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37화 (37/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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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탈리아는 도를 넘는 쾌락을 느끼면 머리가 텅 비는 모양이다. 그런 상태가 되면 시키는 건 뭐든지 하는 순종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 덕분에 그 상태로 다양한 플레이를 시키면서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하읏, 하악, 흐긋, 하아아아아악!!”

마지막에 그녀는 기승위로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 대다가 15번째의 절정을 맞이하면서 성대하게 쓰러져 버렸다.

내 가슴 위로 쓰러지면서 넋이 나가버린 그녀는 마치 고양이가 골골거리는 것처럼 산발적으로 경련해 왔다.

“완전히 가버렸네.”

총 7번의 사정을 했지만 절륜의 효과인지 내 물건은 시작하기 전과 변함이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 탈리아의 몸을 내 마음대로 이용하면서 나머지 욕구도 풀어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면 안 되는 이유가 있었다.

“지금부터 할 일을 생각하면 여력을 남겨놔야지. 게다가 동거하게 되면 앞으로는 얼마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을 테니까. 후후후후후.”

기분 탓인지 그녀가 오들오들 떠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나는 가사로봇을 사용해서 애액과, 온천수, 혈액, 정액등으로 난장판이 된 침대를 정리해 나갔다. 탈리아의 몸을 구석구석 닦아내는 과정에서는 결국 참지 못하고 한 발 더 뽑아내기는 했지만, 그녀가 눈을 떴을 때는 최악의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주었다.

“다 됐군.”

짧은 편지와 함께 간단한 아침 식사를 남겨두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 나는, 스팀 샤워를 하면서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외출할 준비를 마쳤다.

“좋아, 그러면 루치아를 쓰러트리기 위한 수련을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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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 공화국은 연맹에서 공인한 노예들을 제외한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실상은 철저한 자본주의의 원칙 아래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극단적으로 차별받고 있으며, 부자들을 위해서는 다양한 혜택과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도록 악랄한 제도들을 만들어 놓았다.

소득 그래프를 보면 극단적인 피라미드 형태를 하고 있으며 최상위 0.01%의 부자들은 전체 부의 40%를 장악하면서, 마치 고대 중국의 폭군들처럼 퇴폐적이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불법적이면서도 은밀한 취미를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 가이아 성계에 유토피아라는 리조트 행성을 만들어놓고 대부분의 시간을 그 곳에서 보낸다.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가입비를 요구하며, 이미 가입한 회원들의 보증을 받아야만 유토피아로 출입을 하는 게 가능하다. 덕분에 그 속에서 어떤 반인륜적인 행위가 일어난다고 그래도 외부로는 알려지지 않고,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상위 5%의 상류층은 전체 부의 30%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들의 모습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자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금수저니 낙하산이니 하는 악폐습부터 시작해서, 상류층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폐쇄적인 사교모임들을 개최하기는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놓은 시설 대부분은 돈과 격식만 갖추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많다.

신후가 찾아간 곳은 바로 그런 장소 가운데 하나였다.

청풍명월.

시간은 새벽 1시.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한참 때의 시간이었지만, 검은색 정장을 입은 덩치 큰 경비들이 통제하고 있는 가게의 주변은 차분하기 이를 데 없다.

렌트한 고급 세단쉽을 맡겨놓은 신후는 신분증을 보여준 다음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붉은색 융단이 깔린 통로를 통과해서 안으로 들어가자, 마치 호텔의 카운터처럼 넓은 장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 방문하시는 분이군요?”

가게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이름을 전부 기억하고 있는 모양인지, 안내를 하는 여인이 신후를 발견하자마자 그렇게 질문을 던졌다.

보라색 가운을 걸치고 풍만한 가슴의 라인과 어깨가 드러나는 검은색 계열의 개조 한복을 차려입은 그녀.

“이곳을 전세 내려면 얼마나 내야 하지?”

“어머, 젊은 분께서 통이 크시군요. 후후훗, 하지만 여기는 돈이 많다고 아무렇게나 이용할 수 있는 장소는 아니랍니다.”

‘돈지랄을 거부하는 걸 보니 관리는 제대로 하는 모양이군.’

제대로 찾아왔다는 생각에 속으로는 회심의 미소를 지은 신후였지만, 겉으로는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연기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투로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 한 번에 몇 명까지 즐길 수 있나?”

“규정상 8명까지는 동시에 즐길 수 있어요.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즐기실 건가요?”

“겨우 그것밖에는 안 되나?”

신후가 말의 여인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진다. 프로답게, 재빠르게 표정을 수습하기는 했지만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혹시 일행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뭔 소리야? 당연히 나 혼자서 즐기려고 그러는 건데.”

‘뭐 이런 변태 같은 새끼가 다 있지?’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는 그녀였지만 겉으로는 화사하게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우리 청풍명월의 여성들은 상류층 남성분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켜드리기 위해서 훈련을 받은 전문가들이에요. 그녀들의 서비스를 받으시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만족 못하면 어쩔 건데?”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대답하는 여인의 눈동자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만큼 청풍명월에 가지고 있는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걸 의미했지만, 신후는 그 자존심을 더욱 더 자극해 나갔다.

“겨우 8명으로 무슨 자신감이지?”

‘이 자식이 보자보자 하니까…….’

순간적으로 경비원을 부를까 고민하던 그녀였지만, 상대방의 정확한 정체를 모르고 있는 이상은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혹시 다른 고객들과 친밀한 사이라면, 청풍명월에 대한 험담을 퍼트리고 다닐지도 모르는 일.

‘좋아, 그렇게까지 나오면 도전을 받아들여주지.’

실력으로 확실하게 콧대를 꺾어주기로 다짐한 여인은 참을 인忍자를 가슴 속으로 새기면서 선언했다.

“알겠어요. 그녀들이 손님을 만족시켜드릴 수 없으면, 오너인 저 설화영의 이름을 걸고 청풍명월의 총력을 기울여서 손님을 접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만약에 내가 만족한다면 기존 이용 요금에 10배를 지불하도록 하지.”

그렇게 말하면서 신후는 8명의 화대를 일시불로 지불해 버렸다. 화영은 그 자신만만한 태도에 살짝 당황하기는 했지만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그럴 리가 없어. 우리 애들이 저런 풋내기한테 당할 리가 없지.’

“안으로 따라오세요. 우선은 미팅룸에서 상대하고 싶은 아이들을 선택해 주시면…….”

“어차피 전부 할 거니까, 적당히 골라서 방으로 보내오라고. 가능하면 이 가게에서 제일 잘하는 애들로 보내야 될 거야.”

“……알겠습니다. 그러면 방으로 안내해 드리죠.”

그의 도발에 이제는 영업용 미소도 지을 수 없게 된 화영은 신후를 동양적인 느낌이 나는 커다란 방으로 안내했다.

야외플레이를 하는 느낌을 내기 위해서 정자를 주변으로 개울과 수목들이 자라고 있고, 정자 위에는 침대처럼 새하얗고 커다란 이불이 펼쳐져 있다. 그 외에도 로션 풀이나, 샤워 룸, 매니악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온갖 기구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엑티브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금방 준비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빨리 준비하라고.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가게로 가버릴 테니까.”

“……기대하셔도 될 거에요.”

본때를 보여주기로 결심한 화영은 곧바로 여자들을 소집했다. 그녀들 대부분이 이쪽 분야에서는 알아주는 실력자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여성은 따로 있다.

“미호야.”

“네, 언니!”

밝은 미소로 대답한 미호라는 소녀는 라미아와 인간의 피를 반반씩 물려받고 있는 하프다. 그 영향으로 혓바닥은 갈라져있고 엉덩이를 비롯한 하반신 일부에는 얇은 비늘들이 달려있기는 했지만, 그런 사소한 부분은 아무런 신경이 쓰이지 않을 정도로 발랄하고 순수한 매력을 뿜어내는 매력덩어리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호를 찾는 고객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딱 하나, 미호가 라미아의 교미방식을 선조보다도 강력하게 진화시켰기 때문이다.

보통 뱀의 교미시간은 최소 2시간에서 20시간.

한 번 달라붙으면 꼬리를 이용해서 상대방을 휘감고 사랑을 나누는 열정적인 교미방식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런 교미방식은 어디까지나 같은 동족들에게 통용되는 방식이지 인간들은 절대로 감당할 수가 없는 것.

그것보다 더한 사랑을 나누는 미호를 찾는 고객들이 원하는 건 딱 한 가지다.

복상사.

최후의 한 방울까지 쥐어 짜이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임사 체험을 하고 싶을 때.

물론, 정말로 죽여 버렸다가는 가게의 평판이 땅바닥으로 떨어질 테니 옆에서 다른 여성이 대기하고 있다가 진정제를 주사하는 것으로 행위를 멈춘다.

화영은 그런 미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알겠지? 다시는 우리 청풍명월을 무시할 수 없도록 본때를 보여주도록 해! 평소보다 조금 더 쥐어짜내도 되니까.”

“알았어요, 언니. 저한테 맡겨만 주세요!”

자신만만하게 대답하는 미호를 바라보면서 화영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어디 얼마나 버티는지 한 번 두고 보겠어.’

잠시 후.

샤워를 마치고 하반신에 타월만 걸친 상태로 기다리고 있던 신후는 한복을 차려입은 아름다운 여성들이 우르르 들어오는 걸 지켜봤다.

“처음 뵙겠습니다. 수월이라고 하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미호라고…….”

“아, 됐어. 자질구레한 인사치레는 집어치우자고! 그 한복들은 일일이 벗겨야 되는 거야?”

‘언니의 말대로 진짜 무례한 인간이네.’

눈빛으로 신호를 주고받은 여성들은 곧바로 미호에게 선봉을 양보했다. 괜히 시간을 끌 필요 없이, 한 번에 승부를 보겠다는 뜻. 앞으로 나선 미호는 화사한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옷이 거추장스러우시다면 소매 근처의 버튼을 누르면 쉽게 벗을 수가 있어요. 하지만 행위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손님의 물건을 검사해도 될까요?”

“무슨 검사?”

“혹시 모를 성병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예요. 소첩들도 모두 깨끗한 몸이오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고요.”

“그래? 그러면 어디 한 번 마음대로 보라고!”

신후는 그렇게 말하면서 하반신을 가리고 있는 타월을 집어던졌다.

“어머나!”

“꺄악!!”

우람한 크기를 자랑하는 거대한 흑염룡이 힘차게 발기해있는 모습을 발견한 여성들이 비명을 질렀다. 물론, 산전수전을 다 경험한 그녀들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훌륭한(?)물건을 보는 것은 흔치 않았던 데다가, 프레이야의 은총을 받고 있는 류안의 몸매는 조각상을 연상케 할 정도로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켜버리는 미호.

“거, 검사할게요.”

당연하지만 성병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조사를 하는 도중에 흑염룡에 손을 댔던 미호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뜨겁고 힘차게 맥박 치는 사나운 물건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고 말았다.

‘이런 손님은 처음인데…….’

멍하니 서있는 미호를 향해서 신후가 외쳤다.

“아직 멀었어?”

“아, 예! 끝났습니다. 바로 시작하도록 할게요. 소, 손님! 코에서 피가…….”

주르륵.

신후는 자신의 코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가볍게 닦아내면서 씨익 웃음을 지었다.

“가볍게 시동을 걸었을 뿐이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그의 머릿속에서는 그밖에 들을 수가 없는 5단계 미니게임의 성공을 알리는 음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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