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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이번에 새롭게 얻은 스킬은 소매치기(F)다.
‘순간가속에 예지몽, 소매치기라니……이건 뭐 내 속에 세 들어 있는 영혼이 전설적인 도둑놈이라도 되는 것 같잖아.’
내 영혼이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이 아니라서 그런지 이번에도 등급은 F다.
참고로 잭과 훈련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근접전에 관련한 스킬들과 능력들이 한꺼번에 급상승을 하게 되었지만, 루치아의 말대로 영혼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교하면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소매치기 스킬의 설명.
[상대방이 극도로 집중하고 있는 순간을 노려서 이 스킬을 발동시키면 상대방은 당신의 손길을 느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물건을 훔치는 기술이 아니라 에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다!!
나는 순식간에 떠오르는 음란한 망상들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에로한 장난들을 칠 수 있는 대상들을 물색해나갔다.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은 사격훈련에 집중하는 탈리아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도해보는 것이지만, 최근에 그녀는 스피아와 격투기 훈련을 하는 일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장난을 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게다가 일과 외에는 마사지와 휴식을 제외하면 당연하게도 음란한 행위에 돌입하므로 논외.
다음으로 떠오르는 건 청풍명월의 사람들과 페어리 자매, 레드 폭스 정도였지만 청풍명월의 사람들은 훈련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출입을 금지당해 버렸고, 페어리 자매들은 언제 내 말에 복종했냐는 것처럼 충성의 대상을 잭으로 바꾸면서 원래대로의 건방진 태도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에 역시 접근하기가 용이치 않다.
그녀들은 현재 잭의 하수인으로 훈련교관의 일에 열중하고 있는 상태.
어디에서 구했는지 검정색 선글라스와 함께 담배 모양의 초콜릿을 입에 물고 다니는데, 말투며 기세가 채찍이라도 휘두를 기세다.
그리고 레드폭스는 저번의 일로 호되게 데었는지 나를 발견하기만 해도 도망치는데 급급하다. 덕분에 명령마저도 메세지로 주고받고 있는 상황.
‘교장님은 잘 계실까?’
문득 개방적인 성 관념을 가진 그녀가 그리워졌지만 VR머신조차 압수당하는 현실이라서, 본의 아니게 금욕적인 나날을 보내는 내 흑염룡은 2차 봉인을 풀기 직전의 상황이다. 참고로 이 봉인이 풀려나면 나는 여자 대신에 휴지통과 오나홀을 임신시켜버릴지도 모른다.
‘프레이야님. 제가 음란한 이벤트를 일으킬 수 있는 힘을 주세요!’
행보관의 일을 핑계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음란한 이벤트에 대한 냄새를 맡으면서 돌아다니던 나는, 마침내 내가 얻은 능력을 실험해 볼 수 있는 대상들을 발견하고 이벤트를 일으키기 위한 치밀한 계획들을 세워나갔다.
“유압 체크는 어때?”
“……이상 없음.”
이번에 새로 고용한 정비대의 애니, 리어 자매.
기름때와 먼지투성이로 더러워진 정비복 차림에 노동의 땀을 흘리고 있는 그녀들. 머리카락은 대충 고무줄로 묶어서 다닐 정도로 털털한 성격들이지만, 본바탕은 상당한 미인들이라서 정비병들에게는 벌써 공대의 여신자매라는 호칭을 듣고 있을 정도다.
푸른색의 머리카락과 안경잡이.
그리고 땀을 흘려서 작업복의 상의를 벗을 때 팔 없는 러닝셔츠에서 무방비하게 모습을 비추어내는 커다란 가슴과 브레지어의 끈. 전체적으로 펑퍼짐하고 육덕진 몸매를 자랑하는 장녀 애니.
반대로 슬렌더하고 조그마한 체형을 하고는 있지만 검은색 머리카락에 조용한 성격. 그리고 단답형의 짧은 말로 대답하는 풋풋한 소녀 같은 성격을 가진 리어.
그녀들에게 추파를 던지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두 사람을 마치 자신의 딸처럼 보호하는 시끄러운 정비반장의 존재 때문에, 그동안 조사한 바에 의하면 두 사람과 교제하거나 관계를 진전시킨 군인들은 없었다!
참고로 정비반장은 현재 휴가를 나가고 없다.
‘내가 보내버렸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여기서 뭘 하고 있습니까. 행보관님?”
매의 눈으로 먹잇감을 노려보는 가운데 등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잭이 말을 걸어온다.
“아, 젠장. 깜짝이야. 잭! 말을 걸려면 깜빡이 좀 키고 들어와라!! 왜 기척을 죽이고 다니는 거야? 도대체 왜?!”
“죄송합니다. 최근에 스피아한테 발소리를 죽이는 법을 배우다보니……그나저나 업무시간에 왜 격납고를 어슬렁대고 있으십니까? 할 일이 없으시다면 병사들과 같이 직무교육이라도 받으시는 게…….”
현재 잭에게 훈련받고 있는 인원들은 지옥주간이라는 극기 훈련에 돌입하면서 3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하고 유격훈련과 PT체조를 병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반나절동안 수면을 취할 수 있게 해준 다음에는 근육을 회복시키는 과정에도 훈련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면서, 전신을 릴렉스 시켜주는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직무교육의 2단 콤보를 날리고 있다.
참고로 페어리자매들이 참선을 진행하는 스님들처럼 곯아떨어지는 군인들에게는 예의 그 차림으로 쇼크웨이브를 난사해대고 있는 상황.
‘이런 악마 할아버지 같은 새끼.’
참고로 최근 부대의 식단은 벤틀리가 재배하는 유기농 채소들 이외에는, 병사들의 근육을 맞춤형으로 성장시켜주는 특제 단백질 프로틴들이 지급되고 있다. 그 조치는 나도 예외는 아니라서 이건 식사가 아니라 고문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식사를 하는 게 어떤 기분인지를 표현하자면 밀가루를 물에 말아서 삼시세끼 내내 처묵처묵하는 느낌이랄까?
참고로 이건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밀가루를 물에 타서 먹는 게 조금은 더 맛있다.
사람들이 불량식품과 나쁜 기호품에 열광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뜻밖의 극한 체험.
근육을 빨리 회복시키려면 나노머신 주사를 사용하면 안 되냐고 질문을 해 봤지만, 잭은 반드시 자연치유력으로 회복해야만 근육들이 이상적인 형태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서 반대해 왔다.
수면에 관해서도 아로마 배드라는 특별 제작품들을 대량으로 주문했는데,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자연치유력과 편안한 수면을 유도해준다나 뭐라나.
게다가 군인들에게 프라이드와 목적의식 함양 및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행보관의 특별 상여금을 전 부대원들에게 월급처럼 지불하자는 합의를 하게 되었는데, 덕분에 5천 골드 가까이 남아있던 여유자금이 행성점령전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버틸 수 있을지를 의심스러워하게 될 정도로 쪼들리게 되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손사래를 쳤다.
“자, 잠깐 마장기에 신경 쓰이는 문제가 있어서 찾아온 거야. 잭이야말로 이런곳에서 노닥거리지 말고, 아니, 잭은 조금 노닥거리면 좋겠는데. 그러니까 내 말은 애들을 확실하게 교육시키라는 아니, 생각해보니까 너무 심하게 잡지는 말고……적당히…….”
열심히 하라고 응원하고 싶었지만 빈말이라도 그런 말을 꺼내버리면 어디까지 철저하게 저지를지가 모르는 그가 무섭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어떤 의미로는 더할 나위 없이 듬직한 미소를 지어오는 녀석.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쟁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떤 지옥의 불구덩이라도 망설이지 않고 뛰어드는 악마의 자식들로 만들어 내겠습니다.”
“정말로 인간을 벗어나버리면 곤란한데…….”
“하하하하! 조크입니다. 조크!”
‘거짓말.’
띡띡띡띡!
때마침 잭의 시계에서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버러지들에게 다른 훈련을 시킬 시간이군요. 그러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노파심에 하는 말이지만 농땡이를 피울 생각이라면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행보관님이 바쁘시다는 건 알지만 혹시라도 계급장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라도 저를 찾아와 주십시오.”
나는 재빠르게 계급장을 가렸다.
“그, 그래. 열심히 할게. 너도 수고하라고!”
잭은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가볍게 손을 흔들어 준다.
24시간 내내 병사들과 동고동락을 함께하는 그의 태도는 존경받아 마땅할 정도로 성실했지만, 동시에 과유불급이라는 표현도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수부대 제조 전문가라는 표현대로 그처럼 단시간에 강한 전사들을 양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전 은하를 뒤져봐도 쉽게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 부하들에게 마나연공법만 공유시킬 수 있으면 우주군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예요원들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다.
사관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부하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 지가 기대되면서도 두려운 상황.
상념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린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원래의 계획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지.’
애니, 리어 자매는 어느새 통상정비절차를 마치고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시스템 체크 올 그린! 약간 손을 보고 싶은 부분들은 있지만 크게 문제가 생길 것 같지는 않은데? 밤샘 작업으로 힘들었지 리어! 음료수나 한 잔 마시면서 쉬도록 할까?”
“……찬성.”
거의 모든 정비병들이 잭의 맞춤형 교육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훈련을 받지 않아도 되는 두 사람의 작업량은 엄청나게 늘어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장기 전투훈련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들을 보유하고 있는 두 사람.
일설에 따르면 현 정비반장이 두 사람의 실력에 감복해서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치프라고 부르면서 마치 도제처럼 따르고 있다고 한다.
일반 정비병들의 능력이라는 것은 공대에서 소형 자가용이나 만들면서 실습을 몇 번 하다가 입대한 수준. 부사관들도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 그들의 실력이 형편없는 이유는 방위군의 부사관으로 임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의무교육을 받지 못한 빈민가 출신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덕분에 부대의 실질적인 정비문제를 총괄하는 건 그녀들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수료하고 뛰어난 능력들을 가지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인력사무소나 파견, 프리랜서, 용병 등으로 이름을 등록하고도 먹고 살지 못해서 허덕거리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가온 공화국.
좋은 직장은 낙하산과 연줄을 가진 사람들이 꿰차버리고 애니, 리어나 잭처럼 뛰어난 사람들이 발치에 치일 정도로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고 있다.
그녀들만 해도 어느 번듯한 메카닉팀의 치프로 일해도 손색이 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남성 우월주의와 혈연과 지연 위주의 도제형태로 운영되는 메카닉의 세계에서 밀려나는 바람에 이런 곳까지 흘러들어오게 되었다.
용병들의 의견에 따르면 나는 호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대접을 해주는 착한 직장 상사라는 평가다.
성희롱 문제만 걸리지 않는다면…….
“정비는 끝났어?”
“아, 보스! 네, 물론입니다. 자잘하게 튜닝을 하고 싶은 부분들은 있지만 지금 당장 출격시켜도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겁니다.”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 무리시키는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정말로 대단한걸! 야근수당하고 휴식문제는 확실하게 챙겨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역시 내가 사람들은 제대로 뽑았는걸!”
그런 칭찬에 익숙하지 않은지 자매가 동시에 얼굴을 붉히면서 부끄러워했다.
“그렇게 칭찬하셔도 나오는 건 없는데……아무튼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행보관님이 기체를 너무 얌전하게 움직여주신 덕분에 정말로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거든요. 정말로 크게 한 일은 없는데…….헤헤헤.”
“……과분합니다. 칭찬.”
‘리어는 말하는 투가 어째 리틀보이를 닮았군.’
그런 두 사람의 반응을 흐뭇하게 지켜본 나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내 전용의 재규어에 탑승해 올랐다.
현재 커스터마이즈를 마친 내 마장기는 전체적인 컬러를 회색으로 칠하고 양쪽 어깨로 대장기라는 표식인 1번을 그려놓은 상태.
덕분에 적에게 표적으로 노려질 확률이 높았지만 탱커의 역할에 충실할 예정인데다가, 마장기 조종실력으로는 나를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가장 고생하게 될 문제를 떠맡기로 결심했다.
‘공격력만이라면 스피아가 나 못지않게 뛰어나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으니까.’
조종석으로 들어간 나는 에로한 이벤트의 조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조종석 계패장치로 연결되는 회로장치의 박스를 열어, 센서를 연결하는 렌즈의 뚜껑을 열고 조그마한 먼지를 하나 집어넣었다.
이것은 예전에 범죄자 출신의 병사들과 생활하면서 들은 꼼수로 먼지가 많은 지형에서 생활하다보면, 천문학적인 확률로 미세먼지들이 기계 내부의 렌즈로 들어가면서 시스템에 사소한 트러블을 일으킨다는 이야기를 듣고 떠올린 방법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그런 지형에서 작전을 펼치지 않는 이상은 누군가가 일부러 먼지를 집어넣지 않으면, 절대로 이상을 일으킬 수가 없는 파츠라서 통상 진단절차에도 포함되지 않으며 아무리 뛰어난 메카닉이라도 쉽게 발견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라고 알려져 있다.
‘누가 일부러 고장을 내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나는 조종석의 계패장치가 조금 늦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하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
“우웁스!!! 나의 기체에 어떤 문제가 좀 생긴 거 같아!”
영어를 국어책읽기로 말하는 것 같은 쾌감이라니.
“네? 그게 정말이에요?
“정말로 그렇다니까. 세상에 맙소사! 만약 이대로 마장기를 탑승하게 된다면 나는 이곳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을지도 몰라.”
내 유창한 언어구사능력에 감명을 받았는지 두 사람이 심각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조금 전에 유압을 점검했으니 압력이 모자란 건 아닐 텐데…….”
“……같이 확인해 볼까?”
“아니야. 리어! 별다른 문제는 아닐 거야. 내가 가서 살펴보고 올 테니까 휴게소로 가서 쉬고 있어.”
“……알겠어.”
애니는 그렇게 말하면서 유압측정장치를 다시 체크하고는 내 계획대로 조종석으로 다가오면서 계패장치를 점검해 보기 시작했다.
푸슈욱!
역시나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채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그녀.
“정말로 반응이 0.2초 정도는 느린 거 같네요. 이상하네.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그래? 보아하니 큰 문제는 아닌 거 같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국어책 읽기)”
“아닙니다. 이런 사소한 문제들이 나중에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잠시만 실례할게요. 제가 반드시 고쳐드릴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진정한 메카닉이라면 정비 미스로 조종사들을 불안하게 만들면 안 되죠!”
올곧은 표정으로 말하는 애니의 말에 이미 반쯤은 걸레짝이 되어버린 내 양심이 통렬하게 따끔거리기 시작한다.
‘아야, 아야.’
현재 나는 조종석에 자리를 잡고 앉은 상태로 애니는 나를 등지고 선 상태로 VR헬멧을 쓰고 OS를 통해서 시스템의 자가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역시나 머신에 미쳤다는 작업반장의 표현대로 나와의 거리가 상당히 밀착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한 번 집중하기 시작하니 옆에서 말을 걸어도 제대로 대꾸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오류가 뜨는 부분이…….”
“여보세요!”
“어, 그러니까 여기를 이렇게 하고…….”
“여보세요! 지금부터 음란한 일을 할 예정인데 괜찮습니까?”
“네? 네, 네. 고생하세요! 정말로 이상하네. 아무리 봐도 별다른 문제는 없는 것 같은데……기체 내부를 뜯어봐야 하나…….”
대놓고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애니를 바라보면서 나는 양쪽 눈썹을 으쓱거리며 새롭게 얻은 능력을 발동시켜 나갔다.
탈리아는 스피아와 연습하느라 바쁘고 시간도 마침 인간이 제일 음란해 질 수 있다는 오전 10시!!(근거는 없지만.)
‘성감대 추측. 소매치기 발동!’
나는 찬란하게 빛나는 손가락들을 까딱거리면서 애니에게 들키지 않고 음란한 상태로 만들어나가는 미션을 수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