속마음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조롱하려는 의도는 확실하게 전달되었기 때문에, 레베카는 새빨개진 얼굴로 씩씩거리면서 훈련교관을 향해 다가오면서 외쳤다.

“교관님! 이 테스트를 다시 받겠습니다!!”

“지, 진정하게 레베카 소위! 이 훈련은 경쟁이 목적이 아니라…….”

“다시 한 번 받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얼마나 급했는지 허리까지 숙이면서 부탁하는 바람에 훈련 교관은 난처한 표정으로 마지못해서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목표로 정해진 전투드론을 파괴하지 못한 과락자들만 시험을 받을 수 있는 대열에 섞여서,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기록을 갱신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에는 실패.

‘최종 기록은 1분 27초에 퍼펙트 클리어 달성이라. 확실히 생도의 수준은 진작 뛰어넘는 괴물이군…….’

레베카는 분해서 어쩔 줄 모르며 날뛰었지만 류안, 아니 신후는 재밌는 상대를 발견했다는 생각에 즐거운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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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내 임기 중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제론V행성 방위군 육군사관학교의 학교장 크라이프는 자신의 책상에 놓여있는 교내신문들을 살펴보면서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그 신문들은 교내 동아리에서 생도들이 발행한 물건.

방위군의 홍보부에서 일하게 될 예정인 장교후보생들의 특기 및 재능을 자율적으로 발전시키라는 의도에서 허락해 준 활동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들의 열정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레베카 생도의 대활약! 체력테스트에서 공화국 여성생도의 신기록을 7부문 갱신! 소감은 “오직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여기까지는 훌륭한 기사다.

일거수일투족이 관심과 사랑의 대상인 공화국 공주님의 활약을 그리는 것이니 기사를 읽는 국민들이나, 사교계의 호사가들 모두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좋아할만한 기사였다.

이쯤에서 멈추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지만…….

[류안의 반격! 체력테스트에서 사하스 연맹생도의 기록을 8부문 갱신! 소감은 “뭐 이런 걸 가지고.”]

[레베카 생도. VR 전술 모의전에서 훈련교관 카스타 대위를 격파! 생도가 사관에게 전술 모의전에서 승리한 건 7년 만에 이루어진 쾌거라고 한다!]

[류안 조소. 훈련 교관 두 명을 도발해서 2대 1로 단신으로 격파! 카스타 대위는 눈물을 흘리면서 사표를 쓰고 야반도주를 해버렸다! 이 불황에 길거리로 나앉게 된 그의 운명은 과연?]

[두 사람의 정면충돌! 전술 토론에서 헨드릭 황제의 용병술을 논하다. 설전은 약 30분간 이루어졌으며 승리는 레베카의 전격전에 맞서는 종심방어전술의 효과를 입증해 낸 류안의 승리!]

갑작스럽게 라이벌 구도로 전개되면서 레베카에게 집중되어야 하는 스포트라이트가 분산되는가 싶더니, 류안의 도발에 분노한 레베카가 기를 쓰고 달려드는 구도가 그려지면서 사태는 한 편의 익살극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단순하게 애들끼리 치고받는 수준이라면 모를까 대통령의 딸이 조롱거리로 전락하는 것은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많아서, 크라이프는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는 류안에게 잘 알아듣도록 타일렀지만…….

신문 동아리의 부원들은 그것마저도 기삿거리로 내고 말았다.

[레베카 생도의 판정승? 거침없이 기록들을 갱신해가던 류안 생도의 걸음이 갑자기 멈춰버렸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학원장을 방문하고 난 이후부터 성적이 저조해지기 시작했다는데…….]

그리고 이어지는 기사에서 그는 멘탈이 나가버리고 말았다.

[사랑이 싹트는 전조인가? 남자 기숙사에서 언성을 높이는 두 사람을 발견.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앞으로는 어린애 장난에 어울리지 않겠다는 류안의 말에 레베카 생도의 분노가 폭발해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후의 승부로 결착을 내고 레베카 생도가 패배하면 류안 생도의 속옷을 매일 빨아주기로 선언했다는데! 과연 화장실도 가지 않는다고 알려진 여신이 자동세탁기로 남자의 속옷을 집어넣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인가?!]

즉시 모든 신문기사를 폐기하고 동아리 부원들에게 기숙사 방에서 근신하라는 의미에서 징계처분을 내렸다. 그리고 허위사실유포를 믿지 말라는 언론 플레이와 함께, 그 일에 대해서 외부로 알리는 장교후보생들에게는 엄벌을 내리겠다는 공문을 내렸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고 퍼져나가는 소문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동아리 부원들은 갑자기 저널리스트의 혼이라도 살아난 건지 옥중신문을 집필하면서 쪽지신문을 발간. 생도들은 그것을 몰래몰래 돌려보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 소문이 생도들의 가족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면서 지역사회의 언론들까지 두 사람의 대결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레베카는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자신에게 이런 경고까지 해대고 있는 상황.

[승부를 방해할 생각이라면 아무리 학원장님이라도 용서하지 않겠어요! 이건 제 커리어와 자존심을 건 일생일대의 승부라고요!!]

‘이미 그런 차원의 문제를 뛰어넘은 것 같은데…….’

가장 최악인 것은 크라이프가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든든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거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할 수 있었던 류안도 그녀에게 최후의 통첩을 받고 나서는 배쩨라는 태도로 나오니 환장할 노릇.

[승부하기 싫다는데도 저렇게 막무가내로 나오는 걸 저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크라이프는 고개를 숙이면서 부탁했다.

[아량을 발휘해서 일부러 져주면 안 되겠나?]

[제가 왜요? 어설프게 상대했다가는 눈치를 채서 다시 싸워보자고 길길이 날뛸 게 뻔한데요.]

진퇴양난.

‘여기까지 일이 악화된 것만 해도 문책을 면할 수는 없어. 이러다가 정말로 류안이 이겨버리기라도 하면 대통령의 따님이 외간남자의 속옷을 빠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알려지게 될 거야! 그렇게 되었다가는 관리책임에 대한 문책을 받는 걸 넘어서 인생 자체가 끝나버릴지도 몰라. 그것만은, 그것만은 막아내야만 해!’

일이 이지경이 된 건 전부 레베카의 폭주가 원인이다.

평소에는 침착하고 어른스럽던 그녀가 어째서 그렇게까지 화를 내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확실한 건 그녀를 진정시켜야만 한다는 사실.

권력이나 직권을 이용하는 방법은 이미 막혀버렸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필사적으로 방법을 궁리한 끝에 그는 레베카의 폭주를 말릴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을 지닌 사람을 떠올릴 수가 있었다.

‘제시카 중령! 그래, 그녀라면 레베카 생도를 진정시킬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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