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2 ----------------------------------------------
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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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의 주인이자 동물 귀 미소녀인 화영이를 안았던 날의 밤. 나는 품속에 있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만약에 내게 다른 여자가 있으면 어떻게 할래?”
“……그래도 상관없어요.”
“화나지 않아?”
“질투가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선국에서는 예전부터 정략적인 일부다처제가 공인되어 왔어요. 낡은 관습이지만 소녀에게는 남 일이 아니었는지라, 어머님에게 다른 여인들과 함께 지아비를 섬기는 요령을 배웠습니다.”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다.
“그 요령이 뭔데?”
화영은 배시시 웃으면서 대답했다.
“지아비보다는 부인들과 사이가 좋아지면 된답니다.”
“오호, 그런 해결책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화영의 말에 수긍하다가, 이내 논리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런데 나보다 부인들의 사이가 좋아지면 그것도 일종의 레즈……아니, ntr이 아닐까?’
“사실은 말이야…….”
탈리아의 이야기를 꺼내자 화영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면서 맡겨달라고 하는 게 살짝 불안하기는 했지만 하렘, 탈리아와 화영과 함께 3p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도움을 빌리기로 결심을 했다.
그래서 화영이를 믿고 자신만만하게 옷장을 열어젖혔지만…….
[가라 화영! 네 실력을 보여줘!]
[죄송해요, 지금은 여러 가지로 부끄러워서 무리입니다!]
[……네?]
스스로를 위로하는 장면을 들킨 게 견딜 수 없이 창피했는지, 화영은 새빨개진 얼굴을 감싸 쥐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향해서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질투의 제왕 헤라여신의 화신, 탈리아.
“그. 러. 니. 까. 지. 금. 바. 람. 을. 피. 웠. 다. 그. 소. 리. 지?”
나는 바람을 피우다가 걸린 제우스의 심정으로 빙의하면서 엎드리며 외쳤다.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미쳤나 봐요,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지금 이게 죄송하다고 넘어갈 일이야? 이런 개 xxx새끼가 미쳐가지고 바람을 피워?! 확 거시기를 잘라서 부대 깃발로 만들어버릴까 보다!!”
‘안 돼, 흑염룡 도망쳐!’
올림푸스의 주신으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제우스조차 바람을 피우다가 걸리면 헤라에게 쩔쩔맸다고 한다. 전적으로 제우스가 잘못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를 처벌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여자들과 그의 사생아들이 헤라의 분노 앞에서 비극적인 운명을 경험해야만 했던가.
‘그런 막강한 신조차 하렘을 공인받지는 못했잖아. 그러니까 내 힘만으로는 안 될 거야, 하렘.’
그래서 다시 한 번 화영을 향해서 구원의 눈길을 보내봤지만…….
“으아아앙, 미호한테도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는데!”
얼굴을 감싸 쥐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귀엽기는 했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참고로 미호는 화영의 스토커, 아니 친한 언니 같은 여동생 같은 카오스한 존재.
결국 내 길은 내가 개척해 나가야만 한다는 건가?
‘성감대 추측!’
나는 미연시 게임의 주인공들처럼 야한 방법으로 어떻게 무마하려고 시도해 봤다.
그리고 맞았다.
퍽!
“이런 호루라기 같은 새끼가 어디서 대충 넘어가려고 개수작이야!!”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 이쪽 분야에서 잘나가는 것 같아서 너무 우쭐해졌나 봐요.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아차.’
“이쪽 분야에서 잘나간다니 무슨 소리야?”
“아니 그게 말이지…….”
사실은 탈리아를 안고 청풍명월에서 자신감을 얻은 계기로 이 여자, 저 여자들한테 직접거리고 다녔는데 무심코 그에 관련한 이야기가 터져 나오고 말았다. 아직 h한 관계로 변화한 여자들은 별로 없지만 상당히 좋은 반응을 보여주는 여자들이 많아서, 조만간 이벤트를 회수할 예정이었는데…….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는 생각을 하는 그 순간.
“거기까지만 해주세요.”
부끄러움을 털어낸 화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넌 또 뭐야?”
“이렇게 이해심이 부족한 여성분과 교제하고 있다니 서방님도 참 불행하시군요.”
“누가 네 서방이야! 류안은 내거라고. 어디서 굴러왔는지도 모르는 짐승 년이 남의 남자를 누구 마음대로 서방님이라고 불러?”
“어머나!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씀하시는 분께서 서방님을 제대로 만족시켜드리지 못해서 그렇게 외롭게 만들어 버리셨나요? 덕분에 황홀한 밤을 보낼 수 있었어요.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입가를 가리면서 호호호 웃는 화영의 모습은, 청풍명월에서 그녀를 처음으로 봤을 때 보여주었던 요녀의 기운이 엿보이던 여주인의 인상 그대로였다. 새삼스럽게 여자의 변신이 무섭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변하잖아.
‘누구냐 넌!’
탈리아도 당황했는지 화영의 기세에 밀리고 있다.
“뭐, 뭐라고?”
“제가 서방님을 처음으로 만났을 때는 술집에서 혼자 술을 드시고 계셨죠. 어지간히도 외로운 모습이라서 돈이나 조금 뜯어버릴 요량으로 접근했는데, 설마 그렇게 훌륭하실 줄이야……덕분에 반대로 제가 홀딱 빠져버리고 말았답니다.”
황홀하다는 듯이 양쪽 볼을 감싸는 화영.
“그게 정말이야, 류안?”
“아니 그게…….”
100%지어낸 이야기였지만 화영은 자신에게 맡겨달라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그녀를 믿기로 한 나는 고개를 떨어트리면서 대답했다.
“미안.”
“……류안.”
탈리아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듣자하니 서방님이 요구를 하실 때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번번이 거절하셨다지요? 게다가 그쪽에서 요구한 일은 한 번도 없다고 하던데. 혹시 서방님과 잠자리를 가지는 게 무서웠던 건 아닌가요?”
“그, 그럴 리가 없잖아! 나는 단지…….”
“단지 뭔가요?”
“……”
할 말을 찾아내지 못한 탈리아는 궁지에 몰려버리고 말았다. 어떤 심리상태로 저렇게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를 요리하는 화영의 솜씨가 대단하다는 것만은 어렴풋이 느낄 수가 있었다.
“아, 알겠어. 확실히 내가 류안을 제대로 만족시켜주지 못했다는 건 인정하도록 할게.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바람을 피울 이유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세요?”
“…….”
“여자 대 여자로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어요. 류안님이 한 번이라도 탈리아님을 만족시켜드리지 못한 적은 있었나요?”
“그, 그건……확실히 그랬던 적이 없기는 하지만…….”
매번 최선을 다해서 절정을 맛보게 해줬으니 만족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그러면 반대로 류안님을 한 번이라도 만족시켜드린 적은 있었나요?”
“그거야 저 변태 새끼가 너무 무지막지하니까…….”
“한 번도 없었다는 소리네요?”
“…….”
탈리아를 능수능란하게 요리하는 화영의 모습에서 속으로 감탄이 터져 나오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던 나는, 그동안 커다란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한없이 순진하고 귀여운 동물 귀 미소녀인줄로만 알았는데 지금처럼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해 나가는 것을 보니, 과연 고급 창관을 운영할 만큼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로서는 기쁘기 이를 데가 없는 오산.
“소녀는 두 사람의 관계를 망칠 생각이 없어요. 만약 서방님이 저를 내치고 당신만을 선택한다고 그래도 받아들일 생각이지요. 하지만 탈리아님께서 서방님과의 관계를 계속해서 이어나가실 생각이라면 한 가지는 확실하게 기억해두세요. 그저 구속하기만 하는 일방적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이에요.”
“류안의 바람을……허락하라고?”
“혼자서 감당하실 수 있는 자신이 있다면 상관은 없지만……그러네요. 만약에 소녀라면 서방님이 외로움을 참지 못하고 못된 여자들에게 농락당하는 걸 지켜보느니, 차라리 양지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세컨드는 몇 명은 허락해 드리겠어요. 서방님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분이니까요.”
그러면서 내 팔짱을 끼는 화영이 그렇게 대견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굿 잡!’
“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줘…….”
혼란에 빠진 탈리아는 그렇게 말하면서 침대로 가서 털썩 주저앉았다. 그 의미를 깨달은 화영이 곧바로 옆구리를 찔러왔기 때문에, 나는 어정쩡한 자세로 밖으로 끌려 나갔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자 내 방에서 탈리아의 포효 소리가 울려 퍼진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방음 처리를 해놓은 방에서도 저 정도의 소리가 울려 퍼지다니……다행스럽게도 항의를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식은땀이 주르르 흐른다.
“뭐든지 서방님께서 해결하려고 하실 필요는 없어요, 서방님. 원래 슬럼프라는 건 자기 스스로가 빠져나와야 하는 거니까요.”
“그, 그래. 고마워 화영.”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시면 아이 하나만 점지해 주신다면…….”
나는 허겁지겁 손을 저었다.
“그건 나중에! 나중에!”
“쳇.”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 화영의 미소에 나도 모르게 키스를 해주고 싶었다.
다음 순간에 씩씩거리면서 밖으로 나오는 탈리아를 보지 못했으면, 그대로 실행에 옮겨버렸을지도 모르는 일.
“류안!”
“네, 넵!”
“딱 4명이야. 딱 4명까지만 허락해 줄게! 물론, 사전에 나한테 동의를 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다른 년한테 정신 팔려서 나에게 소홀하게 대했다가는 정말로 거시기를 잘라버릴 거니까!!”
‘4명이라고?!!’
생각보다 훨씬 더 관대한 제안에 나도 모르게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까 4명으로는 많이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대답 안하냐?”
“아, 알겠습니다. 성은이 망극합니다!!”
“그리고 짐승년, 너! 잠시만 따라와 봐. 잠깐만 둘이서 이야기 좀 하자.”
“알겠어요.”
탈리아의 기세가 심상치는 않았지만 화영은 걱정하지 말라는 제스처로 나를 안심시켜주면서, 순순히 그녀의 뒤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혼자서 남겨진 나는 반쯤 발가벗겨진 상태로 11월의 추위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 약 2시간 정도를 벌벌 떨어야만 했다.
“엣취!”
하렘을 공인받은 대가로 감기에 걸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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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에서 수많은 여성들과 관계를 맺은 일은 화영의 배려로 비밀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적어도, 탈리아에게 화영의 존재를 허락받아서 그런지 마음만은 한 결 가벼워진다.
아직까지 탈리아와 화영의 3p라는 환상적인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을 허락받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탈리아는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며 경호원이 되는 일에 다시 한 번 열의를 불태우게 되었다.
그 목적이 살짝 변질되어버린 게 문제지만.
“아무래도 류안을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되겠어. 앞으로는 24시간 따라다니면서 철저하게 감시할 테니까 각오하라고!!”
“그, 그래.”
정말로 헤라 여신처럼 변해버리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무서워지게 되었지만, 그 질투심이 그녀의 애욕을 활활 불타오르게 만들어 버렸는지 야한 일에는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들면서 상당히 즐거운 동거생활을 보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앞으로는 이 못된 놈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철저하게 쥐어짜낼 테니까! 하응, 핫!”
‘바라는 바다!’
나는 경호원의 옷차림으로 바지의 지퍼만 여는 상태로 있는 그녀와 함께 행보관의 사무실에서 신나게 즐길 수 있었다.
화영은 청풍명월을 운영하느라 바빠서 탈리아보다 자주 관계를 맺을 수는 없었지만, 그녀가 다른 일로 정신을 팔리는 틈을 노려서 외도를 즐길 수 있도록 청풍명월의 다양한 기생들을 몰래 보내주었다.
덕분에 흑염룡은 유례없는 호사를 누리는 나날.
애욕 전선은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잘 풀려 나가고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노는 일이 아니라 행성점령전을 위해서 부대를 개혁하고 사관학교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과제가 손아귀에 들려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용병들과 계약을 맺기 위해서 기계제국의 군수상점을 방문했다.
============================ 작품 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