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3 ----------------------------------------------
지상편
감시카메라의 영상 속에서는 목불인견의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
처참하게 박살난 마장기들의 잔해와 방위군들의 시체가 널브러져있고 하반신이 잘려나간 체로 절명해버린 남자, 크로스 중위의 시체가 체인 소드에 묶여진 채로 피와 내장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전투에서 승리한 테러리스트들은 허공으로 총을 난사해대며 미친 듯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고, 그 승리를 이끌어낸 주역. 발자크는 타이거를 조종해서 팔다리를 절단해버린 재규어의 조종석을 강제로 잡아 뜯어버렸다.
콰드드득!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뜯겨져나가는 조종석의 문.
그리고 자신도 조종석에서 내려 부상을 입은 채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여자, 제시카 소령의 저항을 가볍게 제압해버린 발자크는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끌고 나오면서 바닥으로 내동댕이쳐 버렸다.
그리고 개선식을 하는 장군처럼 부하들을 향해서 고함을 지르는 발자크.
“방위군의 창녀께서 납시셨도다!!”
YEAHHHHHHH!!
“빨통 좀 보여주라고 이쁜이!”
“시원찮은 좇대가리들만 상대하다가 진짜 사내들 맛을 보게 되셨구만!!”
온갖 음담패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제시카 소령은 인대가 나간 손으로 부들거리면서 권총을 꺼내 자신의 입으로 집어넣으려는 시도를 했다.
퍼억!
그 행동을 발차기로 저지해버리는 발자크.
“파티를 시작하기도 전에 산통을 깨면 안 되지, 아가씨.”
“네놈도 군인이라면 차라리 깨끗하게 죽여라!”
“미안하지만 그런 건 난 예전에 그만뒀거든. 지금은 그 뭐라고 하더라? 그 있잖아. 우리들을 부르는 호칭 말이야. 뭐였지? 아, 맞다. 테러리스트. 크크큭. 바로 그거라는 말씀이지.”
그의 조롱에 병사들도 함께 웃음을 터트렸다.
“조금만 기다리면 돌입부대가 찾아와서 너희들을 갈가리 찢어버릴 것이다!!”
그 말을 들은 그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하!! 돌입부대가 온다고? 그것 참 가관이 따로 없군. 애초에 그놈들이 왜 갑자기 후퇴를 명령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순둥아! 내가 거리낌 없이 선봉대를 추격해 들어간 이유를 정말로 모르겠다는 거야?”
제시카는 머리가 새하얘지는 느낌을 받았다.
“서, 설마!”
“바로 그 설마야! 방위군 사령부에 계신 자비로운 협력자님께서 우리들에게 고마운 선물을 해주셨다는 말이지. 덕분에 네년을 따먹을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고도 넘친다는 소리야. 알겠어?!”
“이런 비열한 개자식들이!!”
그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면서 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붙잡았다.
“화내는 모습도 매력적인데, 아무래도 주둥이를 좀 막고 하는 게 취향이신 모양이군.”
발자크가 손짓을 하자 테러리스트들이 달려들면서 제시카에게 재갈을 물려버렸다.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벽으로 밀쳐지면서 양 팔이 하늘로 향하는 자세로 묶여버리는 그녀.
“그러면 어디 가슴부터 한 번 구경을 해 보실까?”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나이프를 집어 들고 제복의 앞단추를 천천히 풀어나갔다. 거침없이 진행해나가던 칼날이 요철에 가로막히는 것도 잠시. 숨을 죽이는 체로 침을 꿀꺽 삼키는 그녀를 만족스러운 눈초리로 음미하던 발자크는 단숨에 브레지어의 앞단을 반으로 잘라버렸다.
툭.
휘이익!
새하얀 유방이 출렁거리면서 모습을 드러내자 테러리스트들이 휘파람을 불렀다. 그것을 주저 없이 거칠게 잡아서 주무르다가, 강하게 깨물면서 잇자국을 남겨버렸다.
“하하하하! 보기보다도 훨씬 더 몸매가 끝내주는데? 이렇게 좋은 몸뚱이를 내버려두고 가다니 저 새끼도 어지간히 불행한 새끼야. 아니지, 혹시 아직까지도 한 번도 따먹지 못하고 돌아가신 건가?”
“우으으읍, 우읍!!!”
발자크가 크로스를 가리키면서 그렇게 말하자 제시카가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다리로 걷어차려는 시도를 했지만, 슬그머니 움직이면서 가볍게 피해버린 발자크는 그녀의 복부를 향해서 강력한 훅을 날렸다.
퍼억!
“크웁!!”
그 충격으로 제시카의 입과 눈에서는 새하얀 액체들이 흘러나온다. 다리에 힘이 풀어지면서 힘없이 축 늘어져버리는 그녀.
“뭐 처녀인지 아닌지는 지금부터 천천히 확인해보면 알겠지.”
바지를 벗기니 늘씬하게 뻗은 다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지막 관문으로 남아있는 레이스가 달린 민트색의 속옷을 거칠게 잡아뜯어버린 발자크는, 우뚝 솟아오르고 있는 자신의 육봉을 그녀의 몸속으로 돌진시켜 나갔다.
“흐그윽!”
삽입의 고통으로 제시카의 몸이 부르르 떨린다.
전희도, 애무도 없는 그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만 이어지는 행위.
고통과 분노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맛있다는 듯이 핥으면서 오직 사냥감의 절망을 음미하는 짐승처럼 격렬하게 헐떡거리는 발자크는 하체를 힘차게 밀어 올리면서 그녀의 음부를 농락해 나갔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격렬하게 이어지는 피스톤 운동.
“아쉽게도 처녀는 아니구만!!!”
“흐으으윽!”
제시카는 다리를 바동거리면서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저항했지만 상기되어 있는 발자크에게는 그런 행위조차도 감미로운 교태에 지나지 않았다. 한쪽 다리를 손으로 붙잡으면서 그것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더니 허벅지부터 아킬레스건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게걸스럽게 핥아버린다.
“흐긋!”
소름끼치는 감각에 비명을 지르고 마는 그녀.
“유연한데다가 조임도 끝내주는군.”
철썩! 철썩! 철썩! 철썩!
발자크의 움직임에 점점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체념해버린 제시카는 눈물을 머금으면서 고개를 돌리지만, 머리채를 붙잡은 그는 강제로 결합부를 보여주면서 절정을 향해서 질주해 나갔다.
꿀럭, 꿀럭, 꿀럭.
질내로 퍼져나가는 정액들이 자궁으로 퍼져나간다. 사냥감에 어금니를 박아 넣고 마지막 숨통이 끊어지는 것을 음미하는 짐승처럼 최후의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쏟아버리는 그.
페니스를 빼내자 허벅지를 타고 새하얀 정액들이 주르륵 흘러내려온다.
“흐윽.”
모멸감과 분노를 억누르면서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제시카. 하지만 발자크는 흐느끼는 그녀의 귀로 최후의 일침을 가했다.
“설마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
“너 때문에 우리 병사들도 상당히 많이 죽어서 말이야. 적어도 그 몸뚱이를 열심히 굴려서 살아남은 병사들의 슬픔을 달래줘야 하지 않겠어? 그러니까 말이야, 힘내라고 이쁜이.”
“끼얏호!!”
“망할 년을 따먹어주자!”
사방에서 달려드는 사내들의 추악한 손길을 바라보면서 제시카의 눈동자는 점차 절망으로 물들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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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군의 장교가 윤간당하는 모습을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던 나는, 고개를 흔들어서 정신을 차리고 클라크를 향해서 질문을 던졌다.
“이런 걸 보여주는 이유가 뭐야?”
“저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뭐?”
“우리들이 구해줘야만 합니다.”
황당한 제안에 말문이 막힌 나는 클라크의 머리를 핸드 캐논으로 날려버리고 싶은 충동을 겨우 억누를 수 있었다. 자기 나름대로는 기사도정신을 발휘하려는 모양이지만, 주제파악을 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는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진다.
수십 대에 이르는 마장기를 보유한 선봉대조차 고전을 면치 못한 적들이다.
그런데 나를 포함해서 겨우 11명에 불과한 소대원들을 이끌고 가서는 녀석들을 상대하라고?
“네 눈에는 지금 저기가 동네 반상회로 보이냐?”
“그건 아니지만 우리들이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제발 좀 가능한 소리를……잠깐, 뭐라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너한테 물어보려고 한 소리가 아니니까 닥치고 있어봐!”
클라크의 입을 막아버린 나는 재빠르게 감시카메라의 영상을 확인하면서 테러리스트들의 모습을 자세하게 관찰했다.
숫자는 약 200명 남짓.
너나할 것 없이 방위군의 장교를 윤간하는 장소로 중심으로 몰려들면서 구경하거나 참석하거나 하는 일에 정신이 팔려버렸다. 덕분에 마치 도넛처럼 잘 포개어져 있는 모습.
그중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지, 마장기를 근처에 대고서는 그 위로 걸터앉은 녀석들이나 아예조종석을 열어버리고 있는 조종사들의 모습도 보였다.
나는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마장기 파일럿들의 숫자를 체크해 나갔다.
‘셋, 넷, 다섯, 여섯……확실해. 놈들은 지금 한 명도 빠짐없이 마장기 밖으로 빠져나와있어.’
“불량품콤비!”
“불량품콤비 아니라니까요!”
“악덕주인 너무해!”
“시덥잖은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니까 잠깐만 이리로 와봐.”
재촉하는 목소리에 마지못해서 접근해 온 페어리 자매는 감시카메라에서 펼쳐지는 19금 영상을 발견하고는 기겁을 하면서 비명을 질렀다.
“꺄악-! 도대체 뭘 보여주는 거예요. 변태, 성희롱 소대장!”
“짐승이다! 덮쳐진다! 임신해버려-!”
달아나려는 페어리들의 날개를 붙잡으면서 다시 화면 앞으로 끌면서 돌아온 나는 중앙으로 뭉친 적 테러리스트를 가리키면서 질문을 던졌다.
“다 큰 성인이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난리들이야?! 장난치는 거 아니니까, 자세하게 좀 살펴봐. 쇼크웨이브를 최대 출력으로 방사시키면 이 녀석들을 전부 쓰러트릴 수 있겠어? 할 수 있다고 대답하기만 하면 보너스를 잔뜩 챙겨줄 테니까 확실하게 말해!”
보너스라는 말에 눈을 반짝거리는 불량품콤비는 그제야 진지한 표정으로 감시카메라의 영상들을 체크해 나갔다. 그리고는 귓속말로 자기들끼리 뭔가를 쑥덕거리면서 상담을 시작하는 그녀들.
[……러니까 이렇게 하면…….]
[가슴이 끝내주는…….]
[……생긴 게 이상…….]
상담을 하라고 했는데 중간 중간에 음담패설을 하는 것 같은 단어들이 들려오는 것 같아서 신경 쓰인다.
‘순진한 페어리들이 그럴 리는 없겠지……응?’
잠시 후에는 견적을 뽑아낸 페어리들이 어째서인지 어른이 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척! 하고 추켜세웠다.
“발전기 파워는 충분해 보입니다!”
“두 사람이 분담해서 쇼크웨이브를 최대 출력으로 발사한다면 8자 형태로 쇼크웨이브를 뿌려서 대부분의 적들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알아서 처리하십시요!!”
“좋았어!”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나는 오른손을 불끈 쥐었다.
감시카메라로 확인한 적 마장기들의 숫자는 총 6대. 1대에 6천 골드를 호가하는 D급 자칼들이 5대에 10만 골드를 호가하는 B급 타이거까지 있다.
독자적으로 전리품을 확보하는 경우에는 40%의 세금을 방위군에게 지불해야 하지만, 나머지 60%는 확보한 사람들에게 배당금을 지불해 준다. 그러니 적 병력을 몰살시키고 마장기들을 차지할 수만 있으면 일확천금도 꿈이 아니라는 소리.
그런데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클라크가 또 산통을 깨기 시작했다.
“저는 반대합니다.”
“왜 그러는데?”
“저곳에 쇼크웨이브를 사용하면 소령님까지 휘말려버릴 게 아닙니까!”
“그러면 다른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
“그건…….”
우물쭈물하는 걸 보니까 생각보다는 감정이 먼저 움직이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발견하고는 뭔가 수상한 낌새를 느낀 가는 녀석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너 혹시 방위군 소령한테 반했냐?”
“아, 아니.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내 대답에 펄쩍 뛰면서 반응을 하는 걸 보니까 확실한 모양이다.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는 줄 알았더니만, 이제 보니까 방위군 장교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모양.
“좋아. 카메라맨. 그러면 너만을 위해서 특별한 임무를 선물하도록 하지. 제세동기를 하나 줄 테니까, 쇼크웨이브가 발사되면 재빠르게 달려가서 그녀를 구해보라고. 그럴 수 있으면 흑기사로 진급시켜줄께!”
“그래도 위험한 게…….”
“그러면 저기에서 윤간당하다가 죽는 걸 두고보고 있을래?”
쏘아주듯이 말하자 마지못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클라크. 영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짓는 게 마음 같아서는 한 대 강하게 때려주고 싶었다.
퍽!
“왜 때리십니까?”
“내 마음이 시켜서.”
심체합일의 경지를 이룩한 나는 서버룸에서 혼돈과 파괴를 불러일으키고 있던 악마들, 아니 소대원들을 집합시켰다. 그리고 영상을 보여주면서 간략하게 상황을 설명해주고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논의해 나갔다.
“그러니까 말이야…….”